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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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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2.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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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148.

DUMMY

굽타의 신형이 뚝 멈춰섰다. 그리고 허공에 뜬 채로 그 자리에서 빙글빙글 돈다. 회전은 점점 가속이 붙어 공중에 회색 팽이가 도는 것처럼 보여졌다.


그는 돌면서 소매를 연속 쳐냈다.


팟 파팍 팟


수십 개의 경력들이 일적선으로 쏘아오는 장우극에게 집중됐다. 각각의 경력들은 방향과 속도가 다 제각각이었다. 마치 포설이 펼치던 사자수혼과도 비슷하다. 척 보기에도 막아내기가 난망하다.


장우극이 입술을 깨물고 두 개의 단창으로 몸통을 보호하며 앞으로 짓쳐 들었다. 굽타가 쳐낸 수십 개의 경력들이 쌍창과 충돌했다.


콰콰콰콰쾅----


콩 볶는 것 같은 폭음이 계속 울렸다. 그런데 소매로 쳐낸 경력이 생각보다 훨씬 강력했다. 더구나 수십 개가 쏟아지는데 이를 보는 장우극은 눈앞이 깜깜해졌다.


쿠아아아-아아아---


“컥”


격돌이 끝으로 갈수록 고통에 얼굴이 일그러졌다. 입가에 피도 내비쳤다. 어찌 경력들은 받아낸다 해도 문제는 다음이다. 풍공까지 막아낼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답지 않게 자신이 들지 않았다.


‘성급했었나?’


공격보다는 좀 더 시간을 끌었어야 했다. 그가 자책하는 시간에, 그리고 굽타가 득의양양해지려는 때에 벼락이 들이닥쳤다.


그건 위가 아니라 옆에서였고 굽타가 쳐낸 경력들의 마지막을 잘라냈다. 그리고 장우극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회전한다.


그건 벽력이 아니라 검이었다. 위진성이 날린 풍백밀막이었다. 풍백밀막은 경력을 자르고 뒤이어 풍공도 소멸시켰다.


장우극은 바닥에 내려섰다. 그를 따라 검도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움직인다. 주변에 검신을 수직으로 세운 상태로 떠 있었다. 그걸 보는 장우극도 굽타도 검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이게 뭐지?


저벅저벅


장우극은 발걸음 소리에 고개 돌려 걸어오는 위진성을 멍하니 봤다. 아직 허공에 있는 마하테라도 따라 시선을 돌린다.



위진성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걸어갔다. 이제 저 마하테라를 사로 잡으면 된다. 그리고 영겁의 불에 관해 말하게 할 것이다. 이외에도 저 자에게서 많은 것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기 위해서 장우극에게 검을 날리는 실혼인들을 먼저 처리하기로 했다. 걸으며 위진성의 검결지가 실혼인들을 가리켰다.


그에 화답하듯 대정검신이 빛을 발하며 환해졌다. 방향을 틀어 비스듬히 눕더니 가로로 뻗어 나갔다. 풍백파산이 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펼쳐졌다.


갸가각

후드드득


대정검과 격돌한 검들이 박살이 났다. 검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파편들이 떨어지기도 전에 대정검이 한 바퀴 돌며 다시 실혼인들을 덮쳤다.


장우극은 이 장면을 보고 기겁을 했다.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검이 살아있는 생명처럼 허공에서 움직이니 아무리 경험 많은 그라도 놀랄 수 밖에···


위진성이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모아 까닥이면 줄이라도 달린 것처럼 움직인다. 역시 어검술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위력은 굉장했다.


단 일수에 검들을 부셨고 이어진 공격으로 실혼인들을 베어갔다. 두려움을 모르는 그들은 쌍장을 휘두르며 위진성에게 달려들었다. 서로 협공이라도 하듯 상중하로 위치해 장력을 뿌렸다.


그러자 수평이던 검이 수직으로 세워졌다. 그리고 위에서부터 장력을 파하고 검은색 실혼인을 반으로 갈랐다. 검은 두 번째 실혼인을 지나 마지막 황색 피부의 실혼인도 좌우로 양분했다.


콰드드득-


풍백파산 앞에선 단단한 흑색도 재생되는 황색도 무용지물이었다.


후두두둑~


검의 파편들과 양단된 신체들이 비슷한 시간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장우극은 멍하니 위진성을 봤다. 그는 여전히 걷고 있었다. 어느새 검이 그의 허리춤에 매달려 있다.


‘이게.. 무슨 무공인가? 이런 무공이 무림에 있던가?’


장우극은 눈을 꿈벅이며 상황 판단을 했다. 위진성은 아무일 없다는 듯 와서 섰다. 무덤덤한 얼굴만 봐서는 방금 일어난 일들이 그 하고는 아무 상관 없게 생각되었다.


땅에 내려선 굽타도 경악이 가득한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과거에··· 그러니까 벌써 사십 년도 더 됐나? 마지막 정마대전 때, 노부는 한 곳에서 비천 그리고 무림연합과 마교도들 간의 일전을 봤었다. 그 당시 비천의 무공 중에 꼭 너 같은 검법이 있었지.”


‘아뿔싸!! 검왕문, 검왕문이구나!’


장우극은 이제야 비천이 생각났다. 전부터 위진성이 비천이 아닌지 강하게 짐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눈앞에서 놀라운 비검을 보고 압도되어 그런 생각을 잊었었다.


그가 반짝이는 눈으로 위진성을 바라봤다. 시선이 허리춤의 검으로 향하자 끄덕여진다. 들었었다. 비천에는 손에 쥐지 않고 펼치는 절대의 비검이 있다는 게 선명히 떠올랐다.


장우극과 달리 굽타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위진성을 응시했다.


“네가 비천의 후예구나! 그랬었어··· 그런데 뭘 바라고 본사에 난입한 것이냐?”

“바라다니? 이 일대에서 사람들이 자꾸 실종되서 그 뒤를 캐보니 녹림과 손잡고 천인공노할 짓을 하는 자들이 있더군. 해서 막기 위해 들어온 것이지 뭘 바라고 한 일은 아니오.”

“흠~. 녹림과의 일까지 알고 있다니··· 더 아는 게 있느냐?”


위진성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알아야 되는 건 있지.”

“흥! 우리가 왜 실혼인들을 양성하는지 아느냐? 바로 마교 때문이지. 비천이 그리도 싫어하는 마교를 치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니 같은 편 아니냔 말이다.


“당신들은 왜 마교를 치려하지? 같은 뿌리 아닌가?”

“같은 뿌리? 흥~, 도적놈들과 본사를 같이 보는 거냐? 저놈들은 우리의 성화를 약탈해간 도적떼일 뿐이다.”

“그럼 영겁의 불을 얻고 나선 어떻할 것이오?”

“그건 그때 생각할 일이지. 어떠냐? 본사와 손잡고 마교를 치는 것이···.”


위진성은 가만히 미소 지었다. 그는 장우극을 한번 보고 굽타를 봤다.


“적의 적은 아군이란 말이오?”

“그렇지~이, 바로 봤어. 성화를 되찾으면 우리가 온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니 서로 이익 아니겠는가?”

“적의 적이 아니라 그냥 또 다른 적 아닌가?”

“이런 맹랑한··· 몰락한 너희 비천 몇몇으로만 마교를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왜 우리만 이라고 생각하지?”

“마교를 우습게 봐선 안 된다. 나중에 한 손이 아쉬울 때가 있을 것이야.”

“지금 우리를 걱정해 주는 것이오? 마하테라, 고맙긴 한데 사양하지. 그 보단 당신네 처지를 걱정하시오.”


위진성이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이놈이··· 혼자 상대하기는 벅찬데-’


굽타는 잠시 계산을 해봤다. 비천의 비검을 상대하는 건 어렵다. 그가 보여준 몇 수는 자신으로서도 처음 보는 경지였다. 그 옛날 숨어서 엿봤던 비천의 어떤 자 보다도 경지가 높다.


‘어찌한다?’


여기까지 와서 좌절되기엔 너무나 억울했다. 그 긴 세월동안 성화를 되찾기 위해 전심전력으로 준비를 해왔다.


이제 완성을 코앞에 두고 꺾이게 생겼다. 포설을··· 시간을 끌어 그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 말고는 없는가? 마하테라로서 체면이 안 선다.


다시 곱씹으니 안에서 울화통이 터졌다. 분명 좀 전까지 자신이 절대 유리했었다. 어떻게 알고 들어왔는지 모르지만, 사로잡아 묻고 없애면 된다.


그런데 갑자기 저 비천이 나타나면서 한순간에 상황이 뒤집어졌다. 굽타가 원독에 찬 눈으로 위진성을 노려봤다.


“굽타, 한 가지 제안을 하겠소. 순순히 협조를 하면 밖에 있는 수하들의 목숨은 뺏지 않겠소.”

“허면 풀어준다는 말이냐?”

“아니. 그럴 순 없지. 이런 짓을 하고도 그러길 바란단 말인가? 감옥에 하옥될 것이오.”

“그럼 죽는 것과 무슨 차이냐?”

“살아 있으면 그 자체로 좋은 거 아닌가? 희망을 꿈꿀 수도 있고···”

“들어나 보자. 뭘 협조하라는 말이냐?”

“내가 묻는 것에 정확히 아는 걸 말하면 되오.”


‘이놈이 말장난 하나?’


“시건방진 놈! 내가 협조 안 하면 문도들을 감옥이 아니라 다 죽일 것이냐? 오냐, 네놈 무공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자!”


굽타의 신형이 다시 공중으로 떠올랐다. 깃털 달린 소맷자락을 양옆으로 벌리자 꼭 한 마리 독수리처럼 보였다.


번쩍!


장내에 섬광 한 줄기가 일어났다 사라졌다. 소리는 그 뒤였다.


챙----


위진성이 기다리지 않고 쾌검을 날렸다. 이에 본능적으로 소매로 몸을 가린 굽타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빨라도 너무 빠르다.


극한의 쾌검!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소천익쾌심공으로 섬광일섬을 펼치니 엄청난 빠르기는 당연했다. 아까 본 비검에 미치진 못하지만, 무림에서 다시 보기 힘든 쾌검이었다.


번쩍


한번 더 섬광이 일고,


채앵~~


소매와 부딪혀 쇳소리를 냈다.


‘선수를 뺏기면 안 된다’


굽타는 막는 것과 동시에 신형을 쭉 뻗어 위진성에게 향했다. 위진성이 재차 검기를 날리자 굽타는 허공에서 소매를 앞으로 쫙 펼쳤다. 헌데 쾌검이 아니다.


이번 검기는 십자를 그리며 부드럽게 뻗어 온다. 위진성이 즐겨 쓰는 섬광일섬 뒤에 태유결로 십자탄두를 펼치는 초식 연계였다.


십자탄두를 노리고 소맷자락이 펄럭인다.


쐐애액


두 줄기 경기가 십자 검기를 잘라갔다. 굽타는 소매 뒤에서 눈만 내놓고 검기 넘어 위진성을 주시하고 있었다. 먹이를 노리는 매의 눈빛이다.


그런데 십자 검기가 경기와 충돌하기 직전에 희안한 장면이 벌어졌다. 검기가 경기를 거스르지 않고 받아들이고 타넘었다.


이걸 보던 장우극은 물결을 생각했다. 흐르는 물이 돌을 만나면 타넘듯이 저 십자 검기도 그러했다.


굽타의 놀람은 당사자이니 더 했다. 그는 십자 검기를 걷어내고 바로 이어서 절초를 떨칠 생각이었다. 헌데 무슨 놈의 검기가 저렇게 움직인단 말인가? 산들 바람인가?


파라락~


굽타는 소매를 몸 앞에 가로로 모으고 제자리에서 회전하기 시작했다. 좀 더 접근해서 펼쳐야 하는데 어쩔 수 없다. 저 부드러운 검기도 범상치 않아 보이니까.


고속으로 회전하는 그를 따라 경기의 폭풍이 일어났다. 양소매에서 줄기줄기 발출되는 경기는 너무도 날카로워서 닿는 어떤 것도 갈기갈기 분쇄할 것이다.


타넘던 십자 검기가 경기의 폭풍에 휘말려 소멸했다. 실로 무시무시한 광경이었지만, 코앞에 있는 위진성의 눈은 오히려 차갑게 가라 앉았다.


그의 눈동자에 투지가 맺혔다. 차가운 이성에 불 같은 투기 한 줄기가 확 타오른다. 그리고 검이 손에 들려 가슴 앞에 놓였다.



장우극은 눈을 몇 차례 깜박였다. 검이 일렁였다. 그럴리가 없으니 잘못 본 것일 테다. 헌데 깜빡 거리는데도 여전히 일렁이고 거기에 더해 아지랑이도 핀다. 검 주위의 공간도 군데군데 일그러진다.


그리고 검이 앞으로 나아갔다. 너무도 거칠고 격렬한 경기의 폭풍이 검을 집어 삼키고 검주도 갈아버리려 했다.


위진성이 위험하다. 저 폭풍에 고작 그가 뻗은 대정검은 거대한 풍랑 앞에 일엽편주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일렁이고 공간이 찌그러져 보이던 검이 닿자 폭풍이 쫘아악 갈라진다.


쏴아아아악-----


경기의 폭풍이 한 면만 걷히고 안에서 도는 굽타가 보였다. 그는 역시 회색 기둥으로만 보일 정도로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다.


파라라락--


가슴 앞의 소맷자락에 검이 닿았다. 그러자 소맷자락이 한 조각 한 조각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어떤 건 검에 갈라져서, 아니면 마치 공간을 조금 뜯어내는 것처럼 기이한 광경이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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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261. 23.05.28 134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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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 257. 23.05.24 153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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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255. 23.05.22 15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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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241. 23.05.08 181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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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239. 23.05.06 208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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