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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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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87,322

작성
23.01.21 17:15
조회
430
추천
7
글자
12쪽

131.

DUMMY

“대사의 뜻도 그렇다면 그리해야지요.”

“좋습니다. 그럼 더 머물면서 언소협을 찾아봅시다. 우선 그의 마지막 행적을 알아봐야겠구려··· ···”



위진성은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나중에 원공대사에게만 살짝 말을 할까? 그러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일이 너무 번거로워 질 것이다. 이것저것 말해야 할 테니.


만약 언지군이 구조되어 벌어졌던 일들을 말한다해도 그건 그때 가서 적당히 둘러 말하면 되겠지. 자신의 출신이 알려진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떳떳치 못한 것도 아니고 꼭 알려지면 안 되는 것도 아니니까. 이미 마교에서는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위진성은 걸음을 멈추고 들판을 쓸어봤다. 날은 한밤중으로 향하고 있어서 사위가 칠흙 같이 어두웠다. 하지만 곳곳에 피워올린 횃불이 있어서 사물을 분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잠깐 사이에 들판은 정리가 되었다. 시신들은 치워졌고 병장기들도 안 보였다. 그렇게 토벌대가 떠날 차비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누군가 조용히 그에게 접근했다.


“다의검 위진성이시죠?”

“그렇소. 내가 위모요.”

“명왕대주님이 소협은 용각 소속이니 장로님들 가까이에서 수행하라고 하십니다.”

“그리 하겠다 전해주시오.”

“그리고··· 신기대주의 전언이 있습니다.”

“! ··· 장형이 나에게 할 말이 있다 합니까?”

“예. 일전에 풍미반점에서 어항육사 대접은 잘 받았다고 하십니다. 죽엽청으로 한번 더 풍류를 나누고 싶다고도 하셨구요.

대주는 낙양 장보가의 영관루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곳에서 선향을 찾아 옥세공사와 약속되어 있다 하시면 됩니다.”

“급하다 했소?”

“그런 말은 없었습니다만, 빠를수록 좋은 것 같았습니다.”

“알겠소. 상황을 만들고 바로 간다고 전해 주시오.”

“예. 혹여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말씀해 주십시오. 왼손 소매만 걷으면 제가 찾아오겠습니다.”

“그러리다.”


그 자는 말을 마치자 종종 걸음으로 명왕대에 합류했다.


낙양은 하남성에 있는 천년 고도이다. 장안 못지않게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대도시로 당연히 물동량이 많다. 그렇기 때문인지 옛부터 녹림들이 활개치는 곳이기도 했다.


그래서 인근의 운대산에 현 녹림십팔채의 총표파자가 있는, 진도채가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낙양이라···”


위진성은 생각에 잠긴 채로 장로들이 이야기 중인 곳 한 켠에 섰다.


“··· 그러니 진도채에 사람을 보내고 이렇게 하는 게 좋겠습니다.”


원공대사가 장로들을 쳐다보니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럼 다 동의하신 것 같으니 일단 여홍으로 가십시다.”


원공대사의 말이 떨어지고 토벌대는 돌아서 여홍으로 향했다.



“대사님, 여홍에서 머물면서 언소협을 수색하시렵니까?”

“그건 아니오. 오늘은 싸움도 있었고 늦었으니 여홍에서 보내고 오대산으로 출발할 거요.”


아까보니 추려진 인원들이 먼저 오대산으로 출발한 것 같았다. 잠시 머뭇거리던 위진성은 자신에 대한 원통대사의 관심과 원공대사의 우호적인 태도에 말을 하기로 했다.


“아까 말씀 중에.. 진도채로 사람을 보낸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렇소. 아무래도 대룡채와 충돌이 있었으니 대표격인 진도채에 알리려는 것이오.”


녹림의 반응을 보려는 것일 테지?


“제가 그 일을 맡고 싶습니다.”

“위소협이?”


그는 많이 의외라는 듯 위진성을 돌아봤다.


“예, 사실.. 대룡채 일이 끝나면 낙양에 들리려 했었습니다. 헌데 일찍 마무리가 되서 빨리 갔다 오는 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흐음~.. 진도채엔 폭풍대주가 갈 것이오. 내 말은 해보겠지만 인원을 꾸리는 건 대주의 결정이니 어찌 될진 모르겠구려.”

“그렇게 해주시는 것만도 감사할 뿐입니다.”

“허허. 감사는··· 아, 당대주!”


마침 폭풍대주 무진타 당인표가 옆을 지나치고 있었다.


“예, 대사님.”


그는 상당히 팔다리가 긴 인물이었다. 눈매도 그만큼이나 길어서 옆으로 쫙 찢어진 날카로운 눈매를 갖춘 자였다.


“그래, 이번에 진도채에 갈 인원은 뽑았소?”

“지금 뽑고 있습니다.”

“그럼 여기 위시주는 어떻소?”


당인표가 위진성의 위아래를 훑어보았다. 마치 사람을 분해해서 보는 듯한 기분 나쁜 시선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용각 소속 다의검 위진성입니다.”

“알고 있네. 그때 활약은 매우 인상적이었어.”


분명 칭찬 같은데 말투는 싸늘했다.


“모처럼 대사님 말씀인데 제가 따라야지요. 그리하겠습니다.”

“허허, 당대주. 고맙소. 그리고 위시주는 운대산에 들른 후 곧바로 낙양으로 가야하니 신경 써주시구려.”

“예, 알겠습니다. 그럼··· 자넨 날 따라오고.”

“예. 대사님 감사합니다.”


그는 포권을 해보이고 당인표를 뒤따랐다.


“낙양에 가야 한다고?”

“예, 그렇습니다.”

“이유를 알 수 있나?”

“개인적으로 급히 볼 일이 있습니다.”

“흥! 임무 중에 개인 볼 일을 보러 간다라··· 과연 용각이 좋긴 좋아.”


위진성이 당인표 뒤통수를 봤다. 뭔가 짜증과 불만이 느껴졌다.


“대주님이 불편하시면 제가 빠지겠습니다.”


우뚝


“그때 봐서 제법 배포가 있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천방지축 일지는 미처 몰랐군그래.”


당인표가 돌아보며 얼음장 같은 말을 뱉어냈다.


“···.”


위진성은 말없이 상대의 시선을 받아냈다. 그가 이렇게 나오자 먼저 당인표의 눈동자에 짜증, 분노 같은 감정이 드러났다.


“가형한테 얘긴 들었지만 이렇게 시건방질 줄이야···! 고작 청룡장 따위를 믿고 이러진 않을 테고.. 소림사를 믿고 제멋대로 구는 거라면,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


위진성으로선 하고 싶은 말도, 할 말도 없었다.


“흥! 좋아, 편의를 봐주지. 낙양에 가서 실컷 네 일을 하거라. 대신 네놈 입으로 말했으니 임무는 하고 가야겠지? 난 인원을 데리고 오대산에 들렸다 가겠다.

그러니 넌, 지금 당장 진도채로 가거라. 가서 이번 일을 알리고 내가 찾아갈 거라는 것도 알리고. 그리고 나서 떠나거라. 알겠느냐?”

“그러겠습니다.”

“임무를 함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할 것이야. 내가 갔는데 녹림도들의 대응이나 접대가 소홀하면 네 죄를 묻겠다.”


참으로 차갑고 독했다. 당가 사람들이 대체로 편벽하거나 외골수 성향이 있다 하더니 지객당주 당자량도 그렇고 이 자도 쇠꼬챙이처럼 날카롭다. 사람을 콕콕 찌른다.


“저들이 무림맹 대표단을 어찌 응대 할지는 저들 맘이거나 또는 ··· 대표단 면면에 따라 다를 거라 생각되는군요. 전 지금 가서 할 일을 하고 낙양으로 가겠습니다.”


우드득-


“이놈이-!”


당인표의 손에서 뼈마디 어긋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위진성은 전혀 미동도 없이 마주섰다. 용암이 흐르는 듯한 눈과 물처럼 담담한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서로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상대 눈길을 마주했다. 허나 한 줌의 용암으로 어찌 대해의 물을 말릴 수 있겠는가?


‘이놈은 가짜가 아니다!’


이렇게 기세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보니 저놈은 전혀 만만하지 않았다. 아니, 그게 아니라 상당히 크고 거대해 보였다. 이게 그를 적잖이 당황케 했다. 마침 이때, 한 대원이 그를 불렀다.


“대주님, 모두 소집했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당인표는 걸어 가기전 다시 한 번 위진성을 노려보는 걸 잊지 않았다. 마치 자신은 지지 않았다고 말 하듯이···





위진성은 곧바로 운대산으로 향했다.


휙- 휘이익--


경공술을 펼치는 그의 주위로 경물들이 빠르게 지나쳤다.


‘지독하네’


폭풍대주 당인표 말이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진도채에 홀로 보내다니.. 이건 타인의 손을 빌린 살인에 가깝다.


작은 산채도 아니고 녹림을 대표하는 대채 아닌가 말이다. 하지만 그건 보통의 경우이고 당사자가 위진성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장형이 왜 갑자기 보자 했을까?’


그의 관심은 진도채가 아니라 신기대주 장우극에 가 있었다. 그가 이렇게까지 하면서 자신을 찾는대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터.


그리고 대체로 이런 경우는 그의 무력이 필요한 일이고. 도대체 뭘 상대하려 하기에 태명창 장우극 정도의 고수가 다른 누굴 필요로 한단 말인가?


‘마교?’


그건 아닌 것 같다. 보림회는 마교보다 군림맹에 더 관심이 있다.


‘군림맹과 관련된 일이 낙양에 있나?’


말을 전한 이는 긴급하다는 말은 없었다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자는 낙양이 아니라 이곳에 있으니 그 사이 상황이 어떻게 변했는지 모를 수 있다.


위진성은 익쾌결 공력을 일으켜 빗살처럼 쏘아져 갔다.



#



칠흙 같이 어두운 실내


탁자 위에 있는 작은 촛불 하나만이 두터운 어둠을 밀어내고 있다.


“군사, 어떻게든 그쪽으로 몰아가야 하네.”

“··· 남궁당주! 혁련가 일은 결과가 나왔소?”

“물론이오. 그 일에 전력을 기울였으니 결과가 안 나오는 게 이상할 터. 엊그제 두장이 분석을 끝냈다 알려왔소.”

“오호~. 그래, 어떻던가?”


둘러앉은 삼 인 중에 처음 목소리가 걸걸한 소리로 물었다.


“역시나 혁련세가와 마교는 깊이 협력하고 있다 합니다.”

“흠~. 두장이 그리 말했다면 틀림없겠지.”

“그렇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나군.”

“그럼, 앞으로 대국이 더 복잡해지겠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소이다, 맹주. 마교와 연관돼 있다는 것만 밝히면 혁련가는 바로 무림에서 지워질 것이오.”

“그건 그렇겠지. 무막에 마교까지 더해지면 혁련세가는 목숨을 보존치 못하겠지.”

“문제는 그걸 어떻게 밝히느냐 아니겠소? 제갈군사.”

“물론 그건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무림맹하고 혁련세가와 무막을 싸우게 하는 것이오. 거기에 마교까지 넣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고.”

“그건 제갈군사 말이 맞네. 그래야 우리에게도 기회가 올 테니. 무슨 좋은 복안이라도 있는가?”

“지금 토벌대가 산서성에 있으니... 그들이 귀맹할 때, 우리 얘들 몇 명을 무막으로 위장해 충돌하게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건 금새 들통나지 않겠소? 그 많은 고수들의 눈을 속인다는 게 쉽진 않은 일이오.”

“남궁당주. 그들이 의심할 새도 없이 진짜 무막이 들이닥치면 어떻소?”

“진짜 무막이 토벌대 앞으로 돌진한단 말이오?”

“그렇소.”

“그렇다면야 일이 잘 되겠지요. 헌데 어떻게 그렇게 한단 말이오?”

“흐흐흐. 좀 이따 보시오. 맹수들 앞에 피묻은 고깃덩이를 던지면 어찌 되는지 말이오.”


“그럼, 이제 드디어 대망의 시작인가?”

“실질적으로 그렇소, 맹주. 이제 때가 됐소이다. 판을 흔들고 하나씩 제거하면서 무림을 우리 군림맹 아래 둘 날이 멀지 않았구려!”

“드디어··· 드디어.. 우리 호북의 하후세가가 진정으로 재건될 날이 멀지 않았구나! 구대문파를 피로 물들이는 날, 하후세가를 재건 하리라!”

“여부가 있겠소? 그때 되면 제갈세가는 내 손에 들어 올 것이고.”

“··· 두 분은 약조를 잊지 마시오. 모든 세가 위에 남궁세가가 위치하게 될 거라는 걸 말이오.”


“···.”

“···.”

“···.”


그렇게 삼 인은 욕망으로 번들거리는 눈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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