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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771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1.22 17:15
조회
437
추천
6
글자
12쪽

132.

DUMMY

여기는 둘이다


둘이 작은 다탁을 사이에 두고 머리를 맞대고 있다.


“수고했소, 막주.”

“수고랄게 뭐 있소? 어린애 손목 꺾기지.”

“결과가 썩 잘 됐소. 비선당 놈들을 도륙 냈으니 이제 녹림과 확전될 것이고 녹림은 군림맹을 불러 내겠지.”

“그나저나, 그 변태 군사의 전략이 대단하긴 하더군.”

“물론~, 대단한 자이긴 틀림없소. 허나 자신이 똑똑하다 뽐내는 자들 일수록 등잔 밑이 어둡다오. 그러니 우리는 적당히 이용하다 마교를 무림맹과 붙게하면 되는 것이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란 거요? 껄껄껄, 좋군. 역시 이번에 중원으로 오길 잘했어.”

“이를 말이오? 그러니 우리가 이렇게 손을 잡고 대계를 도모하는 거 아니겠소?”

“대계가 이뤄지는 날, 무림을 반으로 나누기로 한 걸 잊지 마시오.”

“물론이오.”

“흐흐흐. 그날 아버님이 어떤 얼굴이 되실지 궁금하군.”

“아들 잘 뒀다 하지 않으시겠소?”

“그-, 그렇지~이. 크하하하-”

“하하하”


둘은 벌써 일이 성사라도 된 듯 호탕하게 웃어댔다.





똑또독 똑똑똑


한 사람이 앉아 검지로 탁자를 두드렸다.


“흠~.. 서로들 상대를 이용하겠다고 바쁘겠지?”


그 자는 일어나 창가로 갔다.


드르륵


창 넘어로 큰 싸움이 있었던 혁련세가의 고장원이 보였다.


“일단 서로들 하고 싶은 대로 두자. 조금씩 건드리며 방향을 잡으면 되니···”


문득 그의 눈에 무시무시한 어검술을 날리며 달려오는 그 자가 나타났다. 그 때, 그는 두 개의 감정을 동시에 느꼈었다.


두려움과 희열, 쾌락.


그 자의 검은 절대적이었다. 너무도 강해서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만드는 마인들이 무릎 끓었었다.


또한 사문에서 그날 이후 풍백비검은 그에게 짝사랑이고 정인이었다. 그래서 오래전 첫사랑이 그 모습 그대로 나타나 자신에게 안기려는 것 같았다. 아니, 더 멋진 모습으로...


그때 또 쾌락에 젖지 않았던가?


“오홍~~”


그는 기분 좋은 소리를 냈다. 눈을 감고 여운을 즐기던 그의 눈이 떠졌다.


“교주와 마주치면 어찌 될까?”


그가 아는 한 천하에 교주를 꺾을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 교주의 상대는 교주 자신이다. 그의 수명만이 그를 꺾을 수 있다. 아무리 그 자의 검이 대단하다 해도 교주에겐 미칠 수 없다.


‘헌데, 또 모르지··· 풍백이 전한다면..’


교주에게 아후라 마즈다의 권능이 깃들은 것처럼, 그에게 어떤 일이 있을 줄 알겠는가?


그리고 자신도 아후라 마즈다의 힘으로 사문의 고대 주문을 풀었으니 풍백이 힘을 전할 수 있는 균열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훗후.. 뭐가 어찌 되든, 난 문을 여는 최초의 인간이 될 것이다. 그게 사문에 주어진 진정한 숙명이다. 고작 고대 기록을 지키고 전승하는 것이 해야할 일은 아닐 것이다.

고작 그걸 하라고 내려온 것은 아니란 말이다. 내 손으로 문을 열고 신과 마주 하리라.”


말 끝에 그의 눈은 하늘을 보고 있었다. 마치 들으라는 듯이 하늘을 응시하고 있었다.



#



어수선하고 살얼음판 같은 작금 무림에 또 연달아 충격이 가해졌다. 하나는 무림맹 총단에서 당주급을 대표로 한 조사단이 혁련세가로 출발했다는 이야기였다.


소문대로 혁련세가에 무막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행보였다. 이 소식을 들은 강호인들은 조사단의 행로에 촉각을 곤두 세웠다.


혁련세가에서 조사를 거부하면 어찌 되는가? 혹시 충돌이 발생하지는 않을까?


만에 하나 정말 충돌이 발생한다면 강호에 미치는 파장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우려의 시선들이 조사단을 따라 혁련세가로 향했다.



연달아 들려온 소식은 무림맹 토벌대와 녹림 대룡채와의 싸움이었다.


대룡채가 오대산에서 무림맹의 일부 비선당원들과 격전이 있었고, 비선당이 전멸한 사건은 사람들을 경악시키기에 충분했다. 그 과정에서 직도붕산 팽진과 태산광권 황보헌도 검하고혼이 됐다는 것은 또다른 충격이었고.


그 둘은 직계손이었고 본가에서도 미래를 기대하던 인재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목숨을 잃었다 하니 무림인들에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놀랄 일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많은 이들이 의아하게 생각하지만, 대룡채가 토벌대를 기습 공격했고 반격에 이번에는 대룡채가 전멸했다는 것이다.


호사가들은 대룡채가 기습 공격을 한 이유를 두고 자기가 잘 안다는 식으로 설명들을 해댔다. 그래서 소문에 설명이 더해져 소문들이 눈덩이처럼 커져갔다.


또한 사람들은 이 소문을 듣고 무림맹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싸움이 녹림 전체로 확대되지 않을까 걱정스레 바라봤다.


동시에 강호인들 가슴에 어쩌면 무림의 오랜 평화가 끝날지도 모른다는 불안의 씨앗이 점점 커져갔다. 여기서 그치면 좋으련만···.



#



운대산 홍석협


천하에 풍광이 수려하기로 유명한 운대산이다. 그 중에서도 홍석협의 절경은 빼어난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위진성은 막 홍석협에 발을 딛고 있었다.


“이야~~!”


그는 연신 감탄사를 발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그가 살던 황악산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크기나 산세도 그랬지만 경치가 정말 뛰어났다.


큰 협곡이 백리에 가깝게 뻗어 있는데 희안하게도 절벽과 바위색이 붉었다. 그래서 홍석협이라 불리는가 보다.


그는 입구에 세워진 큰 돌에 홍석협이라 쓰여진 표시석을 보면서 진소군이 생각났다.


“사매가 보면 어지간히 좋아하겠는데?”


사매와 가볼 데가 하나씩 하나씩 늘고 있다.


‘그나저나 이런 경치에 산채라니··· 진도채는 풍류를 아는 곳인가?’


그는 생각 끝에 픽- 하고 웃었다. 도적질을 하며 경치를 즐긴다? 뭔가 안 맞는다. 허나 이 정도 풍광이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위진성은 상념에 잠긴 채로 일부러 녹림들이 많이 출몰하는 곳을 찾아다녔다. 걸으며 산채가 있는 곳을 물었기에 대강 길은 알고 있다.


그렇게 요주의 지역을 몇 개 지나치고 나서야 찾던 자들이 모습을 보였다.


“어이, 이봐! 거기, 멈춰.”


바위 뒤에서 큼직한 도를 어깨에 걸친 자가 걸어 나왔다. 위진성이 보니 일류 수준에 이른 도객이었다.


우루루루


그 자가 나서자 주위로 이십여 명의 녹림도들이 그를 에워쌌다.


“멈췄다.”

“훗후-.. 말 잘 듣는군. 오래 살겠어.”

“왜 멈추라 한 거지?”

“이 어르신이 이유가 있어야 하나?”


‘허어.. 광오한 자군’


“앞길을 막으니 물은 거야.”

“보아하니 검 좀 다루는 무림인 같은데··· 왜 산채를 캐묻고 다니는 거냐?”

“날 아나?”

“내가 어떻게 네놈을 알겠냐? 밑에서 산채를 자꾸 묻고 다니니 묻는 거지.”


피식


“좋아, 바로 본론을 얘기하지. 진도채주를 만나고 싶다.”


피식


“그 분이 누군지는 알고 하는 말이냐?”

“녹림 총표파자 염왕검 반풍.”

“아는 놈이 그리 말하나? 그 분이 만나고 싶다고 아무나 만날 수 있는 분인줄 아느냐?”

" '아무나' 가 아니라면 가능하단 말이군?"

"뭐어-?"

“난 무림맹의 전령이다.”

“전령? ... 전령이란 놈이 달랑 혼자란 말이냐?”

“본맹에서 무진타 당인표 폭풍대주가 곧 대표로 진도채에 방문할 것이다. 이를 알리러 왔다.”

“폭풍대주?.. 그럼, 갖고 온 걸 내 보여라.”


‘갖고 온 거라니?’


“난 미리 말을 전하기 위해 온 전령이다.”

“설마.. 아무 것도 없이 온 것이냐?”


그 자가 어처구니 없다는 듯 물어왔다.


“여기 신분패가 있다.”


위진성이 품에서 용각 소속임을 나타내는 옥패를 내보였다.


“뭐, 이런 미친 놈이 있어? 아무 것도 없이 와서 무림맹 전령이라고? 허~, 참! ··· 검 좀 다룰 거 같아서 받아줬더니 이제보니 그냥 미친놈이었네. 애들아-!”


그 자가 수하들을 부르자 에워싼 이들이 일제히 덤벼들었다. 녹림도들 치곤 일사분란한 게 기강이 잘 잡힌 모습이다.


위진성은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초반에 실력을 내보이기로 마음 먹었다. 그가 주작신보를 펼쳐 녹림도들 사이사이를 헤집고 스쳐 지나쳤다.


파파파팍 퍽!

턱 쿵~

퍼버벅


연속되는 격타음이 일정한 운율을 갖춰 들려왔다. 소리가 멈추고 바라본 다음 장면은 방금 전과 달랐다. 그야말로 눈 한번 깜짝이는 순간에 열두 명이 꼬꾸라져 있었다.


그리고 위진성은 녹림도들의 등 뒤 열 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다.


“아직도 전령이란 게 안 믿기나?”


믿기지 않는 듯 눈을 껌벅이던 도객이 쓰러진 부하들이 큰 부상은 없어 보이자 생각이 바꼈다.


“좋소. 우선 어디의 누군지부터 압시다.”


말투부터 바꼈다.


“무림맹 용각 소속 다의검 위진성이오.”

“용각? 그런데가 있소?”


끄덕


‘여기서 내가 어찌할 순 없으니 산채로 데려가자. 가면서 저놈이 신호를 남기나 주의하기만 하면 되겠지’


“날 따라 오시오.”


그는 녹림답게 통성명을 하진 않았다. 녹림도들은 채주나 유명인이 아닌 바에야, 굳이 본인을 밝히지 않는다. 위진성은 도객의 등을 보며 묵묵히 따라갔다.




도객은 산을 하나 넘더니 깊고 큰 계곡 안으로 들어갔다. 따라가며 위진성은 주변에 눈에 띄지 않게 몸을 숨긴 녹림도들이 많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확실히 다른 산채보다 잘 조직되어 있구나’


그가 여태껏 경험했던 녹림들 중에서 진도채는 움직임도 일사분란했고 기강이 잡혀 있는 느낌이었다.


위진성은 문득 채주인 염왕검 반풍이란 인물이 궁금해졌다. 녹림 같지 않은 녹림인 이유가 채주인 반풍 때문일 거다.


계곡은 장한 둘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을 정도의 너비로, 길이가 무려 칠십여 장이나 됐다. 위진성이 올려다보니 하늘이 양쪽 절벽에 가려 손바닥만하게 보였다.


‘신기한 곳이네. 밖에서 들어가기도, 안에서 나오기도 어려운 구조다’


천혜의 요새라는 말은 이곳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얼마나 걸었을까? 마침내 양절벽이 끝나고 계곡의 안쪽이 모습을 드러냈다.


“···.”


좁고 갑갑한 소로와 대조되어 안은 탁 트인 분지였다. 깎아지른 높은 절벽들이 둘러쳐져서 분지에서 밖으로 나가는 유일한 통로는 그가 지나쳐온 소로밖에 없을 듯했다.


밖에선 이렇게 큰 분지가 있는지 모를 구조다. 그리고 분지 안에는 여러 건물들이 난립해 있었다. 거주 인원이 많은지 대충 봐도 건물이 수십 채나 됐다.



“도정, 저 자가 전령이란 자냐?”

“예, 그렇습니다.”


도객을 도정이라 부른 이는 밤송이 머리에 돼지를 닮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몸체도 그래서 꼭 소설 속의 저팔계를 보는 듯했다.


“그런데 전령이란 자가 어떻게 아무 것도 안 갖고 왔지?”


“난 토벌대의 전령이오. 서두른다고 따로 챙겨야 하는 걸 깜박했소.”

“그럼 네 말뿐이지 않느냐?, 전령이란 게. 그걸 우리가 어떻게 믿지?”

“이건 무림맹 용각 소속 신분패요.”

“이걸로 믿으라고? 그런데 용각이라고 있었나?”


저팔계가 갸웃거리며 주변에 물었지만 답하는 이가 하나도 없다.


“아~, 모르겠고.. 총표파자를 뵙고 싶으면 날 넘고 가라.”


저팔계가 팔짱을 끼고 다리를 한껏 벌려섰다. 배가 볼록 나왔지만 우습게만 볼 건 아니다.


도정이라는 자가 지켜만 보는 걸 보면 자신보다 상관이고 그건 녹림에서 더 고수란 뜻이다. 단지 도정은 눈을 찌푸리고 안쓰러운 눈빛을 보내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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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261. 23.05.28 134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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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 257. 23.05.24 153 4 12쪽
256 256. 23.05.23 132 3 11쪽
255 255. 23.05.22 154 4 11쪽
254 254. 23.05.21 174 4 11쪽
253 253. 23.05.20 151 4 12쪽
252 252. 23.05.19 154 3 11쪽
251 251. 23.05.18 186 4 11쪽
250 250. 23.05.17 190 4 11쪽
249 249. 23.05.16 197 3 12쪽
248 248. 23.05.15 244 4 12쪽
247 247. 23.05.14 183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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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244. 23.05.11 160 4 11쪽
243 243. 23.05.10 199 4 12쪽
242 242. 23.05.09 188 4 11쪽
241 241. 23.05.08 181 4 11쪽
240 240. 23.05.07 175 4 11쪽
239 239. 23.05.06 208 4 11쪽
238 238. 23.05.05 186 3 12쪽
237 237. 23.05.04 202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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