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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795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1.12 17:15
조회
486
추천
8
글자
11쪽

122.

DUMMY

“변명이라니 뭔 말이냐?”


언지군이 설명을 종용했다.


“그러니까··· 어디까지나 내 짐작인데,.. 토벌대에게 군림맹 일은 마채주 개인이 꾸민 일이지 대룡채 하곤 상관없다 하려는 거 아니겠소?”


이른바 꼬리 자르기.


예나 지금이나 단체나 세력에서 종종 보게 되는 수법이다. 희생양을 삼아 난처한 일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 말이다.


“그게 사실인가?”


위진성이 당사자에게 물었다.


“위소협, 그때 내 다 말하지 않았소? 대채주 선에서 내려와 마두들과 왔었다고···”


마경일이 이를 꽉- 앙다물며 말했다. 마경일은 설마했는데 그걸 타인을 통해 들으니 속에서 천불이 났다. 광룡채주로 굳은 일을 마다치 않고 해왔는데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부수려 하다니···.


“허~어, 참! 어이가 없군. 설사 그런다고 맹에서 그냥 돌아갈까?”


팽진이 혀를 찼다. 토벌대가 그만한 걸로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해도 대룡채 입장에선 명분이라도 필요했을지 모르지.


‘그러니까.. 대룡채에선 가능하면 피를 안 보고 넘어가고 싶어서 마경일을 데려가려고 한 건가?’


그랬던 것이 자신들이 개입해서 변명할 거리가 없어진 것이다. 그리되면,


‘싸울 수 밖에 없다’


물론 마경일 소행으로 몰아간다고 일어날 싸움이 안 일어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큰 싸움을 작은 것으로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약간의 굴욕을 참으면 말이다.


이게 분명히 대룡채 입장에선 협상 없이 피가 난무하는 전면전 보단 나을 터.


‘흐음~!’


위진성이 언지군에게 고개를 돌렸다.


“언형, 대룡채에선 조심했을 텐데 어떻게 마경일이 오늘 이리로 간다는 걸 알게 된 거요?”

“난 표식을 보고 힘을 보탠 것뿐이오.”


그러면서 언지군이 황보헌을 봤다.


“정찰 중에 당원 한 명이 녹림도가 쓰러져 있는 걸 발견했소. 녹림도가 있을 만한 곳이 아닌데 있었고, 이상해서 흔적을 따라갔더니 저들이 있었소이다.”


황보헌이 자초지종을 말했다.


“그 쓰러진 녹림도는 상처가 어땠습니까?”

“수법이 간단했었소. 목뼈가 부서졌더구려. 다른 시신들도.”


왜 였을까? 이 말을 듣자 위진성은 아까 떡갈나무가 생각났다.


“위형, 그건 왜 묻는 거요?”

“아~, 아닙니다. 잠시 궁금해서 물어 본 겁니다.”



대화가 끊겼다. 그리고 사람들은 저마다 생각에 잠겼다. 그러나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십주!”


정찰 갔던 당원들이 속속 돌아왔다.


“십주, 근처에는 아무도 없고 함정이나 매복도 없습니다.”

“좀 떨어진 곳에 산채 하나가 있는데 모두 죽어 있습니다.”

“제가 갔던 산채도 마찬가집니다.”

“후퇴하는 길도 별 이상은 없어 보였습니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근방의 산채들이 떼죽음을 당하다니···. 언지군도, 팽진, 황보헌도 뭔가 이상함을 몸으로 느꼈다.


“이거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팽진의 말에 대답은 없었다. 답을 아무도 모르니 할 수가 없다. 팽진도 대답을 듣고자 한 말은 아니었고.


“일단, 이곳을 벗어 납시다.”


언지군이 일행을 둘러보며 말했다.


‘벗어난다? ...’


위진성은 왠지 위화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렇게 쉽사리 여길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직감이 들었다.


“그럽시다.”

“서두룹시다.”


언지군이 앞에 서고 위진성이 뒤에 처진 채 일행들은 빠르게 남쪽으로 행군했다.




“언형, 잠시 목 좀 축이고 갑시다.”

“그럴까요?”


일행들은 경공을 멈추고 물도 마실 겸 한숨 돌렸다.


“우리 어디까지 온 것 같소?”


팽진이 불쑥 물었다.


“글쎄- ··· 한참을 달렸으니 얼추 산자락 끝까지 오지 않았겠소?”


언지군 말은 이제 곧 관도가 나올 거란 말이다.


“헌데 어째 산끝 같지가 않소?”


그랬다. 산자락이 끝나가면 평지도 보이고 길이 평탄할 것이다. 그런데 여긴 아직도 나무가 울창했다.


“가만! 저기 저 큰 옹이가 패인 나무.. 아까 본 거 같은데?”


팽진이 두리번 거리다 외쳤다.


“나도 봤었소. 한참 전에···”


황보헌이 심각한 얼굴로 맞짱구쳤다.


“그럼?”

“진? 진법에 갖힌 건가?”


사람들이 불신하는 표정으로 외쳤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실내도 아니고 이런 야외의 탁 트인 넓은 공간에 진법을 설치하는 건 매우 드물다.


왜냐하면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었다. 준비해야 할 건 많은데 반해, 설치한다고 해서 제대로 효과를 보긴 어렵다. 더구나 무림 고수들을 상대로 그러기엔 더 그렇다.


고수들은 오감이 일반인에 비해 훨씬 뛰어나기 때문에 어지간한 진법은 금새 간파한다. 또 진법에 빠졌다해도 무공으로 주변 지형, 지물을 뒤집거나 이동시켜 벗어나기도 수월하고.


그런데 지금 상황은 그렇지가 않았다. 그들은 진법인지 알지 못해서 계속 헤매고 있었다. 심지어 위진성도 말이다.


‘진법이라고?’


위진성은 진법에는 문외한이다. 진소군은 알지도 모르겠는데 그는 공부한 적이 없었다.


“언형, 진법에 대해 아시오?”


그는 언가의 직계 손자다. 가주를 이어야 하기에 황보헌의 생각처럼 혹시 알 수도 있다.


“배우긴 했는데··· 그리 깊게 알진 못하오.”


그가 깊게 눈쌀을 찌푸리고 주변을 찬찬히 살펴봤다. 그리고는 작대기를 주워 여기저기에 꼽았다. 그러더니 걸음을 세면서 전후좌우 왔다갔다 했다.


그렇게 하기를 반 각여. 이마에서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심력 소모가 심해 보인다.


“흠~··· 이거, 복잡하구려!”


언지군이 땀을 닦아내며 한숨 쉬었다.


“어찌-, 알겠소?”

“여간 복잡한 게 아니라 내가 파훼하기엔 힘들겠소.”

“이런..”

“그냥 다 때려 부수면 되지 않소?”


팽진이 갑갑한지 버럭했다.


“이 진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오.”


언지군이 쓰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자칫 잘못 건드렸다간 최악의 경우, 생문이 닫혀 안에선 못 나갈 수도 있소.”

“어느 미친 놈이 여기에 이런 절진을 설치한단 말이오? 이건 마치 우리가 이리로 지나갈 줄 알았다는 듯이 한 것 같지 않소?”


말을 마친 황보헌이 다른 이들처럼 눈을 크게 부라렸다.


“가만··· 우리가 온다는 걸 알고 주변 산채들을 없애고 여기에 절진을 설치했을 수도 있겠군요?”


“아니--. 어쩌면 우리가 마경일을 잡은 것도, 만들어진 걸 따라간 것인지도 모르겠소이다.”


위진성이 침중하게 말을 덧붙이자 중인들이 일제히 그에게 집중했다.


“누가? 누가 그런단 말이오?”


팽진이 흥분한 투로 다그치듯 말했다. 언지군도 심각한 표정으로 위진성에게 물었다.


“위형, 혹시 짚이는 게 있소?”

“추측인데··· 단순한 짐작인데··· 어쩌면 그들 일 수 있소.”

“그들이 누구요?”

“ 마.교. ”




“모두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 내가 딛는 곳만 밟으시오.”


반 시진 넘게 머리를 싸매던 언지군이 뭔가를 시도했다.


“언형, 그러면 나갈 수 있는 것이오?”

“그랬으면 좋겠지만 아니오. 단지 더 생문이 많을만한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오.”

“생문? 그게 많은 곳은 더 안전하겠구려?”

“이 진법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소. 꼭 그렇다 말하기 힘들다는 말이오. 혹시나 밖에서 도움이 있다면 생문들에 가까이 있는 것이 도움이 되기에 움직이는 것이오.

위형, 진법이란 지형과 지물을 이용해 원하는 공간에 변형을 줘 환각을 일으키는 게 기본이오. 여기서부터 심화되는 것이오.

그런데 우리가 갇힌 이 진은 대단히 복잡하고 깊은 절진이오. 환각뿐만 아니라 환청, 환시 등 정교하고 그만큼 강력하오.

그래서 갇힌 사람의 깊은 무의식을 파고 들어 실제로 영향을 받게 하는 것이오. 간혹 무림 고수가 이런 절진 안에서 하늘로 높이 솟구치는 경우가 있소.

마음이야 그러면 벗어날 수 있겠다 생각하겠지만 그게 그렇지 않소. 무의식에 새겨지니까. 땅을 파서 굴을 만드는 것도 그렇소.”

“그럼 외부에서 도움이 없으면 못 나가는 거요?”

“··· 그럴 땐 모험을 해야할 수도 있소.”


황보헌의 질문에 언지군은 직접적으로 맞다, 아니다 대답하지 않았다.


“확- 불을 지르는 건 어떻소?”

“팽형, 그것도 모험의 하나가 될 테지만 하고 싶지 않은 방법이오.”


샤르르르

스르르르


“ ? ”


위진성은 뭔가가 바닥에 스치는 듯한 기음을 들었다.


스르르르

샤아악-


그건 금새 다른 이들도 들을 수 있었다.


“저거, 뱀이잖아?”


뱀이 사방에서 일행들에게 기어왔다. 뱀은 진법에 영향을 안 받는 것이 틀림없다. 땅이 안 보일 정도로 수천, 수만 마리가 곧바로 기어오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런데 수가 정말 많았다. 이 정도 숫자면 오대산에 있는 뱀들은 다 모였을 것이다.


“이거 뭐야? 언형, 이건 진짜지?”

“그렇소. 환각이 아니오.”


뱀들이 일행들을 동그랗게 감쌌다. 독비린내가 확 풍겨왔다.


“설마 이게 자연적인 건 아닐 테고··· 고작 뱀들로 우리를 곤란케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건 아닐 텐데, 그럼 뭐지?”


황보헌이 자문자답을 하며 갸우뚱 거렸다. 그것은 위진성도 같은 생각이었다.


일행을 포위한 뱀들은 다양한 종료가 섞여 있었다. 여러 종류의 독사들부터 독이 없는 비단뱀까지 크기와 굵기도 제각각이었다.


그 많은 뱀들이 혀를 날름 거리는 모습이 위협적이었지만, 그건 무공을 모르는 일반인들에 국한된 얘기. 고수들에겐 위협이 되지 않는다.


도대체 왜 뱀을 떼거지로 보냈을까?


‘조롱?’


모르겠다. 일단 뱀떼에 둘러싸인 건 불쾌했다. 뱀이 귀엽거나 친숙한 동물은 아니니까.


“언형, 뱀은 그냥 때려 잡으면 되는 거 아니오?”

“상관없소.”


말을 알아듣는 뱀인가? 팽진의 질문이 끝나자마자 뱀들이 아가리를 쩍 벌리고 덤벼들었다. 마치 선공은 양보 못 한다는 듯이···


그리고 뱀 살육전이 시작됐다. 중인들은 날아오는 뱀부터 덩치가 커서 느리게 기어오는 비단뱀까지 사정을 두지 않고 살초들을 펼쳤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소리와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빠르게 처치 하자’


“모두 주의 하시오.”


위진성이 짧게 말하고 검끝을 하늘로 한 상태로 진기를 발출했다.


화르르르---


그러자 작은 불꽃들이 주변 일대를 가득 덮으며 꽃비처럼 떨어져 내렸다.


“오~!”


누군가가 감탄사를 발했다.


붉고 노란 꽃들이 주위를 가득 채우자 꼭 만개한 꽃밭 같았다. 떨어지던 불꽃들이 이윽고 사라지자 큰 반경 안의 한 무더기 뱀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워낙에 많은 뱀떼가 있었기에 여전히 적잖히 있었지만 일단 속은 후련했다. 그러자 유풍만화 초식을 본 팽진도 강맹한 초식을 펼쳐 한 무리의 뱀들을 처치했고, 이어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광역기들을 펼쳐냈다.


그렇게 잠깐의 시간이 흐르자 모든 뱀들이 죽어 널부러졌다. 피비린내로 고역이었지만 일행은 자리를 옮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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