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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유 님의 서재입니다.

2와4사이월의 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고은유
그림/삽화
표지 by 요나
작품등록일 :
2022.05.11 14:15
최근연재일 :
2024.07.15 18:00
연재수 :
259 회
조회수 :
11,963
추천수 :
697
글자수 :
1,391,524

작성
24.04.13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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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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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41. 으악

DUMMY

죽음의 숲 경계를 막 넘어가고 있는 혁명단을 잡겠다고 내밀었던 유날의 손은 경계 앞에서 멈춰 섰다.

삶 전반에 걸쳐 학습된 공포가 잡아 세운 것이기도 했지만 여기에 더해 유날은 본능적으로 안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그녀는 숲에 잡아먹힐 것이라는 것을.


혁명단이 어디로 향하는지 그 방향이라도 보려고 했건만 어느 순간 그들의 모습을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마지막에 내 마법을 막은 것은...'


두꺼운 방어막의 출처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녀가 내딛고 있는 땅 위로 흔적이 남아 있었다.

임의로 난 자국이 아니라는 것은 누가 봐도 알 수 있었다.


마법 각인은 일단 해 놓으면 유용하게 쓰이지만 그만큼 시간을 들여야 했고 또 각인 중 일부가 망가져도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에서 약점이 명확한 기술이었다.


'도망치는 와중에 만들었을 리는 없으니. 배신자를 구출하기 전에 새겨둔 것이겠군.'


이런 수작질을 부리지 못하게 미카를 지킬 경계조를 세워둔 것인데 아무 소용이 없었다는 사실에 입이 썼다.

여러모로 유날의 패배였다.


코 앞에서 혁명단을 놓친 유날은 화풀이로 죽음의 숲을 향해 마법을 갈겼다.


그녀가 쏘아낸 번개는 경계 너머 보이는 나무에 직격했지만 그 어떤 소리도 내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런 일은 없었다는 듯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나무에 붙은 불길도, 불길이 사라진 자리에 드러난 생채기도 마찬가지였다.

마법이 닿기 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 있었다.


사람의 머리를 이해시키려는 마음은 조금도 없는지 전조도, 과정도 없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결과물.

섬뜩하리만큼 고요한 곳에서 이뤄지는 상식을 초월하는 장면에 유날은 한숨을 내쉬며 흥분을 가라앉혔다.


그 사이에 정규군의 대원들이 미카에 도착했다.


서둘러서 왔는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나마 지금 도착한 것들은 발이 빠른 녀석들이었다.

저 멀리서 허겁지겁 달려오고 있는 대원들이 보였다.


유날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은 대원들을 보며 애써 가라앉힌 짜증이 솟구쳤지만 그들에게 화를 쏟아내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지금 이들은 정규군 부대에서 집행처를 갔다가 다시 미카까지 온 것이다.

신호가 온 곳이 애초에 집행처였으니 당연했다.

만약 유날도 집행처로 향하던 중에 수상함을 느끼지 못했다면, 그래서 중간에 방향을 바꾸지 않고 집행처로 계속 향했다면 그녀 역시 혁명단의 그림자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내가 제대로 명령을 내리지 않은 탓이니 어쩔 수 없다만...'


그럼에도 코앞에서 놓친 혁명단 녀석들이 아른거릴 때마다 피가 거꾸로 솟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일부는 수색조를 꾸려서 침입자들 흔적을 찾는다. 나머지는 입구에 멍청하게 기절해있는 녀석들도 챙겨서 돌아간다."


늦게 도착한 것들이야 자신이 제대로 명을 내린 것이 아니니 넘어가 줄 용의가 있었지만 오늘 이곳을 지키고 있던 경계조는 아니었다.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굴릴 생각이었다.


휘이잉


"?"


속으로 나름대로 다짐을 하던 그녀의 얼굴로 바람이 불었다.

바람이 부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 아니었다.

문제는 그 방향이었다.


바람이 죽음의 숲을 향해 휘어들어가고 있었다.

죽은 듯이 굳어있던 잔가지가 바람결에 흔들리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저 멀리서 인기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갑작스레 벌어진 기현상에 대해 머릿속에서 정리하기도 전에 유날은 숲을 향해 발을 내딛고 있었다.

예민하진 감각은 이번에도 그녀에게 말하고 있었다.

과거 내딛는 순간 죽음이 덮쳐오던 숲이 사라졌음을.


파지직


급하게 휘몰아치는 기류를 따라 노란 번개가 내달렸다.


***


"... 숲의 마법이 사라졌느니라."


숲의 이변을 가장 먼저 눈치 챈 것은 길잡이인 신비였다.

뚱뚱한 고양이 옆으로 멀찍이 떨어져서 또 다른 무리를 나르던 투실라고가 멈춰 섰다.


"신비야 너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여기 있는 분들을 모시거라. 난 카밀로테로 돌아가야겠구나."

"하지만 아버지. 돌아가시면 위험합니다."


숲에 마법이 사라졌다는 것은 그 누가 봐도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극적인 변화였다.

장로 일행을 쫓던 추격자들 역시 이를 알아챌 것이 분명했다.

적은 원군의 지원을 받기가 훨씬 용이한 반면 이쪽은 아니다.


죽음의 숲은 여러 나라에 거쳐서 닿아있을 정도로 넓은 숲이다.

이전까지는 마법으로 인해 왜곡된 공간을 이용해 짧은 시간 안에 왕복이 가능했지만 마법이 사라진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다.


아무리 서두른다고 해도 닷새.

즉, 원군은 없다는 말이었다.

현재 옮기고 있는 사람이 열다섯이니 경계에 남아있는 자들은 장로네를 포함해 서른.


"돌아가셨을 때에는 이미 늦었을 수도 있습니다. 아버지."


아주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이미 이쪽은 순수한 거리로 따지면 닷새 중 하룻길을 넘어온 참이었다.

지금부터 투실라고가 서둘러서 간다고 해도 한나절은 걸린다는 소리였다.

서른 명이서 카밀로테의 정규군 전체를 상대로 이기는 것은 물론이요, 한나절을 버틴다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래도 가봐야겠구나. 남은 분들은 길을 모르시잖느냐."

"그렇다면 차라리 제가..."

"허튼 소리 말고 서두르거라."


신비의 만류를 뒤로한 채 검은 노묘는 발걸음에 속도를 더했다.

나무 그림자에 쑥 들어간 그는 더 멀리 있는 나무 그늘에서 튀어나왔다.


'모든 마법에 거하는 자께서 주신 능력이 약해지고 있다.'


길잡이가 쓸 수 있는 특별한 능력 말이다.

아직까지 말도 아직 할 수 있고 목적지가 어디인지 인식할 수 있었지만 이것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


'길을 찾지 못해서 그분들이 엑살라니스로 되돌아가지 못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서는 안된다. 그건 평생 길잡이로 살아온 우리 고양이에게 씻을 수 없는 수치일테니.'


이번 일로 자신이 죽는 것?

괜찮았다.

보통의 고양이에게 허락된 수명보다 한참을 더 살았으니.


하지만 경계에 남은 자들은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있는 자들이었다.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남은 자들을 살리겠다고 다짐하며 투실라고는 나무가 만든 그림자를 타고는 빠르게 경계로 되돌아갔다.


***


"먀옹."


장로의 품에 안긴 새끼 고양이가 불편한듯 울고 있었다.

아직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새끼였음에도 여기까지 동원된 이유는 한 가지.

길잡이들이 사람들을 옮기는 사이 숲에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을 숲의 마법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숲에 깔린 마법이 사라진 지금은 그저 연약한 아기 고양이일 뿐이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너희까지 데리고 오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쿠르르릉


때마침 멀리서 뇌명이 일었다.

장로는 멀찍이서 느껴지는 흉흉한 기세에 다시 몸을 일으켰다.


"오래 버텼구나. 잘했다."


그 칭찬은 에우랄을 향한 것이었다.


선두조가 엑살라니스로 출발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

새끼 고양이 세 마리를 두고 옹기종기 모여있던 와중에 이변을 느낀 율트나가 말했다.


- 마법이 사라졌습니다.


숲 전반에 깔려있던 마법이 사라지고 말 그대로 숲이 열리자마자 누군가 빠르게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워낙 차이가 극명하니 모를 수도 없었겠지만 또 그렇다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뛰어 들어오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변화를 눈치챈 직후 장로 일행 역시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유날의 속도를 웃돌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대로라면 잡힐 것은 명약관화.

추격자를 붙들어 둘 역할이 필요했다고 여긴 장로가 속도를 늦추며 몸을 돌렸다.


- 엉?


그가 멍청한 소리를 낸 것은 그의 뒤에 자리하고 있던 사람들 때문이었다.

그냥 사람들이 아니었다.

이번에 카밀로테에 잠입한 자들의 모습과 꼭 같은 사람들이었다.


누구의 작품인지는 곧장 답이 나왔다.

에우랄이 환상을 만들어낸 것이었다.

소리도 나지 않고 실제로 만질 수도 없지만 시각만큼은 확실히 속이는 마법이 바로 그것이었다.


- 할아버지 허튼짓 하지 말고 저 좀 들어줘요.

- 끄응. 알겠다 이것아.


장로는 멀뚱히 서있는 환상을 두고는 서둘러 에우랄을 안아들었다.


- 속일 수 있겠느냐?

- 몰라요. 해보는 거지.


결과는 대성공.

환상이 유날을 다른 곳을 유인한 사이 장로 일행은 거리를 꽤나 벌릴 수 있었다.


"뭐라고 하셨어요? 할아버지? 다시 말해주면 안돼요?"


장로의 칭찬을 들은 에우랄은 제 어깨를 드높이 올리며 방정맞게 웃기 시작했다.


"제가 말했죠? 저 도움 된다니까요!"

"응. 우리 딸 잘했어!"

"고마워 엄마."


두 사람이 더 시끄럽게 굴기 전에 분위기를 수습한 것은 펠페림의 가주였다.


"경거망동하지 말거라. 저들을 아직 완전히 따돌린 건 아니니. 유날 그 아이는 펠페림 내에서도 뛰어난 아이니 금방 우리 흔적을 찾아서 뒤쫓아 올 것이야."


자신의 가문 자랑을 은근히 섞어가며 현 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그녀가 장로에게 물었다.


"그나저나 마을까지의 길을 알고 계시긴 한 겁니까?"

"... 모른다네. 그래도 여기서 멈출 수는 없으니 어쩌겠는가 움직여야지."


장로의 말대로였다.

최악은 이대로 정규군에게 잡히는 것이었다.


"저 새끼 고양이들도 길잡이라면서요?"

"길잡이는 성장에 따라 차례대로 능력을 부여 받지. 이 아이들은 고작 첫 능력만 부여 받았을 뿐이고."


요컨대 새끼 고양이는 귀엽게 우는 것 말고는 쓸모가 없다는 소리였다.


"자. 방법이 없으니 어서 움직이세나."


추격자를 피해 그렇게 한참을 움직인 그들이 숲 속에서 마주친 것은 피투성이가 되어 기절해있는 상단주, 데셀비아 메레오였다.


***


한편 에우랄의 환상을 쫓다가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깨달은 유날.

그녀는 저를 따라 숲에 들어온 정규군을 모을 겸, 주변에 화풀이를 할 겸 커다란 번개를 떨어뜨렸다.


적당히 모인 대원들에게 침입자들의 흔적을 찾으라는 명을 내린 후, 그녀는 그 자리에 주저앉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침입자를 처리해야한다는 생각에 좀 무리하기는 했지만 그걸 고려해도 어쩐지 더 피곤한 기분이었다.


심지어 아까부터 그녀의 머릿속에는 파편적인 장면이 불쑥불쑥 떠오르고 있었다.


새까만 힘에 둘러싸인 넷의 모습.

마치 그 모습은 이전에 파편의 힘에 먹힌 전대 대현자와 같았다.


갑작스레 왜 이런 장면이 떠오르는지 도무지 모르겠지만 그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그녀는 계속 속이 메스꺼운 느낌이었다.


"후우... 집중해."


심호흡을 하며 애써 메스꺼운 속을 달래고 있던 그녀의 귀로 다른 누군가의 소리가 들려왔다.


바삭


미약한 소리였음에도 유날의 귀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우우웅


지팡이에 마법을 재현한 유날은 단번에 뛰어올라 소리가 났던 곳에 다다랐다.


"누구냐!"

"으악!"


유날의 눈에 들어온 것은 까만 털을 하고 있는 나이든 고양이였다.


"잠깐... 방금 너."


으악이라고 하지 않았어?

되게 사람처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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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243. 대위 카밀로테 24.04.20 13 1 13쪽
242 242. 달갑지 않은 재회 24.04.15 15 1 12쪽
» 241. 으악 24.04.13 14 1 11쪽
240 240. 도망쳐 24.04.08 15 1 12쪽
239 239. 그녀의 심기를 거슬러서는 안 돼 24.04.03 14 1 13쪽
238 238. 미칠듯 사랑했던 기억이 24.03.24 16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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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236. 나 때는 말이야 24.03.19 18 1 12쪽
235 235. 가면을 벗고 정체를 24.03.18 14 1 12쪽
234 234. 눈치라고는 없는 사람 24.03.14 15 1 13쪽
233 233. 선택 24.03.11 14 1 13쪽
232 232. 누가 칼 들고 협박이라도 했어 24.03.10 1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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