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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유 님의 서재입니다.

2와4사이월의 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고은유
그림/삽화
표지 by 요나
작품등록일 :
2022.05.11 14:15
최근연재일 :
2024.07.15 18:00
연재수 :
2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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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50
추천수 :
697
글자수 :
1,391,524

작성
24.03.19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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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36. 나 때는 말이야

DUMMY

이트나와 유스티티엔의 전투 현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그곳에는 데셀비아가 숨어 있었다.


이트나가 준 새까만 공을 터트려 온 몸에 뒤집어 쓰고 본인의 그림자 능력까지 써서 모습을 숨겼으며 거기에 추가적으로 이트나가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마법까지 써주었다.


- 뛰어난 기사는 멀리 있는 사람의 존재도 알아챌 수 있다고 하던데. 만약에 들키기라도 하면...

- 들키면 죽겠죠. 어떻게 할래요? 지금이라도 돌아가실래요?

- ... 아니요. 하.. 하겠습니다!


걱정과 다르게 지금까지 무사한 것이 데셀과 이트나가 이룬 환상의 합작품이 효과가 있는 모양이었다.

지금도 들킬까 봐 조마조마해서 숨도 잘 못쉬고 있긴 하지만 데셀은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 그나저나 젤로트를 구출하기 위한 작전이 뭡니까?


이에 대해서 이트나가 한 말은 다음과 같았다.


- 젤로트를 구출하기 위한 필수 요건 한 가지가 있어요.


그건 바로 유스티티엔을 상대할 수 있는 무력.

그를 이길 수 있다면 구출이고 뭐고 이긴 후에 젤로트를 데려가면 되니까 말이다.


- 하지만 이긴다는 것은 구출 계획 중 최선의 수고, 실질적으로는 불가능하죠. 애초에 그게 가능했다면 저 혼자 가서 데리고 왔을 겁니다.


유스티티엔을 이길 수 없으니 데셀이 필요한 것이었다.


- 최소한 제사장을 상대로 버틸 정도의 무력이 필요해요. 그래야 젤로트씨를 구출할 기회가 생길 테니까요.

- 그러면 제가 제사장을 상대로 버티는 사이에 이트나님께서는 부디...!

- 그게 뭔 소립니까... 데셀비아님이 상대하면 구출하기 전에 죽어요.

- 죽을 각오로 붙들고 있겠습니다. 그러니...!

- 자꾸 이상한 말 좀 그만 하세요. 제가 제사장을 상대로 버티고 있는 사이에 데셀비아님께서 젤로트씨를 빼내셔야 합니다.

- ... 네.


그리고 현재.

계획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무력은 지금 막 증명된 셈이다.

유스티티엔을 상대로 이트나는 훌륭히 버티고 있었다.


남은 것은 자신이 젤로트를 데리고 현장을 빠져나가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구출의 대상이 잠자코 구출을 당할지 의문이라는 것이었다.


"끄윽... 이 빌어먹을 마법사 새끼! 죽여버리겠어!"


이트나에게 마법을 맞고 날아온 젤로트가 잠깐 기절했다가 깨어나자마자 한 말이었다.

자신이 알고 있던 젤로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것은 둘째 치고 이대로라면 제사장 모르게 그를 데리고 나가는 것도 어려웠다.


제사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그 순간 바로 돌아올 것이라는 예상도 보기 좋게 빗나간 상황.

다행이라고 한다면 이트나는 이런 상황도 예상한 것인지 소포르라는 독도 건네 주었다.


- 만약 영 말을 듣지 않는다면 이걸 먹이세요. 잠시 몸을 마비시킬 겁니다. 힘이 빠지면 그대로 데리고 도망치는 겁니다.

- 구출... 이 맞는 건가요?


이 정도 되면 납치가 아니냐며 따질까도 싶었지만 그때 가만히 있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트나님은 현명하시군요.'


데셀은 조심스레 움직여 아직 몸을 일으키지 못하는 젤로트에게 다가갔다.


***


"신성한 대결에 비겁한 수를 쓰다니."


유스티티엔이 젤로트가 있는 쪽을 보며 한 말이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저기 모습을 숨기고 있는 자는 상단주인가? 내 제자에게 뿌린 것은 독이고?"


정답이었다.

원래 생각했던 것은 이트나의 설득에 넘어간 젤로트가 스스로 돌아오는 것이었지만 젤로트의 마음이 제사장 쪽으로 마음이 기운 이상 억지로라도 데려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바람 마법으로 젤로트를 날릴 때 마법에 소포르를 같이 흘렸다.


'상단 사람들의 식량 중에 서리 감자가 있었던 것이 다행이었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미리 만들어 뒀는데 그게 요긴하게 쓰인 셈이다.

제대로 효과를 보기에 충분한 양은 아니어도 잠깐 움직임을 제한하는 것 정도는 충분할 것이다.


그 사이에 데셀비아가 소포르를 더 먹이면 젤로트 문제는 끝.

소포르에 중독되면 젤로트가 아무리 뛰어난 기사라고 해도 잠에 취한 성인 남자에 불과해진다.

그 정도면 데셀이 충분히 데리고 도망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트나가 할 일은 하나.

데셀이 빠져나갈 때까지 눈앞의 괴물을 붙들어 놓는 것이었다.


"그쪽을 볼 틈이 없을 텐데요?"


데셀을 향해 공격을 하기 위해 눈을 잠시 돌린 틈에 맞춰 이트나가 검을 휘둘렀다.

유스의 목을 향해 파고드는 얼음의 검.


어지간하면 맞아주고 회복하면 그만이지만 이트나가 노려오는 부위가 썩 좋지 않았다.

더군다나 지금 상대는 짜증나게도 자신의 히펠과 동등한 수준의 단단함을 갖춘 상태였다.


'이대로 목을 내주고 상단주를 죽인다고 해도 손해다.'


이번 공격에 그가 상단주를 죽여도 이트나는 살아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목이 잘린 자신이 회복하는 사이에 이트나는 젤로트를 데리고 도망칠 것이다.


여기서 공격을 하지 않아도 젤로트를 놓칠 가능성은 커지겠지만 아주 놓치는 것과 놓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주 큰 차이였다.

속이 쓰렸지만 유스는 데셀에게서 시선을 거둬들이고 이트나의 검을 받아냈다.


쩌엉


부딪히는 동시에 유스의 히펠이 얼어붙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쩌저적


유스가 서있는 곳 주변으로 두꺼운 얼음 가시가 솟아났다.

유스는 서둘러 이트나의 검을 흘리고는 크게 검을 휘둘렀다.


콰직


이트나가 휘두르는 얼음의 검과 다르게 그가 즉석에서 만드는 얼음 마법에는 약점이 있었다.

그곳을 노리고 휘두르면 지금처럼 비교적 쉽게 막아낼 수 있었지만 마법을 쓰는 횟수가 거듭될 수록 약점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성가시군. 떼르 이트나라면 물의 기둥을 세우는 자라고 했을 텐데. 물 마법에 특화된 거 아니었나?'


이트나가 만들어 낸 히펠이 물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에게 가장 잘 맞는 형태나 가장 강한 마법은 물이 분명할 텐데 지금 이트나가 다루는 얼음의 검은 물보다 더 위협적이었다.

구조적으로 봤을 때 흐르는 물보다 결합력이 더 강한 얼음의 약점을 줄이기가 쉬운 것은 당연했다.

거기에 이트나의 주변에 가기만 해도 히펠의 움직임이 굼떠졌으며 아주 검에 맞닿기라도 하면 아예 얼어붙기도 했다.


얼음과 물이 서로 아주 상관이 없는 건 아니지만 재현하는 순서부터 쓰이는 방식까지 모두 다른만큼 서로 전혀 별개의 분야라고 봐도 무리가 없었다.


'어쩌면 물 마법 특화가 거짓말일지도 모르지.'


하여튼 중요한 것은 지금 자신이 이트나에게 발목이 잡혔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를 떨쳐 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간단하다.

힘을 더 쓰면 된다.

지금까지는 순수하게 히펠 덩어리로 싸우고 있었다면 이제는 그의 히펠의 특성을 발현하면 된다.


이름하여 '꺾이지 않는 신념'.

그 어떤 힘에도 부러지지 않으려면 히펠의 구조도 중요했지만 거기에 더해 그의 특성이 발현되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벌써 두 번째다.'


용해 상공에서 테노부스를 상대할 때에도 꺼냈는데 지금 또 꺼내 쓰면 그만큼 그가 모아온 기운을 소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어느 힘에도 꺾이지 않는다는 특성은 단순하지만 강력했고 그만큼 소모되는 힘이 많았다.

쌓아놓은 기운에 여유가 없냐면 그런 것도 아니지만 또 부담이 되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사방에서 날아오는 이트나의 공격들을 피한 그는 다시 한 번 젤로트를 보았다.

이내 유스는 그의 히펠 꺾이지 않는 신념을 꺼내기로 했다.


'어차피 한 번 보여주기는 해야한다.'


저 어린 기사를 홀리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일검을 보여줘야 했다.

마음을 다잡은 유스가 히펠을 움직였다.


우우웅


낮게 떠는 소리와 함께 그의 히펠이 압축되었다.

위장을 위해 어디서 대충 산 그의 검은 압축을 버티지 못해 히펠 속에서 산산이 바스러졌다.

우윳빛의 히펠은 하얗게 빛을 내며 한 자루의 검이 되었다.


"젤로트. 지금부터 잘 봐라. 네가 추구해야 할 검이다."


데셀에게 붙잡혀 억지로 소포르를 마신 젤로트는 데셀의 어깨에 들쳐업혀 있었다.

그는 점점 멀어지는 와중에도 유스티티엔의 검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더 눈에 새기고자 하는 열의가 느껴졌다.


그 시선을 느낀 유스가 만족스럽게 미소 지었다.


"제자가 자세가 좋군."


히펠이 그 무엇에도 꺾이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지자 그의 눈에 들어오는 세상도 바뀌어 있었다.

전에는 단단해서 베지 못했을 것들이 이제는 모두 그의 검이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되어 있었다.


휘두르는 곳마다 길이 되니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한 층 더 강해진 그의 육체에 맞춰 가속한 검이 눈앞의 적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

벤다는 감각이 선명하게 그의 손에 전해졌다.


처음에는 공기를 갈랐다.

다음으로는 적이 내뿜는 한기에 얼어붙은 수분을 갈랐으며.

이후에는 단단하게 얼어붙은 얼음을 갈랐다.


"끝이다."


마침내 그의 검이 적의 몸을 가르기 직전이었다.


"전투 중에 하면 안되는 말 중 첫 번째가 그거에요."


이트나의 말과 함께 그의 몸에서 가공할 만한 기운이 터져나왔다.

그것은 가히 파편의 힘이라 생각될 정도로 방대했고 거칠었다.

더 놀라운 건 그 힘이 유스의 히펠을 튕겨냈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날카롭고 단단하다고 해도 벤다는 행위에는 변함이 없죠. 그렇다면 당신이 베기 전에 더 많은 힘으로 채우면 그만입니다."


이트나가 여유를 가장하며 말하고 있었지만 그의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눈, 코, 입, 귀.

얼굴 여기저기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이트나가 새롭게 꺼내든 패에 유스 역시 놀란 눈치였지만 그가 놀란 부분은 다른 쪽이었다.


"... 너 우리 쪽이었나? 놀랍군 혁명단이라는 자가 우리와 같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유스의 말에 이트나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말은 똑바로 하세요. 그쪽과 같은 게 아니라 '그쪽과 같았었다.' 입니다. 과거 일이라고요."

"그렇다면 더 놀랍군. 파편도 아닌데 파편의 힘을 흉내내다니."

"뭐... 어려울 거 없습니다. 파편이 하는 것처럼 제 정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였을 뿐이니까요."


파편끼리 힘의 차이가 있지만 일단 파편이 사람의 몸을 차지하면 그 즉시 파편은 원래 주인이 내던 힘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파편이 원래 주인이 평소에 내던 힘보다 더 강한 힘을 쓸 수 있는 것은 파편이 보이는 욕망이 훨씬 더 강하고 더 명확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보통의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힘을 사용하는 데에 제동을 건다면 파편은 그게 없다.

거칠 게 없는 욕망에 한계를 한참 넘어서까지 무리하게 끌어다 쓰는 힘.


요컨대 제 몸을 깎아가며 쓰는 힘이라는 소리였다.


"죽음에 대한 공포가 영혼에 새겨진 인간이 그게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의외로 죽음을 각오한 자들 중에서는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어요. 한계를 넘어서까지 힘을 쓰는 자들 말이에요."

"그 말뜻은 죽음을 각오하고 있다는 건가? 저 어린 기사를 구하기 위해서?"


이제는 아주 멀어진 데셀과 젤로트는 오래지 않아 죽음의 숲에 들어가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 모습을 흘끗 본 이트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요. 저 같은 경우는 일종의 자가최면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스스로를 속여서 힘을 꺼내 쓴다는 말이로군."

"예. 뭐 그렇죠."


이에 유스가 담담히 말했다.


"차라리 진짜로 죽을 각오를 하지 그랬나."


유스의 빛나는 히펠이 이트나를 향했다.


"그랬다면 죽는 것이 억울하지는 않았을 텐데."


다시금 날아드는 검에 이트나는 아까와 같이 한계의 한계까지 힘을 끌어내 쏟아냈다.

제대로 형태도 갖추지 못한 기운이 터지듯 뻗어나가 유스의 검을 막아서는 듯했지만.


"미안하지만 내가 베고자 하는 것 중에는 파편 역시 포함된다."


유스의 검은 막대한 기운을 가르고는 그대로 이트나의 몸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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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 249. 짜릿해 늘 새로워 24.05.21 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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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246. 포기를 모르는 남자 24.05.04 1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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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242. 달갑지 않은 재회 24.04.15 1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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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239. 그녀의 심기를 거슬러서는 안 돼 24.04.03 14 1 13쪽
238 238. 미칠듯 사랑했던 기억이 24.03.24 1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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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6. 나 때는 말이야 24.03.19 18 1 12쪽
235 235. 가면을 벗고 정체를 24.03.18 14 1 12쪽
234 234. 눈치라고는 없는 사람 24.03.14 14 1 13쪽
233 233. 선택 24.03.11 14 1 13쪽
232 232. 누가 칼 들고 협박이라도 했어 24.03.10 1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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