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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유 님의 서재입니다.

2와4사이월의 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고은유
그림/삽화
표지 by 요나
작품등록일 :
2022.05.11 14:15
최근연재일 :
2024.07.15 18:00
연재수 :
2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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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61
추천수 :
697
글자수 :
1,391,524

작성
24.04.0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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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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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40. 도망쳐

DUMMY

"생각보다 대처가 더 빠르구먼."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따라 잡은 자가 누구인가 싶어 장로가 뒤를 돌아봤다.

저들을 쫓아온 추격자를 본 장로가 눈을 빛냈다.


"펠페림 유날. 육번대의 대장이시라지?"

"뭐야. 대현자님에게 지고서는 꽁지 빠지게 도망쳤던 패배자들인 줄 알았는데... 처음 듣는 목소리군. 그쪽도 혁명단인가?"


의외의 모습에 장로가 흠칫했다.

펠페림 유날은 천성 군인.

듣기로는 그리 입담이 좋지 않았다고 했던 거 같은데 꽤나 도발하는 데에 능숙했다.

그 증거로 유날의 말에 패배자에 속하는 하람과 율트나가 몸을 굳혔으니 말이다.

패배자라는 말이 아니라 기만에게 몸을 빼앗긴 제 딸을 언급해서 그럴 테지만.


"방향이 죽음의 숲인 것 같은데. 역시나 대현자님께서 과거에 죽음의 숲을 드나드셨다는 것은 낭설이 아니었군."


넷을 비롯하여 혁명단이 죽음의 숲을 사용했다는 보고는 몇 번인가 있었다.

상식적으로 죽음의 숲은 출입이 불가한 곳이니 과거에는 이런 보고가 그리 중하게 다뤄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대현자가 된 넷이 죽음의 숲 속 세력에 대해서 언급을 하였고 이후에 죽음의 숲을 드나들 모종의 방법이 있다는 것은 기정 사실이 되었다.


다만 그 방법을 알고 있을 대현자가 방법에 대해서는 함구하기도 했고 누군가 죽음의 숲에 드나드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본 것도 아닌지라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이번 일이 터진 것이다.

죄인을 데리고 죽음의 숲으로 도망치는 무리.


'죽으려고 숲에 가는 것은 아닐테니.'


요컨대 저들은 죽음의 숲을 통과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말이었다.


'어떻게 한다...'


넷이 대현자의 자리에 오른 이후로 혁명단 처벌에 대한 지침이 정해졌으니 곧 즉결 사살이었다.

유날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눈앞의 무리를 당장 죽여야 했지만 그러기에는 저들이 갖고 있는 정보가 구미가 당기는 것이었다.


'숲에 드나들 수 있는 방법.'


평소라면 대현자의 명을 따랐을 그녀였지만 지금 그녀는 명을 따르는 것보다 자신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저울질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그녀는 궁금증을 해소하기로 했다.


'내가 숲 속에 들어가는 방법을 묻는다고 저들이 대답해주지는 않을 것이니.'


방법을 듣기 위해서는 생포해야 했다.

물론 전부 생포할 필요는 없고, 이야기를 들을 한 명만 살려두면 될 일.

그것도 말할 수 있을 정도면 된다.


상대 정체도 잘 모르는 와중에 누구를 살릴지에 대해서는 모르겠지만 누구를 죽일 것인지는 확실했다.

혁명단에 가담했던 본인의 어리석음을 깨닫고는 제 스스로 벌을 받겠다던 펠페림 가주.

그랬던 그녀는 도망칠 기회가 생기자 곧바로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바꿔 먹은 파렴치한 인간이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이른 유날이 그녀 앞에 샛노란 집광체를 동시에 다섯 개를 띄웠다.


파지직


서로 다른 집광체에서 튀어나온 벼락은 한 줄기로 합하여 하나의 줄기가 되었고.


콰아아앙


그대로 장로 일행을 덮쳤다.

다행히도 하람과 율트나가 겹겹이 펼친 방어막으로 벼락을 막을 수 있었다.


"어째 듣던 것보다 더 강한 것 같구나."

"그러게요 강하네요."


과거 유날은 살아있는 제다카라고 불렸던 자다.

다만 들어 알고 있는 것보다 실력이 더 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녀의 강점이라고 한다면 짧은 재현 시간, 그리고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강한 위력이었다.


이게 뜻하는 것은 마법이 될 빛의 결정을 동시에 그만큼 많이 만들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 능력 하나로 그녀는 천재라 불리며 대장의 자리에 올랐는데 지금은 한 번에 다루는 결정의 양이 더 늘었다.


'단순 기운의 양만 비교해도 기존의 다섯 배.'


굳이 벼락을 한 곳이 아닌 다섯 곳으로 나눈 후에 합친 것도 영리했다.

마법을 재현할 때 필요한 것은 의지의 명확성이다.

의지가 현실 속에 말 그대로 '재현'되는 것인만큼 머릿속에 떠올리는 장면에도 영향을 받는다.


빛의 결정이 모여서 하나의 마법을 이룰 때에 결정이 돌아다니는 통로는 결국 사람의 육체.

아무리 작은 입자라 해도 인간의 상상력 속에서 폭이 정해진 통로를 지날 수 있는 양은 한정되어 있다.

그러니 차라리 마법이 재현되는 곳을 늘린 것이다.

양 손, 양 발, 그리고 입.


그렇게 한 번에 모을 수 있는 양을 늘린 그녀는 이제 반 호흡에 제다카 이상의 위력을 내고 있었다.

두 사람이 겹겹이 쌓은 방어막이 단번에 깨져나간 것이 그 증거였다.


추격자가 생각보다 많이 강하긴 했지만 이게 문제냐고 한다면 그건 또 아니었다.


이번 잠입을 위해 대비한 패가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는 숲 경계에서 대비하고 있는 전투원들.

하지만 이들은 유날과의 수준 차이가 너무 극명하여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다음으로는 세 번째 숲 전반에 깔린 마법 각인.

이것은 길잡이들이 전투원을 나르는 사이 먼저 이곳에 도착한 하람과 율트나가 깔아 둔 것들이었다.

세 번째 숲에 들어가기 직전에 발이 붙들려서 아직 각인을 쓸 수 없지만 유날의 공격을 막으면서 안으로 들어갈 정도의 여력은 충분히 되었다.


요컨대 장로 일행은 일부러 여유를 부리고 있는 셈이었다.


이들이 여유를 부리며 굳이 유날과 얌전히 말을 섞은 것은 어디까지나 그녀가 이들의 다음 목표였기 때문이다.

펠페림 가주처럼 왜곡된 기억을 되돌려 놓으면 높은 확률로 그들에게 손을 내밀 사람.


심지어 지금 유날은 서두른다고 혼자 온 상태였다.

장로는 여차하면 유날 그녀까지 데리고 갈 생각이었지만 그녀가 애초에 상정한 것보다 더 강해져 있었다.


지금도 이곳을 향해 정규군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시간이 여의치 않았다.


"여기서 저 아이까지 데려가는 건 어려울 거 같구나."


유날을 끌어 들이는 것은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장로의 말에 앞으로 쏠려있던 일행들의 무게중심이 뒤로 옮겨갔다.

언제든 유날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 쏠려있던 몸이 이번에는 몸을 빼내기 위해 자연스레 뒤로 빠진 것이다.


무게중심이 바뀌었다고 해도 미미한 변화였다.

그것도 까만 액체로 뒤덮여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상태였는데도.


"도망치려는 건가?"


유날은 그걸 기민하게 잡아냈다.


도망치려는 낌새를 느끼자마자 그녀가 한 것은 전기를 내뿜는 일이었다.

방향은 두 번째 숲과 세 번째 숲 사이에 펼쳐진 경계막을 향해서였다.


예로부터 중앙 통로를 제외한 각각의 숲 사이에는 외부인의 침입에 대비하여 여러 마법을 겹친 경계막이 설치되어 있었다.

마법의 발동 조건은 둘 중 하나였다.

허가 받지 않은 인간이 건드리거나, 혹은 다른 마법이 닿거나.


그녀가 만든 전기가 닿는 동시에 세 번째 숲 주변을 덮고 있는 경계막에 변화가 생겼다.


"너희들이 미카를 통해 죽음의 숲에 드나든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한 가지 마법을 추가했어."


꾸물 거리며 불어난 경계막은 금새 중앙 통로까지 늘어나 장로 일행의 퇴로를 차단했다.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감지한 장로가 서둘러 두 사람을 밀어 넣었지만 그 외의 사람들은 빠져나갈 때를 놓치고 말았다.


챙챙챙


곧바로 울려 퍼지는 시끌벅적한 경고음.

유날은 이미 그녀의 부하들이 모이고 있는 중에 경고음을 틀어 놓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지팡이를 휘적여 경고음을 껐다.


"저쪽으로 넘어갔다고 무사하다고 생각하나?"


천년목이 위치한 세 번째 숲은 그 중요도가 가장 높은만큼 이곳을 지키기 위해 설치된 마법도 모두 강력한 것들이었다.

경계막 위에는 고압의 전류가 흐르기 시작했으며 세 번째 숲에는 강력한 수면 연기와 마비독이 퍼져나가는 중이었다.


고압의 전류야 경계막에 손을 대지 않으면 당하지 않는다고 해도 수면 연기와 마비독은 피부를 통해 스며 들기에 완벽하게 대비하지 않았다면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세 번째 숲 속으로 들어간 두 명은 보나마나 기절해 있을 것이고.'


남은 것은 퇴로를 차단 당해 몸을 빼지 못한 네 명을 처리하는 일이었다.

이제는 더 말을 섞을 필요도 없었다.


파지직


그녀 몸 주변으로 떠오르는 집광체.

이번에는 고작 다섯 개가 아니었다.


여섯.

일곱.

여덟.

...


노란 빛을 내며 전기가 튀기는 집광체의 수는 총 열두 개.

말하자면 통로로 쓰기에 직관적인 두 손을 제외하고도 통로를 열 군데를 더 냈다는 말이었다.


지금껏 조용히 있던 펠페림 가주가 휘파람을 불었다.


"대단하군. 내가 저 나이에는 저런 건 꿈에도 못꿀 일이었는데."


한가로이 감상을 할 때가 아니었음에도 절로 감탄이 나오는 실력이었다.

역시 천재는 천재인가보다.


열두 개의 벼락줄기가 이번에는 하나로 합해지는 대신에 네 사람을 향해 날아갔다.

장로는 서둘러 에우랄을 제쪽으로 끌어당겨 에우랄을 노린 벼락을 흘려냈으며 동시에 저를 향해 날아오는 공격은 검을 휘둘러 경로를 틀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펠페림 가주를 업고 있던 율트나는 이번 잠입을 위해 챙겨 온 철판을 꺼내들었다.

그가 힘을 주자 철판이 불쑥 커지며 벼락으로부터 펠페림 가주와 그를 지켜주었다.


"흡."


애초에 이번 공격으로 끝날 것이라 생각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지 유날은 계속해서 노란 집광체를 만들어 공격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녀의 두 번째 공격이 이뤄지기도 전에 장로 일행의 퇴로를 막고 있던 경계막에 균열이 생겼다.


쩌적


미세한 균열은 순식간에 번졌고 경계막이 무너져 내렸다.


"!"


그에 맞춰 경계막 너머에서 바람이 불어닥쳤다.

거칠게 몰아치는 날 선 바람 사이로 보랏빛 광선이 섞여 있었다.


'어떻게 멀쩡한 거지?'


세 번째 숲 안에 침입자를 막기 위해 설치한 마법들은 천년목이 다치지 않도록 살상력이 있지는 않아도 제압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만큼 강력했다.

안에 들어간 두 명은 당연히 정신을 잃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떻게 된 것이 막아낸 모양이었다.


예기치 못한 공격에 반응이 늦은 유날은 준비한 마법으로 바람 칼날을 막아내기는 했지만 저를 향해 날아오는 광선은 완벽히 피하지 못했다.

겨우 스치는 것으로 그쳤지만 순간 그녀의 머리로 통증이 일었다.


정신에 관련된 마법은 모두 보라색을 띈다는 것을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다만 이렇게 스쳤다고 영향을 받을 정도로 그녀의 정신력은 나약하지 않았다.

실제로 머리에 이는 통증도 워낙 가벼웠다.


이대로 저기 도망치고 있는 자들을 상대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뜻이었다.

조금도 지체할 수 없었다.


당장 저들을 붙잡아 죽음의 숲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야 했다.


'왜? 그건 알아서 뭐하게?'


왜냐니.

그걸 알아야 혁명단 사람들을 뿌리 뽑을 수 있을 것 아닌가.

대현자님을 협박해서 쥐고 흔들려고 했던 자들.

그 면면을 잊을 수 없다.


특히 그 사람.

긴 시간 고집스레 쌓아올린 그 신념 어린 눈빛을 유날은 잊을 수 없었다.

백 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야말로 삶을 다 바쳐 얻으려고 했던 것이 고작 이 나라를 움직일 권력이었다.




발을 내딛자 그녀의 몸이 훌쩍 앞으로 뻗어 나갔다.


'나는 뭐 때문에 그녀를 존경하였고, 또 따랐단 말인가.'


그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날은 피를 토할 정도의 훈련을 거듭했다.

그 결과 그녀는 더 강해졌고 또 더 빨라졌다.

그래서 기어코 장로 일행이 죽음의 숲 경계에 넘어가기 전에 그들을 따라잡고야 말았다.


"당장. 오르디나 이레를 내 앞에 데리고 와."


분노 어린 목소리와 함께 떨어져 내리는 벼락은 그대로 장로 일행을 덮치는 것 같았지만 그들의 머리 위로 두껍디 두꺼운 방어막이 펼쳐졌다.


마지막 공격이 수포로 돌아간 사이 장로의 일행은 무사히 죽음의 숲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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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241. 으악 24.04.13 13 1 11쪽
» 240. 도망쳐 24.04.08 15 1 12쪽
239 239. 그녀의 심기를 거슬러서는 안 돼 24.04.03 14 1 13쪽
238 238. 미칠듯 사랑했던 기억이 24.03.24 16 1 13쪽
237 237. 자연도태 24.03.21 14 1 12쪽
236 236. 나 때는 말이야 24.03.19 1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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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234. 눈치라고는 없는 사람 24.03.14 15 1 13쪽
233 233. 선택 24.03.11 14 1 13쪽
232 232. 누가 칼 들고 협박이라도 했어 24.03.10 1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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