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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수씨네 다락

실수로 그만 멸망 버튼을 눌러버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김이라
작품등록일 :
2021.05.12 20:13
최근연재일 :
2021.06.12 08:00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1,803
추천수 :
48
글자수 :
211,636

작성
21.06.12 08:00
조회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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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세상 만사가 귀찮은데, 하필 왜 나야?

매일 매일 똑같은 세상 어차피 지긋지긋했잖아? 실수로 그만 이 세계의 멸망 버튼이 눌러졌다




DUMMY

남자가 사라지자 주변의 밝은 빛이 사라졌다.


‘굳이 여기서 나가야 할까?’


은우는 생각에 잠겼다.


지긋지긋한 회사.


“요즘 젊은 애들이 고생을 안 해봐서 근성이 부족하죠.”


사장에게 아부떠는 양전무의 꼴보기 싫은 모습.

그가 사장 앞에서 아부 떨며 웃을 때마다 금니가 번짝거렸다.

그는 사장이 사라지기만 하면, 뒤돌아서서 부하직원들을 쥐어짜댔다.


“대체 일을 이 따위로 하고 잠이 와?

야! 책임감을 좀 갖고 일을 하자. 응?

맨날 월급 적다고 불평이나 하지 말고, 회사를 위해 뭘 할 수 있는지를 좀 생각하란 말야.“


“최대리님 주말에 뭐하세요? 저 가구 사러 가야되는데 같이 가서 봐 주시면 안되요? 밥은 제가 살게요.”

“왜 이래~ 내가 먼저 최대리님이랑 같이 영화보러가자고 할 참이었는데.”

최대리에게 잘 보이려고 애교떠는 여직원들.

그러고 보면, 회사에서 은우에게 대쉬한 여직원은 한 명도 없었다.

하긴, 누가 은우에게 관심을 보였어도 은우쪽에서 거절했을 것 같다.

누가 빚만 잔뜩 지고,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남자에게 관심이 있을까.


‘나도 최대리처럼 금수저였다면 상황이 좀 나았을까?

아니다. 그 녀석은 길쭉길쭉 인물도 폼나게 생겼지.’


한심하다.

쥐뿔도 가진 것도 없고, 인물도 평범하기 그지없다.

‘키도 170대 중반, 체격은 마른편에 보통, 얼굴도 그냥 평범.

아무리 내 얼굴이지만 잘생겼다고 하진 못하겠다.

휴우- 우리 부모님은 나한테 뭐 하나 특출한걸 안 물려주셨네.’


한 달 벌어봐야 꼴랑 200만원 조금 넘는 쥐꼬리만한 월급.


“은우총각! 방세가 아직 안들어왔네? 내가 아들 같이 생각하는 거 알지?

우리 애들한테 내가 늘 하는 말이 있어.

어디 가도 신용은 잘 지켜라.

돈 낼 거 있음 밀리지 말고 무슨 일이 있어도 약속은 지켜라.

오호호호호~ 내가 뭐 은우 총각 방세 날짜 지났다고 그러는 건 아니고.”


아무리 발버둥쳐봐야 한뼘 밖에 되지 않는 답답한 공간의 고시원 인생.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는 게 무슨 말이야 대체?

어차피 나에게 새로운 세계따위 없을텐데. “


생각해 보면 그에게 세상이 해 준 건 아무 것도 없다.

당장 그가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그를 찾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세 상에 나 하나쯤 사라져봐야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어!’


세상 만사가 귀찮다.


‘몰라! 나가지 않을 거야. 그냥 여기서 죽치고 있자.

여기가 지옥이든 천국이든 알게 뭐야. 상관없어.’


여기가 어딘지, 어쩌다 여기에 오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마지막에 지냈던 파티마의 아파트는 정말 살만했다.


‘아! 그리고 보니, 파티마한테 제대로 인사도 못했네.’

이름이 서라라고 했던가?’


마지막 날에 서연에게 들키지 않았다면 아마 파티마의 이름이 뭔지도 몰랐을 것이다.

그날을 생각하니 다시 진땀이 난다.

서연의 신고로 경찰서에 끌려갈 수도 있었다.

비명을 지르던 서연에게, 자신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구구절절 설명해 대던 그 날 밤이 떠올랐다.

피식 웃음이 났다.

온라인상의 호의로 잠시 들어와 살고 있을 뿐이라는 말이 얼마나 황당하게 들렸을까.

그녀가 신고하지 않은 건 천만다행이다.


‘파티마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


사실 좀 궁금하기는 했다.

여자라는 것, 그리고 무색무취의 알 수 없는 취향의 소유자라는 것 정도?

온라인 비밀 채팅방에서도 자신의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았던 파티마.


‘아! 맞다. 그리고 박부장님!’


박부장님을 생각하니 마음이 좀 복잡해졌다.

회사에서 은우를 아들처럼 아껴주셨던 분이다.

부장님 아버님, 그리고 부장님의 장례식까지 한 달 사이에 두 번이나 장례식을 치뤘다.

부장님을 보면 인생이 참 별 것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마치 미래의 은우의 모습이 아닐까.

그냥 그저 그런 조그만 회사에서 아등바등 살다가 한 순간에 세상과 이별하게 되는 것.

그래서 그런지 이 세상에 대해 더 미련이 없다.


하지만 역시 이상한 죽음이었다.


‘그렇게 돌아가실 분은 아닌데···’


박부장님의 이상한 죽음, 그리고 시체가 사라졌다고 했다.


‘카페에서 만난 박부장님 친구분은 뭔가 단서를 찾아내셨을까?’


그 때, 은우의 귀에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 언니를 꼭 찾을거예요”


‘이게 무슨 소리야?

여기 나 말고도 누가 있었던 거야?’


*

우당탕탕-


“뭐지?”


우형과 서라는 소리 나는 곳으로 뛰어갔다.

우형은 손에 골프채를 쥔 손에 힘을 꽉 주었다.

소리는 우형의 방에서 흘러나왔다.


‘분명히 내가 나올 때까지도 아무도 없었는데, 저기서 왜 소리가?’


우형은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딱-

스위치가 켜지자 방이 환하게 밝아졌다.

소파 아래에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누구야?”


우형이 골프채를 남자의 목을 향해 겨누었다.


“아야! 아이구구~”


소파 앞에 쓰러진 남자는 신음 소리를 냈다.

남자는 어딘가에서 굴러떨어진 것 같은 자세로 뒹굴고 있었다.


창문은 여전히 닫혀있었다. 심지어 커튼도 손 댄 흔적이 없다.

방문은 카페로 연결되어 있었고, 우형이 방에서 카페로 나오지 않았던가?


‘대체 이 사람, 어디로 들어온거야?

혹시 사백안과 관련이 있는 사람일까?

하지만 어떻게?

서라는 이 건물 옥탑이라고 했는데?’



“대체 여기가 어디죠?”


남자가 신음을 내며 말했다.


“남의 집에 들어와 놓고, 여기가 어디냐고 묻는 등신 같은 질문이 어딨나?

당장 일어나! 대체 여긴 어떻게 들어왔지?”


남자가 얼굴을 문지르며 몸을 일으켜세웠다.


“지···은우?”


서라가 뒤에서 소리쳤다.


“뭐라고? 지은우라고?”


*


소파에 앉은 세 사람.


“지난 몇 달간 자네를 찾기 위해 내가 얼마나 고생한 줄 알아?”


우형은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좀 해봐!”

“그게··· 저도 잘 모르겠어요.”

“대체 여긴 어떻게 들어온거예요?”


서라가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 끼어들었다.


“눈을 떠 보니까 여기에 굴러 떨어져서··· 저도 도저히 영문을 모르겠어요.

대체 여기가 어딥니까?”

“여기 카페 안에 있는 아저씨 방이예요.”

“자네가 사라진 지 석 달이 넘었어. 그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석 달이요? 그럴리가. 잠깐 잠들었다 깨어난 것 같은데.”

“지금 몇 시쯤인가요?”

“새벽 다섯시예요.”


서라가 핸드폰에 커다랗게 표시된 시간을 은우의 얼굴에 들이밀었다.


‘그 때 카페에서 본 아르바이트생 아가씨!’


“아니, 그런데 왜?”


은우가 이 새벽시간에 우형과 서라가 같이 있는 모습에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다.


“참! 나 민서라예요! 우리 구면이죠?”

“지난 번 카페에서··· 네? 민서라라구요?”

“맞아요. 민.서.라. 파티마라고 해야 더 빠르려나?”


서라가 어깨를 으쓱 들어 올렸다.


“아니, 당신이, 왜 여기에?”

“그렇게 됐어요.”


서라가 찡긋 윙크를 했다.


“아! 이상한 생각은 하지 말라구. 서라가 이 건물 옥탑으로 이사를 왔어.”

“아파트를 두고 왜 여기에?”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것 투성이다.

은우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언니가 실종됐어요. 지은우씨가 사라지던 날. 우리 언니도 사라졌어요.”


이건 대체 무슨 소리지?




새로운 세계의 판을 짜기 위해서 필요한 건 <진리의 돌>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은우, 서라, 서연, 우형’ 네 사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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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그만 멸망 버튼을 눌러버렸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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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만사가 귀찮은데, 하필 왜 나야? 21.06.12 16 0 8쪽
42 세계가 분열하고 있다, 그래서 그게 뭐? 21.06.11 17 1 8쪽
41 새로운 세계에 필요한 그것 21.06.10 19 1 9쪽
40 다른 세계에서 걸려온 전화 21.06.09 22 1 9쪽
39 운명의 수레바퀴가 돌고 있다 21.06.08 18 1 8쪽
38 또 다른 죽음, 그들의 발자취 21.06.07 22 1 10쪽
37 그들이 나타났다 21.06.06 20 1 9쪽
36 욕망의 세계를 돈으로 관리한다 21.06.05 22 1 8쪽
35 화려함 속에 감추어진 가면의 세계 21.06.04 19 1 11쪽
34 대체 넌 누구냐? 21.06.03 21 1 9쪽
33 흔적을 찾아서 21.06.02 22 1 7쪽
32 죽임을 당하고 있다 21.06.01 22 1 10쪽
31 송아라 실종 미스테리 21.05.31 28 1 12쪽
30 풀지 못한 숙제 21.05.30 28 1 12쪽
29 네 사람이다 21.05.29 34 1 11쪽
28 방문이 열렸다, 그리고 비명이 울려퍼졌다 21.05.28 40 1 12쪽
27 어둠 속에서 무언가 벌어지고 있다 21.05.27 30 1 12쪽
26 사백안의 사내들 21.05.26 34 1 12쪽
25 빈소를 찾아 온 남자 21.05.25 31 1 12쪽
24 나를 왕따시킨 그녀는 여전히 잘 살고 있다 21.05.24 33 1 12쪽
23 죽고 싶지 않아! 21.05.23 38 1 12쪽
22 그 문을 열지 마라 21.05.22 37 1 12쪽
21 그가 죽음으로 완성하고자 했던 것 21.05.21 37 1 12쪽
20 죽음의 흔적을 찾아서 21.05.20 35 1 11쪽
19 장례식도 지난 망자로부터 온 이메일 21.05.19 36 1 12쪽
18 회사에 목매지 마라, 너 없어도 잘 굴러간다 21.05.19 35 1 12쪽
17 제발 좀 만만하게 보지 말아줄래? 21.05.18 37 1 12쪽
16 깨달은 자의 미소 21.05.18 37 1 12쪽
15 우울한 요양원에서의 기묘한 죽음 21.05.17 38 1 12쪽
14 이상하고도 수상한 동거가 시작되다 21.05.17 3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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