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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어느날 님의 서재입니다.

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오월어느날
작품등록일 :
2023.10.21 18:28
최근연재일 :
2024.02.01 23:30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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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98
추천수 :
857
글자수 :
652,510

작성
23.12.3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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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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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93) 유일한 이웃나라요?

DUMMY


“그냥 들어오다가 우연히 봤습니다.”

“... 그러셨군요. 별 문제 없이 해결됐습니다.”


표정관리를 하려 애쓰는 얼굴이다.

하지만 그리 오래 가지 않았고 금새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럼 토론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토론은 진행이 예정에 없던 만큼 주제가 딱히 정해져 있지 않은 자유토론입니다. 대통령도 그걸 원하셨고요. 맞으시죠?”

“네, 그렇습니다.”

“그럼 질문을 먼저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다른 토론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먼저 하시겠습니까.”

“궁금하거나 마음에 안 드시는 거 많으실 텐데 먼저 하시죠.”

”알겠습니다. 그럼...“


황선교 아나운서가 누굴 먼저 지목할지 고민을 한다.

초반부터 그중에서도 말 잘하고 공격적인 성향이 가장 강한 사람을 고르려는 거겠지.


”국민연합당 초선의원 여포입니다.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그러십시오.“


이름처럼 무식하고 무대포다.

경찰출신인데 무대포 과잉진압으로 옷을 벗게 된 케이스.

물론 과잉진압의 상대는 전부 나쁜 놈들이었다.

상을 받아 마땅하지만 어쨌든 민원은 민원이니.


”미국하고 중국에 확진자 급속도로 전파된 거 알고 계시죠? 혹시 너무 바빠서 못 보셨다면 제가 준비된 화면에 영상 띄워드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국회의원이라고 딴에는 나름대로 신경을 썼나보다.

그래봐야 이미 돌아다니는 영상이지만.


“이미 봤습니다.“

”보셨다니 아시겠네요. 지금 거기 아비규환인거 알고 계시죠?“

”그렇습니다.“

”미국하고 중국도 그런 지경인데 우리나라가 어떻게 안심을 할 수 있습니까? 이게 말이 됩니까?“


이런 인식은 언제쯤이면 바뀔까.

국방력이나 경제규모면에서 아직 차이가 나는 건 확실하다.

그러나 미국이나 중국이 못 하는 걸 우리가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왜 말이 안 됩니까?“

”이것...“


이것보세요! 라고 하려했나보다.

그래도 내가 대통령이라 말을 그대로 다 뱉지는 못한다.


”편하게 말하세요. 막말을 해도 좋습니다. 대신 이거 하나만 알아두세요. 현재까지의 상황에 대해 토론을 하고 설득을 위해 나온 자리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에 국민의 안전과 민생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어요. 즉. 설득을 위한 자리는 지금 이 자리가 마지막이라는 소립니다.“


거짓이 아니다.

지금은 이 인간들 얼굴을 보는 것보다 더 급한 일들이 산더미니까.


"그럼 일단 현재 시점에 가장 중요한 질문부터 하겠습니다."


여포의원이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공격 자세를 취해온다.


"말씀하세요. 지금 가장 중요한 거."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백신준비에 전혀 차질이 없을 거라 믿겠습니다. 초강대국 일이위인 미국하고 중국이 저 지경이라 해도요."

"그런데요? 믿는다면 더 할 말 없는 거 아닙니까?"

"백신 살 돈 있습니까?"


그 말을 하고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여포.


"대통령께서는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래. 늘 돈이 문제지.


"돈 없습니다."

"없다구요?"

"네. 지금 수해 복구비용에 이미 진행 중인 다른 일도 많고요. 돈 들어갈 일이 천지라서요."

"아니... 그게 대체 무슨... 백신 개발 운운하면서 자신 있게 말씀을 그렇게나 하셔놓고."

"그건 맞죠. 다만 백신 확보에 정부 예산을 쓸 필요는 없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여전히 이해 못하는 눈치다.


'아직 오픈을 하면 안 되는데...'


비서실장이 말한 그때는 아직 안 오는 것인가? 그때였다.


[미국 대통령의 통화 요청입니다.]


글라스에 표시되는 정보 한줄.


'됐네!'


일부러 헛기침을 한번하고.


"급한 전화가 왔네요. 잠시만요."

"지금 토론 중에 전화를 받으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지금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방송입니다."

"국민들도 알건 알아야죠. 좋은 소식은 더더욱이요."


[화상 연결 할까요?]


끄덕. 끄덕.

고개를 끄덕임과 동시에 한쪽에 준비된 모니터에 미국대통령의 얼굴이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아무렇지도 않게 인사를 하는 나와는 달리 갑자기 등장한 의외의 인물에 모두 놀란 얼굴이 되었다.


-갑자기 죄송합니다. 너무 급한 일이라 실례를 범하게 됐습니다.


"괜찮습니다. 말씀하십시오."

-그런데...


잠시 망설인다. 아무래도 옆에 있는 사람들이 신경 쓰이나보다.


"나가서 받는 건 힘듭니다. 지금 우리 한국도 급한 사안으로 모인 거라서요."

-으음...


다시 고민에 들어간다.


'정말 비서실장의 말처럼 무릎이라도 꿇는 그림이라도 나오는 건가?'

-그...

"급하시다더니 아니신가 봅니다? 우리도 일을 해야 하는데 자꾸 시간을 이렇게 끄시면..."


그때였다.


[중국주석이 핫라인 연결 됐습니다.]


오호라. 중국과 미국의 대장들이 무릎을 꿇으면...


'역사에 길이 남을 날이겠군. 일본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끄덕끄덕.

미국 대통령만 있던 화면이 둘로 나뉘며 중국주석이 등장했다.


"뭐 뭐야 갑자기!"


다시 한 번 스튜디오 안이 술렁인다.


-어?

-왔더...


나를 제외한 두 정상도 서로를 보고 놀라는 눈치다.

이쪽 상황을 모르고 지금 연결된 중국 주석은 더하다.


'티도 못 내고 답답들 하겠구만.'


백신을 개발한 업체가 이제 파안돼서 접근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백신 소유권을 한국 정부에 넘긴다고 했으니 얼마나 황당했을까.


-본론만 말하겠소.


싸가지 없는 중국주석은 인사도 없이 용건을 꺼내려 한다.


"그러시던지."


싸가지에는 싸가지로.


-우 우리 미국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말씀하십시오."


매너에는 매너로.


-개발된 백신 소유권이 한국 정부에 있다고 들었는데 사실입니까?

"아직은 아니고요. 곧 넘어올 예정입니다."


백신에 대한 비밀이 공개됐다.


-그렇군요. 경과야 알 수 없지만... 우리 미국에 백신 제공 가능하겠습니까?


정중하다.

옆에 중국까지 있으니 혹시라도 밉보일까 걱정이 된 건지 한 나라의 정상치고는 조심스럽기까지 하다.


'괜히 미안하군.'


어차피 주긴 줄 것이다.

치사율이 낮다고는 하지만 엄청나게 아파하는 건 분명하고 마냥 외면만 할 수도 없다.


-우리한테 넘기시오. 미국이 제시하는 가격의 두 배를 드리겠소.


놀고 있네 건방진 새끼.


"지금 부탁을 하는 겁니까. 아니면 요구를 하는 겁니까."

-거래를 원하는 거요.

"우리는 거래를 할 생각이 없어요. 급하다고 핫라인으로 통화요청한건 중국 아닌가?"


그건 또 맞는 말이라 그런 건지, 아니면 언제나 만만하게 보는 한국인데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다고 생각했는지 또 말이 없다.


-그럼 얼마를 지불하면 되겠소?


부탁을 하라고 이 새끼야.


"팔 생각이 없어요. 중국에는."

-지금 뭐라고 했소?


상당히 불쾌한 표정이다.

상황 파악 못하고.


"미국은 우리의 영원한 우방 아닙니까."


일부러 중국주석을 무시해버렸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딴 데서 지랄이다.


"중국인데 저래도 괜찮나..."

"그러게요. 또 북한 부추겨서 난리치면 어쩌죠?"


저놈의 사대주의 정신들.

상대방이 필리핀이나 베트남 같은 나라의 정상이었다면 아랫사람 대하듯 했겠지.

우리가 그런 나라들의 도움을 받아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게 이제 오십년이 조금 넘었다.

백년도 못사는 인간들의 마음이라는 게 이렇게 소싯적 생각을 못한다.


‘한심한 인간들 같으니라고.’


앞에 있는 인간들을 무시하고 미국대통령과의 대화를 이어나갔다.


"미국과 우리는 당연히 서로 도와야죠. 생산에 차질이 있는 건 아니지만 물량 확보가 일단 문제인데요..."

-저 정말입니까?

“물론입니다.”


이건 진심이다.

그래도 우리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강대국들 중 진심으로 호의적인 나라는 미국뿐이다.

정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상황이 조금씩 바뀔 때는 있지만.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재임을 향해 순조롭게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뭐가 나오니 골치가 아플 것이다.

미국 대통령은 내게 진심으로 고마울 것이다.

의도야 어찌됐건 계속 나에게 도움을 받는 건 사실이니까.


-중국은 이웃나라 아니오?


가만히 보고 있던 중국 주석의 한마디.


‘이건 무슨 개솔? 이웃? 중국어로 이웃의 정의가 다른 건가?’


아무리 때린 놈 마음 다르고 맞은 놈 마음 다르다지만, 이건 너무하다 싶다.


“중국이 한국을 한번이라도 이웃이라고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까?”


정말 묻고 싶다.

한국을 사랑하는 중국인도 있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예로부터 중국 땅의 지도부가 한국을 진정한 이웃으로 여긴 적이 과연 한번이라도 있을까?


-무슨 소리요? 중국이야 말로 한국과 바로 붙어 있는 유일한 이웃 나라 아니오?


흔히 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한다.

하지만 중국은 그런 애매한 비유조차 없다.

중국은 언제까지나 짱깨, 일본은 쪽바리로 부를지도 모른다.


‘뻔뻔한 자식. 정말 호의적이기 싫어지네.’


내가 이렇게 싸움닭 같은 자세를 취하고는 있지만 백신 관련해서 중국을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중에 그게 알려졌다가 무슨 욕을 얼마나 먹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다만...


“유일한 이웃나라요?”

-그렇소. 예로부터 우리 중국과 한반도는 주군과 신하의 관계 같은 나라...

“적당히 하세요. 정말 안되겠습니다.”


이 상황에서 저렇게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하다니.

난 중국주석을 보며 말을 이어갔다.


“중국이 바이러스의 발원지로 밝혀진 건 다들 잘 아실 겁니다. 그렇다보니 오히려 통제를 못하고 자국 내에 전파가 엄청나게 빨리 됐다는 것도, 통제를 하다 보니 정보가 없었는데 지금 보니 확진자수가 엄청나다는 것도요. 이건 명백히 중국 지도부의 치명적인 실수예요. 코로나 때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는 한심한 나라네요.”


뭐라 말은 못하고 시뻘겋게 변하는 중국 주석의 얼굴.


“그렇다고 고통에 신음하는 중국 사람들을 외면할 만큼, 나와 대한민국 국민들은 인류애가 없지는 않습니다.”

-주겠다는 뜻이오?


물론 돈은 돈대로 받고 몇 가지 조건을 내걸 예정이다.

말하는 것마다 저인간의 마음에 들지는 않겠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말해보시오.

“백신 가격은 우리가 정합니다. 얼마나 필요한지 감도 안 잡히니, 추후에 생산에 부하가 생기면 그건 그것대로 내가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니. 가격은 그때 가서 정하도록 하죠.”


파는 사람 마음이라는 뜻이다.


-... 알겠소. 그럼 이걸로 얘기는 끝난 거겠지?

“오해가 있군요. 백신 가격은 당연히 내야하는 거고. 내가 말한 조건은 비용과 별개요.”

-말해보시오.


이걸 과연 쿨하게 들어줄까?

어쨌든 지금 주도권을 쥐고 있는 건 나다.


“해마다 황사 때문에 죽겠습니다.”

-무슨 소리요?

“원인이 우리기준으로 서쪽, 당신에 기준으로 동쪽 해안가에 잔뜩 세워놓은 공장들 때문이라는 건 잘 아시죠?”

-그거랑 그거랑 무슨...

“마당에 빗자루 질을 하다가 먼지가 너무 많이 나서 옆집에 민폐가 되면 미안해해야 합니다.”


무슨 헛소린가 싶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다.

하긴, 처음부터 표정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먹다가 옆집에 냄새와 연기가 흘러가서 불편을 끼치게 하면 사과를 해야 돼요.”

-요점을 말하시오.


대답을 하기 싫은 건지 못 들은 척을 하는 건지.

누가 봐도 후자에 가깝지만.


“해안가에 있는 공장들 다른 곳으로 모조리 옮기세요.”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요? 한순간에 그 많은 공장을 무슨 수로 옮기란 소리요?

“일단 가동을 멈추세요. 그리고 다른 지역에 지으면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것대로 일자리는 또 생겨서 좋지 않을까요?”

-휴... 다른 걸 말하시오.


그럴 줄 알았다.

애초에 바라지도 않았으니까.


“그러면 이건 어떻습니까. 한국 땅에서 일어나는 중국인과 조선족들의 범죄. 앞으로는 무조건 우리가 우리법대로 처벌을 하겠습니다. 바다도 포함됩니다. 칼을 들고 덤비는 강력 범죄에는 총기류로 제압을 할 거예요. 앞으로 중국은 그것에 대해 어떤 참견을 해서는 안 됩니다.”

-...

“가능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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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1 (90) 집단 감염 23.12.28 160 5 11쪽
90 (89) 직무유기 23.12.27 167 5 11쪽
89 (88) 기상이변 23.12.26 163 4 13쪽
88 (87) 호우 피해 대비 23.12.25 187 4 12쪽
87 (86) 자주적 외교 23.12.24 189 6 12쪽
86 (85) 구출 거부 23.12.23 193 5 12쪽
85 (84) 거래 23.12.22 182 6 12쪽
84 (83) 바이러스 23.12.21 177 6 12쪽
83 (82) 납치 23.12.20 203 6 11쪽
82 (81) 대통령 특채 23.12.19 185 7 11쪽
81 (80) 이기주의 23.12.18 189 4 12쪽
80 (79) 모여 살만한 조건 23.12.17 197 5 12쪽
79 (78) 대통령실 지방 이전 23.12.16 198 4 13쪽
78 (77) 지방 강연 23.12.15 210 5 11쪽
77 (76) 폭행과 살인, 성범죄 특별법 23.12.14 216 7 12쪽
76 (75) 형법 손질 23.12.13 216 6 12쪽
75 (74) 국민투표 23.12.12 219 7 12쪽
74 (73) 죽어 마땅한 놈들 +1 23.12.11 218 5 13쪽
73 (72) 형벌권 23.12.10 213 5 12쪽
72 (71) 돈 앞에 장사 없죠 23.12.09 213 6 13쪽
71 (70) 철없는 잡범 하나 때문에 23.12.08 212 7 12쪽
70 (69) 화해가 안 되면 빠이빠이 23.12.07 219 7 12쪽
69 (68) 와이프 잘못 둔 죄 23.12.06 219 5 12쪽
68 (67) 아직 저에 대해서 잘 모르시나본데 23.12.05 223 8 12쪽
67 (66) 검찰폭파 23.12.04 230 7 11쪽
66 (65) 담합 23.12.03 212 6 12쪽
65 (64) 물량공세 23.12.02 217 5 11쪽
64 (63) 원스톱 법률 서비스 23.12.01 206 5 11쪽
63 (62) 진상 23.11.30 218 4 12쪽
62 (61) 니가 왜 거기서 나와? 23.11.29 216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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