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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어느날 님의 서재입니다.

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오월어느날
작품등록일 :
2023.10.21 18:28
최근연재일 :
2024.02.01 23:30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39,136
추천수 :
857
글자수 :
652,510

작성
23.11.29 23:30
조회
213
추천
7
글자
10쪽

(61) 니가 왜 거기서 나와?

DUMMY

“비서실장님.”

“네.”

“우주에 사람도 보내고 자율주행도 가능한 마당에 말인데요. 운전자의 호흡으로 알콜 성분 분석해서 시동이 안 걸리게 락을 거는 시스템도 개발이 가능하다고 하셨구요.”


할 수 있는 게 많아지니 자꾸 욕심이 난다.


“혹시 그런 것도 가능합니까?”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걸까요?”

“면허증을 인증해야만 시동이 걸리게끔요.”

“면허증 인증요?”

“네. 아무리 적발하고 면허 취소하고 오년동안 핸들 못 잡게 해봐야 한계가 있지 않겠습니까.”

“네, 그래서 그날 라방에 심정적인 호소도 많이 하시지 않았습니까. 사람들 인식 전환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원천 차단하는 기술을 아예 만들면요? 아무리 제제를 가해도 배 째고 운전대 잡는 사람을 다 막을 수는 없으니까요, 면허증 인증을 하게하고, 취소된 면허증이나 위조된 면허증은 아예 시동자체를 못 걸게 하면.”

“음... 아직 호흡에서 알콜 성분 분석하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고...”

“반드시 해야 합니다! 시간이 걸려도 꼭요.”

“지시하겠습니다.”

“아... 정말 고맙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는 하네요.”

“문득? 어떤 생각요?”

“제가 너무 비서실장님 부려먹고 하다못해 지갑까지 털어먹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 혹시 기술 개발하는데 돈 많이 들까봐 그러시는 건가요?”

“아무래도 좀 신경이 쓰이죠. 계속 도움만 받고 있으니. 사실 비서실장님 든든한 뒷배가 없었으면 제가 하고 있는 일들 중 제대로 실행이 몇 개가 가능했겠습니까.”

“음... 너무 그렇게 고마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차피 기술 개발한 거 팔아먹으면 그건 또 그것대로 돈이 되니까요. 기술 개발해서 특허 내면 주가도 오를 테고... 여러모로 저한테도 좋은 일입니다. 대통령님이나 이 땅에 사는 사람들한테만 좋은 건 아니예요.”



###



군부 독재 시절도 아닌데 하지 말라고 다그치고 빼앗는 식으로 억압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그래서 난 국민들과 약속을 했었다.


“보험료 할인요?”


요즘 일성의 현기창 회장을 만날 일이 많아지는군.


“네, 맞습니다. 이번에 정부에서 진행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자동차 보험료를 대폭 할인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약속을... 저랑 하시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그래서 지금 말씀드리는 거 아닙니까.”

“허허... 이거 참...”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그런 표정 짓지 마세요. 보험회사 돈 많이 벌지 않습니까.”

“그거야...”


사고가 많이 나기는 한다.

하지만 세상 모든 자동차가 사고를 내서 온 나라가 아수라장이 되는 건 아니다.

대다수의 운전자가 사고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산다.

하지만 보험은 의무이기 때문에 사고 보상을 한 번도 신청할일 없는 사람들도 보험료는 고스란히 납부한다.


“모든 운전자가 아니예요. 정책에 협조하는 운전자에 한해서입니다. 옵션 정도는 협상도 가능하구요.”


무조건 하지마라고만 하면 불만이 생긴다.

아무리 정서에 호소를 하고 결국 마음을 움직인다 해도 일시적인 현상이다.

그래서 난 기존의 자동변속기 면허증을 버리고 수동변속기면허증으로 변경하는데 협조를 해주는 사람에게 보험료 할인을 약속했다.


“어차피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닐 겁니다. 보험료를 할인해줘도 사고를 안내면 나갈 돈이 없을 거고, 지금 이 난리를 치는 이유가 사고를 줄이고자 하는 목적이니까요. 할인이 아니라 무료로 해줘도 손해 보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보험이라는 게 정해진 수요가 있습니다.”

“그 말씀은 어차피 거저 먹는 돈이었는데, 그래서 아깝단 말씀이신가요?”

“그렇게 극단적으로 말씀을 하실 것 까지야...”


조심하는 척하지만 양보할 기색이 없어 보인다.


“참. 미국계 투자은행에서 대규모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하던데요.”

“아니 그걸 어떻게...”

“너무 유명한 투자 은행 아닙니까. 그 은행 회장이 방문만 해도 국내 주가가 들썩이는데 당연히 알죠.”


하지만 대규모 투자를 받는 상황 치고 표정이 어둡다.

물론 난 그 이유도 알고 있다 이미.

투자가 이런저런 핑계를 이유로 지연되고 있어서다.

기업하는 입장에서 들어오기로 한 돈이 안 들어오면 애가 바짝 탈것이다.


“일성자동차 말고도 국내 여러 이슈에 참 관심이 많은 사람이예요. 유대인들은 돈이 안 되면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이거 호재인가요. 참 이런저런 사업 관련하여 면담을 요청하더군요.”

“정말입니까?”


어둡던 표정에 화색이 돈다.

그리고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 드디어 나온다.


“보험료 관련 정책 대폭 협조하겠습니다.”



###



현기창 회장과의 만남을 끝내고. 난 다음날 오전과 오후, 그리고 저녁 시간에 나눠서 몇 차례 도로주행에 나섰다.

수동 변속기 운전의 불편함이야말로 다할 수 없겠지만 직접 해보고 말을 하는 건 또 다른 차원이니까.


“이야 이거...”


서울시내는 낮이나 밤이나 막히는 건 매한가지였다.

출퇴근시간은 말 그대로 지옥이었다.

엑셀만 밟았다가 떼면 되면 자동변속기도 그랬다.

클러치를 밟았다 떼야 하고, 변속기까지 일단에서 이단, 그리고 중립을 반복해서 왔다가는 수동 운전은 그야말로 죽음이었다.


“정말 뭐 딴 거 할 틈이 없네요. 밤 시간은 그나마 한산할 줄 알았더니 이것도 만만하지가 않아요.”


양손과 발의 움직임을 계속 신경 써야 한다.

다른 일은 할 틈이 없다.

그나마 지루함을 달래주는 건 라디오정도.


“네비게이션 조작도 엄두가 안 나고... 이런 상황이면 스마트폰 만지는 건 아예 생각도 못하겠어요,”


그러면서 번뜩 떠오르는 생각하나.


‘그래. 스마트폰 보다가 운전 부주의로 사고도 많이 나지. 수동 변속기는 계속 밀고 나가야 되겠어.’


다른 일을 할 틈이 없다.

네비게이션 조작이라도 주행도중에 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동승자가 해주거나 잠시 정차를 하고 해야 한다.


‘하긴 예전에는 갓길에 차 세워두고 지도책 보면서 운전하곤 했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자동 변속기 같은 테크놀로지 발달이 보험회사와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그만해도 될 것 같습니다.”

“가시겠습니까?”


혹시 모를 급한 전화라도 올까봐 비서실장이 보조석에 타고 있었다.


“네. 체증이야 하루 종일 충분히 체감했습니다. 그 덕분에 운전 말고 다른 데는 신경을 쓸 수가 없다는 것도 알았네요. 이건 정말 해보지 않았으면 몰랐겠어요. 수동 변속기 차량만 지금보다 훨씬 많아져도 사고가 확 줄어들 겁니다.”



###



페라리 458 캘리포니아 한 대가 광남대로 한복판을 질주하고 있었다.


“자기 무면허라면서 정말 괜찮겠어?”

“무면허면 어때. 운전만 잘하면 되는 거지.”

“그래도...”

“괜찮아. 나도 이제 막장이야 씨발. 사나이가 감옥 갈 때 가더라도 가오 상하면 안 되지!”


금초록은 청와대에서 대통령에게 개망신을 당한 후 아버지에게까지 호되게 혼이 난후 자존심이 엄청나게 상해 있는 상태였다.


빵빵빵! 빠아아아!


클락션을 있는 대로 눌러댔다. 차가 체증을 유발할 정도로 많지 않은 밤 시간이지만 금초록은 자신이 가는 길을 조금이라도 막는걸 보지 못했다.


“우씨!”


몇 번의 추돌을 피하며 아슬아슬하게 운전을 이어가고 있었다.

동승한 여자는 좌불안석하고 있었지만 금초록이 성질이라도 부릴까봐 눈치만 살필 뿐이었다.


“이 씨발 새끼야! 비켜! 비키라고!”


거슬리는 차 한 대가 보였다.

국산 경차였는데 아무리 클락션을 울려대도 꿈쩍도 하지 않는 똥고집이 금초록의 신경을 건드렸다.


“씨발 새끼가! 좆만한 경차 주제에 어디를 감히!”


딱히 주행 방해를 한 것도 아니었다.

단지 조금 막힐 뿐이었다.


끼이익!


금초록은 자신의 페라리로 앞서가던 국산 경차의 앞을 막아서며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자기야! 이러면 안 돼! 그냥 가자 응?”

“놔봐! 저런 민폐족 새끼들은 참교육을 시켜야 돼!”

“애랑 같이 타고 있을 수도 있잖아. 애 엄마가 운전이 서툴러서 그런 걸 수도 있어요.”

“애새끼랑 같이 다니면 더 조심해야지! 어이! 내려 봐! 문 열어 보라고!”


금초록은 일행의 만류는 귀에 들리지도 않는 듯 자신이 막아서 세워놓은 국산 경차의 창문을 때려대기 시작했다.


“저기요. 뭐 하시는 겁니까? 그만하세요.”


갑자기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자 하나가 어디선가 나타나서 금초록의 행동을 제지했다.


“뭐야 아저씨는? 그냥 가던 길 가쇼. 남의 일에 괜히 끼어들었다가 개망신 당하지 말고.”


오지랖 넓은 정의의 사도인가 하는 생각에 금초록은 꺼지라는 한마디로 일갈했다.


“이안에 타고 계신 분 누군지 아세요? 지금 이러시면 큰일 납니다.”

“이안에 타고 계신 분이 누군데? 뭐 씨발 대통령이라도 돼? 대통령이어도 상관없어! 차라리 잘 됐네 대통령이면. 내가 그날 그 새끼한테 얼마나 개망신을 당했는데! 내려 봐 아저씨!”


계속해서 차창을 때려가며 금초록은 발광을 했다.


끼이익.


경차의 문이 열렸다.


“이제 내리네 씨발.”


세상에 존재하는 욕이란 욕은 모조리 시전을 해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요새 자주 보네요.”

“어?”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왜 이런 차를 타고?


“어... 그...”

“어휴... 차도 좋네. 그런데 왜 여기 있습니까? 지금 구치소에 있을 시간 아니예요? 설마... 그렇게 경고 했는데 또 변호사 써서 불구속으로 빠진 겁니까?”


말이 귀에는 들어오지만 머릿속으로 입력이 되지는 않았다.

그냥 단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좆 됐다.’


왜 이렇게 요새는 꼬이기만 하는 건지.

이제 꼼짝없이 감옥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통령님 무슨 일입니까?”

“별거 아니예요. 퇴근길에 또 범죄자 하나 잡아가네요. 이거 경찰로 전업을 해야 되겠어요. 고마워요 금초록씨?”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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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5) 구출 거부 23.12.23 191 5 12쪽
85 (84) 거래 23.12.22 180 6 12쪽
84 (83) 바이러스 23.12.21 174 6 12쪽
83 (82) 납치 23.12.20 200 6 11쪽
82 (81) 대통령 특채 23.12.19 182 7 11쪽
81 (80) 이기주의 23.12.18 187 4 12쪽
80 (79) 모여 살만한 조건 23.12.17 194 5 12쪽
79 (78) 대통령실 지방 이전 23.12.16 195 4 13쪽
78 (77) 지방 강연 23.12.15 207 5 11쪽
77 (76) 폭행과 살인, 성범죄 특별법 23.12.14 213 7 12쪽
76 (75) 형법 손질 23.12.13 213 6 12쪽
75 (74) 국민투표 23.12.12 215 7 12쪽
74 (73) 죽어 마땅한 놈들 +1 23.12.11 216 5 13쪽
73 (72) 형벌권 23.12.10 211 5 12쪽
72 (71) 돈 앞에 장사 없죠 23.12.09 210 6 13쪽
71 (70) 철없는 잡범 하나 때문에 23.12.08 208 7 12쪽
70 (69) 화해가 안 되면 빠이빠이 23.12.07 217 7 12쪽
69 (68) 와이프 잘못 둔 죄 23.12.06 216 5 12쪽
68 (67) 아직 저에 대해서 잘 모르시나본데 23.12.05 220 8 12쪽
67 (66) 검찰폭파 23.12.04 228 7 11쪽
66 (65) 담합 23.12.03 209 6 12쪽
65 (64) 물량공세 23.12.02 215 5 11쪽
64 (63) 원스톱 법률 서비스 23.12.01 203 5 11쪽
63 (62) 진상 23.11.30 216 4 12쪽
» (61) 니가 왜 거기서 나와? 23.11.29 214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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