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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어느날 님의 서재입니다.

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오월어느날
작품등록일 :
2023.10.21 18:28
최근연재일 :
2024.02.01 23:30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39,142
추천수 :
857
글자수 :
652,510

작성
23.12.13 23:30
조회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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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75) 형법 손질

DUMMY

“이거 참...”


하나같이 난색을 표했다.


“나라를 완전히 바꿔놓을 생각입니까?”

“필요하다면요.”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

여기서 지면 죽도 밥도 안 된다.

물론 그럴 경우를 대비해서 준비한 히든 카드가 있기는 하지만.


“시...”

“시간 없습니다. 시간 들여서 고민할 것도 없구요. 나쁜 놈들 벌 제대로 주자는데 그걸 왜 시간을 들여야 고민에 고민을 해야 합니까?”


맞은 놈이 병신인 세상은 이제 끝내야 한다.

어쩌다 피해를 당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면 때린 놈이 벌을 받고 죄값을 받는 장면이라도 봐야 그래도 제대로 된 세상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겠는가.


“아무리 그래도 사형을 남발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남발을 막기 위해 처벌을 강화하는 겁니다. 제가 지난번에 음주운전이나 기타 도로 교통법 관련으로 법 강화한 후 어떻게 됐는지 잘 아시죠?”


이중에도 딱지 값 꽤 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과태료 말인데... 그거 너무 비싸던데요. 그건 좀 예전수준으로 돌려놓는 건 어떻습니까?”

“과태료 좀 깨지셨나보군요 대표님. 물론 제가 언젠가 말씀드린 대로 원래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꽤 완화를 할 생각입니다. 물론 음주운전이나 그로 인해 사고가 나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경우는 제외를 하구요.”


과속이나 단순한 불법 주정차 정도는 대폭 완화를 해줄 것이다.


“친구 한 대 때리면 선생님한테 몽둥이로 백대 정도는 빠따를 맞는다는 두려움이 있어야 쉽게 손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열대, 까짓거 맞고 말지 뭐, 이런 식이면 안 된다는 겁니다.”

“거 비유가 좀...”


좀 웃긴가?

분위기가 조금 릴렉스 해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결과는 정말 기대 이하였다.


“일단 무슨 말씀인지는 잘 알겠어요. 우리가 돌아가서 상의를 해볼 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고...”


와... 결국 이렇게 되는 건가?

베테랑 의원마저도 결국은 배신을 하다니.


‘이럴 줄 알고 준비를 한 게 있지.’


차마 쓰고 싶지 않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자초한건 이 사람들이다.


“휴...”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를 해볼 테니.”

“긍정적인 방향은 이 자리에서 오케이를 하시는 겁니다. 그리고 바로 내일 적극 협조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하시는 거구요.”

“나랏일이라는 게 그렇게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하는 게 아니예요.”


그래서 일제 강점기 벗어나면서는 일할 사람이 없어서 친일파를 가져다 쓰셨나?

경찰에 일제 강점기 경찰을 그대로 배치를 하고, 일본 놈들이 도망치면서 놔두고 간 재산들 친일파에게 넘기면서 배부르게 해주셨어요?


“할 때는 해야 합니다. 이제 제가 말했던 정치를 한번 해볼까요?”


계속 해야 할 일에 대해서만 설명을 했더니 내가 여러분들 상대로 정치를 한번 해볼까 한다는 그 말은 또 잊고 있었나보다.


“좀 치사하긴 하지만... 어쩔 수가 없네요. 당장이 급한데 십년, 이십 년 후를 보자고 하시니.”


옆에서 말없이 지켜보던 비서실장이 다가왔다.

그리고 표정 없이 입을 열어 한명, 한명 쳐다보며 말을 했다.


“지금 말씀드리는 내용은 각국으로부터 은밀한 경로로 입수된 정보인데요.”


대화의 상대가 달라지니 분위기가 살짝 바뀌었다.

이 이야기를 다 들으면 바로 악수를 청해오겠지.


“이 사진들 잠시 봐주시겠습니까?”


비서실장은 그 말과 함께 출력된 사진 몇 장을 대표 앞에 늘어놓았다.


“이게 무슨...”


모인 대표들 중 가장 젊은 축에 속하는 3선 출신 대표 한명이 성질 급하게 사진들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삽시간에 안색이 굳는 게 보였다.


‘이 양반은 정치하면 안 되겠네.’


뭐 그렇게 죄를 많이 지었는지 식은땀까지 흘린다.

손을 떨고 눈빛이 흔들리는 건 기본 옵션이었다.


“뭔데 그러나?”


최고참이 후배의 안색을 살피더니 사진을 뺏어든다.

그때까지도 사진을 먼저 확인한 3선 출신 대표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으흠...”


옛날 사고방식으로 똘똘 뭉친 꼰대지만 깨끗한 양반이다.

가족 관리를 거의 완벽하게 해온 유일한 사람이다.

따라서 별말은 없다.

다만 옆에 있는 동료들을 힐끔거리며 쳐다볼 뿐.


“뭔데 그러십니까?”


나머지 한명의 대표도 호기심을 못 참고 사진으로 손을 뻗쳤다.


“아니!


3선 출신과 별반 차이가 없는 반응이다.

권력을 잡으면 누구나 저렇게 된다지만 그래서 저렇게 약점이 많다.

대부분 정치인들이 그러하듯.


“이게 어떻게 된 건지 궁금하시겠죠?”


난 일부러 여유가득하게 미소 띈 얼굴로 두 명을 쳐다봤다.


“무슨 짓을 저지르신 겁니까?”

“지금 협박합니까?”


죄지은 놈들은 확실히 더 뻔뻔하다.

뒤가 구린 게 들통이 나다보니 더 다급해지는 것도 똑같다.


“사진 속 한명은 중국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찍힌 겁니다. 보다시피 마약하는 장면이죠.”


중국에서 마약 사범은 바로 사형이다.

모르지 않을 것이다.


“하...”


나머지 한명은 미국이다.

중국처럼 극단의 절정을 달리지만 않지만 그래도 미국이다.

범죄 처벌 수위가 한국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을 거다.

마약을 한 후 현지 미성년자를 겁탈하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담겨있는 사진은 그자체로 추악스러웠다.


“중국과 미국에 나가 있는 저희 측 요원입니다. 나라 망신 안 당하려고 주요 인물은 집중 마크 중이었어요.”


물론 나라에 중요한 인물이 아니라 흔히 말하는 요주의 인물이지만.


“아직 현지 경찰에 체포되거나 한건 아닙니다.”


체포되지 않았다는 말에 안심이 되는지 급격하게 긴장이 풀리며 늘어지는 두 사람.

그런 둘을 보며 최고 베테랑인 어르신이 깊은 한숨을 내쉰다.


“피할 수가 없겠군.”

“자 이제 그럼 해볼까요?”

“뭘 원하나.”

“제가 저들의 안전을 보장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법 개정 적극 협조하시죠. 조건 없이.”



###



"상습 폭행은 가중 처벌 합니다. 두 번째는 십년이상, 전과 3개 누적 시 유예 없는 징역 이십년입니다."


그래 한번은 봐준다.

하지만 그 이상은 곤란하다.


"당연히 심신 미약은 감안 안 되는 걸로 하실 거죠?"

"무슨 소립니까. 음주 운전 같은 심신 미약은 가중처벌 대상이죠."


이번 기회에 소년법도 상당부분 손을 댈 계획이다.


"청소년도 예외 없습니다. 촉법 연령도 엄청 낮출 거예요."


어려서 봐줄지 모르니 괜찮다.

아직 촉법 소년이니 사람을 죽여도 감옥에는 안 간다.

이런 생각도 뿌리 채 뽑을 생각이다.


"아 그리고요."


가중 처벌 대상이 또 있다.


“위계 또는 강압에 의한 폭행이나 괴롭힘. 이것도 가중처벌 대상에 포함하는 걸로 하죠.”


비서실장은 받아 적느라 정신이 없다.


“이걸 과연...”

“의원들이 받아들이겠느냐? 이 말씀인거죠? 어쩌겠습니까. 자식들 목숨을 담보로 거래를 한 건데요.”


거래로 보이지만 사실상 협박이다.

야당 대표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니까.


“학부모들하고도 길게 면담 한번 하셔야 되겠는데요.”

“정정해야 되겠는데요. 있는 집안의 부모들이겠죠.”


예전과 다르게 요즘에는 학폭이 결핍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주로 있는 집 자식들의 힘자랑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한 푼씩 삥을 뜯는 것이 조폭의 형태로까지 발전을 한다고 하니까.


“면담은 해야 되겠지만 사실상 통보가 될 겁니다.”


법 개정에 필요한건 의원들의 협조다.

국민투표로 형벌 개정에 대한 공감대는 끌어냈지만 사실 또 자식 가진 부모의 입장은 조금 다를 테니까.


“혹시라도 자식이 사고 치면 어떻게 하나, 그런 걱정하는 부모들 엄청나게 많을 겁니다.”

“여전히 아직도 내 자식은 그럴 리가 없다고 하는 부모들 많죠. 증거와 현장을 목격하고도 뭔가 잘못됐을 거라며 인정을 쉽게 하지 않으니까요.”


아이는 태어나서 3년 동안 평생 할 효도를 다 한다고 한다.

부모들도 그때의 기억을 평생 추억으로 가슴에 담는다고들 하고.


“성범죄도 폭행이나 살인만큼이나 처벌 수위 높여야 되겠는데...”


아직도 피해자들은 이런 말을 듣는다.


‘여자가 대체 얼마나 흘리고 다녔길래 그런 꼴을 당하냐.’

‘그래도 여자가 빌미를 줬으니까 남자가 그러겠지.’

‘남자가 저렇게 좋다고 매달리는데 좀 받아주지 그러냐.’


옛날이면 모르겠지만 지금 22세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이런 인식을 가진 사람은 존재한다.


“성폭행 범은 예외적으로 적용을 해야 되겠는데요.”


십년, 이십년도 가볍다.

피해자는 계속 살아갈 것이고, 가해자는 결국 출소를 한다 언젠가는.


“성폭행에 살인이면 사형이 맞습니다. 단순히 성폭행으로 끝날 경우는...”


어느 정도의 수위가 좋을까.

그러다가 문득 기가 막힌 생각이 떠올랐다.


“기한 없는 징역으로 하는 게 좋겠습니다.”

“... 무기 징역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렇기는 한데... 전제는 피해자의 안전이 고려돼야 되기 때문에 석방은 피해자 사망 후로 하는 조항을 넣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처벌의 목적은 나쁜 짓을 한데 대해 합당한 벌을 주는 것이지만 이 경우에는 피해자를 무조건 고려해야 한다.

넓게 보면 아직도 횡행하고 있는 가정폭력도 해당이 되긴 하지만...


“출소 시점을 피해자의 사망 이후로요?”

“네. 일단은 피해자가 안심을 해야 하니까 그게 맞습니다. 초범이건 재범이건 예외 없이 적용해야 합니다.”


성범죄는 한 번도 봐주면 안 된다.



###



부모라는 게 원래 어리석다.

남의자식도 내 자식이라고 하지만 정작 내 자식의 일이 되면 이성을 상실하고 남의 자식일은 말 그대로 남의 자식이다.


“열다섯 꽃다운 나이 셋이 졸지에 불귀의 객이 되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죄송합니다. 지켜주지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걸까.

참 씁쓸하다.

사람이 죽으면 슬프고 희생자가 어리면 어릴수록 피해 정황이 잔혹하면 잔혹할수록 인간들이 싫어진다.


“잘못을 저지른 놈들은 누구는 아직 촉법이어서 누구는 그 어린 나이에 술을 먹고 심신미약이고 정신 질환이 있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개탄스러운 현실입니다. 피해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살아도 산 게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언제까지 우리는 봐줘야 되는 것입니까? 어리다고 봐주고 처음이라 봐주고, 저쪽 사정도 불쌍하다고 봐주고, 반성을 하는 것 같아서 봐주고. 이제 안 됩니다. 바뀌어야 됩니다! 절대로 더 이상은 이런 꽃다운 나이에 말도 안 되는 일을 당해서 세상을 등지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집단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평범하디 평범한 아이들.

가해자는 잘 사는 집안 어린놈의 자식들이었다.

한명은 현장에서 죽었고, 한명은 충격을 견디지 못해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미 대통령인 나 외에도 여러 인사들이 추모를 하고 몇 마디 말을 남겼다.


‘정말 지긋지긋해. 정말 바꿔야 해!’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말을 이어가려 할 때 귀를 의심케 하는 말이 어디선가 들려왔다.


“그만 좀 하시면 안돼요?”


응? 뭘 들은 거지? 그만하라고?

모두가 침묵으로 애도를 하고 있는 이 와중에?


“누구십니까?”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아. 거기 어머님이시군요. 그런데 왜 그만해야 합니까?”

“지금 며칠째 듣고 있자니 지겨워서 그래요. 출근길에 아침부터 그런 우울한 말이나 들어야 되겠어요?”


흔히 말하는 지긋한 나이의 여성.

세파에 많이 시달린 듯 표정도 어둡다.


‘사는 게 많이 힘든가 보네. 하지만 그래도 이러면 안 되지.’


피가 거꾸로 솟는 게 이런 느낌인가. .

나야말로 말 그대로 남의 일인데.


“왜 그만해야 됩니까? 어머니는 자식 없습니까? 꽃다운 나이의 여자 아이 두 명이 몹쓸 일을 당하고 생을 마감했습니다. 어머니 자식이 똑같은 일 당해도 그러실 거예요?”

“내 자식은 다르죠. 무슨 그런 말을...”

“왜 다릅니까! 똑같은 자식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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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1 (90) 집단 감염 23.12.28 158 5 11쪽
90 (89) 직무유기 23.12.27 164 5 11쪽
89 (88) 기상이변 23.12.26 161 4 13쪽
88 (87) 호우 피해 대비 23.12.25 183 4 12쪽
87 (86) 자주적 외교 23.12.24 186 6 12쪽
86 (85) 구출 거부 23.12.23 191 5 12쪽
85 (84) 거래 23.12.22 180 6 12쪽
84 (83) 바이러스 23.12.21 175 6 12쪽
83 (82) 납치 23.12.20 201 6 11쪽
82 (81) 대통령 특채 23.12.19 182 7 11쪽
81 (80) 이기주의 23.12.18 187 4 12쪽
80 (79) 모여 살만한 조건 23.12.17 195 5 12쪽
79 (78) 대통령실 지방 이전 23.12.16 196 4 13쪽
78 (77) 지방 강연 23.12.15 208 5 11쪽
77 (76) 폭행과 살인, 성범죄 특별법 23.12.14 213 7 12쪽
» (75) 형법 손질 23.12.13 214 6 12쪽
75 (74) 국민투표 23.12.12 215 7 12쪽
74 (73) 죽어 마땅한 놈들 +1 23.12.11 216 5 13쪽
73 (72) 형벌권 23.12.10 211 5 12쪽
72 (71) 돈 앞에 장사 없죠 23.12.09 210 6 13쪽
71 (70) 철없는 잡범 하나 때문에 23.12.08 208 7 12쪽
70 (69) 화해가 안 되면 빠이빠이 23.12.07 217 7 12쪽
69 (68) 와이프 잘못 둔 죄 23.12.06 216 5 12쪽
68 (67) 아직 저에 대해서 잘 모르시나본데 23.12.05 220 8 12쪽
67 (66) 검찰폭파 23.12.04 228 7 11쪽
66 (65) 담합 23.12.03 209 6 12쪽
65 (64) 물량공세 23.12.02 215 5 11쪽
64 (63) 원스톱 법률 서비스 23.12.01 203 5 11쪽
63 (62) 진상 23.11.30 216 4 12쪽
62 (61) 니가 왜 거기서 나와? 23.11.29 214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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