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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어느날 님의 서재입니다.

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오월어느날
작품등록일 :
2023.10.21 18:28
최근연재일 :
2024.02.01 23:30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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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127
추천수 :
857
글자수 :
652,510

작성
23.12.26 23:3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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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3쪽

(88) 기상이변

DUMMY

"정보 확인이 안 된다구요?“


격리 중 탈출한 인원의 위치를 파악 중이었다.

하지만 개인정보 확인이 되지 않는다니.


"외국인인가요? 잠깐. 외국인이어도 주민등록번호는 있잖아요."

"맞습니다."

"그럼 혹시..."


남은 가능성은 한 가지.


"불법 체류잡니다."


어이가 없네.

파키스탄 현지구출은... 하긴 불체자여도 여권은 있겠지.

다른 나라 국적을 가지고 있으면.


"꼬이네요. 일단 격리했던 병원부터 cctv 추적해보세요. 그건 가능하죠?"

"그건 어렵지가 않은데..."

"뭐 다른 문제가 있습니까?"

"국민들에게 알려야 되지 않겠습니까?"


내 성향을 고려한 질문이다.

모든 걸 알권리가 있다는 식으로 평소에 말을 하고 다녔으니.


”일급 감염병으로 분류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다만 처음 보는 바이러스라서 격리를 한 것뿐이다.


”그렇기는 해도...“


코로나때 놀란 가슴이 아직도 들썩거릴 가능성이 있다.


“하긴. 어차피 그 사람 찾으려면 경찰력도 동원을 해야 하니 숨길 수는 없겠네요.”


고민이 조금 필요한 문제다.

혹시 모를 일에 대해서 조심하라고 알려줘야 하나.



###



쏴아아.


“뭐야 이거? 무슨 비가 이렇게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오는 거야?”

“그러게. 일기예보는 대충 맞기는 한 것 같은데. 이거 와도 너무 온다. ”


오후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대부분의 사람들이 퇴근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하루 일과를 마치고 회사를 빠져나오던 사람들은 말 그대로 쏟아 붓는 비 때문에 나서기를 망설이고 있었다.


“와... 그때 생각나는데?”

“언제?”

“언제긴. 몇 년 전에 광남 담청동쪽해서 움푹 꺼진 지역 도로전체가 물에 잠겼던 거 기억 안나? 침수된 차도 그때 엄청 많았잖아. 배수취약 지역은 집도 물에 엄청 잠기고.

”아. 그랬지. 기억난다.“

”그때랑 그림이 비슷해. 아무래도 오늘 집에 가기는 글렀는데? 집은 고사하고 호텔로 이동도 쉽지가 않겠어. 일단 난 집에 전화부터 좀 해야 되겠다.“


누군가의 그 말을 시작으로 퇴근을 하기 위해 회사를 나서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뜻하지 않은 외박을 알리는 전화를 걸고 있었다.


”차는 어떻게 하지? 지하주차장에 있는 차 괜찮을까?“


누군가는 자신의 차가 침수차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 있었고,


”오늘 느낌이 왠지 이상해서 나는 차 놔두고 왔어. 지하철 타고 오기 잘했네.“


누군가는 이럴 걸 예상했다며 안도한 얼굴을 했다.



###



티켓 엔질 물류센터.


”희범아. 너 안색이 왜 그래?“

”네? 왜요?“

”얼굴이 하얗게 질렸잖아.“

”그래요?“


희범은 잠을 못자서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원망스럽다.


”오늘 그냥 그만하고 집에 갈래?”

“아니예요. 돈 벌러 왔는데 가기는요. 저 돈 벌어야 해요.”

“돈 벌러 왔다가 쓰러질까봐 그러지. 병원비가 더 나올 수도 있어 임마.”

“에이 형님. 저 이래보여도 아직 이십대 중반이예요. 하루 이틀 잠 안자도 쌩쌩할 나이라구요.”

“그래도...”


함께하는 사람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얼굴이었지만 희범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밖에 보세요. 지금 어차피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집에 갈수도 없어요. 버스건 택시건 잡히지도 않을 것 같은데요.”


아닌 게, 아니라 비가 이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퍼붓고 있었다.

집에 있으면야 비를 핑계로 파전에 막걸리나 한잔할까 싶은 날씨였다.

하지만 이곳은 회사였다.


“어이 희범아! 나랑 지하 좀 가자! 거기 손이 좀 모자란가봐!”

“네, 알겠습니다. 이거 보세요. 아직 할 일도 많잖아요. 저 이래보여도 여기서 에이스예요 형님.“


희범은 그렇게 말하며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서둘러 달려갔다.



###



”쓰나미요?“


영화에서나 볼법한 일을 겪고 있었다.


”허리케인은 또 뭡니까?“

”기상이변입니다. 그것 말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인생을 두 번째 사는 비서실장도 이런 광경은 처음 보는 듯 황당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쓰나미는... 해안가일거고. 허리케인의 예상경로는요? 하긴 어차피 바다를 건너서 오는 걸테니 해안은 이중으로 타격을 받게 되겠군요. 재수 없으면 내륙도 쓸고 지나가는 거구요.“

”그렇습니다.“


특 일급 재난상황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미국처럼 큰 나라도 허리케인 한번 지나가면 상당한 면적이 쑥대밭이 되는데, 우리 같이 좁은 나라야 말해 무엇 할까.


”재난 영화 같은 상황인데... 영화 같은 해결책은 없겠습니까?“

”일단은 당장 모든 걸 멈춰야 합니다. 인명피해라도 막아야 합니다.“

”모든 걸 멈춘다라...“


재난이 지나갈 때까지는 생산과 관련한 모든 활동을 멈추고 집에 가만히 있으란 소리다.


”기자회견 준비해주세요.“


새로운 감염병의 노출에 대한 걱정이 컸는데, 이제는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자연재해라니.



한 시간 후.

워낙 다급한 사안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불렀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대통령 최태웅입니다. 지금부터 대한민국의 모든 곳을 일급 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바입니다. 지금 생산적인 모든 활동을 당장 멈추시고 귀가하시기를 바랍니다. 혹시 배수나 강풍에 취약한 곳에 거주를 하시는 분들은 저희가 해당 지자체를 통해 안내를 해드리는 곳으로 대피하시길 권유 드립니다.“


태풍은 해마다 온다.

이제는 일본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가끔 지진도 난다.

이제 우리나라도 더 이상 미국이나 일본 같은 악마 같은 재난을 매해 맞닥뜨려야 하는 때가 왔는지도 모른다.


”쓰나미와 허리케인이 동시에 한반도를 향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정직하게 답해야한다.

어설프게 대답해서 긴장의 끈을 느슨하게 했다가는 몇 명이 죽어나갈지 모른다.


“네, 그렇습니다. 어제부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기상청의 면밀 관측 결과 추가로 허리케인과 쓰나미가 동시에 한반도로 향하고 있는 것도 발견됐습니다. 특급 재난 상황입니다.”

“한반도는 쓰나미도 아직 한번 온 적 없는데. 미국에서나 볼법한 허리케인이라니요. 이거 믿을 수 있는 겁니까? 대통령께서 말씀을 하신대로라면 대한민국이 올스톱입니다.“


쉽게 믿지 않으려 한다.


‘나도 믿고 싶지가 않아요. 허리케인과 쓰나미라니.’


그러나 몇 번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공식 언급은 없었지만 비서실장이 소유한 위성까지 이중삼중으로 확인을 한 내용이다.


”믿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절대 외부 활동을 삼가하셔야 합니다. 정부에서 괜찮다고 할 때까지 집안에 꽁꽁 숨어 있어야 합니다. 이거 목숨이 걸린 일이예요.“

”말씀이 사실이고 확률이 높다고 해도 그로인해 발생할 경제적 손실이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재계의 반발과 일반 국민들의 혼란에는 어떻게 대처를 하실 예정인지요.“


이 소란을 확실하게 잠재울 한마디가 필요했다.

하지만 딱히 떠오르는 건 없었다.


”국민 여러분.“


과연 통할까.


”살고 싶으면 정부의 통제에 따라주세요. 당장 내일부터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릴 겁니다. 그리고 민간 기업이건 공기업이건 내일부터 휴업입니다. 그리고...”


조금 잠잠해졌다.


“통제에 따르지 않는 상태에서 피해가 발생한다면... 그로인한 정부의 구제는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휴... 군에도 혹시 모르니 오 분 대기하라고 전하세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일단 ... 통화를 좀 하셔야 될 것 같은데요.”

“왜요? 죽어도 일을 해야 되겠다고 하던가요?”


각 방송사 뉴스로도 긴급으로 내보냈고 나 역시 화면에 나와서 장난이 아님을 몇 번이라 말을 했다.


“이래서 안전불감증이 무서운 건가 보네요.”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아무리 강조를 해도, 일을 겪어도 똑같다.

한반도가 매번 허리케인으로 건물들이 날아가고 매년마다 대형 쓰나미로 해안가가 쑥대밭이 되면 조심들을 하려나.


“아무래도 그렇죠. 지진한번 제대로 일어나지 않은 나라에서 허리케인과 쓰나미라니.”


우리는 태평양을 끼고 있고 좀 살만한 축에 속하는 나라 중에서는 여름철 자연재해가 정말 소소한 수준이다.

물론 미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에 비교해서 말이다.


“통화를 할 상대는 재계가 아니라 국방부 관계자들입니다.”

“국방부요?”


인상이 절로 찡그러진다.


“뭐 설마... 허리케인이 온다고 해도 철책은 비울수가 없다. 뭐 그런 멍청한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겁니까?”


정말 죽을 수도 있다고.

왜들 이렇게 말들을 안 듣지?


“그런 것 같습니다. 휴전선은 경계를 한 번도 비워놓은 적이 없으니까요.”

“완전히 관성이군요. 관성. 그래봐야 갑자기 전쟁나면 장군들이 제일 먼저 도망갈 거면서.”


뉴스에 간만에 얼굴까지 내밀었는데도 이 모양이라니.


“안되겠습니다. 한 시간 내로 국방부 장관과 각 군 참모총장, 그리고 재계 총수들 들어오라고 하세요. 말로만 해서는 안 될 것 같네요 아무래도.”



###



장사꾼들은 돈에만 관심이 있다.

무리한 일정으로 손해가 생길 것이 명확하면 진행하지 않는다.

문제는 그쪽이 아니라 군바리들이었다.


”휴전선은 한 번도 비워본 적이 없습니다. 대통령꼐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국방부 장관이 말이 틀린 건 없다.


”잘 압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허리케인 통과 예상지역에 경기도와 강원도 등 휴전선 근방도 포함이 됐어요.“


이건 사실이다.

중간에 어디로 방향을 틀지는 알 수가 없지만.

물론 중간에 더 커져서 피해지역이 커질 수도 있다.


“전쟁이라도 나면 대체 어떻게 하려고 그러십니까! 제발 조금 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이건 육군참모총장의 말.


“당장 내일아침부터 엄청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얼마나 더 신중하게 검토하라는 겁니까? 답답하네요 정말.“

”미군도 훈련을 중단할지 아직 확정을 안했다고 합니다. 미국이 어떻게 하는 지도 조금 지켜봐야 합니다.“


이건 해군참모총장.


‘한심하다 정말. 싹 갈아치워야 하나.’


명색이 한국군대의 수장이면서 여전히 미군눈치를 본다.

전작권 운운하면서 말이다.


”내가 지금 헷갈려서 그러는데... 내가 국군 통수권자가 맞습니까? 당신들 내말 아니고 미국 사령관 말 들을 거예요?“

”전쟁이 나면 미군에게 작전권이 넘어가는 게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건 부정할 수 없지 않습니까.“

”지금 전쟁이 나는 건 아니잖아요.“

”전쟁이라는 게 언제...“


그 언제, 언제.

물론 그것 때문에 국방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육십만 국군의 주거환경과 훈련에 들어가는 비용, 그들의 급여, 그리고 별 쓸데없는 이 똥 별들의 억대연봉까지.


”그럼 북한에 전화 한통 넣어서 쳐들어오지 말라고 하면 안심하시겠습니까? 그렇게만 되면 안심하시고 군 병력 민간인들 재해 대비 구조작전에 대기 시켜주시겠어요?“

”그렇게 될 리가...“


당연히 못 믿겠지.

난 바로 핫라인을 연결했다.

바로 김정일이 연결됐다.

이 사람들이 이렇게 나올 줄 알고 위성폰으로 미리 통화를 했었다.


”지금 상황 아시지요? 다행히 북한은 허리케인이 지나쳐가지는 않을 거라 걱정 없으시겠지만요.“

-잘 알고 있습니다.

”군대가 말을 듣지 않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 혹시 모를 피해에 신속 대응하고자 대기요청을 했는데 장군들이 말을 듣지 않아요. ”

-하하하. 남조선도 비슷한 모양이군요.

“북한보다 더 할 겁니다. 다들 이런저런 핑계로 움직일 생각을 안 하고 있어요. 그 핑계 중 가장 큰 게 북에서 언제 내려올지 모른다 이거 아닙니까.”

-그런 걱정 하는 거 당연한 거 아닙니까.

“도와 주시겠습니까?”


잠시 말이 없었다.

물론 이것 역시 사전에 약속된 연출의 일부분.


“거 보십시오. 괜히 이상한 짓을 해서 북한에 창피한 짓만 하는 대통령이 되지 않았습니까.”


이상한 짓? 창피한 짓?


’육군 참모총장. 저인간은 발가벗겨버려야 되겠어.‘


눈앞의 한심한 인간들하고는 다르게 기다리던 답이 나왔다.


-우리가 도와줄게 뭐 있겠소. 그냥 아무것도 안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맞습니다. 그렇게 해주실 수 있겠죠?”

-뭐가 어렵다고. 걱정 말고 허리케인에 대비나 잘 하시오. 참 쓰나미도 오고 있다고 하던데. 그건 동해인가요, 남해에서 몰려오는 건가요?

“남해니 북한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통화는 그렇게 끝났다. 예상 못한 표정의 군복 나부랭이들. 이제 내가 응징을 해줄 차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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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1 (90) 집단 감염 23.12.28 157 5 11쪽
90 (89) 직무유기 23.12.27 164 5 11쪽
» (88) 기상이변 23.12.26 161 4 13쪽
88 (87) 호우 피해 대비 23.12.25 183 4 12쪽
87 (86) 자주적 외교 23.12.24 186 6 12쪽
86 (85) 구출 거부 23.12.23 190 5 12쪽
85 (84) 거래 23.12.22 180 6 12쪽
84 (83) 바이러스 23.12.21 174 6 12쪽
83 (82) 납치 23.12.20 200 6 11쪽
82 (81) 대통령 특채 23.12.19 182 7 11쪽
81 (80) 이기주의 23.12.18 187 4 12쪽
80 (79) 모여 살만한 조건 23.12.17 194 5 12쪽
79 (78) 대통령실 지방 이전 23.12.16 195 4 13쪽
78 (77) 지방 강연 23.12.15 207 5 11쪽
77 (76) 폭행과 살인, 성범죄 특별법 23.12.14 213 7 12쪽
76 (75) 형법 손질 23.12.13 213 6 12쪽
75 (74) 국민투표 23.12.12 215 7 12쪽
74 (73) 죽어 마땅한 놈들 +1 23.12.11 215 5 13쪽
73 (72) 형벌권 23.12.10 210 5 12쪽
72 (71) 돈 앞에 장사 없죠 23.12.09 210 6 13쪽
71 (70) 철없는 잡범 하나 때문에 23.12.08 208 7 12쪽
70 (69) 화해가 안 되면 빠이빠이 23.12.07 216 7 12쪽
69 (68) 와이프 잘못 둔 죄 23.12.06 216 5 12쪽
68 (67) 아직 저에 대해서 잘 모르시나본데 23.12.05 220 8 12쪽
67 (66) 검찰폭파 23.12.04 227 7 11쪽
66 (65) 담합 23.12.03 209 6 12쪽
65 (64) 물량공세 23.12.02 214 5 11쪽
64 (63) 원스톱 법률 서비스 23.12.01 203 5 11쪽
63 (62) 진상 23.11.30 215 4 12쪽
62 (61) 니가 왜 거기서 나와? 23.11.29 213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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