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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어느날 님의 서재입니다.

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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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월어느날
작품등록일 :
2023.10.21 18:28
최근연재일 :
2024.02.01 23:30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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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7
글자수 :
652,510

작성
23.12.2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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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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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87) 호우 피해 대비

DUMMY

중국주석과 담판 후 인질을 구해서 입국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 사람들 치료는 잘 받고 있답니까?”


입국하자마자 이유를 알 수 없는 통증을 호소한 몇 사람이 있었다.


“네.”

“타이밍 공교롭군요.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도 의심스러운데 앓고 있던 지병까지...”


아픈 사람이 종교에 많이 기대고 사이비에 쉽게 홀린다더니, 구출해온 사람 중 절반정도가 원래가 많이 아픈 사람들이었다.


“감시 철저하게 하세요.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건 맞지만 국민들과 약속했습니다. 치료를 끝나면 벌 받게 할 겁니다.”


흉악범들이라면 치료고 뭐고 죽게 놔뒀으면 좋겠지만, 이 사람들은 그저 몸과 마음이 유약해서 유혹에 빠진 사람들이었다.

물론 옹호해줄 생각은 전혀 없지만.


“그런데 기소를 할 만 한 거리가 있을까요?”

“글쎄요. 정말 죄가 없으면 보내줘야 되겠죠?“

”죄목이야 마음만 먹으면 몇 개든 적용은 가능합니다.“

”그렇기야 하겠죠. 하지만 치사하게 굴기는 싫습니다. 어차피 문제가 생기면 드러날 거예요. 죄가 없으면 모두가 평화로울 거구요.”


정말 죄가 없다면 말이다.

하지만 사고 친 놈이 친다고 얼마 후 그들은 제대로 국민들의 지탄을 받을 일을 스스로 만들어버렸다.



###



“당신 어떻게 된거 야? 지금 여기 있어도 돼?”


퇴근을 한 명원은 아내 지숙이 집에 와 있는걸 보고 깜짝 놀랐다.


“그게 무슨 소리야? 오랜만에 집에 온 마누라한테 그게 할 소리야? 그리고 내가 내 집에 왔는데 무슨 문제 될 거라도 있어?”

“그게 아니라. 당신 지금 선교 때문에 나갔다 오면서 격리된 후 병원에 가 있던 거 아니었어? 뉴스에 그렇게 났던데?”


명원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cms 라는 사이비 기독교단의 신도인 아내가 파키스탄으로 선교활동을, 그것도 모두가 만류하는 걸 뿌리치고 갔던 것을.

그리고 그 후 무장 세력에 의해 납치가 되고, 나라에서 보낸 군인과 대통령이 직접 구출을 해왔지만, 중국 발 원인 모를 바이러스에 노출됐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격리가 됐던 것.

그리고 원래 앓던 지병까지 겹쳐 격리된 채 병원에 있다는 뉴스를 접했던 것을.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미우나 고우나 가족이다.

사이비 종교에 빠져서 집안까지 등한시 했지만 그래도 명원은 아내 지숙을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아내가 교단에 헌금으로 갖다 바치느라 집안 경제가 바닥이었기에 투잡에 쓰리잡까지 하는 중이었다.


“됐어. 나 방에 들어가서 그동안 못한 기도나 하고 있을 테니까 건들지 마.”

“방에 희범이 자고 있어. 몇 시간 있으면 야간 물류센터 알바도 가야 되는데 깨우지 말지...”


아들 희범이도 대학을 휴학하고 알바를 하고 있었다.

요즘 물류센터 알바가 고수익이라 잠시 학비 모을 때까지만 하겠다는 말을 명원은 차마 그러지 말라고 할 수도 없었다.

부모도움 못 받고 고생하는 아들이 안쓰러워서 꺼낸 그 말에 지숙이 눈을 치켜뜨며 대들었다.


“니가 나한테 지금까지 해준 게 뭐가 있다고 이래라 저래라야?”

“그게 아니라... 기도할거면 우리 방에 가서 하면 되잖아. 굳이 애 자는데 그럴 것까지는 없잖아.”

“몰라 시끄러!”


쾅!

닫힌 문을 보며 명원은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걱정도 됐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걸 알고 빠른 포기를 선택했다.


‘별일 없겠지? 괜찮을 거야.’


아직 정부에서 격리조치 같은 극단적인 발표를 하지는 않았다.

코로나 때만큼 치명적이지 않다는 거겠지.

그 사실 하나를 위안으로 삼았다.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온 마누라를 내쫓을 수는 없으니까.

집이 크지 않은 게 원망스러웠다.


”그나저나 태풍 온다는데 비는 안 새겠지?’


집이 반지하였기에 비 소식이 있을 때마다 걱정이다.

이미 몇 번 당했으니 이사를 갈 법도 하지만 집을 옮길 돈도 없다.

그저 아무 일이 없기만을 바랄뿐이다.



###



“어디라구요?”


태풍이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고 받았다.


“아직은 제주 쪽입니다. 다행히 피해 보고된 건 없구요.”

“휴... 다행이네요. 매년 여름마다 태풍에 장마에.”


문득 생각이 든다.

호우 피해를 최소화 해야 되는데... 라는.


“이전에 주택문제로 지원 사업 했었는데. 지금 남아있는 반지하 가구 수가 얼마나 됩니까?”


정부에서 돈을 대줬었다.

침수 위험이 있는 반지하는 제일 위층으로 옮기라고.


“그때 돈 많이 썼습니다. 지금 남아있는 반지하 가구 수는 전국적으로 종전에 비하면 삼십 퍼센트정도 밖에 안 됩니다.”

“삼십 퍼센트요? 아직도 그렇게나요?”

“침수 위험이 없다, 라고 판단된 지역, 그리고 집주인이 지원을 거부한 지역들이 그렇습니다.”


일이 너무 많아 잠깐 상황 지켜보고 다른 일에 집중을 했었다.

대통령이 일 년 내내 침수되는 거 없나하고 살피기만 할 수는 없으니까.


‘하긴. 애초에 침수 때문에 지원한건 아니고,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차원이었지.’


실무진에서 판단하고 제외를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보고를 받았는데 내가 다른 일 때문에 미처 기억을 못할 수도 있는 일이고.


“음 일단...”


손대지 못한 것부터 파악을 해야 한다.


“전국에 있는 지하차도 갯수 파악하시고, 강수량이 어느 정도 되면 사고 위험 발생 확률이 높은지 데이터 작성해서 보고하세요.”


지하차도가 물로 가득차서 사람들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었던 어이없는 사건.

사전에 통제만 잘 했어도 없었을 일이다.


“그리고 발령 대기중인 행정이나 기술 공무원, 경찰, 교사들 얼마나 됩니까? 혹시 모르니 수해 예방 통제 인력으로 배정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주시고요.”


시스템을 잘 만들어서 조기에 재난 알림 문자만 발송해도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는 게 이런 자연재해다.

물론 시스템이 완벽할 수는 없다.

그 빈틈을 메우는 건 결국 사람이다.



###



충북의 한 지하차도.


“선생님. 이 지하차도는 지금 통행이 안 됩니다. 재난 문자 받으셨죠?”

“엥? 그게 무슨 소리예요? 나 지금 출근중인데?”


자차를 몰고 출근하던 원일은 늘 다니던 지하차도 입구 통제에 황당해했다.


“지금 태풍이 두개나 올라오고 있대요.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돌아가셔야 됩니다.”

“나 지금 늦었어요. 그리고 태풍은 무슨 태풍? 지금 비 한 방울도 안 오는데?”

“오긴 옵니다. 아직 부슬비이긴 하지만요.”


통제를 하던 경찰관이 손으로 비를 막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하지만 오늘따라 길이 막혀 안 그래도 늦은 출근길이었다.


“나 미치겠네. 나 지각하면 아저씨가 책임질 거예요? 구라치는 거 아니고 나 진짜 늦었다고 이양반아!”

”안됩니다. 얼른 차 돌리세요. 이거 대통령 지시 사항이예요. 전 뒤에 버스에도 가서 얘기해야 돼서 이만 갑니다.”


경찰관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차 뒤에 서 있는 버스에게로 향했다.

버스기사와도 한창 실랑이를 하는 게 보인다.


“저러다가 결국 보내주겠지. 저기도 출근길 버슨데. 저 많은 사람을 무슨 수로 돌려보내려고.”


일단 주원일은 기아를 주차상태로 바꿔놓고 잠시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했다.

비가 어느 정도는 와야 믿음이 갈 텐데.

뉴스에서 일기예보도 봤지만 지금은 아닐 것 같았다.


“조금만 달리면 되는데 그걸 굳이 막고 지랄이냐.”


다들 겁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물이 가득 차 있다면 위험하겠지만 고작 이정도 부슬비에 무슨 위험이 있다고.

하지만 원일이 잊고 있는 게 있었다.

지금 자신이 지나가려고 하는 지하차도는 몇 년 전 집중호우로 순식간에 물이 차버려서 십여 명이 죽어간 그곳이었다.



###



-이번 태풍은 역대 두 번째 규모로 한반도의 한가운데를 통과할 것으로 보여 많은 피해가 예상되는데요. 영향권에 있는 지역들도 아직은 부슬비 수준이라 방심을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일본을 지나고 있는 후속 태풍의 속도가 너무 빨라 지금 우리나라에 와 있는 태풍의 속도도 급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상 호우량은 전국적으로 심한 곳은 500미리 리터, 적은 곳도 100미리 리터 이상일 것으로 보입니다. 부슬비처럼 내리다가 양동이로 들이붓듯 한 번에 쏟아지는 곳도 있을 수 있습니다. 반지하게 거주하시거나 배수취약지역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각별한 유의 부탁드리겠습니다.


뉴스를 보며 문득 드는 생각하나.


“좀 구체적인 대책 뭐 없겠습니까?”


가끔 의외의 지역이 수해 피해를 당하는 걸 제외하면 해마다 거의 비슷하다.

매번 잠기는 곳이 잠기고, 바람에 날아간다.


”해안지역은 거의 매해 마다 겪는 재난이예요. 그렇다고 삶의 터전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도 없는데...“


예나 지금이나 드는 생각이다.

어차피 뻔히 예상되는 걸 왜 예방하지 못할까.

피해를 최소화할 수는 있지 않을까.


”바람을 막을 수도 없고, 비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긴 그러니까 기술이 그렇게 발전을 해도 아직 우산을 쓰고 다니는 거겠지.


”그러면 이건 어떨까요?“

”말씀하시죠.“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되는 해안지역에. 전용대피소 몇 개 마련합시다. 장기간 거주가 가능하도록.”


해마다 반복되는 재해.

비가 와서 동네 전체가 물에 잠기고, 불이 와서 동네에 있는 집이라는 집은 다 타버렸을 때, 그때마다 임시로 대피소를 마련해준다.

그런 용도로 건물을 미리 지어놓고 언제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전용 대피소요?”

“네. 한번 들어오면 나가기 싫게끔 시설도 대피소가 아니라 집처럼 느껴지게끔 해서요.”

”알겠습니다. 이건 관련 지자체와도 상의를 해봐야 할 부분인데요.“

”아. 하긴 그렇겠군요. 어차피 관리의 문제도 있고 하니.“


지자체장들과 또 한 번 면담을 해야할 것 같다.

그래도 고작 시장이나 구청장 수준이면 국회의원이나 내각의 관료들처럼 개기지는 않겠지.

첫 여름이 상당히 바쁘게 생겼다. 언제는 안 바빴냐만.



그날 밤.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자던 중 온 전화에 난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파키스탄에서 구출해서 입국 시 격리한 cms 신도중 한명이 없어졌답니다. 지금 연락 받았습니다.

"확실한 겁니까?"

-안타깝게도 그렇습니다.


결국 사고를 치고 말았다.

이렇게 되면 처벌이 불가피하다.

보나마나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러 갔겠지.


“일단 만나서 얘기합시다.“


전화로 할 얘기가 아니었다.



###



티켓 엔젤 물류센터.


"어휴 삭신이야."


갑자기 힘쓰는 일에 적응을 하지 못한 근육들이 여기저기서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아하...암..."


엄마 때문에 잠도 설쳤다.

해외선교 하러 나간다더니 기겁할 소식이 들렸고, 또 금새 무사기환이라는 뉴스까지 접했었다.


"기도는 교회 가서 하면 되지. 왜 남 자는 방까지 들어와서 잠도 못 자게 난리야."


엄마가 안다니던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후로 희범은 엄마와의 사이가 많이 어색해져 있었다.

그전하고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요즘엔 남보다 어색할 지경이었으니까.


"희범이 안녕."

"네 안녕하세요."

"이제 일은 몸에 좀 익었어?"

"네. 노력하고 있습니다."


원래 먹고 살기 나쁘지 않은 형편이었다.

대학등록금 같은 것도 걱정할 수준이 아니었다.

엄마가 교회에 헌금한다며 집안 재산을 야금야금 갉아먹기 전까지는.


"그래도 오늘 월급날이니 보람이 있지?"

"네. 한 달 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조용한 성격 때문에 다른 알바는 영적성에 맞지 않았다.

남들은 기피하는 물류센터 지옥알바를 희범이 선택한 이유였다.


"비도 오고 바람도 덥지 않아서 일하기 좋구만."

"네. 그... 쿨럭! 쿨럭!"

"어디 아프냐? 한 여름에 감기야?"

"아닙니다. 어제 잠을 좀 설쳤더니 그런가 봐요."

"그래. 낮에 자려니 힘들지? 우리 일이 그래서 힘든 거야. 힘쓰는 것보다 잘 시간에 못 자는 거."

"괜찮아지겠죠."


희범은 단지 아직 적응이 안됐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원래 잔병치례도 잘 하지 않는 편이었으니까.

그 악랄한 코로나도 무증상 감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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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1 (90) 집단 감염 23.12.28 158 5 11쪽
90 (89) 직무유기 23.12.27 164 5 11쪽
89 (88) 기상이변 23.12.26 161 4 13쪽
» (87) 호우 피해 대비 23.12.25 184 4 12쪽
87 (86) 자주적 외교 23.12.24 186 6 12쪽
86 (85) 구출 거부 23.12.23 191 5 12쪽
85 (84) 거래 23.12.22 180 6 12쪽
84 (83) 바이러스 23.12.21 175 6 12쪽
83 (82) 납치 23.12.20 201 6 11쪽
82 (81) 대통령 특채 23.12.19 182 7 11쪽
81 (80) 이기주의 23.12.18 187 4 12쪽
80 (79) 모여 살만한 조건 23.12.17 195 5 12쪽
79 (78) 대통령실 지방 이전 23.12.16 196 4 13쪽
78 (77) 지방 강연 23.12.15 208 5 11쪽
77 (76) 폭행과 살인, 성범죄 특별법 23.12.14 213 7 12쪽
76 (75) 형법 손질 23.12.13 214 6 12쪽
75 (74) 국민투표 23.12.12 215 7 12쪽
74 (73) 죽어 마땅한 놈들 +1 23.12.11 216 5 13쪽
73 (72) 형벌권 23.12.10 211 5 12쪽
72 (71) 돈 앞에 장사 없죠 23.12.09 210 6 13쪽
71 (70) 철없는 잡범 하나 때문에 23.12.08 208 7 12쪽
70 (69) 화해가 안 되면 빠이빠이 23.12.07 217 7 12쪽
69 (68) 와이프 잘못 둔 죄 23.12.06 216 5 12쪽
68 (67) 아직 저에 대해서 잘 모르시나본데 23.12.05 220 8 12쪽
67 (66) 검찰폭파 23.12.04 228 7 11쪽
66 (65) 담합 23.12.03 209 6 12쪽
65 (64) 물량공세 23.12.02 215 5 11쪽
64 (63) 원스톱 법률 서비스 23.12.01 204 5 11쪽
63 (62) 진상 23.11.30 216 4 12쪽
62 (61) 니가 왜 거기서 나와? 23.11.29 214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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