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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어느날 님의 서재입니다.

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오월어느날
작품등록일 :
2023.10.21 18:28
최근연재일 :
2024.02.01 23:30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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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130
추천수 :
857
글자수 :
652,510

작성
23.12.23 23:30
조회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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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85) 구출 거부

DUMMY

미국 백악관.


“그건 안 됩니다. 전쟁의 빌미를 주는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기다렸다는 듯한 국방부 장관의 대답이 날아오자 훌라 대통령의 인상이 절로 찌푸려졌다.


‘상황을 모르니 말을 저렇게 쉽게 하지. 남의 속도 모르고 말이야.’


톰 스노든에 관한건 대통령인 자신과 미정보국 국장을 포함해서 극소수만 아는 극비정보였다.

국방장관은 뼛속까지 군인정신으로 가득한 참 군인이지만, 이런 대선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털어놓기 적당한 상대가 아니었다.


“전쟁이 나더라도 해야 합니다. 바이러스의 진앙지로 추정되는 곳이라구요.”


훌라 대통령은 다시 한 번 강하게 밀어붙인 후 이어 말했다.


“그리고.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면 되지 않습니까.”

“미군이 중국 한복판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요?”


국방장관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이었다.

그게 말이 되냐는 표정으로.

옆에 있던 cia 국장의 한숨이 들리는 것 같았다.


“아무도 모르게 하면 되잖아요.”


보다 못한 cia국장 니콜라스가 끼어들어 훌라 대통령에게 힘을 보탠다.


“휴... 백퍼센트 확실한 정보도 아니고... 그리고 이제 중국은 그렇게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닙니다. 예전하고는 너무 달라졌어요. 작전에 우리 군은 제외해주십시오.”

“지금 대통령에게 항명하시는 겁니까? 군 통수권자에게요?”


돌연 기관장들의 기 싸움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입장이 다르니 당연한 일이지만, 옆에서 보고 있는 훌라 대통령으로서는 지금 다투는 시간도 아까울 지경이었다.


“왜 안 된다는 겁니까? 군인이 전쟁이 두려운 겁니까? 그렇다면 실망입니다 훌라 장관.”

“전쟁이 두렵다는 게 아닙니다. 전쟁발발의 원인 제공자가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말이다.

군인으로서의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훌라 대통령으로서는 여전히 답답할 뿐이지만.


“그러면 이건 어떻습니까? 어차피 이건 본격 군사작전은 아니고 첩보에 가깝습니다. cia에서 지휘를 하되, 군대는 대기를 하는 걸로. 혹시라도 싸움이 나버리면 군대를 투입은 하되, 책임은 cia에서 지는 걸로 하면?”


책임을 지라는 말에 니콜라스 국장도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으로 대통령을 쳐다본다.

기껏 도와주려고 했더니 이렇게 되치기를 하는 게 어딨냐는.

그 표정에 훌라 대통령도 뜨끔했다.


‘아... 한국은 어찌 나에게 이런 시련을 준단 말인가...’


한국의 젊은 대통령이 무척이나 얄미워지는 순간이었다.



###


하루가 지났다.

비서실장이 소유한 용병부대가 밑 작업을 했고, 우리 측 요원들과 군인들이 인질들이 접촉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주님... 의 말씀을 더 전해야 된다구요?”


작전은 순조롭게 진행이 되는 것 같았다.

예상 못한 상황에 부딪히기 전까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현지에 파견된 특수부대장이 묻는다.


‘아오 저것들을 그냥...’


일부 인원이 구출을 거부하는 상황.

인질과 함께 있는 사복 군인도 꽤나 황당하고 난감한 표정이다.


“지금 시간이 얼마나 있습니까? 조금 더 고민할 만큼 시간을 끌 수 있습니까?”


난 화면으로 보이는 군인에게 물었다.

엄청난 고민이 필요한 일이다.

구출 필요 없으니 돌아간다고 해서 정말 사지에 남겨놓고 온다면 그것도 비난받을 일이니까.


“어렵습니다. 지금도 이미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지체가 된 상황입니다.”

“휴... 정말 어찌 쉽게 가나 했네요.”


그렇게 말하며 옆에 있는 사람들을 쳐다봤다.

비서실장과 국방부 장관, 그리고 국정원장이 함께 있었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국민들을 구출해야 합니다.”

“거기 상황이 어떤지 좀 자세하게 알려주실 수 있나요?”


비서실장은 내 생각을, 국방부 장관은 강경한 어조로, 안보책임의 일선은 좀 냉정한 어투로 각자의 할 말을 한다.


“이거 누구 생각이 더 중요한지도 모르겠네요.”

“그러게요.”


그렇게 죽고 싶다고 하는데 굳이 살려왔을 때 예상 가능한 그 비난들을 감수할 것인가.

사람의 목숨은 누구나 소중하니까?

하지만 본인들이 남겠다는데.


“빨리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후... 어떻게 됐던 결단을 해야 한다.

내가 직접.

국방장관하고 국정원장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이렇게 말하면 또 싫어하겠지만.


“남겠다는 인질 잠시 불러주세요.”

“네.”


잠시 후 총 다섯 명의 cms신도들이 화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길게 시간 끌 생각 없었다.

저들 때문에 구출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쓸데없이 희생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니까.


“한번만 묻겠습니다.”


화면 속 신도들은 말이 없었다.

귀를 닫은 표정들이었다.

저들이 믿는 하나님이 하는 말 외에는 어떤 것도 듣지 않겠다는 것처럼.


“정말 남을 생각입니까? 남았다가는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데도요?”


결연한 의지가 보인다.

내말은 듣지 않겠다는.

어쩔 수가 없다.


“다섯 명 포기하세요. 그 사람들 때문에 다른 사람이 희생되는 건 피해야 합니다.”


간단하게 명령했다.


“대통령님! 안됩니다!”


쓸데없이 시간만 허비를 한 셈이다.

부디 저들 때문에 늦은 시간만큼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기를 바란다.


“전 세계 안방에서 이 방송을 보고 계실 구독자 여러분. 저희는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지금 이곳 파키스탄은 한치 앞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지만 저희는 그래도 걱정하지 않습니다. 위대하신 최명석 총재님과 하나님이 저희들을 지켜주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건 또 뭐야?

화면에 등장한 남자 중 한명이 화면이 아니라 다른 곳을 쳐다보며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는 게 보였다.

나머지 네 사람도 내 결정을 듣자마자 결연한 표정을 하고는 다른 사람의 시선이 몰린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게 지금 뭐하는...”


하지만 곧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유투브로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는 거였다.



###



“이런 미친 새끼들!”


욕지거리가 절로 튀어나왔다.


“보안을 아무리 하면 뭐합니까? 이런 도라이 때문에 세상에 비밀이라는 건 이제 없을 거 같은데요.”

“계정을 닫아달라는 요청이라도 할까요?”

“이미 늦었어요. 의미가 없습니다.”


피랍사실은 이미 온 국민이 알고 있다.

유투브 때문이다.

코로나 19종식 이후 처음 발견된 생소한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이미.


“언론 단속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무분별한 추측성 기사가 쏟아질 수도 있습니다.”


비서실장의 우려 섞인 말.

그래. 그래도 할 건 해야 되겠지.


“유투브 측에 피랍된 다섯 명 유투브 계정 확인해서 닫아달라고 해주세요. 가능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다행이다.

비서실장의 뒷주머니는 이런 위급상황에서도 빛을 발한다.


“미국에서 연락은... 혹시 왔습니까?”


바이러스 백신을 위해서 진앙지로 추정되는 중국의 연구소를 확보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했다.


“사실은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표정이 심상치가 않다.


“뭡니까? 표정이 왜 그런데요?”

“미국 훌라 대통령이 대통령님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생긴 거지?

설마 미국과 중국 간 전쟁 발발위기라도?


‘아... 너무 일을 크게 벌였나?’


우리 국민의 안전과 그 후 있을 일에 대한 대비차원이었지만 무리를 한 감이 없지 않았다.

아직 피랍 인원 중 확진자가 나왔는지도 알 수가 없는데.


“파키스탄 억류지에서 구출 거부의사를 밝힌 cms 신도가 유투브로 퍼트리는 바람에 사실 알게 된 국민들 소요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당연하다.

코로나 때도 난리였으니 민감할 테지.


“설득해야죠. 생방송 토론이든, 유투브 라방이든, 청와대에 사람들을 부르든 일정 잡으세요.”




잠시 후.

난 기다리고 있는 훌라 대통령에게 바로 전화를 했다.


-들켰습니다.


훌라 대통령이 당혹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들키... 다니요?”


여전히 미국은 천조국이다.

나야 비공식적인 뒷주머니가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아는 강대국이며 부유한 나라다.


-국방부에서 협조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정보국 요원만으로 일을 진행시켰는데...


요점은 현지에서 작전 중 생포가 됐다는 것.

다행히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는 자료는 확보해서 바로 온라인으로 전송이 된 상태였다.


‘휴... 다행이군.’


내 목적은 그것이었으니 일단은 안도의 한숨이 새어나왔다.


-중국 주석과 한번 만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만나요?”

-네.

“우리를 왜요?”

-그게...


난처한 훌라 대통령의 목소리를 들으니 대충 감이 온다.


“저희도 개입된 사실이 설마...”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저희 미국인의 안전도 책임을 져야하니까요.

“음...”


내입장과 같겠지.

그도 한나라를 책임지는 사람이니까.

거기다 재선이 코앞이다.


“알겠습니다. 자리 한번 만들죠.”


미국 대통령도 요즘에 나 때문에 골치 아픈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어차피 계속 봐야 하는 거 조금은 도와주는 게 맞다.



###



“와... 드디어 완성입니까?”


선물로 받았던 글래스가 완성이 됐다.


“이거 뭐 제가 아이언맨이라도 된 것 같네요. 너무 과한 걸 받지 않았나 모르겠어요.“

“너무 큰 기대를 하시는 것 같은데요. 그 정도는 아닙니다.”


말은 저렇게 하지만 정보 탐색이나 도청같은 것만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되더라도 훨씬 많은 게 편해진다.


“그래도 회담을 가시기전에 드릴 수 있게 돼서 다행이예요.”


한중미 회담. 중국에서 열린다.

각각 정상과 통화는 이미 많이 하고 싸울 만큼 싸우기도 했다.


“중국 주석이나 훌라 대통령이 알면 까무라치겠어요.”


절대적으로 내가 유리한 위치.

전화로 화상으로 다투던 사람들.

대통령이 된 후 실제로는 처음 만나는 자리다.

그것도 이번에는 타지로 싸우러 가는 길이다.


‘긴장을 많이 했는데 다행이군.’


천군만마까지는 아니어도 상당히 부담을 던 기분이다.


“지금 팀 하이드에서 중국을 탈탈 털고 있습니다. 정보부 전산망은 물론이고, 이번에 문제가 된 연구소에 대해서도 더 이상 나올 것이 없을 만큼 탈탈 털고 있어요.”

“아 그러면... 미국과 거래는 괜한 일이 됐네요.”


우리가 인질을 구출해 와서 미국의 치부라고 하는 톰 스노든을 넘겨주기로 하고, 대신에 연구소 침투를 부탁했다.

그런데 이럴 거면 괜한 일을 벌인 게 아닌가 싶다.

이렇게 중국까지 가야하는 귀찮은 일도 생겼으니.


“아닙니다. 실제로 가서 보고 확인을 해야만 하는 일도 있는 거니까요. 분명히 도움이 될 겁니다.”

“그래야 되겠죠. 출발 언제 합니까?”

“안 그래도 공항에서 전세기 대기 중입니다. 바로 출발하시면 됩니다.”

“그래요. 바로 갑시다. 지금 급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네요.”



###



중국 베이징.

중국 땅은 처음 밟아본다.

이런 식으로 오게 될 줄은 몰랐는데...

오게 된 이유가 이유라서인지 첫인상이 과히 좋지는 않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저인간의 첫인상 역시.


‘음식이 기름져서 그런가? 저런 개기름은 어떻게 하면 저렇게 흐를 수가 있는 거지?’


이인간은 그동안 나를 별러 왔을 것이다.

주한 벨기아 대사의 부인 쯔엉 사건 때문에 크게 한판 했었으니까.


“한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지요. 방귀 뀐 놈이 성낸다. 이거 지금 누가 누굴 보고 큰소리를 내는 건지 모르겠는데요. 자꾸 이렇게 나오면 우리도 어쩔 수 없습니다.”


중국 주석의 여유 만만한 태도.

마치 간을 보는 것처럼 실눈을 뜨며 나를 쳐다본다.


‘저 자식들은 땅덩어리가 우리만큼 코딱지만 했어도 대국 운운하며 저런 거드름을 떨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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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90) 집단 감염 23.12.28 157 5 11쪽
90 (89) 직무유기 23.12.27 164 5 11쪽
89 (88) 기상이변 23.12.26 161 4 13쪽
88 (87) 호우 피해 대비 23.12.25 183 4 12쪽
87 (86) 자주적 외교 23.12.24 186 6 12쪽
» (85) 구출 거부 23.12.23 191 5 12쪽
85 (84) 거래 23.12.22 180 6 12쪽
84 (83) 바이러스 23.12.21 174 6 12쪽
83 (82) 납치 23.12.20 200 6 11쪽
82 (81) 대통령 특채 23.12.19 182 7 11쪽
81 (80) 이기주의 23.12.18 187 4 12쪽
80 (79) 모여 살만한 조건 23.12.17 194 5 12쪽
79 (78) 대통령실 지방 이전 23.12.16 195 4 13쪽
78 (77) 지방 강연 23.12.15 207 5 11쪽
77 (76) 폭행과 살인, 성범죄 특별법 23.12.14 213 7 12쪽
76 (75) 형법 손질 23.12.13 213 6 12쪽
75 (74) 국민투표 23.12.12 215 7 12쪽
74 (73) 죽어 마땅한 놈들 +1 23.12.11 215 5 13쪽
73 (72) 형벌권 23.12.10 210 5 12쪽
72 (71) 돈 앞에 장사 없죠 23.12.09 210 6 13쪽
71 (70) 철없는 잡범 하나 때문에 23.12.08 208 7 12쪽
70 (69) 화해가 안 되면 빠이빠이 23.12.07 216 7 12쪽
69 (68) 와이프 잘못 둔 죄 23.12.06 216 5 12쪽
68 (67) 아직 저에 대해서 잘 모르시나본데 23.12.05 220 8 12쪽
67 (66) 검찰폭파 23.12.04 227 7 11쪽
66 (65) 담합 23.12.03 209 6 12쪽
65 (64) 물량공세 23.12.02 215 5 11쪽
64 (63) 원스톱 법률 서비스 23.12.01 203 5 11쪽
63 (62) 진상 23.11.30 216 4 12쪽
62 (61) 니가 왜 거기서 나와? 23.11.29 213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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