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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어느날 님의 서재입니다.

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오월어느날
작품등록일 :
2023.10.21 18:28
최근연재일 :
2024.02.01 23:30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39,134
추천수 :
857
글자수 :
652,510

작성
23.12.04 23:30
조회
227
추천
7
글자
11쪽

(66) 검찰폭파

DUMMY

대한민국 대통령은 웬만해서는 임기 중 잘리는 일이 없다.

나라를 팔아먹는 수준이라면 모를까.

일을 못해도 욕만 좀 먹을 뿐이고, 일을 안 해도 욕만 좀 먹으면 그만이다.

어지간한 일로는 탄핵의 사유조차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로 되겠어?”

“당장 뭐가 되지는 않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들은 총장의 지시 하에 대통령 흠집 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일차로 이미 언론에 은밀히 소스를 준 중학교 때 학폭 의혹이었다.


“알지? 요새는 학폭이 제일 이슌거?”

“그렇기야 한데...”


지시를 받아서 일을 하고는 있지만 검사 중 일부는 벌써부터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다.


‘배우도 어설프고 상황도 어설프고 이거 뭐...’


세간에 알려진 학폭 피해자는 검찰에서 은밀한 작업으로 만들어낸 가짜 피해자였다.

아니면 말고 라는 식으로 작업을 한.



###



“기발한 방법인데요?”


되돌려주겠다고 해서 생각해낸 방법은 바로 특수부 포함 서울 중앙지검의 검사 전원에 대한 학폭이나 성추행, 희롱, 성폭행 같은 온갖 불미스런 사건으로 고소를 하는 것이었다.


“검찰만 해당이 되는 게 아닙니다. 일부 변호사들도 똑같은 내용의 고소장을 받게 될 겁니다.”

“와우.”

“검찰은 평검사부터 검찰총장까지 모조리 긁을 거예요.”


기발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경찰이 엄청 좋아하겠는데요.”

“영원히 섞일 수 없는 관계이니까요.”


물론 기소 권한은 검찰에 있으니 뭘 어떻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들쑤실 거리가 넘쳐나는 것만으로 경찰은 신이 날것이다.


“자료는 신빙성이 있는 거겠죠?”

“걔네들 두 시간이면 각국 정보기관 해킹도 가능한 실력자들입니다. 검찰이 때만 되면 터트리려고 가지고 있던 묵혀놨던 자료들 다 끄집어 낼 계획이예요.”



###



서울중앙지검. 형사부 부장검사실.


“누구시죠?”

-안녕하세요. 광남 경찰서 형사과 강영만 형삽니다.

“어디시라구요?”

-광남경찰서구요. 형사부 강영만입니다. 강철... 검사님 맞으시죠?

“네. 그렇습니다만... 바쁘실 텐데 무슨 일로?”


일로만 만나는 사이였다.

안면은 있는 사이였고.


-이거 서에 한 번 와주셔야 되겠는데요.

“나요? 지금 나더러 광남서로 오라는 거요?”

-네.


친분이 두텁지는 않지만 그리 적대적인 사이도 아니었다.

딱 일만 하는 사이.

지금 수화기 건너편 형사의 말투도 딱 일을 하는 말투였다.


“뭡니까? 용건만 간단히 합시다. 지금 피의자 소환하는 거 같은데 말투가. 동명이인한테 전화 잘못 한 거 아니죠?”

-휴... 저도 그랬으면 좋겠는데요. 영감님 혹시 가스통이라고 아세요?

“가스통? 그게 뭡니까?”

-담청동에 위치한 가라오케예요. 여기 혹시 가신 적 없어요?

“아...”


기억이 났다.

며칠 전 지인의 소개로 방문했던 곳이다.

가라오케지만 여자 접대부도 있고 원한다면 이차도 나가는 곳.


-아직 피의자 전환된 건 아니구요. 그냥 참고인 조사한다고 생각하시고 나와 주시면 안 될까요?

“이것 봐요! 내가 그래도 중앙지검 부장검산데. 그런데나 들락거린다고 누가 그래요? 황당해서 말도 안 나오네.”


강철 부장은 일단 자기도 모르게 발뺌을 하는 발언을 했다.

아무 일도 없었으니 갔다 와도 그만이다.

찔리는 게 있으면 발뺌을 해야 하는데 몸이 그렇게 반응을 해버렸다.


-그러니까요. 그런데 신고가 들어왔어요. 거기 일하는 아가씨 하나가 화장실에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한테 성추행 당했다고.


중앙지검 형사부 부장검사가 시작이었다.

하지만 당연히 거기 한군데가 아니었다.


“야 이 새끼야!”


공안부 검사 곽도빈은 느닷없이 복도에서 만난 민원인에게 쌍욕을 먹으며 멱살을 잡혔다.


“이거 왜 이러십니까? 당신 누구예요?”

“엊그제 니가 술 취해서 때린 택시기사 아들이다 새끼야!”

“네? 뭐라구요?”

“발뺌 하지 마! 택시 안 블랙박스에 다 찍혔어!”


곽도빈 검사는 어안이 벙벙했다.

엊그제 밤에 술 한 잔 하고 택시를 탄 건 맞는데...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였다.


‘뭐야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복도에는 동료들이 많았다.

지금 이 사람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지도 않겠지만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뭐야 이게? 다들 무슨 일이 있나?’


기억도 나지 않는 일 때문에 멱살을 잡힌 채 욕설을 듣고 있는 건 자기만이 아니었다.


“특수폭행, 아동학대, 성추행, 자녀 학폭... 이거 다 뭡니까?”


지검장의 호출에 중앙지검의 모든 검사가 모인 자리.


“왜 다들 말이 없습니까? 이거 사실이예요? 우리 지검 사람이 한명도 빠짐없이 이런 불미스런 사건이 연관이 된 게 팩트냐고 묻고 있습니다.”

“지금 사실 확인 중에 있습니다.”

“며칠 전 일이고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기억이 잘...”

“제 아이는 훈육 차원에서 회초리를 잠시...”


평검사와 부장검사들이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휴... 말년에 내가 이거 무슨 일을 당하는 건지.”


지검장은 생각도 하기 싫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방안에 모인 모든 검사들의 생각은 하나였다.


‘지검장님은 아무 일이 없나?’


표정만 보면 중앙지검의 검사 중 지검장만 아무 일이 없는 것 같았다.

혼자 아무 일이 없는 상황이어서 그런지 부하들을 내려 보는 시선이 벌레 보듯 하는 것 같았다.


“지검장님!”


직원한명이 노크도 없이 지검장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무슨 일입니까?”

“지금 큰일 났습니다. 이거 좀 보셔야 할 것 같아서요.”


그 말과 함께 방에 있던 tv가 켜졌고, 속보 하나가 흘러나왔다.


-건국 이래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검찰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습니다. 서울 중앙지검의 검사들이 온갖 추문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확인됐는데요. 학폭 의혹이 제기된 혼외자를 둔 것이 밝혀진 현 지검장부터 부장과 말단 검사까지 중앙지검의 검사 모두가 성추행, 음주운전, 폭행, 성추행 같은 혐의들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아직 검찰 쪽은 관할인 광남 경찰서의 참고인 조사에도 협조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제기된 의혹이 사실인 듯 굳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모두 놀라 숨까지 참고 속보를 보고 있었다.

중앙지검이 거의 폭파되는 수준이었다.


“아니 이게 대체... 언론 통제 안 했습니까?”


지검장에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지검장을 제외한 모든 부하 검사들이 속보 속 자막에 집중하고 있었다.


-중앙지검장 혼외자 학폭 의혹 제기되어. 아직 입장 발표는 없음.

“헐... 혼외자...”

“지검장님...?”


모두가 지검장의 눈치만 보고 있었고, 그제야 속보 속 자막을 확인한 지검장의 표정이 딱딱해졌다.


rrrr...


정적 속 지검장 책상위의 전화기가 울렸고,


“네 총장님. 아 그게...”


총장에게 전화를 받은 지검장의 딱딱하게 굳은 표정이 점점 파리해져갔다.



###



“총장이 관둘 줄은 몰랐네요.”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검찰총장이 사의를 밝혔다.

비서실장이 본인도 의외라는 듯 말을 했다.


“관둘 줄 몰랐습니까?”

“네. 그냥 장난질 지시한 것만 그만하라고 부하들 단속을 할 거라 예상했거든요.”

“찔리는 게 많았나보죠. 아니면 원래 겁이 많은 사람이던가.”


혹시 스스로 관두면 본인은 최소한 명예는 지킬 수 있을 거라 생각했겠지.


“검찰의 수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좋게 물러나는 형국인데... 그런데 본인이 책임을 진다하더라도 부하검사들이 안전할 순 없을 텐데요.”


검찰총장이라고 화살을 피해간 건 아니었다.

팀하이드의 해커들이 찾아낸 자료 중에는 검찰총장의 살인교사에 관한 것도 있었으니까.


“총장에 대한 자료는 밝히지 않고 직접 전달하기를 잘한 것 같아요.”


어떤 것은 경찰에, 또 어떤 건 언론에 뿌려서 수사를 하게 하고 소문이 나게 만들었지만 총장에게는 선택권을 줬었다.


“이렇게 된 거 총장을 새로 뽑아야 되겠네요. 차기 총장은 누구로 내정하실 생각입니까.”

“글쎄요...”


고민이 된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든다. 꼭 총장을 새로 뽑아야 하나?


“총장보다는 일선 검사들의 빈자리부터 채워야 되지 않겠습니까? 총괄하고 지시를 하는 사람보다는 실제 일을 할 사람을 먼저 구해야죠.”

“맞습니다.”


상당수가 공석이 될 것으로 보이는 현직 검사들의 자리.

일단은 급한 대로 경력검사를 뽑거나 다른 지검에서 한두 명씩 차출이라도 해서 공백을 메워야 할 판이니.


“아 그러고 보니...”


law-line 측 변호사들도 상당수가 불미스런 사건으로 고소가 된 상태였다.

때문에 그 회사도 올 스톱이 된 상태였다.



###



“무슨 이런 개 같은 경우가 다 있어?”


재판정에서 막 나오던 한 남자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월급주고 일시키는 경비원한테 욕도 못하냐고!”


그는 경비원에게 갑질을 하고 소송까지 걸었던 아파트의 입주민이었다.


“월급주고 일 시키면 욕하고 때려도 됩니까?”


백형진 변호사가 그에게 다가갔다.


“뭐?”

“애초에 승산이 없는 싸움이었던 거 잘 아시잖아요. 임성한씨가 무서웠던 건 그저 법에 대해 잘 모르고 일하던 직장에서 해고당하는 것뿐이었습니다.”


백형진이 말하는 임성한이라는 사람은 형진이 소송대리를 맡았던 임정현의 아버지였다.


“제발 좀 착하게 사세요. 당신 같은 사람들 때문에 낭비되는 혈세가 얼만지나 아십니까?”


어디선가 들리는 제 3의 목소리.


“어?”


백형진 변호사는 물론이고 패소해서 억울하다는 아파트 입주민 역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



“현장 상황 어떤지 잠시 둘러보러 나왔습니다.”


우리 측 법률대리인에 맞서던 law-line 측 변호사들이 대거 손을 떼면서 법률 대리를 맡겼던 사람만 당장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덕분에 우리 측 의뢰인들이야 한시름 덜게 됐지만.


“항소하지 마세요. 이건 내가 대통령으로서 부탁하는 겁니다. 우리 제발 쓸데없는데 힘 빼지 말고 조금이라도 더 생산적인 방향으로 생각 하자구요.”


이건 한 나라의 운영에 대한 최종 책임을 지는 대통령으로서의 정말 간절한 바램이다.

신경 쓸 게 이렇게 많은데 괜히 성질 더러운 사람이나, 욕심 많은 사람들이 벌이는 쓸데없는 소송만 없어져도 세상에 조금은 평화로워질 테니까.


‘감수 가능한 조금의 손해는 입어도 큰 문제 안 된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조금만 많아져도 지금보다 행복지수도 높아질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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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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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90) 집단 감염 23.12.28 157 5 11쪽
90 (89) 직무유기 23.12.27 164 5 11쪽
89 (88) 기상이변 23.12.26 161 4 13쪽
88 (87) 호우 피해 대비 23.12.25 183 4 12쪽
87 (86) 자주적 외교 23.12.24 186 6 12쪽
86 (85) 구출 거부 23.12.23 191 5 12쪽
85 (84) 거래 23.12.22 180 6 12쪽
84 (83) 바이러스 23.12.21 174 6 12쪽
83 (82) 납치 23.12.20 200 6 11쪽
82 (81) 대통령 특채 23.12.19 182 7 11쪽
81 (80) 이기주의 23.12.18 187 4 12쪽
80 (79) 모여 살만한 조건 23.12.17 194 5 12쪽
79 (78) 대통령실 지방 이전 23.12.16 195 4 13쪽
78 (77) 지방 강연 23.12.15 207 5 11쪽
77 (76) 폭행과 살인, 성범죄 특별법 23.12.14 213 7 12쪽
76 (75) 형법 손질 23.12.13 213 6 12쪽
75 (74) 국민투표 23.12.12 215 7 12쪽
74 (73) 죽어 마땅한 놈들 +1 23.12.11 216 5 13쪽
73 (72) 형벌권 23.12.10 211 5 12쪽
72 (71) 돈 앞에 장사 없죠 23.12.09 210 6 13쪽
71 (70) 철없는 잡범 하나 때문에 23.12.08 208 7 12쪽
70 (69) 화해가 안 되면 빠이빠이 23.12.07 217 7 12쪽
69 (68) 와이프 잘못 둔 죄 23.12.06 216 5 12쪽
68 (67) 아직 저에 대해서 잘 모르시나본데 23.12.05 220 8 12쪽
» (66) 검찰폭파 23.12.04 228 7 11쪽
66 (65) 담합 23.12.03 209 6 12쪽
65 (64) 물량공세 23.12.02 215 5 11쪽
64 (63) 원스톱 법률 서비스 23.12.01 203 5 11쪽
63 (62) 진상 23.11.30 216 4 12쪽
62 (61) 니가 왜 거기서 나와? 23.11.29 213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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