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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어느날 님의 서재입니다.

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오월어느날
작품등록일 :
2023.10.21 18:28
최근연재일 :
2024.02.01 23:30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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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133
추천수 :
857
글자수 :
652,510

작성
23.12.0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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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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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2쪽

(69) 화해가 안 되면 빠이빠이

DUMMY

“참 쯔엉, 그 여자는 어떻게 됐습니까?”

“요원들이 아까 신병 확보해서 이동 중이라고 합니다.”

“인천은 너무 멀고... 대련동 쯤이 좋겠네요.”


어차피 계속 잡아둘 것도 아니다.

단지 겁을 좀 주기 위함이었다.

물론 디테일한 다른 의도가 있긴 했었고. 하지만 다음날 바로 상황이 반전 될 일이 연달아 일어났다.



###



포탈 다이버 메인.


-속보. 한 의류매장에서 직원 폭행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쯔엉 여사. 남편인 주한 벨기에 대사의 본국 귀국 통보로 함께 벨기에로 떠난다는 소식.

-한국은 중국의 속국에 불과한가. 중국 국적의 여자가 선량한 국민 폭행해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능한 한국 정부.

-주한 벨기에 대사의 부인 쯔엉 여사. 범산구 강남동의 한 의류매장에서 직원 폭행사건. 그 외에도 서비스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마음에 안 드는 음식점에 별점테러.

-최태웅 대통령. 사건 당일 밤, 중국 공산당 간부의 협박전화에 강경 대응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정확한 정보도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은 제대로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기사를 기레기들이 남발하기 시작했고, 사안이 사안인 만큼 여론이 들끓었다.

그리고 정부의 공식 대응이 있었다.


-종적이 묘연했던 쯔엉 여사가 경찰에 의해 어젯밤 구출되어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에 불법 입국한 같은 중국인들이 단순히 몸값을 요구하기 위해 납치했던 것으로 확인이 됐는데... 어쨌든 구한 건 구한 거고 우리국민 때린 벌은 줘야 되겠지요?



###



어차피 출국 금지는 할 생각이기는 했다.

벨기에 대사와 쯔엉, 그 여자가 명분을 이렇게 쉽게 만들어줄 줄은 몰랐지만.


“정부도 조금 전에 그 두 사람이 본국으로 돌아오라는 통보를 받고, 급하게 이동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검찰에서 영장 들고 지금 공항으로 가는 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춘추관을 가득 채운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며칠 전 중국 공산당 고위급 간부와 통화를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상황 좀 설명을 해주실 수 있습니까?”

“정말 체포를 하게 되면 벨기에나 중국과의 외교문제로 커질 텐데요. 이에 대한 대비책은 있으신지요?”

“쯔엉 여사를 체포하면 어떤 명목으로 기소를 하실 계획이신지요. 실제 징역형을 받을 확률은 얼마나 됩니까?”


난 가만히 듣고 있었다.

기자들을 상대하는 건 오랜만이었다.

주로 공중파나 온라인 플랫폼의 방송으로 국민들과 소통을 했으니까.


“하나씩 천천히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공산당 고위급 간부... 맞습니다. 잠에 들려는데 핫라인으로 전화가 왔었습니다. 짜증이 심하게 났었고, 부주석의 친척 어쩌고 하더군요.”


한나라의 대통령에게 그 나라의 정상이 아니라 공산당 고위급이기는 하지만 고작 간부의 친척이 무려 핫라인으로 전화를 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이다.

기자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듯 표정이 딱딱해졌다.


“제가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소문은 발이 빠르다.

아직 기사화 되지 않았을 뿐이지 아는 사람은 대충 알지 않을까.


“앵간히 하라고 했습니다. 상당히 불쾌하다구요. 답변이 됐습니까? 다음은... 벨기에와 중국과 외교문제로 비화될 수 있지 않느냐.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겁이 나서 피해야 합니까? 여러분들 어디 가서 중국놈... 어감이 다소 세지만 그렇게 표현을 해야 되겠습니다. 중국 놈한테 억울하게 맞고 왔는데 외국인이고 고위 공직자라서 제대로 된 수사도 못하고 있으면. 그때도 제가 가만히 있을까요?”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제일 좋은 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지만.

맞고 나서도 참는다면 그건 병신짓거리다.


“저는 추호도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그리고 벨기에 대사는 가해 당사자가 아닙니다. 물론 대사가 자신의 아내에게 사과를 하게 하고 용서를 구하게 하면 좀 상황이 달라졌을지도 모르지만 여러분도 기사 보셨지 않습니까? 도망치고 있습니다. 괘씸하지만 가해당사자는 엄연히 중국국적의 쯔엉 여사입니다.”

“그 말씀은 벨기에는 상관이 없고 중국하고만 담판을 짓겠다는 말씀인가요?”

“담판을 지을 게 뭐가 있습니까? 그냥 죄지은 사람 벌주는 겁니다. 그리고 다음이... 어떤 명목으로 기소를 할 것이냐. 폭행과 악의적인 비방, 도주, 절도 미수 등등등 해당되는 모든 혐의를 적용할 것입니다.”

“수사와 기소는 검찰의 몫 아닙니까? 대통령께서 개입을 직접 하겠다는 말씀이신가요?”

“여러분 잘 아시잖아요. 최근에 검찰 문제가 좀 생겼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직접 개입을 할 수는 없고 잘 하고 있나 단속은 좀 해야 되겠지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징역형으로 갈 것이냐. 그 문제도 국민들의 정서와 죄의 중대 여부를 판단해서 재판부에서 알아서 잘 할 거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 있으신지요?”

“폭행을 당했던 피해자 여러분. 제가 성함까지는 기억을 하지 못하겠네요. 여튼... 걱정하지 마십시오. 정부가 책임지고 잡아서 벌을 주겠습니다. 때려서 미안하다고 사과도 하게 하겠습니다.”

“중국 정부하고 마찰이 생기더라도 말입니까?”

“물론입니다. 마찰이 생기면 싸우고, 싸우고 화해를 못하더라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화해가 안 되면 빠이빠이 해야 되겠죠.”



###



인천공항.


“본국 들어가면 아무것도 하지 말고 집에만 가만히 있어. 알았어?”


본국인 벨기에로 귀국하라는 통보를 받은 대사는 여전히 긴장 가득한 얼굴로 아내인 쯔엉을 닦달했다.


“뭘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우리가 무슨 죄 지었어? 왜 죄인처럼 행동을 하는 거야?”

“어휴... 이 정신 나간 여편네야. 지금 상황이 어떤지 몰라? 당신 조국 믿고 빽 좀 써보려고 했더니 뭐가 어째? 태생이 중국의 속국이니 전화 한통하면 대통령이 알아서 꼬리를 내릴 거라고?”


공산당 고위급 간부인 친척의 힘을 빌려보라 했던 건 쯔엉 자신이었기에 그 말에는 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말년에 더럽게 꼬이네. 어차피 여기 임기 일 년도 채 안 남았는데. 아무튼 총선에 영향 미치면 당신 각오해야 할 거야.”


일단은 출국을 하는 게 먼저다.

벨기에 국적이에 오를 예정이었기에 비행기에만 일단 오르면 한국 정부의 손을 벗어날 수가 있다.


“정말 짜증나네! 그깟 벌레 같은 아이 좀 때렸다고 이렇게 호들갑을 떨 일이야? 우리 중국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일이라고.”


부부간에 전혀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

그래도 빨리 빠져나가야 하는 건 알았기에 출국장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잠시만요.”


낯선 남자들의 접근.

경찰은 아니었다.


“누구십니까?”

“당신들 뭐야?”


그래도 공직자인 벨기에 대사의 입에서는 격식을 차린 물음이, 태생이 위아래 없는 망나니인 쯔엉의 입에서는 하대하는 말투가 나갔다.


“검찰입니다. 쯔엉씨 당신을 이시간부로 긴급 체포합니다.”


긴급체포라는 말에 벨기에 대사의 안색이 파리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사태 파악 못하는 쯔엉은 체포라는 말에도 여전히 기세등등했다.


“니들이 뭔데 나를 마음대로 체포를 하고 말고를 해? 내가 누군지 몰라?”

“자세한건 가서 하시고. 이거 보이시죠? 체포영장이예요. 협조를 해주면 체면을 감안해서 정중하게 모시겠지만 조금이라도 반항하면 수갑 채울 거예요.”


검찰 수사관은 그렇게 말하며 수갑까지 꺼내들어 보였다.


“아...”


수갑까지 두 눈으로 확인한 벨기에 대사는 자기도 모르게 주춤거리며 뒷걸음질을 쳤다.


“여기서 반항하면 공무 집행 방해죄 추갑니다. 외국분이지만 공직에 있으시니 그런 건 잘 아시죠?”

“저도... 입니까?”


간신히 나온 벨기에 대사의 한마디.


“아닙니다. 대사님은 당사자 아닙니다. 쯔엉 여사 한분만 함께 가시면 됩니다.”


그 말에 벨기에 대사는 안도의 한숨을 본인도 모르게 쉬었고, 쯔엉은 남편의 반응에 더 열이 뻗치는지 길길이 날뛰기 시작했다.


“뭐야? 우리 부분데 왜 나만!”

“가해 당사자입니다.”

“안 돼! 나 안 가. 나 못 간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참고인이 아니고 피의자로 체포되시는 거라구요.”

“체포고 나발이고!”


철컥.

검찰 수사관은 망설임 없이 수갑을 채웠다.


“이거 풀어! 안 풀어? 풀라고!!”


쯔엉은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길길이 날뛰었고, 당연히 더 거칠게 제압을 당했다.


“악!”


팔이 사정없이 뒤로 꺾이며 고통에 찬 비명이 터져 나왔고 쯔엉 여사는 현실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



한밤중에 탄도 미사일 몇 발이 동해상으로 발사됐다.


“이야 이거... 보통 이런 일은 보수 정권 때나 일어나는 거 아닙니까?”

“보통은 그렇죠.”


타이밍이 참 희한하다.


“중국에서 이번 일에 대한 시위로 북한에 압력을 넣은 게 아니겠습니까. 뻔한 스토립니다.”


난 그렇게 잠점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참 치사하고 이상하네요. 쯔엉, 그 여자가 진짜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하고 어떤 식으로라도 연관이 있긴 한 모양이죠?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일이.”

“단순히 우리에 대한 경계 차원일수도 있습니다. 물론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만.”


서해 바다에서 중국 어부들이 우리 해경들을 향해 살상 행위를 저질러도 노코멘트로 일관하던 게 중국이라는 나라다.

사과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냥 배를 째는 거다.

아니면 정말 우리를 그 정도로 무시를 하거나.


“어떻게 할까요? 우리도 그냥 무시를 할까요. 적당히 대응을 할까요?”


싸움이 날까봐 겁이 나서 이러는 게 아니다.

대응을 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니 고민이 생긴다.

그러다가 좋은 방법 한 가지가 생각났다.


“우리도 똑같이 대응을 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똑같이요?”

“네. 똑같이 미사일을 몇 발 쏴주는 거죠.”

“북쪽에서 너무 놀라지 않을까요.”

“그래봐야 어차피 전쟁 날 가능성은 없지 않습니까.”


어차피 권력은 지켜야 한다.

그러려고 계속해서 전쟁을 일으킬 듯 말 듯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전쟁이 정말 나면 공멸이기 때문에 북한은 실제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



슈우웅! 쿠콰콰쾅!

대한민국 강원도의 어느 산골짜기에서 미사일 몇 발이 발사됐다.

그건 동해가 아니라 서해상으로 발사가 됐고, 대한민국의 영해를 지나서 중국의 영해로 굉음을 내며 당당하게 떨어졌다.


“뭐, 뭐야? 대체 어디서 날아온 거야?”


자국의 영해를 지키던 중국 해군들은 갑자기 날아와 근처에 떨어진 미사일 몇 발에 순식간에 전쟁 대기 모드가 되었다.


“지금 확인중입니다. 아 이거...”

“뭔데 그러나?”


중국 이지스함의 함장은 미사일의 최초 발사지점을 추적하던 부하의 탄식에 다급하게 되물었다.


“한국입니다. 한국에서 발사된 미사일입니다.”

“뭐? 한국? 한국에서 대체 왜?”

“모르겠습니다. 전혀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전쟁인가?

함장의 머리를 불현 듯 스쳐가는 생각이었다.


‘하긴. 평화가 너무 오래 유지됐지.’


이렇게 오랜 시간 평화가 유지된 적이 인류 역사상 드물다.


“어떻게 할까요?”

“어떻게 하긴. 공격을 당했는데 맞고만 있을 생각인가? 그것도 대중국 해군이 코딱지만 한 한국의 미사일에?”

“그렇지만...”


전쟁은 누구나 피하고 싶은 것이다.

그건 군인이라고 예외는 아니었고, 오랫동안 군인으로 지내온 함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잠깐 기다려. 상부에 보고를 하고 지시를 받아야 하니까.”


함장은 부하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비장한 표정으로 전화기를 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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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90) 집단 감염 23.12.28 157 5 11쪽
90 (89) 직무유기 23.12.27 164 5 11쪽
89 (88) 기상이변 23.12.26 161 4 13쪽
88 (87) 호우 피해 대비 23.12.25 183 4 12쪽
87 (86) 자주적 외교 23.12.24 186 6 12쪽
86 (85) 구출 거부 23.12.23 191 5 12쪽
85 (84) 거래 23.12.22 180 6 12쪽
84 (83) 바이러스 23.12.21 174 6 12쪽
83 (82) 납치 23.12.20 200 6 11쪽
82 (81) 대통령 특채 23.12.19 182 7 11쪽
81 (80) 이기주의 23.12.18 187 4 12쪽
80 (79) 모여 살만한 조건 23.12.17 194 5 12쪽
79 (78) 대통령실 지방 이전 23.12.16 195 4 13쪽
78 (77) 지방 강연 23.12.15 207 5 11쪽
77 (76) 폭행과 살인, 성범죄 특별법 23.12.14 213 7 12쪽
76 (75) 형법 손질 23.12.13 213 6 12쪽
75 (74) 국민투표 23.12.12 215 7 12쪽
74 (73) 죽어 마땅한 놈들 +1 23.12.11 216 5 13쪽
73 (72) 형벌권 23.12.10 211 5 12쪽
72 (71) 돈 앞에 장사 없죠 23.12.09 210 6 13쪽
71 (70) 철없는 잡범 하나 때문에 23.12.08 208 7 12쪽
» (69) 화해가 안 되면 빠이빠이 23.12.07 217 7 12쪽
69 (68) 와이프 잘못 둔 죄 23.12.06 216 5 12쪽
68 (67) 아직 저에 대해서 잘 모르시나본데 23.12.05 220 8 12쪽
67 (66) 검찰폭파 23.12.04 227 7 11쪽
66 (65) 담합 23.12.03 209 6 12쪽
65 (64) 물량공세 23.12.02 215 5 11쪽
64 (63) 원스톱 법률 서비스 23.12.01 203 5 11쪽
63 (62) 진상 23.11.30 216 4 12쪽
62 (61) 니가 왜 거기서 나와? 23.11.29 213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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