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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어느날 님의 서재입니다.

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오월어느날
작품등록일 :
2023.10.21 18:28
최근연재일 :
2024.02.01 23:30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39,135
추천수 :
857
글자수 :
652,510

작성
23.12.28 23:30
조회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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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90) 집단 감염

DUMMY

부산 피크호텔.


”네. 피크호텔 부산 해운대 지점입니다.“

-수고 많으십니다. 여기 청와대 대통령실입니다.

“어디시라구요?”


프론트에서 근무하고 있던 한동궐은 잘못 들었나 싶어서 되물었다.


-청와대 대통령실 비서실장 김현식이라고 합니다. 문의 드릴게 좀 있어서요.

“아... 네 말씀하시겠어요?”


예전이라면 장난전화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정권에서는 비교적 국민들하고의 접점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한동궐은 다소 진지한 자세로 고객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지금 공실이 혹시 어느 정도 됩니까?

”공실요?“

-네. 아시겠지만 지금 수해에 취약한 환경에 거주하시는 분들 긴급대피를 할 예정입니다.

”긴급대피요?“


유래 없는 자연재해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라는 건 알고 있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올스톱 된다는 것도.

물론 자신 같은 숙박업 관계자는 조금 다른 상황이지만.


”아.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 확인을 바로 좀 해보겠습니다.“


공실은 제법 되는 상황이었다.

예약이 상당부분 취소된 상태였으니까.

하지만 여전히 예약 상태가 유지되는 곳도 제법 되었다.


-바로 확인이 어려울까요? 지금 시간이 없습니다만.

”바로 확인은 해볼 건데요. 현재 상황보다 공실이 더 생길 것 같아서요.“


동궐은 그렇게 답하고 다른 전화를 들었다.

프론트 데스크 지배인, 아니 총지배인에게 보고될 사안이라 생각이 됐기 때문이다.



###



티켓 엔젤 물류센터.

물이 점점 차고 있었다.


‘뭐야 이게? 갑자기 이게 무슨?’


지하창고를 정리하던 중 갑작스레 쏟아져 들어온 물로 아수라장이었다.


”희범아! 너 괜찮아?“


멀리서 팀장의 말이 들렸다.

아직 물은 허리정도까지 차올랐지만 속도로 봐서 가슴께까지 차오르는 건 오래 걸릴 것 같지가 않았다.


”형. 아직 저 괜찮아요!“


일단 그렇게 대답은 했다.

괜찮은 게 아니라 살아 있다는 걸 알려야 할 것 같아서였다.


”그래! 다행이다! 조금만 참고 버텨!“

”네!”

“다른 사람들은! 그 사람들도 다 괜찮냐!”

“... 네!”


대답은 했지만 상황은 좋지 않았다.

물이 가득차면서 엄청나게 적재돼있던 물류가 와르르 무너지면서 쌓인 박스들을 치우지 않으면 도저히 빠져나갈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왜 이렇게 무거운 것들만 있는 거야?’


혼자 힘으로는 절대 치울 수가 없을 정도로 양이 많았다.

더군다나 박스들이 보 역할을 하고 있어서 물이 더 금방 차는 것 같았다.


‘환자가 있어서 상황이 더 안 좋아.’


무너지는 박스더미에 여러 명이 깔렸다.

미처 얘기를 못해서 다시 상황을 알리려는데 이미 멀어졌는지 대답이 없었다.


”희범씨. 우리 살 수 있는 거지?“

”맞아요 형. 금방 우리 데리러 오겠죠?“


박스에 깔린 사람들은 누구는 허리를, 누구는 다리를 깔렸다.

점점 고통이 심해지는지 조금전만해도 내색을 하지 않던 사람들이 물이 급격하게 차오르는걸 보고 겁에 질려가는 게 보였다.


같은 시간.


“이대로는 안 됩니다! 차라리 건물을 부숴버리고 진입을 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예요!”


티켓엔젤 물류 센터 앞.

지하창고에 일하던 사람들이 갇힌 채 물이 차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구출작전에 투입된 소방관들과 군인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었다.


“입구를 물류들이 막고 있다면서요? 그것만 끄집어내면 구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군인들을 통솔하고 있는 장교 한명이 소방대장에게 물었다.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저희도 시도를 해봤는데, 일단 너무 무겁구요, 각도가 힘을 줄 수 있는 각도가 아니예요!”

“장비를 투입하면 안 됩니까?”

“기존에 물류 이동에 필요한 장비들은 진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통로 상황이 열악합니다!”

“하...”


아직 대기 중인 부하들을 보며 장교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혹시 몰라서 공병과 폭파조를 데리고 오기는 했는데...’


문제는 간단했다.

폭파를 한 후에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

아무리 인명 구조를 위한 활동이라도 사유재산이다.


“답답하네요. 벌써 가슴께까지는 물이 찼을 것 같은데. 상부에서 이런 상황에 대해 내려온 지침은 군도 아직 없으시죠?”

“무슨 일이 있어도 구출을 하라는 것 말고는 다른 명령은 없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사유재산에 손상을 입히면 안 된다는 조항은 혹시 있었습니까?”

“그런 건 없긴 한데...”


군대보다는 구조가 주 업무인 소방대원들이 더 다급해보였다.


“지금 대통령이시면 그렇게 해도 된다고 말씀을 하실 것 같은데요.”


소방대장의 질문에는 장교도 동감하는 바였다.

하지만 나중에 문제가 될 소지가 아주 없지는 않았다.


“일단 연락이라도 해보시죠! 이대로 가다가는 저안에 있는 사람들 다 죽습니다!”

“휴... 알겠습니다. 상부에 무전을 해볼 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잠깐이면 됩니다.”


자칫 시간을 더 끌었다가는 수십 명의 수장될 수도 있다는 긴장감에 소방대원과 군을 책임지고 있는 두남자의 얼굴이 비장함으로 물들었다.


"사령관님. 여기 구조대 팀장입니다!"

-말해라. 무슨 일인가?


사령관도 비상 대기 중이었는지 곧바로 응답이 왔다.


“구조물 폭파를 하지 않으면 구출에 상당한 지장이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폭파를 해도 되겠습니까?”

-무슨 말이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구출하라고 말하지 않았나!

“그렇긴 한데... 대형 물류창고라서... 이대로 폭파를 하게 되면 손해액이 어마어마할 것 같습니다.

-이런 한심한...


호된 질책이 날아든다.

하지만 구조팀 대장으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다.

무시하기에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아. 구조팀 대장님. 제 말 들리십니까? 저 대통령입니다.


대통령?

사령관하고 말을 할 때보다 몇 배 긴장이 된다.


”충성! 명령하십시오!“

-피해 금액이 얼마가 됐건 상관없습니다. 사람 목숨보다 더 중요한건 없으니까 필요하다면 폭파 얼마든지 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반사적으로 대답은 나왔지만 아쉬운 한 가지.

책임을 진다라는 말은 없다.

항상 그 책임소재가 문제였지 않나.

뒤에 가서 발뺌을 해버리면 그만이다. 그 생각에 한숨이 나오려는 찰나였다.


-걱정 말고 진행하세요. 책임은 지금 현장에 나가있는 구조팀 팀장님도 아니고, 여기 계신 사령관도 아닙니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게 이렇게 어려운 말이었군요.”

“항상 상황이 끝나고 나면 떠넘기기 바빴으니까요. 아마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이 엄청나게 든든했을 겁니다.”

“그러길 바래야죠. 그런데 얼마나 더 있습니까? 다른 곳은 구조작업이 원활한가요?”

“네, 아직까지는 별 무리 없이 진행이 되고 있는 걸로 보고를 받았습니다.”

“통제를 잘 따라줘서 다행이네요. 정말 다행입니다.“


말을 안 듣는 건 정말 내가 회의 때 해임 통보를 한 군 수뇌부들뿐이었다.


”대통령님의 진심이 전해진 거겠죠.“


피해가 생각보다는 크지 않았다.

영화에서나 볼법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정말 걱정을 했지만 한반도의 생명력은 질겼다.


“내일 아침이면 잠잠해질 겁니다.”

“그래야죠.”


생각보다는 크지 않았다는 것뿐이다.

해마다 발생하는 규모보다는 확실히 컸다.


”피해자들은 병원으로 잘 이송되고 있겠죠?“


강한 바람에 이동수단도 문제였기에 군용 수송트럭을 피해자들 이송에 사용하고 있었다.

호텔이건 병원이건.

전쟁터에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네. 그런데 인력 부족이라 지금 전쟁터나 다름이 없다고 합니다.“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크게 다친 거 아니면...“

”네. 의료진들이 고생을 좀 많이 하겠죠. 며칠 동안은 아마 오프 잡는 것도 어려울 겁니다.“


보상을 해줘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부분 역시 언젠가는 해결을 해야 할 문제다.


“의대 정원 늘리는 것도 빨리 추진을 해야 될 것 같아요.”


이것 역시 대선출마를 결심하면서 생각해온 바다.

아직도 전국 곳곳에 있는 의료 사각지다.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급은 숙련의의 수가 너무 부족하다.


”여산에 의료인력 지원 요청을 할 때도 반발이 심했는데요.“

”당연히 쉽지는 않겠죠. 안되면 해외에서 의료 인력을 공수해오는 초강수라도 둘 겁니다.“


법조인들은 그래도 대학의 정원은 없다.

그래서 지금 변호사가 넘쳐나고 자기들끼리 밥그릇 싸움을 한다.

그런데 대체 의사들은 무슨 자의식 과잉으로 의대 정원 늘리는 걸 그렇게 반대들을 할까.

매년 병원마다 전공의 구하는 것도 그렇게 애들을 먹으면서 말이다.



###



상황은 그래도 조금씩 진정이 돼 가고 있었다.

하지만 완전히 진정이 되기 전 그 난리통을 본인의 욕심에 이용하는 사람은 이번에도 있었다.


-정부가 예전에 파키스탄에 피랍된 cms 교도 구출해온 거 기억나실 겁니다. 그런데 이거 아십니까? 정체도 밝혀지지 않은 중국발 바이러스가 파키스탄에 억류된 사람들 사이에 전파가 됐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다행히 국내에 들어오자마자 격리를 했지만 그중에 한명이 격리시킨 병원에서 빠져나간 다음 지금 현재까지도 소재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고 하는데요. 아직 코로나 때만큼 치명적일지, 아니면 그냥 정체를 모를 뿐이고 별것 아닌 바이러스일지 모르지만... 어쨌든 감염자가 격리된 곳에서 빠져나갔다는 사실. 그 사실을 정부에서 쉬쉬하며 덮으려고 하고 있답니다! 최태웅 대통령 이런 사람이었나요? 저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대통령께 솔직한 답변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 하나를 유투버 하나가 자신의 채널을 통해 보도했다. 워낙 자극적인 뉴스거리이다 보니 가십을 다루는 다른 유투버들도 앞 다퉈 뉴스거리를 보도, 아니 남발하고 있었다.



###



“일성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인 것 같습니다.”

“하긴. 병원 관계자여야 알 수 있는 사실이겠죠?”


환자 한명에게서 이상증세가 발견됐다.

검사를 이것저것 해봐도 나오는 게 없다.

혹시... 라며 자기들끼리 숙덕거리기 시작했을 것이다.


“지금 당장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 중 일성병원으로 향하던 환자들이 이송을 거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겁이 나나보네요. 이거 어떻게 하지? 그 사람 위치는 파악은 됐습니까?“


수해 정도만 예상하다가 갑자기 허리케인에 쓰나미까지 오는 상황에서 전국이 며칠 잠깐이었지만 혼란에 빠졌다.

나도 그 사실을 잠시 잊고 있을 정도였으니까.


“네. 파키스탄에서 구출해온 사람 중에 양지숙이라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양지숙? 한국인 아니라면서요?“

”그런 경우 흔하지 않습니까. 중국 국적이지만 우리나라에 밀입국해서 사는 조선족들. 주민등록이고 외국인 등록이고 안했는데 실제 이름을 그렇게 쓰는 여자인 것 같습니다.“

”그래요? 그럼 일단 일성 병원을 통제해야 하나요?“

“그게... 병원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뭐가 이렇게 또 복잡하게 꼬이는 거지? 느낌이 안 좋다.


“양지숙이 최초 감염자. 탈출해서 살고 있던 집에 갔다가 아들이 이차감염, 그리고 그 아들이 물류센터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뮬류 센터에서 접촉한 사람들 모두를 감염자로 보는 게 타당할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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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90) 집단 감염 23.12.28 158 5 11쪽
90 (89) 직무유기 23.12.27 164 5 11쪽
89 (88) 기상이변 23.12.26 161 4 13쪽
88 (87) 호우 피해 대비 23.12.25 183 4 12쪽
87 (86) 자주적 외교 23.12.24 186 6 12쪽
86 (85) 구출 거부 23.12.23 191 5 12쪽
85 (84) 거래 23.12.22 180 6 12쪽
84 (83) 바이러스 23.12.21 174 6 12쪽
83 (82) 납치 23.12.20 200 6 11쪽
82 (81) 대통령 특채 23.12.19 182 7 11쪽
81 (80) 이기주의 23.12.18 187 4 12쪽
80 (79) 모여 살만한 조건 23.12.17 194 5 12쪽
79 (78) 대통령실 지방 이전 23.12.16 195 4 13쪽
78 (77) 지방 강연 23.12.15 207 5 11쪽
77 (76) 폭행과 살인, 성범죄 특별법 23.12.14 213 7 12쪽
76 (75) 형법 손질 23.12.13 213 6 12쪽
75 (74) 국민투표 23.12.12 215 7 12쪽
74 (73) 죽어 마땅한 놈들 +1 23.12.11 216 5 13쪽
73 (72) 형벌권 23.12.10 211 5 12쪽
72 (71) 돈 앞에 장사 없죠 23.12.09 210 6 13쪽
71 (70) 철없는 잡범 하나 때문에 23.12.08 208 7 12쪽
70 (69) 화해가 안 되면 빠이빠이 23.12.07 217 7 12쪽
69 (68) 와이프 잘못 둔 죄 23.12.06 216 5 12쪽
68 (67) 아직 저에 대해서 잘 모르시나본데 23.12.05 220 8 12쪽
67 (66) 검찰폭파 23.12.04 228 7 11쪽
66 (65) 담합 23.12.03 209 6 12쪽
65 (64) 물량공세 23.12.02 215 5 11쪽
64 (63) 원스톱 법률 서비스 23.12.01 203 5 11쪽
63 (62) 진상 23.11.30 216 4 12쪽
62 (61) 니가 왜 거기서 나와? 23.11.29 213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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