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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어느날 님의 서재입니다.

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오월어느날
작품등록일 :
2023.10.21 18:28
최근연재일 :
2024.02.01 23:30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39,155
추천수 :
857
글자수 :
652,510

작성
23.12.14 23:30
조회
213
추천
7
글자
12쪽

(76) 폭행과 살인, 성범죄 특별법

DUMMY

개정은 급물살을 탔다.

사람은 감정적이다.

문제가 있는 사람이면 불의를 저지르고 다니지만 정상인이면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

남의 불행을 보고 함께 분개를 해주기도 한다.


“법조항이 깨알같이 많은 게 정말 아쉽네요. 이걸 언제 다 고치나.”


국민적인 공감대도 끌어냈고 의원들의 협조도 반강제이기는 하지만 얻어냈다.

하지만 그렇다보니 할 일이 많아도 너무 많다.


“아무래도 도로교통법 때하고는 차원이 다르죠.”


비서실장은 이럴 줄 몰랐냐는 표정이었다.


“물론 알고는 있었지요... 하지만 당장 시행이 급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니까 마음이 급해서 그런 거 아닙니까.”


법을 고치는 와중에도 사고치는 놈은 친다.

어떤 미친놈은 형량이 무거워지기 전에 복수를 한다고 설쳐댈지도 모를 일이다.


“혹시 완전히 개정되기 전에 특별법 시행은 어떨까요?”


음주운전 피해자가 발생해서 도로교통법을 손봐야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때보다 반발이 더 심할지도 모르는데요.”

“그래도 잠재적인 피해자를 생각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소를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도 괜찮지만 이왕이면 소도 지켜야 되지 않나.

소가 있어야 일을 할 거 아니냐고.


“살인과 폭행, 그리고 성범죄에 관한 특별법. 어떻습니까? 느낌 오지 않나요?"

"문제는 당장 시행되면 혼란이..."


당장 내일부터 시행을 한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시행이 빠르면 빠를수록 두려워질 것이다.

욱해서 사람 때렸다간 그야말로 인생 종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까.

어떻게든 대화로 풀려는 사람들은 손이 쉽게 나가지 않는다.

손이 쉽게 나가는 사람들은 늘 그러는 사람들이다.

한번이상 사람을 때려본 사람이나 욱하면 참지 못하고 손이 나가는 거다.



###



서울의 한 임대아파트 주차장.

짝!


“악!”


누군가의 뺨을 한 대 때리는 소리가 들렸고, 한 여자가 쓰러져 있었다.


“뭐라고? 다시 말해 봐 아줌마.”

“왜 이러시는 거예요?”


키가 백팔십오는 돼 보이고, 운동을 하는지 어깨도 떡 벌어져 덩치가 산만해보였다.


“그러니까 다시 말을 해보라고. 내가 차 두 시간 안에 빼준다고 했어, 안했어? 그런데 왜 계속 전화하고 지랄이냐고!”

“말했잖아요. 우리 애 아파서 급하게 병원에 가야 된다구요. 차를 막고 있어서 전화를 한 거잖아요.”

“정 급하면 택시를 타고 가던가. 나 중요한 일 있다고. 지금 백만 불짜리 비즈니스 조지고 왔는데 아줌마가 책임질 거야? 응?”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한 번 손을 치켜들었다.

쓰러져 있는 여자가 보기에는 충분히 위협을 느낄만한 행동이었다.


“겨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신고?”


신고라는 말에 남자가 잠깐 움찔했다.


“진짜 신고할 거예요!”


움찔하는 남자를 보고 신고라는 말이 먹혔다고 생각한 여자는 더 크게 신고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때 남자의 일행인 여자가 끼어들었다.


“괜찮아 오빠. 나 임신했는데 맞았다고 하면 돼. 그러면 어차피 쌍방폭행이야. 난 임산부라서 저 여자가 더 불리할거고.”


기세등등한 여자의 말에 남자의 얼굴이 환해졌다.


“아, 그런거야?”

“그럼. 임산부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되는 거 몰라?”

“그치? 우리 여보 지금 임신했으니까.”

“나도 요새 화가 많이 쌓였는데 이참에 분 좀 풀어야 되겠어.”


그렇게 말을 주고받은 두 사람은 쓰러져 있던 여자를 에워싸고 좁혀들었다.


“왜, 왜 이러세요?”


갑자기 포위를 당하는 형국이 되자 안 그래도 쓰러져 있던 여자의 얼굴은 아예 겁에 질린 얼굴이 됐다.


“아줌마가 자초한 거야. 그러니까 조용히 사는 사람을 왜 건드려?”


이어서 쓰러진 여자를 향한 두 사람의 폭행이 시작됐다.



###



"흐흐흑..."


눈물이 비 오듯 흘려 내렸지만 선애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몇 시간 전 당한 일을 생각에 너무 분한 나머지 몸의 떨림도 멈추지 않았다.


"엄마... 괜찮아? 울지마..."


급체한 아들을 보고 놀라서 병원에 가려던 것뿐인데.

주차문제 때문에 실랑이를 벌이다가 얻어맞기까지 하다니.


"응. 엄마 괜찮아. 좀 놀라서 그런 거니까. 금방 괜찮을 거야. 배 아픈 건 괜찮아졌어 아들?"


그 와중에도 선애는 아들부터 챙기고 있었다.

어느새 일곱 살이나 됐지만 아직도 선애의 눈에는 그냥 애기였다.


“휴...”


참자. 참아.

일단 집에 가서 아이 밥부터 먹여놓고 생각하자.


‘일단 인터넷으로 알아보자. 방법이 있을 거야.’


머리가 너무 복잡했다.

이런 수모는 처음이었다.

그것도 차안에 탄 아이가 보고 있는 상황에서 다 큰 어른이, 그것도 엄마가 얻어맞는 모습을 보이다니.


‘정 안 되면 경찰에 신고라도 해야지.’


경찰서 출입은 하는 순간 골치 아픈 일이라는 걸 너무 잘 알지만 절대 이대로 넘어갈 수는 없었다.

애를 위해서라도.


“여보세요...”


일단 지금은 운전에 집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들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가 들렸다.


“응? 어디 전화해?”


하지만 아들은 조용히 하라는 제스쳐를 취한 후 통화를 이어갔다.


“다른 사람 함부로 때리면 안 되는 거 맞죠...?”


응? 누구랑 통화를 하길래 저런 질문을 하는 거지?

선애는 운전에 집중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통화내용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 아저씨 말하는 거 봤거든요. 사람 때리면 무조건 감옥에 가는 거가 맞는 거죠? 그렇게 알고 있어서요.”

-맞습니다. 특별법 시행으로 폭행이나 살인 또는 성범죄 같은 흉악범죄는 초범인 경우만 제외하고 재범부터는 가중처벌 대상으로 재범인 경우는 최소 십년이상, 3범 이상인 경우는 폭행의 경우 이십년 이상 처벌이 됩니다.


선애로서는 처음 듣는 소식이었다.

살기 바빠서 뉴스 한번 볼 시간이 없다보니 세상살이, 특히 이런 법률 관련 지식은 업데이트가 전혀 되지 않았다.


‘초범 빼고 최소 십년이라고?’


경찰에 신고를 한다고 하더라도 쌍방 폭행으로 맞고소 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던 선애로서는 귀가 솔깃한 소식이었다.

이어서 들리는 통화내용을 듣고서야 비로소 한시름 놓을 수가 있었다.



###



"쌍방이라구요! 저 여자도 내 몸에 손을 댔다니까 그러시네!"


서른다섯 나강패는 조서를 작성중인 형사 앞에서 핏대를 세워가며 말했다.


“아저씨 뉴스 안 봐요?”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던 형사는 남자를 보고 한심하다는 얼굴로 툭 던지듯 말했다.


“뉴스? 뭔 뉴스?”


뉴스 같은 걸 자가기 왜 봐야 되는 표정을 나강패는 지었고, 그런 강패가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형사는 말을 이었다.


“이봐요 나강패씨.”

“왜요!”

“이제 사람 함부로 막 때리고 그러면 안돼요. 큰일 난다고.”

“나도 맞았다구요. 이거 쌍방 아니예요?”


폭행 시비에 휘말린 사람들이, 특히 피해자가 가장 골치 아픈 부분이 바로 쌍방폭행이다.


“조사결과 쌍방은 아닌 걸로 확인됐습니다.”

“무슨 소리야? 옷깃만 스쳐도...”

“아 글쎄. 그런 시절은 이제 끝났어요. 법이 바뀌어서 안 된다고.”

“아! 난 몰라요! 우리 와이프도 맞았다구요! 임산부 보호 안 해줘요?”


그 말에 형사가 피식, 비웃듯 자기를 쳐다보는 걸 나강패는 똑똑히 봤다.

순간 불안감이 슬며시 올라왔다.


“폭행이나 살인, 성범죄 같은 강력, 흉악 범죄는 이제 처벌이 대폭 강화가 됐어요. 처음 한번은 봐주지만 동일 범죄 재범은 가중처벌까지 된다고. 아저씨 사람 많이 패고 다니셨네. 벌써 폭행만 전과가 다섯 개야? 거기에 와이프랑 둘이서 피해자를 구타니 특수폭행죄추가, 그리고 나강패씨 당신 격투기 선수였어요? 들어본 적도 없는데... 어쨌든 이것도 가중처벌 요소이고..."


다섯 개의 전과가 있다는 말과 함께 생각지도 못한 가중 처벌에 대한 말이 형사의 입에서 나오는 순간 나강패는 움츠러 들었고, 그 다음 말에는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가족이 있으면, 아 와이프 있다고 하셨지? 나강패씨 가족들하고 작별 준비나 하세요. 당신 최소 이십년이야. 환갑 될 때까지 감옥에 있게 된다고요. 집행유예 합의 이런 거 안 되니까 마음의 준비나 단단히 해요.”


나강패는 형사가 노트북을 돌려서 특별법 시행소식까지 보여준 다음에야 현실을 자각했다.

그리고 머릿속이 까맣게 변하는 걸 느꼈다.



몇 시간 후.


“거기! 조용히 해! 앉으라고! 지금 여기서 더 소란피우면 가중 처벌이예요!”


밤 시간이 되자 경찰서는 밤 시간다운 분위기를 띄고 있었다.


“와 사람들 뉴스도 안보나? 대체 어쩌려고 이러는 거지?”


밤 열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그렇다보니 술 취해서 싸우다 잡혀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


“이 사람들 설마 전부 재범은 아니겠지?”


한번은 봐준다고 했다.

어쩌다 사람이 실수도 할 수 있는 거니까.


“초범 아니면 감옥 터져나가겠네.”


폭력 관련 전과가 한번이라도 있는 사람은 무조건 철창행이다.


“앉아! 앉으라고!”


광남 경찰서 강영만 형사는 한편으로 속이 시원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바뀐 후 적응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지만 자신이 보기에는 여러모로 마음에 드는 점이 많아서였다.

예를 들면...


“안 앉아? 앉아!”


퍽퍽!

들고 있던 조서파일로 눈앞에 폭행으로 잡혀온 사람의 뒤통수를 사정없이 내려쳤다.

이제 공권력의 집행 관련해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물리적 접촉은 경찰 입장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권력 집행할 때마다 생기는 어이없는 민원으로 인해 경찰들이 위축되는 경우를 예방하기 위한 대통령의 지시사항이었다.


“정말 일 잘한단 말이지.”


경찰서 안에는 사고치고 들어온 폭행범으로 가득했다.

평소라면 어서 빨리 조사하고 검찰로 넘겨야할 스트레스 덩어리였지만 이제는 달랐다.

사회악인 저놈들이 따지고 잴 것도 없이 바로 감옥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가슴 가득 뿌듯함이 차올랐다.



###



청와대.


“부작용에 대해서 걱정은 안 되십니까?”


뉴스에 뭐에 엄청나게 홍보 아닌 홍보를 했다.

느닷없이 징역 이십년을 선고받으면 정말 황당할 테니까.


“부작용요?”

“네. 전부 다 감옥에 가둬버리면 그만큼 인구가 비지 않습니까. 대통령께서 앞으로 진행하실 인구 증가 정책과도 상반되는 것 같은데요.”

“아. 난 또. 쓰레기들은 필요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 방치했다가 맞아서 서러워서 자살하는 사람도 있다던데. 그럴 바에는 차라리 지금 이렇게 하는 게 좋지요. 다만 부작용이라면...”

“...?”

“돈이 많이 든다는 건데.... 일단은 든든한 뒷배가 저한테는 있으니 당장은 걱정이 없고.”

“음...”

“그리고 수감자들 이제 편하게 놀릴 생각이 저는 추호도 없거든요.”

“네?”

“교도소 내에서 아주 빡세게 굴릴 예정입니다. 예전 삼청 교육대 생각이 날 정도로.”


또 무슨 엉뚱한 일을 꾸미고 있냐는 표정이던 비서실장은 그래도 되냐는 얼굴로 되물었다.


"그래도 되는 건가요? 인권단체에서 알면..."


물론 하루 종일 얼차려를 줄 생각은 없다.


"기계처럼 일을 시킬 생각입니다. 사회에서는 인권 때매 못시키는 일들 흉악범들한테 몰아줄까 생각중이예요."


감옥에 가둬놨다고 해서 가둬놓고 방치하면 그것도 세금낭비다.

누구 좋으라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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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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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90) 집단 감염 23.12.28 158 5 11쪽
90 (89) 직무유기 23.12.27 165 5 11쪽
89 (88) 기상이변 23.12.26 161 4 13쪽
88 (87) 호우 피해 대비 23.12.25 184 4 12쪽
87 (86) 자주적 외교 23.12.24 187 6 12쪽
86 (85) 구출 거부 23.12.23 191 5 12쪽
85 (84) 거래 23.12.22 181 6 12쪽
84 (83) 바이러스 23.12.21 175 6 12쪽
83 (82) 납치 23.12.20 201 6 11쪽
82 (81) 대통령 특채 23.12.19 183 7 11쪽
81 (80) 이기주의 23.12.18 188 4 12쪽
80 (79) 모여 살만한 조건 23.12.17 195 5 12쪽
79 (78) 대통령실 지방 이전 23.12.16 196 4 13쪽
78 (77) 지방 강연 23.12.15 208 5 11쪽
» (76) 폭행과 살인, 성범죄 특별법 23.12.14 214 7 12쪽
76 (75) 형법 손질 23.12.13 214 6 12쪽
75 (74) 국민투표 23.12.12 216 7 12쪽
74 (73) 죽어 마땅한 놈들 +1 23.12.11 216 5 13쪽
73 (72) 형벌권 23.12.10 211 5 12쪽
72 (71) 돈 앞에 장사 없죠 23.12.09 211 6 13쪽
71 (70) 철없는 잡범 하나 때문에 23.12.08 209 7 12쪽
70 (69) 화해가 안 되면 빠이빠이 23.12.07 217 7 12쪽
69 (68) 와이프 잘못 둔 죄 23.12.06 216 5 12쪽
68 (67) 아직 저에 대해서 잘 모르시나본데 23.12.05 221 8 12쪽
67 (66) 검찰폭파 23.12.04 228 7 11쪽
66 (65) 담합 23.12.03 210 6 12쪽
65 (64) 물량공세 23.12.02 215 5 11쪽
64 (63) 원스톱 법률 서비스 23.12.01 204 5 11쪽
63 (62) 진상 23.11.30 216 4 12쪽
62 (61) 니가 왜 거기서 나와? 23.11.29 214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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