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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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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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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9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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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와 예측2

DUMMY

엑사크타(exacta)



대충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에서 정확하다, 정답이다, 란 뜻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블루베리가 좀 전에 한 말을 빌리자면 그게 중요한 게 아니겠지. 여기서 중요한 건 근성식이라면서 블루베리와 제나가 협동을 하는 것이다.



효율은 분명히 발생한다. 블루베리는 능력이 있다. 이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처음에는 블루베리가 일방적으로 손시훈에게 은혜를 갚는다고 붙었겠지만, 긴 시간이 지나도 함께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도련님과 선배님은 문제가 있다는 듯이 반응하심다."

"적운흉풍"



지금 블루베리와 말싸움을 해도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걸 시우는 잘 알고 있다. 짬으로 따지자면 그나마 적운흉풍이 블루베리와 맞설 수 있을 뿐.



자신도 그걸 잘 알기에 적운흉풍은 머리만 띄워둔 상태로 블루베리를 노려보면서 기싸움을 시작했다. 하지만 저것도 오래가지는 못한다. 말을 하지 못하고 기색으로만 밀어붙이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이 순진한 아가씨를 지켜야 한다. 그 사명감으로 뒤를 돌아서 제나를 설득하는 시우였다.



"정신건강에 많이 해로워."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심까?"

"정말로 객관적인 측면에서, 손시훈은 좋은 사람이야."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가족도 생각하고, 스승으로도 능력이 있으며, 좋은 친구이기도 하다. 카푸스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블루베리에게 당하고도 카푸스와 손시훈은 친구가 된 것이다.



"하지만 이상한 사람이기도 해서 동료로는 사람을 좀 망치지."



유해성을 따지면 마경태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다. 어지간해서는 마경태를 보고 물들지 않지만, 손시훈을 보고는 물들 수 있으니 말이다. 그 훌륭한 예시인 사람은 시우를 향해서 불퉁한 목소리를 꺼냈다.



"저기, 손시훈이 도련님의 형님이라는 것을 까먹으신 검까?"

"원래 블루베리는 저러지 않았어."



잠깐 숨이 거칠어진 것을 보면 뻔히 알면서도 '도련님이 보셨슴까?'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런 되도 않는 변명을 먼저 차단하는 적운흉풍 낮은 울음소리가 슬프게 깔렸다.



"단순히 개성이 독특한 게 아닌가요?"



본인도 알면서 포장을 하려는 것 같다. 하긴 예지몽으로 운석을 쪼개고, 마왕을 불태워 죽이는 모습을 봤다. 그것도 남의 세계를 위해서 말이다.



나쁘게 말을 하기가 더 어렵겠지.



그래도 해야 하는 경고는 꼭 해야 한다. 보아하니 블루베리는 이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반쯤 동료로 데리고 다니려고 하는데, 영 미덥지 못한 환경이 제나의 주변에 펼쳐질 게 뻔하니까.



블루베리-마경태-김송현



나이와 세대 순서대로 참고하기 좀 그런 사람들이 골고루 섞여있다. 반대로 좋은 쪽으로 참고할 사람이면...한 쪽 발목을 잃고도 성실하게 주변의 기운을 돋구어주는 조미선이 있지만 그 사람은 마경태의 친구.



혹시라도 나쁜 물이 들어버리면 이 소녀의 할아버지를 볼 낯이 없다. 이런 속마음을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최대한 돌려서 바깥은 험한 곳이라는 점을 어필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시우였다.



"끝났슴까, 도련님?"

"끝나도 너한테 말할 기회는 주지 않을 거야."

"흠"




바로 표정이 진지해진 것을 보니 바로 머리를 굴리고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시우는 너무나도 친절해서 소름 끼치는 블루베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저 아가씨가 우리와 함께 이 사건을 직접 해결하는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설명할 기회를 주십시오, 도련님."




마냥 안된다고 할 수는 없지. 그에 일단은 한 발 물러선 시우였다.



"감성팔이는 안 돼. 구체적인 예시를 하나 들자면 한 평생 유지의 아가씨는 경험할 수 없는 모험을 하게 될 것이다. 같은 이야기 말이야."

"알겠습니다. 사실과 경험을 기반으로 객관적으로 접근하겠습니다."



목소리는 침착하지만 눈썹이 살짝 떨리며 아쉽다는 티를 드러낸다. 시우가 구체적인 예시를 들지 않았다면 살짝 부추길 생각도 있었던 모양이다.



"흠흠, 가끔씩은 울타리 바깥의 낭만을 경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블루베리."

"푸릉"

"명령은 명령이니까요. 알겠습니다. 우선 이쯤 되면 다들 느끼고 있겠지만, 예지는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명백히 인식하시길 바랍니다."



예지 능력자가 순간적으로 보는 장면 자체는 거짓이 없다.



그 장면 자체는 분명히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순간적으로 포착해낸 일. 시작과 결말이 없이 과정만 드러난 예지는 유도할 수도, 피할 수도 없기에 현실로 다가올 확률은 꽤나 높다.



하지만 예지 능력자가 착각을 하기에 여러 오류가 생겨난다. 지구의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는 예시를 들자면 한 때 지구의 인터넷을 달구었던 드레스 색깔 논란이 있겠다.



똑같은 한 드레스를 가지고 누군가는 흰 바탕에 금빛 줄무늬로 본 사람이 있었는가 하면 누군가는 파란 바탕에 검은 줄무늬로 본 사람도 있었다. 사람의 뇌는 생각보다 믿기 힘든 물건이다.



설령 두 눈으로 바르게 봤어도 지식과 정보의 부족으로 잘못 판단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제나가 본 예지 또한 마찬가지다. 제나가 본모습은 미래에 손시훈과 마왕과 모습이 비슷한 누군가가 싸우는 모습이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지구에 있는 손시훈은 둘째 쳐도, 영혼까지 죽어버린 마왕이 부활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니 말이다.



"때문에 예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추가적인 해석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를 위해서 지식과 정보를 계속해서 모으는 것은 필수적이다.



"결국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것은 최소한의 피해로 사건을 수습하는 것입니다. 효율을 위해서 바로바로 예측과 예지를 합쳐야 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하늬, 혹은 아눕롤과 김송현을 통해서 통신을 주고받는 방법도 있지만, 아무래도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블루베리의 말대로, 최고의 효율을 위해서는 바로바로 힘을 합치는 쪽이 더 좋은 건 사실이다.



시우도 그건 잘 알고 있지만 평상시의 블루베리가 영 못 미더워서 의식적으로 잊고 있었을 뿐이었다.



"흐음..."

"솔직히 말하자면 저도 이 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하는 건 자신이 없네요."

"본인도 동료의 정신건강에 해롭다는 건 잘 알고 있구나."

"저만 문제 있는 건 아니지 않슴까?"



알면서도 이러는 건가? 살짝 괘씸하다. 그것을 표정으로 드러낸 시우를 향해서, 한 사람을 진지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말하는 블루베리였다.



.

.

.



"보통 뇌 활동량을 많이 요구하는 능력자는, 그 능력의 반동으로 일부 질환을 가질 수 있슴다. 어떻슴까?"


"지구에도 관련 논문은 있지만,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라."


"목숨이 위험하거나 그러지는 않겠죠?"



블루베리와 마경태의 대화에 바로 걱정이 부풀어 오른 목소리가 치고 들어왔다.



부모라면 확실히 걱정이 될 것이다. 큰 생각 없이 잠깐 이야기를 나눴는데, 병이 있는 것 같다니. 그리고 전문적인 검사까지 하고 나온 대화가 이러니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



훌륭한 의사라면 이런 부모의 반응에 사실을 말하는 것과 함께 진정시켜야 할 것이다.



"작업을 하는 노동자나 군인이라면 위험할 수 있겠지만, 아가씨니까요. 목숨이 위험한 병은 절대로 아닙니다. 청소년기에 걸릴 수 있는 병 중 하나예요."



마경태가 진단한 제나의 병은 기면증(嗜眠症, Narcolepsy). 상태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주간에 가벼운 수준의 수면발작과 근육의 긴장이 풀리는 탈력발작의 증세를 보이고 있다.



상태가 경미한 수준이라 집안에서는 그저 몸이 약해서 빈혈 증세가 있다고 생각했단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지구에서도 기면증의 진단은 결코 쉽지 않으니까.



"저도 장비가 있어서 이렇게 진단을 할 수 있거든요. 도대체 이런 장비는 어디서 구한 건지."

"주인님께서 우울증을 심하게 겪었던 적이 있으셔서. 그 합병 질환인 불면증 때문에 얻게 되었슴다."

"아"

"아앗"



너무나도 담담한 블루베리의 말에 어색한 침묵이 돌었다. 그 상태에서 마경태는 무안한 지 블루베리가 뿅 하고 꺼낸 장비를 이리저리 만졌다.



그런 마경태를 향해 당주인 제나의 할아버지가 말했다.



"도움을 드리려고 했는데, 거꾸로 도움을 받다니. 이 감사를 어찌 표현해야 할지..."

"의사니까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냥 기면증이 아니라, 예지능력의 반동이니까요. 치료는 쉽지 않겠네요."



뇌내 호르몬 중에는 하이포크레틴이라 하여 사람의 뇌를 각성시켜 깨어있게 하는 물질이 있다. 이 물질이 부족한 질환 혹은 상황이 생기면 기면증에 걸릴 수 있다.



보통은 그 원인을 해결하면 그만이지만, 예지능력은 사용하면 할수록 더 강해지기 마련. 능력의 효율을 높여서 기면증의 강도를 약화시키는 건 가능해도, 완벽한 치료는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남들보다 힘을 많이 쓰는 장사가 무릎과 팔꿈치가 더 뻐근한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바로 못마땅하다는 듯이 블루베리를 보는 마경태였다.



확실히 환자의 안전이 걸리면 참의사가 되는 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B랭크와 S랭크 사이의 압도적인 벽이 있다는 건 본인도 잘 알겠지. 그런데도 마경태는 의사라는 사명감 하나로 블루베리와 맞서려고 한다.



"확실히 예지와 예측을 동시에 하면서 예지능력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건 알겠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기면증 환자를 전면에 이끌고 나가겠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립니까? 다른 방법도 많잖아요."

"다른 방법이라고 해 봤자, 빠르면 아눕롤과 김송현을 이용한 통신, 그리고 느리게는 하나는 하늬를 통한 편지 배달인데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보다는 못하지 않슴까?"

"지금 그걸 말이라고..."

"어차피 능력의 제어를 위해서는 행동 제어 치료도 필요함다."

"사실을 기반으로 살짝 비틀지 마시죠."



아무래도 평행선 위를 달릴 것 같다. 힘으로만 따지자면 마경태가 상대도 안 되는 게 당연하지만, 블루베리가 그런 쪽으로 완전히 막 나가는 성격은 아니니 말이다.



중요한 건 당사자의 의사가 결정하겠지. 검사를 받고 있었는데도 제나는 살짝 망설이는 태도였다. 일이 평범한 규모를 뛰어넘었으니 고민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럼 자신은 여기서 무엇을 해야 할까. 잠깐 고민을 한 시우는 제나의 가족들과 함께 말싸움을 하는 두 사람을 내버려 두고 나왔다.



일단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을 맞이한 제나의 가족들을 한 번 더 진정시키는 게 도리. 상황이 이렇게 되어 유감이라는 한 마디를 건네자, 부담스러운 말들이 몇 배로 돌아왔지만, 해야 하는 말이라 묵묵히 받아낸 시우는 본 주제를 꺼냈다.



"가족분들의 생각은 어떤지 알고 싶습니다. 그게 제가 원하고 형이 원하는 바입니다."



먼저 못을 박아놔야 감히 해방자님이 하는 일에 협력하는 건 당연하다는 소리를 막을 수 있다.



"저는, 재능은 있었지만 그 재능을 스스로의 힘으로는 개화시킬 수 없었죠. 형이 그런 저의 재능을 펼칠 수 있게 한 건, 자신이 세상의 일을 선택하지, 세상의 일이 자신의 앞날을 선택하지 않기를 바라서였습니다."



그런 자신이 남에게 세상일을 핑계로 강요할 수는 없다.



블루베리도 마찬가지다. 힘의 차이가 압도적인데도, 기본적으로 설득을 하는 이유는, 옳다고 생각하는 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과 생각을 드러내자, 당주인 제나의 할아버지는 다른 가족들을 뒤로 물렀다.



"결국 제일 중요한 건 제나가 원하는 바가 되겠군요."

"네. 다만 더 옳은 선택을 위해서 가족분들의 의견이 필요한 거지요."

"기면증이라는 병 정도까지는 몰랐지만, 몸이 약한 아이라고 생각했지요. 무언가를 할 때마다 걱정과 함께 한 번은 뒤로 물러나게 했었습니다."

"이해합니다."

"이번을 기회로 삼아 바깥 세상의 모험을 동경해봐도 이상할 게 없겠지요. 이 늙은이가 걱정이 되는 게 있다면 이 때문에 해방자님의 동생분께 폐를 끼치는 게 아닐까, 입니다."

"걱정, 감사히 받겠습니다."



그 와중에 방문이 열리는 것과 함께 나온 블루베리와 마경태였다.



마경태는 의사의 모습. 그리고 블루베리는 전에 헌터들을 두들겨 패버린 그 정장 복장이다.



"형, 나름대로 합의를 한 모양이네요?"

"두 가지야. 하나는 그...뭐더라?"

"시를라 틴 캅생트."

"그래, 이번 일을 해결할 동안 만큼은 태도를 시를라 틴 캅생트로 고정시킬 것. 둘째는 제나가 진심으로 헌터 작업의 위험성을 이해하고 원해야지만 같이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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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바캉스 20.09.16 39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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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유명인3 20.09.14 27 0 14쪽
114 유명인2 20.09.11 30 0 13쪽
113 유명인 20.09.10 33 0 13쪽
112 뒤풀이-사후보고 20.09.09 44 0 14쪽
111 결투3 20.09.08 29 0 14쪽
110 결투2 20.09.07 30 0 14쪽
109 결투 20.09.04 3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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