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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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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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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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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DUMMY

"본인의 저 모습을 직접 본 소감은?"

"나와 형은 확실히 쌍둥이가 맞다."



시우의 그 말은 살짝 순화한 표현이었다. 사람에 따라서 지금 다시 보기로 나오는 시우의 그 모습은 살짝 섬뜩하게 느껴지기에 충분했다.



다리를 절뚝이면서 넘어지려는 헌터의 품 속으로 파고든다. 동시에 몸을 반 정도 돌리는 것과 함께 헌터의 턱을 다섯 손가락으로 움켜쥐는 것까지만 해도 사람이 사람을 상대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마치 짐승이 사람의 기술을 쓰는 것 같은 흉폭함이 거침없이 드러나 있다.



그 흉폭함을 실어서 휘두르는 팔을 따라 휙 하고 움직이는 건 사람이라기보다는 인형의 모습에 가깝다. 아마도 자신의 형인 손시훈이 마왕들을 유린하는 모습도 그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을 거기까지 한 시우는 막 멈춘 동영상의 화면을 보면서 말했다.



"여기서부터지?"

"그래. 너를 딱히 비적합자라고 무시하는 건 아닌데, 말이 안 되잖아."

"그건 봐야지 알지."



약간 긴장은 했지만 자신감이 없지는 않다. 이런 태도를 유지하면서 말하자 '쫄?'이라는 글자가 채팅창을 무섭게 채우기 시작했다.



쫄리냐라. 솔직히 말하면 그런 감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비록 손시우가 비적합자라고는 하나, 그는 서바이벌에서 대부분의 적합자들보다도 더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도 아닌 건 아닌 거다. 턱을 붙든 메치기가 땅에 닿기도 전에 탈락이라니. 이건 좀 허세가 차 있거나 아니면 본인이 착각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게 상식적이라고 생각한 시우의 친구는 확인의 말을 꺼냈다.



"내기 내용 기억하지?"

"지는 사람이 회식비 쏘기. 그것만 하면 시청자들은 메리트가 없으니까 소고기 세트 10명 추천해서 보내기."

"좋아! 그럼 확인!"



두려운 마음을 떨치기 위해서 크게 기합을 외치는 시우의 친구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보기를 천천히 재생했다.



그러자 천천히 동영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머리가 땅을 향하고, 발끝이 하늘을 향할 때까지도 별 변화가 없다. 그에 동영상을 멈추고 표정이 환해진 자신의 친구를 보면서 시우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직 안 끝났잖아."

"발 끝이 하늘을 치솟았는데도 멀쩡한데?"

"그걸로는 모자라지. 탈락 이유를 형한테 물어보니까 목이 꺾이는 걸 감지해서라고 했거든."

"목이 왜 꺾이는데?"



아무리 빨리 머리를 붙잡고 휘둘러도 머리가 돌아가는 속도와 발 끝이 속도에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그 급격한 속도의 차이를 이기지 못하는 상황 중력까지 적용되면 목뼈가 버티지 못해서 부러지는 것이다.



"마저 재생해."

"제발....제발...."



기도를 하는 가운데 하늘 높이 섰던 발끝이 서서히 땅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10도까지 땅에 내려오자 손목의 팔찌가 빛나기 시작했다. 위험 신호다. 그걸 보자마자 시우가 동영상을 정지시켰다.



"고맙다. 덕분에 효도한다. 여러분 맛있게 드세요."

"아직 안 끝났어. 저건 위험 신호잖아?"

"명색이 방송국과 대형 인터넷 플랫폼 합작인데? 땅에 닿으면 반발 때문에 확실히 목이 부러져."

"혹시 모르잖아. 헌터니까."

"그럼 소고기 세트 10개 더 얹자."

"10개?"

"10개"

"아, 나 그럼 이거 편집본 올려도 적자인데."

"쫄?"

"10개에 10개 더"



20도라는 각도 안에 한 사람의 지갑 두께가 결정된다. 침을 삼키는 소리가 거의 동시에 울려 퍼지는 것과 함께 다시 한번 마우스가 움직였다.



그리고 시우는 몸의 기울기가 7도쯤 됐을 때 자신이 붙잡았던 헌터가 전이 마법으로 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기본 10개에 내가 10개 얹은걸 니가 받고 또 10개 올렸지? 소고기 세트가 30개라 이만하면 거의 설날이나 추석이야."

"잠깐만, 이건 아니야. 이건 아니라고. 아, 제발!"



탄식을 해도 내기는 시우의 승리로 끝났다.



정확한 조건은 몸이 땅에 닿기 전에 탈락하느냐. 거기다가 구체적으로 전이마법이 발동되는 것을 명백한 기준점으로 삼았다. 일반적인 화면으로 보면 순간적인 일이니 긴가민가해도, 이렇게 천천히 재생하면서 확인해서는 별도리가 없다.



어쩌겠는가. 제대로 된 인터넷 방송을 계속하려면 공약을 이행할 수밖에. 친구가 그럴 것이라 믿고 시우는 자연스럽게 시청자 추첨을 하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것이 마치 자신의 방송과도 같은 태도다. 그러나 방송의 주인이 말릴 수는 없다. 먼저 내기를 시작한 것은 자신이니까. 그가 할 수 있는 건 이 상황에 대한 한탄뿐이다.



"너는 효자가 되고 나는 불속성 효자가 됐구나."

"니가 방송 나와달라고 했잖아."



결국 자업자득이란 소리에 시우의 친구는 기억을 돌이켜 보았다.



확실히 방송에 먼저 나와달라고 한 건 자신이다. 그것도 시우에게 다짜고짜 부탁을 한 게 아니라, 나름대로 매니저격인 블루베리에게 정중하게 요청을 했다.



이전에도 병문안 방송을 했듯이 비슷하게 방송을 한 번 하는 게 어떻겠냐는 것이다. 그 제안은 거의 호기심에서 나온 제안이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로 손시우와 손시훈은 방송 출연을 사실상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 이야기를 하며 그는 손시훈이 종종 말했던 바캉스가 진담이었던 것 같다는 농담을 건넸다.



장난 삼아서 그 말을 했더니 블루베리는 '바캉스가 맞다'라는 대답을 했다. 거기에 덧붙여서, 다른 사람들은 귀찮게 본인에게 제안하는 무례를 범해 무시했지만, 이번에는 아랫사람인 자신에게 말하는 배려를 보였으니 생각해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거기까지만 해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한탄하는 시우의 친구였다.



"진짜 왜 이렇게 된 거지..."

"전문가인 내 형을 믿지 못한 탓이지."



시우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후기 방송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렇다면 이 내기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그것은 정말로 사소한 썰 풀이에서 시작되었다. 단순히 자신의 입장에서 느낀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일을 이야기한 거다. 거기서 손시우는 정말로 자연스럽게 그것은 우리에게 독특한 바캉스였다는 것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심지어 6인조 걸그룹을 받아준 것도 처음 캠핑을 나와서 우왕좌왕하던 소녀들을 도와준 것으로 말했을 정도다. 결과적으로는 마이너스의 손이 세이렌으로 각성했으니 더 좋게도 말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의 무쌍. 거기서 시우는 가볍게 '금나로 뒤집는 동안 몸무게가 줄은 느낌이 들었다. 나중에 형에게 물어보니 땅에 닿기도 전에 탈락했다고 한다.'라고 했을 뿐이다. 그걸 트집 잡았다가 일이 이렇게 된 것이다.



"아, 안 돼...돈 없다고... 30 세트면 300만 원이잖아."

"뭐? 이런 건 당연히 최고급 세트 아니냐?"

"네?"

"부부가 운영하는 정육점이지만, 그래도 우리 집 정육점은 내가 의사회 가기 전부터 꽤나 잘 나갔어."

"니 동생이 중앙 헌터 협회에 이런저런 타이틀을 달고 있으니 그렇지!"

"아무튼 최고급 세트는 맞춤 주문을 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대충...50만원에서 60만원..."

"아 못해! 못한다고! 내가 대기업 스트리머도 아니고 말실수 한번에 1500만원을 날린다고?"



사실만 말했지만 그냥 사실이 아니라 거의 발광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친구를 달래고자 10세트 정도는 자신이 내준다고 말해봤자 놀리는 꼴이다. 아무튼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했고,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 그 상금으로도 30세트를 내고도 남을 정도였으니까.



농담이 아니라 한 달마다 하는 의사회의 회식을 1주일 간격으로 몇 달을 해도 남을 돈이 생겼다. 이럴 때 가장 좋은 건 자연스럽게 관심을 돌리는 것. 자신의 형과 블루베리의 화법으로 그것을 배운 시우는 이론을 실전으로 옮겼다.



"자, 자 여러분. 잠깐 소란이 있었어요. 방송이 장난도 아니고"

"내 인생과 생계도 장난이 아니야!"

"그러니까 좀 조정이 있을 거예요. 그대로 최고급 30인분을 사서 나눠주면 그건 그냥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무료 광고잖아요?"

"꼭 너네 집에서 사야 하냐?"

"산지에서 직접 사는 것 말고는 우리 집이 브랜드보다 더 쌀 텐데? 굳이 산지에서 직접 가서 30인분 구하려면 그렇게 하던가."

"흐어어어"

"아무튼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합시다."



채팅창에 이럴 때 한 탕 해 먹어야 한다는 글들을 몇 줄 읽은 시우였다. 하지만 그건 깔끔히 무시해도 되는 이야기다. 그 사람들은 남들이 해를 입을 때 기뻐하는 사람들, 약한 수준이긴 하지만 가학적인 자들이다.



괜히 저들을 설득하는데 시간을 쓰는 것보다 다른 시청자와 자신의 친구의 관심을 돌리는 게 더 빠르다. 돈도 충분히 있겠다, 시우는 이번에는 자신이 한 턱 쏘기로 했다.



그리고 한 시간 뒤 술에 취한 친구의 헛소리를 받아주는 시우였다.



"자, 그럼 한 번 더 물어볼게. 리-더가 마음에 들어, 세이렌이 마음에 들어?"

"일단 너는 둘 다 미성년자라는 것을 떠올려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교가 부를 때 걔들은 태어나지도 않았을 텐데."

"너는 능력이 있으니까, 가능해. 그래, 그럼 이렇게 생각해보자! 이건 이상형 월드컵 결승전이야!"

"소속사 사장님, 법무팀 여러분. 보고 계신가요? 저는 이 발언에 아무런 의견도 표명하지 않았습니다."



분위기 환기 겸 농담 삼아서 말을 꺼냈다. 살짝 아슬아슬한 말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 정도로 그녀들의 소속사가 고소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감사를 하고 있는 그들은 한정판 엘범이 포함된 굿즈 상품까지 보내주고 있었다. 거기다가 싱글곡 특집 앨범을 발매하면 1호와 2호를 시우와 시훈에게 보내준다는 공식 인터뷰에서 발표까지 했다.



그러니 옆의 녀석이 푹 골아떨어지면 좋게 끝날 것이다.



"자, 쭉 들이켜, 쭉쭉쭉, 그래 잘한다."



맥주를 목 속에 꽂도록 부추긴다. 그와 함께 시우는 채팅창에 '자살을 유도한 암살'이란 말을 깔끔히 무시했다.



.

.

.



이런 시우의 모습을 평범한 시청자들만 보고 있는 건 아니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평범한 비적합자를 아득히 뛰어넘는 모습이었으니 말이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각 국의 중앙 헌터 협회쯤 된다면 손시훈의 기본 정보는 파악하고 있다. 당연히 그 주변 사람들을 지켜보고 정보를 수집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 외에도 여러 단체들이 평범한 시청자를 흉내내며 이 방송을 모니터링 하고 있었다.



그 중 이 단체는 가장 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메인 화면에는 시우의 방송이. 그리고 주변의 작은 화면들에는 시우가 말을 할 때마다 빠르게 그에 관련된 영상들을 수집하고 분석하고 있다.



이만하면 국가 단체라고 해도 너무 심하다는 말이 나올 법하다. 그러나 그들은 평범한 국가 단체를 뛰어넘은 집단. 그 무게에 걸맞게 책임자로 보이는 이는 낮게 탄식하는 목소리를 흘렀다.



"우리는 또 손시훈에게 크게 한 방 먹었군."

"확실히 손시훈이 이전까지 쓰지 않았던 형태의 무공을 습득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 방 먹었다고는 해도 크게 먹었다고 보기는 힘들지 않습니까?"

"자네의 소감은 그러한가."

"네, 그렇습니다."



부관이 말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한쪽 구석에서는 시우가 처음 금나를 김PD에게 시전하는 영상이, 그 옆에는 돌진하는 헌터를 상대로 금나를 통해 반격을 하는 영상이 흘러나왔다.



분석을 위해서 몇 번이나 본 영상이다. 그를 한 번 더 본 다음 부관은 자신의 감상 소감을 이어나갔다.



"확실히 대인전에서는 위협적인 무공입니다. 하지만 손시훈은 물론이고, 일방적인 헌터들에게도 금나라는 기술은 범용성이 떨어집니다."

"그렇겠지. 저런 형태의 기술은 자신과 체격이 비슷한 상대나 혹은 비슷한 형태를 가진 적을 상정한 기술들이니까."

"거기다가, 좀 창피한 말이기는 합니다만, 손시훈의 존재는 마치 정체를 알 수 없는 심해의 괴수와 비슷합니다. 이제 와서 새로운 비밀이 하나 더 밝혀졌다고 하여...흠..."

"자책할 필요는 없다는 건가?"

"네, 그렇습니다."

"맞네. 맞는 말이야. 이제 와서 손시훈의 숨겨진 힘이 더 드러난다고 놀라울 일도 아니겠지. 그러나 문제는 이것일세. 손시훈의 비밀을 타인의 성장을 통해서 알게 된다는 것이야."



한 사람에게 알려줬다는 말은 다른 사람에게도 알려줬을 수 있다는 뜻이다. 거기다가 목표물이 한 개만 알고 있다는 보장을 할 수도 없다.



"그에 따른 내 소감은 이것일세. 지금이라도 손시우를 누군가의 통제 아래에 둬야 해. 러시아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지."



손시훈의 1기 제자라고 할 수 있는 러시아 헌터들은 확실히 온건한 성향이 있다. 그러나 그 1기의 영향만 받은 2기부터는 과격성이 강해지며, 그 과격성이 자리 잡은 집단이 바로 세계 S 랭크 연맹이다.



그 사상은 헌터가, 적합자가 인류를 통제한다는 개념이다.



"부디 비적합자인 그가 세계 S랭크 연맹에 반하는 우리 국제 헌터 연합의 이상을 이해해줬으면 하는군."


작가의말

sun923님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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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불편한 관계 20.09.24 27 0 13쪽
» 소감 20.09.23 28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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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유명인3 20.09.14 27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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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유사품5 20.08.28 35 0 13쪽
103 유사품4 20.08.27 40 1 13쪽
102 유사품3 20.08.26 37 1 14쪽
101 유사품2 20.08.25 33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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