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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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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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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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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

DUMMY

"이런 상황에 아파서 다행인지 모르겠다..."




지구로 돌아온 첫날은 바쁜 것과는 별개로 상당히 고요하게 보낸 시우였다. 중앙헌터협회에 보고가 있기는 했지만, 딱 봐도 안 좋은 시우의 안색에 일이 부드럽게 처리된 것이다.




일단은 아파트에서 쉬고 있지만, 현재 시우가 자취하는 아파트는 거의 고급 1인실 병동으로 바뀐 지 오래. 이후로 3일 정도는 무난히 휴식을 취하며 보냈다.




본격적으로 시끄러워지기 시작한 건 그 이후였다. 누가 처음인지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시작된 요란한 보도들은 대한민국 헌터계와 사회를 지금도 미묘히 달구고 있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시우는 자신의 손 옆에 있는 리모컨과 스마트폰을 보기만 했다.




심심하지만 아무것도 건드리고 싶지 않다. 하지만 지금 몸 상태로는 침대에 누워 딱히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건드리는 것 이외에 할 일이 없다.




결투를 통해서 차지한 마왕의 영혼은 아직도 시우의 몸에 부담을 주고 있었다.



처음보다는 낫다. 처음에는 적운 흉풍이 아니면 서 있지도 못했고, 치유 마법을 계속해서 받아야 했으니까. 그러고도 간신히 의식만 붙들고 있는 독감에 걸린 환자와 비슷한 상태. 그에 비해서 열은 완전히 가라앉은 지금은 양반이다.



그래도 전신에 남아있는 근육통은 여전히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건 무리라는 것을 시우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그 외에도 중앙헌터협회의 의료진이나 참의사인 마경태의 압박이 무서워서라도 함부로 활동하는 건 금물. 때문에 눈을 감고는 내공이라도 가다듬으려던 시우는 방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TV라도 보시지 그렇슴까? 집중 시의 내공 순환 훈련도 좋지만, 비집중 시의 내공 순환 훈련도 필요한 법임다."

"지금 TV를 틀면 단순히 집중을 하지 않는 상황이 아니게 될 것 같은데."

"수치도 익숙해지면 좀 덜한 법임다. 얍"

'빌어먹을 마법 진짜...'



작은 기합과 함께 펼쳐진 블루베리의 손을 향해서 리모컨이 날아왔다. 주문 하나, 마법진 하나 없이 시우의 손 옆에 있던 리모컨을 잡은 건 참 대단하다.



"마나만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님다. 허공섭물(虛空攝物)이라고 내공을 단련하면 도련님도 할 수 있는 행동임다."

"그렇구나. 그런데, TV 보고 싶지 않으니까 리모컨 돌려줄래?"

"죄송함다만 11시간 정도 주무셔서 말똥말똥한 상태이지 않슴까?"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그 정도로 푹 잔 것 같다. 본인도 잘 아는 그 사실에 한 말을 잊은 시우를 향해 싱긋 웃은 블루베리는 리모컨의 버튼을 꾹 하고 눌렀다.



동시에 시우의 얼굴이 꿈틀거리게 만들만한 내용의 방송이 TV에서 흘러나왔다.



-사령마도 따라잡지 못할 존재감으로 하는 움직임!



예능 프로그램과 함께 절묘하게 딱 뜨는 자막. 그와 함께 블루베리의 웃음이 빵 하고 터졌다.



"아하하핫! 선배님, 보셨슴, 억!"



돌리라는 듯이 바로 다리를 드러내 블루베리를 툭 치는 적운흉풍이었다. 그에 채널을 돌리지만 딱히 나아지지는 않았다. 예능프로그램인 이상 계속해서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지만, 갑자기 훅 들어오는 타격감이 있는 것이다.



-비적합자도 할법한 생각... 왜 못하는 걸까?


"그래. 나도 할 만한 생각인데, 왜 굳이 그런 표현을 써야 할 까?"

"음, 채널 돌리겠슴다. 지금 당장의 유행과는 거리가 있는 영화 채널이라도 틀면 되겠슴까?"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개인적으로 영화는 좀 집중해가면서 보는 타입이거든. 차라리 마음먹고 진지한 거나 보는 게 낫겠어. 어차피 영원히 집 안에만 있을 건 아니니까."



자신의 동생인 손시연만 하더라도 각종 매체에 출연해서 인터뷰를 하거나 한다.



특별한 사람들 중에서는 평범한 편이다. B랭크 이상쯤 된다면 그럴듯한 인터뷰, 혹은 방송 출연을 한 번 쯤은 하는 게 현실. 거기다가 자신이 누워있는 동안 일어난 일들도 몇 가지 있다.



"그, 테이밍 몬스터 관련 토론이 오늘 열린다고 했었나?"

"지금 하고 있을검다."

"푸르르..."

"기죽지 마십쇼, 선배님! 선배님은 잘못한 거 없슴다!"

"그래. 넌 잘했어."


-상식적으로 집에서 기르는 애완견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모르는 사람이 와서 집 근처에서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어요. 그 사람에게 위협을 가하는 게 뭐가 잘못됐다는 거죠?



시우와 블루베리가 말을 하기 무섭게 TV에서도 옹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옹호에 살을 붙이는 블루베리였다.



"도촬범을 위협만 하고 내쫓은 건데 왜 저렇게 난리인지 모르겠슴다. 아눕롤이라면 정중하게 신고하는 척하면서 신상을 터트렸을 텐데 말임다."



다만 그 위협의 수치가 사람에 따라서 조금 강렬했다는 게 조금 문제였다. 말로만 들었든 그 이야기가 시우의 눈 앞에 참고자료로 나오기 시작했다.



누구가 찍었는지 모를 휴대폰 동영상. 화질을 봐서는 꽤나 좋은 휴대폰으로 찍은 것 같다. 보아하니 동영상을 제보한 주인은 어쩌다가 도심 한복판에 돌아다니는 송골매를 보고 이 동영상을 찍은 듯했다.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다가 무언가를 보고 휙 날아들어 착륙. 고개를 까닥이며 돌리던 하늬는 벽돌을 쪼더니 얇은 틈 사이에 끼워져 있던 반짝이는 무언가를 빼냈다. 그리고 얇은 전선이 쭉 늘어진 그것을 물고 다시 멀리 날아갔다.



그 무언가는 지금 블루베리가 가지고 있다. 절묘하게 시우가 자취하고 있는 아파트를 촬영하는 초소형 고화질 카메라다. 물론 하늬는 이 물건이 어떤 물건인지 모른다. 그저 반짝이는 무언가가 시우의 집을 가리켜서 물고 온 것일 뿐이다. 그걸 처음으로 보고받은 게 적운흉풍이었다.



모시고 있는 도련님이 도촬 당하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을 수 없는 법. 그는 바로 행동에 나섰다.



다시 동영상으로 돌아와서 제보자는 송골매가 떠난 자리에 허둥지둥 달려온 사람들을 촬영하고 있었다. 소리는 녹음되어 있지 않지만,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하긴 150만원 짜리를 새가 물고 하늘로 사라지면 저럴 만함다."

"150만원짜리라고?"

"대충 그 쯤 함다. 그래서 버리긴 아까운지라 아직 가지고 있슴다. 하늬가 잘 물어와서 상태가 아직 쓸만함다."

"어디에 쓸려고..."

"뭐, 이런 건 아눕롤에게 맡기면 어떻게든 되지 않겠슴까. 그나저나 저 녀석들, 돈 참 많네."



본격적으로 카메라를 설치하고 있다. 이번에는 새가 물어가는 황당한 일이 없도록 나름대로의 방범장치는 덤이다. 막 그렇게 설치를 완료하자마자 적운흉풍이 동영상에 등장했다.



설치가 다 되자마자 지긋이 머리만을 드러내고 노려보는 모습. 그뿐만이 아니라 고개와 시선을 카메라가 바라보는 방향에 맞추기까지 했다. 다 안다는 티를 이렇게 드러냈는데 이만하면 양심이 있을 경우 모든 장비를 철수시키는 것이 양심적이다.



당연히 그렇게 양심적인 사람들이었다면 150만 원짜리 카메라를 두 번이나 쓰는 파파라치 짓을 하지 않았을 거다. 그래도 A+급 테이밍 몬스터에게 먼저 위협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우는 정말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저 사람들 명색이 그래도 기자 아니야?"

"그러게 말임다. 선배님의 테이밍 몬스터 등록 영상은 쭉 퍼지고도 남았을 텐데..."



나름대로 B랭크이자 베테랑인 헌터들을 압도하는 영상. 설령 그 영상을 직접 보지 않더라도 뻔히 전투력을 알 텐데 무슨 생각으로 삼단봉을 들고 겨눴는지 모르겠다. 동영상속의 적운흉풍도 비슷하게 당황했는지 머리가 멈칫 굳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참고 영상이 멈추고 토론의 참석자가 목소리 높여서 말했다.



-이게 요즘 시중에 돌아다니는 영상의 앞부분입니다. 그쪽에서 생략한 부분 말입니다.



"나도 이 부분은 처음 보는데."



시우가 본 건, 그리고 요즘 인터넷을 돌아다니고 있는 건 이 영상의 뒷부분이다. 한 사람이 둥둥 떠 있는 적운흉풍의 머리를 삼단봉으로 내려치고, 3초간 멍하니 있던 적운흉풍이 온몸을 드러내면서 껑충껑충 뛰면서 위협하는 영상.



이 사건으로 인한 부상자가 있기는 있다. 물론 적운흉풍이 해를 끼친 건 아니다. 측정값이 A+급이지 적운흉풍의 위험성은 객관적으로 따지면 그 이상이니까. 제대로 박살 내려고 했다면 늑대 때에게 물어뜯긴 꼴이 됐을 것이다.



그걸 자신도 알기에 눈앞에서 현행을 저지르는 흉악한 범죄자가 아닌 이상 적운흉풍은 위협만 하는 경향이 있다.



-널리 퍼진 적운흉풍의 테이밍 몬스터 영상만 봐도 알 수 있죠. 손시우씨가 공격명령을 내리고서야 공격합니다.

-그래도 부상자가 있었는데..

-애완견의 비유를 이어갑시다. 한 애완견이 자신의 머리에 돌이 날아와서 방어 본능에서 사납게 짖었어요. 그에 돌을 던진 사람이 놀라서 도망치다 넘어진 게 애완견의 잘못입니까? 영상의 뒷부분에도 나오지만 덮치지도 않았어요!



"나도 비슷하게 생각해. 넌 잘못한 거 없어."

"푸르르..."

"경찰이 오기는 했는데, 잘 끝났잖아?"



진짜로 시우는 적운흉풍이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잘 끝났다고 말한 부분은 실제로 그런지 모르는 상태였다.



결말은 처음 보도를 냈던 신문사에서 사과 보도를 하고 끝났으니 잘 끝났다고 말할 만한데...중간에 손시훈의 대화가 들어간 게 찜찜한 것이다. 처음만 하더라도 전화위복이라면서 물어뜯으려던 그 신문사는 손시훈과의 대화 이후 극도로 정중해진 태도를 유지하는 상태였다.



"형은 도대체 뭔 짓을 한 걸까?"

"그래도 민간인인데 고문을 했겠슴까? 위협은 좀 했겠지만 말임다."

"형은 조금 더 노골적으로 말했었지..."



정확하게는 '괘씸하긴 해도 민간인인데 내가 암살을 하겠어?'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 말에 시우의 병문안에 온 다른 손님들의 분위기까지 미묘하게 싸해졌던 기억이 난다.



암살이라는 대화가 나왔는데 뒷말의 '일단 대화로 해결해야지'의 대화가 절대로 평범한 대화 일리가 없는 것이다.



"전 진짜로, 아무것도 모름다. 아시잖슴까? 저는 도련님을 계속해서 간호하고 있었고. 그 회사의 일부 사원들이 잠깐 '실종'된 시기에도 도련님의 곁에 있었슴다."

"몇 번이나 똑같은 걸 물어서 미안한데, 너 진짜로 분신술 같은 건 못 쓰는 거지?"

"선배님도 아니라고 했잖슴까. 전 진짜 그 건에 대해서는 모름다. 아무튼 그 사원들도 멀쩡히 돌아왔으니 된 거 아닙니까?"



며칠동안 인기 검색어에 '중앙헌터협회 지하실'이 올라왔었지만, 분명히 그들은 더 끔찍한 일을 당했을 게 분명하다. 아무튼 이 사건은 슬슬 끝나간다고 말하는 블루베리였다.



그러나 시우의 불길한 예감은 몇몇 사건들이 지금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가령 지금 눈 앞의 TV에서 나오고 있는 토론이 그렇다.




토론의 결론은 테이머에 대한 규제는 더 강해져야 하지만, 테이밍 몬스터에 대한 규제는 살짝 풀려야 한다는 것. 그 예시로 자신의 이름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손시우씨 같은 경우에는 보면 비적합자란 말이에요. 전략, 전술적 능력이나 사령마의 능력을 활용하는 건 확실히 B랭크의 적합자 헌터 그 이상이지만, 혼자만은 D랭크의 일반인만도 못하거든요.


"몇 달 전만 해도 그랬죠. 뭐, 그렇다고 칩시다."


-그런데 만약에, 갑작스럽게 적합자 범죄자의 공격이 들어오면? 상당수의 테이밍 몬스터들은 테이머를 지켜야 한다, 인간은 공격해서는 안된다. 이 두 가지의 명령이 모순돼서 당황하는 반응을 보여줘요.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서 이건 상당히 위험합니다. 적운흉풍처럼 수준높은 대처는 무리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능동적인 대처를 할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하지 않나...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대한민국같이 치안 수준이 높은 국가에서 그런 이유로 테이밍 몬스터의 규제를 푸는 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이를 거꾸로 이용한 범죄의 위험이 있을 것 같은데요.

-평범한 적합자끼리는 그렇겠죠. 제가 말하는 건 비적합자나 장애인의 보조, 혹은 특수 업무를 하는 테이밍 몬스터를 말하는 겁니다. 말했다시피 테이머에 대한 규제의 수준은 더 높여야...



이만하면 충분하다는 생각에 시우는 채널을 돌리며 말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내가 완전히 중심은 아니라서 다행이야."

"음, 그건 아닌 것 같슴다. 사실 몇 번 방송 출연 제의가 왔었는데, 제가 차단을 해서 그렇슴다."

"그게 네 일이잖아."

"제 일이죠. 그리고 그 중 일부 행사나, 모임에 제대로 응답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도 제 일임다."

"아..."



언제 준비했는지 모를 태블릿 PC에 신음을 자연스럽게 내뱉은 시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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