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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비행장

무한의 물자로 대한독립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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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멧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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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4.08.1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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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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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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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9,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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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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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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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난닝 전투 (2)

DUMMY

다음날 아침, 친저우에서 두 번째의 일본군 선봉이 출발했다.


당연하게도 전날과는 다른 구성. 트럭에는 여러 종류의 포와 중화기가 실렸고 하고 경전차의 수가 늘었다. 보병들의 무장은 가볍고, 걸어서 움직인다.


가장 큰 차이점은 임시 항공장에 열을 맞춰 주기된 전투기들. 여러 대의 Ki-27 항공기가 출진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보병이 적의 접근을 막고 후방의 화력으로 공격을 차단, 중요한 곳마다 진지를 구축하며 도로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태현은 망원경으로 일본군의 모습을 확인하고 속이 불편해졌다.


“저놈들 저 포 다 쓸 줄 아나.”


일본군은 숲속으로 보병대를 전개하며 천천히 다가온다. 태현의 말이 빨라졌다.


“고지대 확보하고, 계속 일격이탈. 2개조 엄호, 1개조 이동 원칙. 각 조장, 간이 진지 위치 다시 기억해 놔.”


적은 틈을 보일 생각이 없고, 어제처럼 짧은 순간 화력을 집중 투사하는 작전은 쓸 수 없다.


태현과 병두는 각각 길의 좌우를 맡아 병력을 넓게 퍼트렸다. 오늘 투입된 대원은 이백 명. 모아두면 많아보이지만 흩어지면 초라한 숫자다.


일본이 친저우에서 출발한 지 한 시간, 곳곳에서 총격이 시작됐다.


개개인의 전투 능력은 태현의 부대가 훨씬 좋지만 적에게는 화력을 투사할 야포와 그 야포를 지킬 경전차가 있다.


그 탓에 태현의 대원들이 물러나면 일본군 보병이 조심스럽게 전진하고, 그에 맞춰 트럭에 실린 대포와 전차들도 움직인다.


일본군은 느리지만 무겁게, 확실하게 전진한다. 전진이 수월하다고 판단했는지 항공기의 엔진 소리까지 들려온다.


태현은 일본군 한 명을 쏘아 넘어트린다. 맞은 병사는 즉사하지 않고 바닥에서 날뛰다 비명 같은 신음을 터트리고, 태현은 그를 조준한 채 가만히 있다 뒤돌아 달리며 하늘에 떠 정찰하는 ki-27 전투기를 본다.


“한 대, 정찰 목적. 여기선 너무 멀어.”


대공포의 엄호를 받을 수 있는 위치는 한참 뒤편. 그래도 지금 상황에서 적에게 줄 수 있는 피해를 적에게 누적시켜야 한다.


“2선까지 물러나며 적 병력 유인. 가자.”



대원들이 물러나고 일본군이 그 뒤를 쫓는다. 그들에게 하달된 명령은 도로 양옆의 안전 확보이니 대원들이 물러나는 것만으로 목표는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일본군은 전진할 수밖에 없다. 양옆에서 아군이 계속 죽어나가도.


숲에 전개된 보병의 수는 일본군이 훨씬 많지만 기동력과 사격 능력에서 큰 차이가 난다. 거기에 공격하는 입장인만큼 더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고.


태현의 대원들은 높은 곳을 내주지 않으며 수류탄을 던졌고 한 조가 이동하는 동안 두 조는 엄호 사격을 한다. 일본군 보병은 이런 상황에 맞춘 훈련을 받은 적이 없고, 대원들은 작은 전투나마 실전을 겪어 온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보병들은, 계속, 계속 전진할 뿐이다. 그들을 제대로 지휘할 일본군 장교가 이 장소에 없기 때문에.


태현은 그걸 보며 한숨을 쉬었다.


‘총 맞을 곳엔 안 나타나는 게 그 놈들 습성이지.’


처음 날아온 ki-27 전투기는 주변을 한 바퀴 돈 후 정찰을 끝냈는지 총탄을 이곳저곳에 뿌린 후 다음 전투기와 교대하고 복귀한다. 아직 숨어 있는 대공포는 그 기체를 공격하지 않고 침묵을 지킨다.


정오가 가까워지며 태현의 부대는 2선까지 물러났고, 일본군은 난닝이 멀리 보일 정도의 위치에서 멈추고는 피해 상황을 파악한다.


지휘관은 살아남은 보병의 수가 적은 것에 놀라지만 부대를 무를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상공에 아군 전투기가 무사히 날아다니고 있기 때문에.


그가 무전기를 들고 증원 요청을 하려는 그 때, 숨어 있던 여러 대의 대공포가 동시에 하늘을 향해 불을 뿜었다.


총 열 여덟 문의 일제 사격이었지만 한 대뿐인 적의 항공기는 상당히 높은 곳에 있었던데다 조종사가 회피 기동까지 하며 모든 공격이 빗나갔다.


그걸 보던 태현의 부대 모두가 안타까워했고, 태현도 울컥해서 땅을 걷어찼다.


“젠장.”


첫 공격에 적기를 격추했으면 짧은 순간 크게 유리한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전투기는 금방 대공포의 유효사거리 바깥으로 멀어졌고, 대공포의 위치를 확인한 일본군은 포격을 준비한다.


하지만 태현은 일본군의 지휘관과 달리 일본 보병의 피해를 실제에 가깝게 짐작하고 있었고, 적의 공격 전 선수를 칠 준비도 끝내두었다.


“제압 사격! 1조부터 차례로, 수류탄 투척!”


병두가 이 지점을 대공포 진지로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수류탄을 던져 아래에 피해를 주기 좋은 지형이어서였다.


여러 대의 하고 경전차가 포탑을 돌려 반격했고, 태현의 부대는 공격을 멈추고 고지대로 몸을 피했다. 하고의 반격도 멈추고 일본군이 잠시 숨을 돌리는 사이, 도로의 반대쪽에서 숨을 죽이고 있던 병두의 부대가 공격했다.


일본의 지휘관은 차 안으로 몸을 숨기면서 기막혀했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몇 시간 동안 교전했고, 태현 부대의 병사 수는 적다.


당연하게도 개인이 휴대하는 탄약이나 수류탄은 한계가 있으니 아군이 그렇게 피해를 입었다면 상대의 화력은 크게 감소해야 한다.


“무슨 탄약이, 수류탄이···! 아직도 있어!”


그에게는 안타깝게도, 태현이 과학적으로 당연하지 않은 인간인 것이 문제였다.


나석웅과 보급반은 후퇴 지점마다 많은 보급품을 준비해 두었고, 특히 수류탄은 말 그대로 얼마든지 있었다. 대원들은 아직 지치지 않았고, 전투기가 머리 위를 날아다녀도 눈앞에 집중할 만큼 사기도 높았다.


대공포는 계속 전투기의 접근과 조준 사격을 방해했고, 태현과 병두가 도로의 좌우에서 교차 공격을 진행한다.


결국 일본군의 진형이 허물어졌다. 설령 하고가 버틴다 해도 나머지 차량과 병사는 몰살이다. 이미 트럭에 실린 대포들은 사수가 죽거나, 박격포탄에 맞아 망가졌거나 둘 중 하나인 상황이다.


지휘관은 무전기를 들고, 또 주변에 잘 들리도록 소리쳤다.


“전면 퇴각, 항공대 지원 바란다! 반복한다. 전면 퇴각! 항공대는 지원 바란다!”


태현이 들었다면 많이 실망했을 답이 무전기에서 흘러나왔다.


“2개 편대 접근 중, 전방 부대는 4km 후방까지 퇴각하라. 2개 편대 접근 중, 전방 부대는 퇴각하라.”


적은 하고를 벽으로 세우고 포를 쏘며 물러나기 시작했고, 하늘 먼 곳에는 여섯 대의 전투기가 날아오는 게 보인다. 태현은 충분한 성과라 생각하고 부대를 물렀다.


“부상자 수습 후 각자 산개··· 난닝에서 보내는 부대와 교대 후 복귀하자. 전파해.”


적의 퇴각은 빨랐다. 태현은 닿지도 않을 포를 연달아 쏘며 물러나는 하고를 보며 이를 잘근거렸다.


“저걸 진짜 어떻게 하지.”








태현은 찌푸린 얼굴로 계속 고민하며 난닝으로 돌아왔다. 수류탄을 잘못 맞은 하고에서 불이 나기도 했고 정비불량인지 전투 중 작동을 멈춘 것도 있었지만 격파할 방법을 찾은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제대로 된 대전차포나 로켓이 나오려면 몇 년 남았고. 그것도 유럽에 가야 볼 수 있나.’


미군의 M1 바주카는 1942년에나 나오고, 일본군의 대전차 로켓은 전쟁 말미에나 개발된다. 어제의 경험으로 산악 지형에 매복한 대전차포로 적 전차를 맞춘다는 건 말이 안 되는 행동이란 걸 알았다.


오늘 전투가 그나마 유리했던 건 일본의 지휘관이 양쪽의 병력 손실을 잘 파악하지 않은 것과, 대공포의 존재로 적 전투기가 활약하지는 못한 것.


오늘 일본군 전투기는 한 대씩 출격해 정찰을 우선했고, 그건 다분히 대공포가 있을 것을 예상한 출격이었다. 다음 공격 때에는 대공포를 우선 목표로 잡은 후 무력화에 성공하면 공중 공격을 해올 것이다.


‘한 대 떨어트렸으면 최고였을 텐데. 파일럿의 솜씨가 좋았어.’


하고는 상대할 방법을 찾을 수라도 있지, ki-27 전투기는 생각하는 게 의미 없을 지경이다.


25mm 대공포도 사정거리가 짧고, 애초에 적 항공기를 격추하기보다 방해하는 병기로 봐야 할 정돈데 곧 배치한 지역을 빼앗겨 쓸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고 나면 하늘에 기도하는 것보다 효과적인 대응 수단은 없다.


‘비행장을 공격할 방법 없을까.’


트럭이 멈췄고, 태현은 구겨진 얼굴로 차에서 뛰어내린다. 그후 걷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가 깜짝 놀랐는데, 장파쿠이 장군을 비롯 중국군이 우르르 나와 있다가 태현을 보고 다같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어.”


장파쿠이는 격양된 얼굴로 박수를 치며 걸어나오다 태현을 와락 끌어안았다.


“자네는! 응! 정말! 영웅이야. 영웅! 그래!”


장군의 말이 끝나자 박수 소리가 더 거세어졌다. 장군은 태현을 풀어주고는 병두에게 가서 끌어안고는 주먹을 높이 들고 소리쳤다.


“중조동맹을, 위하여-!”


“위하여-!”


태현은 병두에게 눈으로 신호를 보냈다.


‘따라하자.’


‘그래.’


“중조- 동맹을-”


태현은 입맛이 썩 시원하지는 않았다. 조선 말고 한국 해서 중한동맹이라고 하면 어땠을까 싶어서.


“위하여-!”


어쨌든 이 자리에서는 같이 하는 것이 좋았다. 대원들도 트럭에서 뛰어내리고 같이 외쳤다.


“중조 동맹을 위하여!”


태현은 목청껏 외치며 생각했다.


‘내일 중한동맹으로 바꿔달라고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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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북아프리카 전역 (1) NEW 11시간 전 33 3 12쪽
39 1942년부터 43년, 과달카날에서 파푸아까지 24.09.17 53 3 12쪽
38 나치 독일에 드리운 그림자 24.09.16 59 3 16쪽
37 필리핀 탈출 24.09.15 76 3 14쪽
36 탈출 계획 24.09.14 81 4 13쪽
35 악전고투 24.09.13 83 3 15쪽
34 필리핀 침공 24.09.12 95 3 14쪽
33 필리핀으로 24.09.11 96 4 13쪽
32 철과 화약은 생명과 같이 비산하고 24.09.10 97 4 13쪽
31 신임 장교 24.09.09 99 3 12쪽
30 때로는 싸우지 않는 것이 24.09.08 102 4 12쪽
29 조선의용대 24.09.07 107 4 13쪽
28 우한 방어전 (2) 24.09.06 102 4 15쪽
27 우한 방어전 (1) 24.09.05 113 4 15쪽
26 모두는 서로 다른 미래를 꿈꾸고 24.09.04 120 5 13쪽
25 협상, 짧은 평화, 다른 협상 24.09.03 136 6 16쪽
24 이청 전투 (2) 24.09.02 119 6 13쪽
23 이청 전투 (1) 24.09.01 130 4 14쪽
22 호랑이들 24.08.31 147 5 17쪽
21 사나이의 약속 24.08.30 147 4 15쪽
20 공산당의 조선인 24.08.29 167 4 13쪽
19 우한의 범 24.08.28 170 3 12쪽
18 미국의 장교 24.08.27 171 5 12쪽
17 국제 정세 24.08.26 171 5 13쪽
16 고된 크리스마스 24.08.25 170 5 12쪽
15 겨울의 우한에 꽃잎이 흩날리고 24.08.24 175 7 11쪽
14 세 가지 물질 24.08.23 196 5 12쪽
13 임시정부 24.08.22 200 6 12쪽
12 난닝 전투 (4) 24.08.21 200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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