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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비행장

무한의 물자로 대한독립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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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멧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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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4.08.1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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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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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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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협상, 짧은 평화, 다른 협상

DUMMY

일본의 입장에서 이청 전투는 예상 외의 대패였지만, 중국군도 3만이 넘는 사상자를 내고 말았다.


전방에서 지휘한 리쭝런은 머리 왼쪽에 타박상을 입었는데, 장제스는 그가 피 묻은 붕대를 갈지 말고 충칭으로 개선할 것을 명했다.


덕분에 리쭝런은 상처가 오염으로 덧나 고생했지만 본인도 충칭의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감동하며 환호하는 걸 보고는 기분이 좋아보였다.


1940년 6월 22일, 프랑스가 독일과의 휴전 협정에 서명했고 다음날인 23일, 장제스는 이청 전투의 승리를 선포했다.


전투를 지휘한 리쭝런은 중장으로 진급했고, 태현도 계급장에 노란색 삼각형이 하나 더 붙어 두 개가 되었다.


비록 중국군이 매번 일본군의 우월한 장비에 고전하지만 난닝의 승리, 우한의 승리, 싱타이의 무승부에 이어 이청의 승리까지 오면 중국이 일본을 곧 밀어낼 거라는 인식이 퍼지는 것이 당연했다.


일본은 이청을 얻어 방어를 굳히고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얻으려 했지만 실패했고, 덕분에 미국도 단호히 나올 수 있었다.


“중국에서의 전면 철수 없이 석유 수출 재개는 없을 것.”


그러면서 물밑으로, 비공식적으로 양국 간에 다른 이야기가 오갔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자원과 물자에 대해 일본에 일부 우선권을 주고, 소련의 견제를 위한 정보 자원을 제공하겠다는 안이 제시되었다.


장제스도 이청에서 보여준 일본군의 진격을 보고 우한을 다시 빼앗길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청은 그나마 주변에 산악지대가 있어 중국군이 유리한 부분이 있었지만 우한은 뻥 뚫린 평야.


그런 상황에서 승리한 전투에서도 수 만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는 건 장제스의 계산기가 신중하게 돌아가게 하기 충분했다.


미국은 장제스에게도 제안을 했다. 공업 기술 이전과 차관 지원의 대가로 전쟁 중지, 미국 기업의 중국 우선 진출, 중국이 미국과 동맹국의 동남아시아 식민지를 보호한다는 제안이었다.


미국이 애써 중-일 사이를 중재하는 중에 7월 10일이 되었고, 조바심이 난 히틀러가 영국을 압박하기 위해 영국 공습을 시작했다.


며칠간 양국의 공중전이 팽팽하게 전개되는 걸 지켜본 국가들은 다시 계산기를 두드렸고, 장제스는 결단을 내린다.


“광저우, 난징, 상하이와 그 주변을 돌려받는다면 우리도 최대한의 조건을 제공하겠소.”


긴긴 협상 끝에 광저우를 즉시, 난징을 6개월 내로, 상하이를 1년 내로 반환한다는 결정이 내려지고 중일 양국이 휴전 협정에 서명했다.


일본 입장에서 중일전쟁에 들고 있는 비용을 줄이고 비밀 협정으로 중국의 일부 자원과 미국의 지원을 얻는다는 이득을 분명 가져감에도, 중국에서 자국군이 연전연승하는 줄 알았던 일본 국민의 반발은 어마어마했다.


그에 일본의 군부는 중국을 정복할 수 있었지만 미국의 부당한 개입과 석유의 제한으로 이루지 못한 것이란 인식을 퍼트렸고, 미국은 그런 일본의 행동에 여러 차례 항의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삼국 간에 긴장이 계속되고 해결할 문제도 많은 상태로, 공식적으로는 중일전쟁이 멈췄다.


당연히 일본의 중국 점령지가 한참 남은데다 중국도 일본도 숨 돌릴 틈이 필요했을 뿐이란 것이 너무 명백해 긴장은 가라앉지 않았음에도.


장제스 역시 휴전은 잠깐일 뿐이란 생각으로 우한에 방어시설을 집중하면서도, 그 잠깐 동안 여러 이득을 얻을 생각으로 중국 각지를 돌아다녔다. 긴 고통이 끝났으니 번영이 찾아올 거라 약속하며.


장제스는 광저우에 개선하는 것으로 충분히 온 중국의 희망이 상징이 될 수 있었고, 한 달 후에는 아예 일본 치하 난징에 들어가 곳곳을 돌아다니는 위험한 수를 두고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이 상황에 곤란해진 것은 중국공산당, 그리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였다.


장제스에 대한 지지가 중국 전역에서 치솟는 것은 당연히 공산당에게 비상사태.


다만 장제스는 중국공산당을 공격하지 않았는데, 그의 머릿속에서 일본과의 전쟁이 끝나지 않은 것도 있고 미국에서 자국산 군수물자가 내전에 이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요해서였다.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임기동안 미국이 팽창주의를 실행하는 것으로 보일 어떤 요인도 용납하지 않은 대통령이었고, 장제스는 그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임시정부에게는 중국 북부의 일본 점령지가 남는 상황이 곤란했다. 최근 여러 전투에서 승리한만큼 조선으로 가는 길이 뚫리고 광복군과 중국군이 같이 공격한다는 장기 계획이 어그러졌기 때문. 김구 주석은 흩어진 임시정부의 요인들을 불러 의견을 교환했다.


그 자리에서 김구 주석이 중국과 일본이 다시 전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는데, 그 말이 흘러나가 임시정부는 자기 사정으로 중국이 전쟁하기를 원한다는 반응으로 돌아와 김구를 곤란하게 만들기도 했다.


태현의 대원들도 이제 어떻게 일본과 싸우는 건지 줄기차게 물었고, 간도로 돌아가거나 아예 공산당과 협력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그건 총통이 이제 뭘 하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은데···’


태현에게는 이제 장제스가 할 일이 고민이었다. 장제스는 그동안 본 어느 때보다 행복해 보였지만, 그가 피바람을 한 번 일으키려는 것도 너무 잘 보였다.


중화민국에서 가장 유능하고 세력이 큰 군벌들은 거의 다 장제스를 향해 총을 겨눈 적이 있는 이들이고, 중국사에는 다채로운 반역과 숙청의 기록이 넘친다.


그렇기에 누구도 장제스가 군벌들과 사이좋게 권력을 나눠 갖고 가끔 만나 저녁이나 먹는 친밀한 사이로 남을 거라 예상하지 않았다.


그런 중에 태현은 쉐웨와 자주 만났고, 쉐웨는 몇 번 장제스를 두고 농담했다. 쉐웨는 장제스가 전쟁 전에 충성 아니면 숙청을 강요하리라 확신했고, 실제로 장제스의 계획도 그랬다.


군벌에게 요구하는 충성이란 말 잘 듣겠다는 서약이 아니라 갖고 있는 거의 모든 걸 장제스에게 바치고 그의 명령대로만 움직이며 그가 허용한 것만 받겠다는 의미.


쉐웨는 내전을 벌일지언정 그럴 생각은 없었다.


“총통을 이기게 해준 건 우리와 우리 군인데, 종착지는 끓는 솥이라니.”


태현은 중화민국의 안정과 발전을 원했지만, 그에 따르는 부수적인 것들은 전혀 반갑지 않았다.


“총통은 아직 지휘관들이 필요할 겁니다.”


“우리에게는 다행스럽게도 공산당이 수는 많아졌으니. 하지만 그네들도 수만 많을 뿐이야. 우리 나름대로 살 방법을 찾자면 서로 손잡는 것 말고는 없겠지. 그런데 이런, 우리 손으로 총통을 구국의 영웅으로 만들어버렸고 영웅에 저항하는 반역자는, 그렇지. 부하에게 배신당해 목이 바쳐지는 것이 중국 역사의 규칙이지.”


이 시기 중국공산당의 팔로군 규모는 장비가 많이 부족한 36만 명. 쉐웨와 바이충시, 리쭝런 등 유력 군벌들은 모두 비슷한 계획을 짜고 있었다. 장제스가 자신들을 겨냥하면 공산당이나 다른 군벌을 끌어들여 장제스에 맞서 겨루기로.


물론 군벌들이 그 상황을 바라고 원하는 것은 아니다. 협상으로 의견을 좁히는 것이 최우선이고 그것으로 해결되면 그보다 좋은 건 없다.


“그래서 협력장교. 총통이 귀관을 부른 적이 있기는 하고?”


“이청에서 돌아온 후로는 없습니다.”


“내 실없는 소리 좀 해도 될까?”


“듣겠습니다. 장군.”


“자네가 총통의 은인이야. 총통이 그걸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난닝도, 우한도, 이청도. 귀관이 승리의 핵심이었지. 귀관만. 귀관 한 명만.”


“아닙니다, 장군님. 국민혁명군의 희생이 만든 승리입니다.”


“전쟁에서 장병이 죽는 건 당연해. 귀관이 사람 죽는 걸 슬퍼한다는 건 이제 모두가 알지. 그렇지만 귀관이 틀렸어. 전쟁은 마귀가 이끌고 사람이 수행해. 마귀를 막는 수단은 사람의 피뿐이고, 이번에 그 수단에 힘을 부여한 사람이 귀관이야. 개죽음이 아니라 가치 있는 죽음을 빚는 자가 전쟁에서 이기는 법이고.”


태현은 대답할 말이 없었고, 쉐웨는 웃으며 말을 마쳤다.


“장제스가 마귀가 되려 하면, 글쎄. 귀관이 한번 막는 걸 시도해 봐. 모르지, 총통이 자네는 좀 안심하니까.”


그렇게 장제스와 군벌 간의 긴장은 중국 전역에 퍼져나갔다. 민중에게는 호기심으로, 권력자들에겐 걱정과 두려움으로.


공산당은 조심스럽게 각지의 군벌들에게 손을 내밀었고, 숙청될 것이 두려운 군벌들은 하나둘 밀약을 맺었다.


태현은 그런 상황을 전해들으며 혼자 웃었다.


‘전쟁이 끝났는데 생각보다 다들 행복하지 않군···’


그렇게 생각하다 멀리 보이는 충칭의 모습을 보고 생각을 바꾸었다. 사람들은 길거리에 나와 음식을 만들고 나눠 먹었고,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추며 신나했다.


태현은 문이 열려 있는 방공호를 보며 1941년에 방공 터널 안에서 수천 명이 질식해 죽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거란 생각에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그렇게 시간이 좀더 흘러 9월이 된다. 일본은 독일에 항복한 비시 프랑스의 식민지인 인도차이나 반도에 육군을 상륙시키고, 장제스는 미국과의 협약에 따라 필리핀에 바로 보낼 수 있는 부대를 준비했다.


서유럽의 영국 본토 항공전은 영국 공군의 우세로 굳어져갔고 영국은 됭케르크에서 사로잡힌 20만 포로의 석방 협약을 성사시키려 노력했다.


독일도 군인 20만을 그냥 돌려줄수도, 마냥 붙잡고 있는 것도 번거로운지라 일부 협상에 진전이 있었지만 히틀러가 처칠이 대등한 조건의 정전이나 휴전을 고집하는 걸 받아들이지 않았다.


히틀러는 자신을 영국마저 머리를 조아린 유럽의 단일한 지배자로 인정받으려 했고, 처칠은 다른 어떤 걸 내 주어도 그것만은 초를 칠 생각이었다.


10월이 가까워오며 장제스와 군벌들도 정면으로 부딪치기 시작했다. 군벌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영역 안에서 장제스의 간섭 없이 왕처럼 지낼 수 있는 것. 그 지역에서 나오는 경제적 이득에 대한 자유를 포함해.


반면 장제스는 토지개혁을 기본으로 한, 자신이 독단으로 주도하는 중국의 산업화와 경제 발전이 중국이 발전하는 길이라 믿었다.


그렇게 총통의 사무실에서 시신이 하나 이상 나올 지 모두가 관심을 보이던 어느 날, 어째서인지 태현이 장제스가 있는 곳으로 불려갔다.


이상한 기분으로 들어가보니 장제스와 쉐웨, 바이충시, 리쭝런이 모두 얼굴이 붉어진 채 서로를 외면하고 서 있었다.


태현은 그들의 허리에 권총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약간 마음을 놓고 입을 열었다.


“부르셨습니까.”


장제스가 가장 먼저 대답한다.


“협력장교. 저 멍청이들에게 이 20세기에 국가란 어때야 하는지 설명을 좀 해 보게. 19세기에 갇혀 있는 놈들이라 생각하고! 협력장교는 아는 것이 많지 않은가.”


성질 더럽기로는 군벌 셋 중에 단독 선두를 달리는 바이충시가 쏘아붙였다.


“당신이 원하는 국가가 무엇이든, 장제스. 그것이 당신만을 위해 존재하는 건 당연하지 않아.”


태현은 우선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했다.


“제가 미국인 건가요? 슬쩍 중재하고 이득만 얻어가는.”


좋은 농담은 아니었다. 쉐웨마저 태현을 보고 얼굴을 조금 찡그려보였다. 태현은 웃어서 얼버무리며 말을 시작했다.


“앞으로 중국 바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제 생각을 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할 말은 많다. 독소전쟁, 해군이 강한 일본이 소련 말고 미국과 동남아시아를 공격할 가능성, 훗날 제국주의가 붕괴하고 소련-미국의 헤게모니가 대립할 것.


다들 좋아할 만한 흥미 위주로 말한다. 어차피 마지막에 할 말은 정해져있고, 지금은 상대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독일이 소련을 공격하겠지만, 결코 이기지는 못할 겁니다.”


“왜 그리 생각하지? 지금 독일의 육군은 역사상 모든 군대 중 가장 강력해. 소련군은 모두 알다시피 체계도 없이 허우적거리고 있네.”


“예. 숙청 때문입니다. 총통님.”


장제스는 어이가 없어 눈을 부릅떴지만 태현은 그 눈을 피하지 않고 계속 말한다. 일단 그의 허리에 권총이 없어서.


“하지만 소련이 반드시 이기고, 독일 동편 동유럽을 모조리 삼킬 것입니다. 첫 번째 이유는···”


가혹한 기후, 계속 넓어지는 소련의 공업지대, 필연적으로 발생할 독일 보급의 난항, 생각보다 뒤떨어지는 독일의 항공전력.


무엇보다, 커다란 오판을 할 때까지 고집을 꺾지 않을 히틀러.


“히틀러는 그의 실제 능력에 비해 너무 큰 성공을 했습니다. 이제 자신만이 옳다고 믿을 것이고, 역사상 그런 자는 실패해 모두 잃을 때까지 멈추지 않았습니다. 위안스카이는 다들 한 번씩 보시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그 다음 소련은···”


어쩌다 보니 미래의 세계사 강의가 되었다. 다행히 국제정세에 대해 관심이 차고 넘치는 장제스와 군벌들은 들었고, 태현은 그들이 집중한다고 생각하고 경제에 대해 말하고자 했다.


“식민주의가 끝나면, 세계는 크게 둘로 묶일 겁니다. 공산주의 체제의 소련 동맹과 미국 및 유럽의 자본 중심 동맹. 두번째가 부자들 좋은 동맹입니다.”


바이충시가 지적한다.


“제국주의자들이 식민지를 포기한다고?”


“경제적으로 종속하게 되면, 저항세력에 골치를 앓으며 통치를 고집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무슨 근거로 확신하냐.”


장제스가 태현의 의견을 보충한다.


“미국도 그렇고 서양에 그런 주장이 거센 건 맞아. 끊지 말고 들어보자고.”


“핵심은, 감히 말씀드립니다. 지주의 이익에 매달려 토지개혁을 하지 않으면 경제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중국이 두 거대한 동맹의 경제적 식민지가 될 뿐입니다.”


장제스가 만족한 얼굴로 박수를 치고, 군벌들이 얼굴을 긴장시킨다.


군벌들의 유지비는 주로 토지를 가진 지주들에게서 나오고, 그것을 포함해 여러 이유로 지배하는 군벌과 그 지역의 지주는 이익공동체라 해도 아주 틀린 말이 아니다.


“그리고, 한 명이 모든 걸 결정하는 중국이 되어서도 안될 겁니다. 권력에 눌린 사회는 경직되어 빠르게 발전하지 못하는데, 지금 스탈린 치하 소련에서 10년째 일어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공업 발전에 대통령이 한 명이 오래도록 개입했다면 어땠겠습니까?”


장제스가 박수를 치다 말고 눈을 꿈틀거리고, 군벌들은 모두 같은 속도로 고개를 끄덕인다.


태현은 모두의 눈치를 보다가 조심스럽게 말한다.


“미국에서 유명한 교수라도 불러서··· 의견 구하는 게 어떠십니까?”


장제스가 지적한다.


“협력장교, 어째 미국만 좋게 평가하는 것 같군. 귀관 역시 부잣집 태생이었나?”


그렇지는 않았고, 태현은 앞 부분에 대해서만 대답했다.


“기술을 배우고자 하면 소련이 더 좋겠지만, 사실 총통도 미국의 사회가 좀 더 나아보이지 않으십니까.”


“좋아. 이렇게 하지. 자네들, 한 명씩 미국에 좀 다녀와. 협력장교 통역으로 대동하고.”


태현은 굳었다.


“네?”


“다녀와. 한 번씩. 그리고 나서 나와 이야기해.”


“저기, 총통님··· 제가 통역이라 하시면.”


“내 아내나 처남이 통역하는 말을 이 자들이 곧이곧대로 듣겠나? 이 멍청이들을 좀 데리고 다녀. 한꺼번에 보내면 음모다 계략이다 암살 시도다 이럴 게 뻔하니, 한 명씩 다녀오라는 것이네.”


“통역···전문가를 부르시면 어떻습니까?”


장제스는 웃는 얼굴로 태현에게 다가와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런 사람 없어. 다녀오게.”


“네.”


태현은 취업하기 위해 토익을 배웠던 나날들을 저주했다. 군벌들은 장제스의 말을 생각해보겠다고 답한 후 사무실을 나갔고, 태현도 발을 옮기려는 때 장제스가 멈춰세웠다.


“아. 그렇지, 협력장교. 가는 김에···”


“네?”


“내 미국에 조선 독립에 대해 할 이야기가 좀 있었어. 마침 잘 됐군.”


혼이 반쯤 나갔던 태현의 얼굴이 바짝 굳었다.


“내일 14시, 김구 주석과 같이 찾아와. 대한민국 정부의 외교 문서를 만들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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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북아프리카 전역 (1) NEW 11시간 전 33 3 12쪽
39 1942년부터 43년, 과달카날에서 파푸아까지 24.09.17 53 3 12쪽
38 나치 독일에 드리운 그림자 24.09.16 59 3 16쪽
37 필리핀 탈출 24.09.15 76 3 14쪽
36 탈출 계획 24.09.14 80 4 13쪽
35 악전고투 24.09.13 83 3 15쪽
34 필리핀 침공 24.09.12 95 3 14쪽
33 필리핀으로 24.09.11 96 4 13쪽
32 철과 화약은 생명과 같이 비산하고 24.09.10 96 4 13쪽
31 신임 장교 24.09.09 98 3 12쪽
30 때로는 싸우지 않는 것이 24.09.08 101 4 12쪽
29 조선의용대 24.09.07 107 4 13쪽
28 우한 방어전 (2) 24.09.06 101 4 15쪽
27 우한 방어전 (1) 24.09.05 113 4 15쪽
26 모두는 서로 다른 미래를 꿈꾸고 24.09.04 120 5 13쪽
» 협상, 짧은 평화, 다른 협상 24.09.03 136 6 16쪽
24 이청 전투 (2) 24.09.02 119 6 13쪽
23 이청 전투 (1) 24.09.01 129 4 14쪽
22 호랑이들 24.08.31 147 5 17쪽
21 사나이의 약속 24.08.30 145 4 15쪽
20 공산당의 조선인 24.08.29 166 4 13쪽
19 우한의 범 24.08.28 168 3 12쪽
18 미국의 장교 24.08.27 171 5 12쪽
17 국제 정세 24.08.26 170 5 13쪽
16 고된 크리스마스 24.08.25 170 5 12쪽
15 겨울의 우한에 꽃잎이 흩날리고 24.08.24 175 7 11쪽
14 세 가지 물질 24.08.23 195 5 12쪽
13 임시정부 24.08.22 199 6 12쪽
12 난닝 전투 (4) 24.08.21 200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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