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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비행장

무한의 물자로 대한독립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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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멧돼지
그림/삽화
비행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4.08.15 17:16
최근연재일 :
2024.09.19 07:2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7,091
추천수 :
200
글자수 :
235,916

작성
24.09.1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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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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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북아프리카 전역 (1)

DUMMY

조지 S. 패튼.


여러가지로 상세한 설명이 필요한 인물이지만 우선 그의 첫 번째 특징으로 사나운 성질머리를 들 수 있고, 사나운 성질머리도 갖춘 인간인데다 성질머리가 사납기 그지없기까지 한 걸 감안하면 정말로 성질머리가 사나운 사람이라 할 수 있다.


1940년대 전세계 인류의 성질머리 평균에 분명 유의미한 통계적 영향을 미쳤을 인물.


미국 전차전 교리의 창시자로 미국에서 전차를 잘 쓴 군인 하면 미국 역사가 끝날 때까지 1위를 유지하기 충분한 지휘관으로 그의 전성기가 펼쳐졌던 서유럽 전선이 이제 막 만들어질 참이다.


그는 태현을 앞에 세워둔 채 자신의 앞으로 온 추천서를 읽고 있었다. 패튼 본인의 육군 사관학교 동기인 아인켈버그 중장이 쓴 것부터 의외로 맥아더가 써준 것, 브래들리가 쓴 것에다 심지어 아직 중국에 있는 셔놀트 고문의 것까지.


성질머리가 더럽긴 하나 남부 좋은 가문의 출신답게 평소의 성질머리에는 교양의 흔적이 좀 남아있었고, 그래서 패튼은 태현을 보고 이건 무슨 뜬금없는 아시아인이냐는 불평은 하지 않았다.


“이봐 칭키(동아시아인 비하용어). 내 부대로 배정될 것 같으니 좋다고 했다면서?”


“그렇습니다. 장군.”


“여길 보면 소수 정예병 전투, 부대 관리, 방어 전술, 보급 작전, 대 민간인 작전, 공격 작전 구상··· 다 잘 했다고 경력으로 증명하긴 했는데 말이야.”


태현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가만히 있자고.


“내가 달라고 한 장교는 이런 집안일 전문가가 아니라고. 병사들을 걷어차며 같이 달려나가 적을 끝없이 폭사시킬 녀석들을 보내달라고 했는데.”


“그래서 저도 기뻤습니다. 장군.”


“흠.”


“그동안 어려운 전투를 겪다 드디어 적을 전력으로 깨부실 군에 들어오길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칭키 너 그렇게 안 생겼는데.”


“해군을 돕는 동안 수풀을 헤치고 적을 쏴죽이러 갈 일이 너무 없어 견딜 수 없던 차에, 장군에게 배속될 제안이 와 부리나케 지원서를 작성했습니다.”


패튼은 자리에서 일어나 태현의 앞으로 온 다음 갑자기 큰 소리를 질렀다.


“와아!”


태현이 지금까지 들어 본 목소리 중 가장 컸다. 순간 눈을 깜빡일 뻔했지만 다행히 그러지 않는 데 성공했고 그건 패튼의 마음에 조금 들었다.


“기백은 좋고.”


패튼은 다시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이제 네가 싸울 놈들은 가만 있어도 총이 부러지고 양철 비행기를 날리는 잽스(일본인 비하용어)가 아니라 최강의 전차대로 밀고 들어와 슈투카로 폭탄을 퍼부어대는 제리(독일인 비하용어)새끼들이다. 오줌 안 지리겠어?”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


“네, 장군.”


태현은 몰랐지만 패튼은 그가 집안일이라고 한 업무를 봐 줄 장교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사소한 일을 섬세하게 처리할만한 사람은 패튼을 못 견뎠거나 패튼 자신이 못 견뎠거나의 둘 중 하나로 귀결되었기 때문에. 그럴 때 패튼이 부대를 떠난 경우는 없었으니까.


그래서 패튼은 잡일을 잘 할 것 같으면서 말이나마 호전적으로 하는 태현도 괜찮겠다고 생각했고, 그는 인종차별을 하긴 해도 아프리카계 미국인 부대에 격려 방문할 만큼 효율지상주의자였다.


비록 타 인종 타 국민 비하발언을 입에 달고 살지만.


“업무 하는 거 보고 결정하지. 그래, 우리 군이 어디부터 갈 것 같은데?”


“지중해의 북아프리카 해안, 나아가 이탈리아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오. 잘 맞추긴 했는데 설명해봐.”


“이탈리아의 물자를 뽑아다 우리가 돌격하는데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


패튼은 박수를 두 번 쳤다. 이 대답 역시 패튼의 마음에 들었다.


“좋아, 칭키. 너 병과가 뭐야?”


“작전과 성적이 가장 좋았습니다.”


“책상 일도 중요해. 중요한데··· 나는 탱크 몰 줄 모르는 놈은 믿지 않는데, 배울 자신 있어?”


“M3스튜어트를 움직여 하고 네 대를 격파한 적 있습니다.”


“그건 서류에서 봤지. 근데 잽스의 하고는 전차가 아냐, 그건 딱총 달린 장난감이라고. 에이브럼스-!”


크레이튼 에이브럼스 대위.


패튼이 사단의 머리라면 사단의 가장 강한 주먹이라 할 수 있는 젊은 장교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성질머리가 덜 사나운 패튼이라 해도 좋고, 전선에 있을 때는 패튼 이상의 패튼이라 해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닌 장교.


원래의 역사에서 6.25 말미에 군단 작전참모로, 베트남 전쟁에서는 사령관으로 복무해 일생을 전쟁으로 보낸 군인이다.


“네 장군님!”


“이 칭키한테 셔먼 운전과 포격 가르쳐 주고 잘 하는지 보고해.”


“실탄 사용하겠습니다.”


“당연한 말은 필요없어.”


에이브럼스 대위는 태현을 차에 태워 같이 전차 훈련장으로 가며 말을 걸었다. 그는 1915년 9월 생 만 28세로 설정상 1914년생인 태현과 나이가 비슷했다.


“뭐 우리 사단장님이 심하게 불렀다고 섭섭해하지 마요. 미국인도 양키라고 하니까 그 분은.”


“오해하지 않습니다. 괜찮습니다.”


“오, 나도 그럼 칭키라고 해도 되나요?”


“문제없습니다.”


“으하! 영감님들이면 몰라도 우리 젊은 장교가 그러면 정강이 까입니다. 그래도 유쾌한 분이네! 크레이튼 에이브럼스라고 해요.”


태현은 그와 악수를 나누며 입이 근질거렸다. 미래에 전 세계에서 가장 이름 높은 전차가 당신의 이름을 딸 것이라고 말해 주고 싶어서.


전차 훈련장에 도착하니 실물로는 처음 보는 M4 셔먼이 있었다. 태현은 눈에 들어온 장비나 물질에 대한 정보를 바로 알 수 있었고 그 정보에는 조작법이 포함되었다.


“움직일 줄 아신다고 했으니 한번 볼까요. 전속력만 내지 마시고.”


신뢰성이 좋은 셔먼인만큼 운전은 어렵지 않았고, 훈련장에서 할 기동은 모두 성공해냈다.


그것을 보며 에이브럼스의 표정에 약간의 호기심이 올라왔다.


“사격 훈련은 미리 날짜 고지하고 해야 하지만, 뭐 시말서 한 장 쓰죠. 사격장으로 갈까요?”


약간의 문제라면 장비를 보고 다룰 줄 안다는 것과 그걸 잘 해낸다는 게 상당히 다르다는 점.


태현이 비행기는 몇 번 몰아봤어도 정상적인 착륙에 성공해 본 적이 없는 것도 그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포를 갖고 낑낑거려 정확히 쏘려다 못하는 것보다 시원시원하게 쏴붙이는 모습을 보이는 게 나을 거라 생각했고, 그 짐작은 잘 들어맞았다.


에이브럼스는 매우 만족한 얼굴로 태현에게 한번 더 손을 내밀었다.


“내가 제리 탄 맞아 뒈지거든 당신이 내 탱크 맡아요.”


“표적 근처로 간 것이 없는데 괜찮습니까?”


“뭐, 실전에선 쏘면 다 맞으니까요. 진짜로. 장전하고 쏘는 기백만 있으면 다 됩니다.”


태현은 마음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려진 그대로의 인간일세.’


태현과 에이브럼스는 다음 날 패튼의 사무실을 찾았고, 에이브럼스는 기분 좋은 얼굴로 어제의 결과를 포장해 주었다.


“뭐··· 어썸(Awesome) 등급입니다. 장군님.”


“들었어. 빠른 속도로 공기를 잘 맞췄다고. 합격.”


태현은 웃으면서 다른 생각을 했다. 이 사람들아, 좀.


태현의 전차 모는 실력에 대해서는 농담이었지만 금방 두 명의 태현에 대한 평가가 좋아질 일이 있었다.


장교들의 체력 훈련에서 태현이 전 종목 1등의 성적을 냈기 때문. 몇 년간 먹을 것을 충분히 챙겨먹으며 전쟁터를 뛰어다닌 결과였다.


거기에 더해 소총 사격 성적마저 장교들 중 가장 좋았다. 권총 사격과 근대 5종으로 올림픽에 출전해 본 적 있는 패튼은 감격해 마지않았다.


“드디어 우리 마초 동맹에 두뇌파가 나타났어. 내가 잽스 새끼들 때문에 칭키에 편견이 있었는데 이런 아시아인도 있고 말이야. 세상이 넓다니까.”


태현은 미소로 표정을 감추며 속으로 두드러기가 나려는 기분을 참았다. 어쨌든 칭찬이기는 하니까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감사합니다, 장군님.”


“자, 들어! 우리는 이탈리아로 간다. 잉글랜드 해적 새끼들과 같이 지중해 해안을 싹 털어버리고 로마를 점령할 거다. 마지막까지 따라오면서 전차들이 싸우는 일에만 집중하게 해 달라고. 무슨 말인지 알겠어?”


“장군을 믿고 전투를 하다 보면 어느새 로마에 도착해 있게 하는 것. 이해합니다.”


“역시 마음에 드는 칭키야!”


살다 보니 미군 장성과 하이파이브를 할 일도 다 있었다. 태현은 대답할 아이디어를 준 펑더화이에게 무의식적으로 감사했다가 철회했다.


‘싸우다보면 이겨 있는 것. 큰 작전일수록 중요하지. 정말 그렇다.’


“그래서 칭키! 이탈리아 놈들을 보면 어떻게 해 줄 거지?”


“사로잡으면, 그놈들 앞에서 에스프레소에 물과 얼음을 타 먹겠습니다.”


“뭐?”


“이탈리안 에스프레소에 물과 얼음을 넣고 흔든 다음 죽 들이키겠습니다. 피자에 파인애플도 올려 먹고요.”


“으하하하하하!”


패튼은 폭소했고 태현은 한숨을 쉬었다.


‘이탈리아에 대해 공부했을 줄 알았지.’


성질머리가 더러운 것과 별개로 패튼은 항상 준비를 철저히 하며 적을 연구했다. 그의 전격전은 롬멜이 프랑스에서 펼친 것을 더 개량하려고 한 결과였고, 그의 무모해보이는 전진 역시 적의 환경을 파악하고 대응을 예상한 후 펼친 작전이었다.


패튼은 정말로 태현을 마음에 들어했고 에이브럼스는 곧 태현에게 친구처럼 대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태현은 아직 마음이 쓰이는 부분이 있었다.


‘맥아더 장군. 여기 와서 좋기는 한데, 가서 고생하라고 보낸 건 아니겠죠? 그렇죠···?’






1943년 7월, 북아프리카. 패튼의 부대가 영국을 경유해 모로코의 카사블랑카에 상륙했고 이 시점에서 영국이 독일에 선전포고한다. 독일의 최신예 항공기가 영국 상공에 날아올 것을 각오하고.


미군의 북아프리카 상륙은 실제로 일어난 횃불 작전보다 무려 8개월이나 지난 시점.


카사블랑카보다 동쪽의 지브롤터 해협이 독일의 점령 하에 있었기에 패튼의 첫 목표는 지브롤터의 해방이었다.


“이제 시작이다. 가자! 이탈리아까지. 머나먼 원정 끝에 로마의 황제가 되는 거다. 잔을 들어라!”


진격, 또 진격. 보급대가 전혀 따라가지 못할 상황. 태현은 사단의 보급을 맡아 패튼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항상 제 시간에 정확하게 수송했다. 정상적이지는 않은 방법도 조금 동원해서.


소규모의 독일군과 이탈리아군은 아예 패튼의 공격 목표조차 되지 않았다. 패튼은 발빠르게 지브롤터 해협 남쪽을 확보하고 해안선을 따라 동쪽으로 돌격해 나갔다.


영국 본토를 지키던 함대 일부가 미군을 지원하기 위해 지브롤터 해협을 지나 지중해로 들어왔고 영국이 독일에 내주었던 식민지들이 일부 탈환되었다.


패튼의 진격은 계속되어 독일에 항복한 비시 프랑스의 식민지인 튀니스를 점령, 이탈리아로 가는 교두보를 확보한다. 출진 후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1개월 반.


그러던 중 미군을 요격하기 위한 독일군이 배치를 마쳤다는 정보가 전해졌다. 그 군의 지휘관 이름을 듣고 패튼은 기뻐했지만, 태현은 웃는 표정을 유지한 채 속으로 길고 긴 한숨을 쉬었다.


‘당연히 그 장군인 게 자연스럽겠지만···그래도 시작하자마자 최종보스라니.’


프랑스를 함락시킨 에르빈 롬멜이 동쪽 멀리 트리폴리에서 미군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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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작품 내 오류 수정 내역입니다. 24.09.02 123 0 -
41 북아프리카 전역 (2) NEW 12시간 전 31 2 13쪽
» 북아프리카 전역 (1) 24.09.18 54 3 12쪽
39 1942년부터 43년, 과달카날에서 파푸아까지 24.09.17 71 3 12쪽
38 나치 독일에 드리운 그림자 24.09.16 71 3 16쪽
37 필리핀 탈출 24.09.15 87 3 14쪽
36 탈출 계획 24.09.14 87 4 13쪽
35 악전고투 24.09.13 89 3 15쪽
34 필리핀 침공 24.09.12 102 3 14쪽
33 필리핀으로 24.09.11 101 4 13쪽
32 철과 화약은 생명과 같이 비산하고 24.09.10 102 4 13쪽
31 신임 장교 24.09.09 102 3 12쪽
30 때로는 싸우지 않는 것이 24.09.08 104 4 12쪽
29 조선의용대 24.09.07 111 4 13쪽
28 우한 방어전 (2) 24.09.06 106 4 15쪽
27 우한 방어전 (1) 24.09.05 117 4 15쪽
26 모두는 서로 다른 미래를 꿈꾸고 24.09.04 124 5 13쪽
25 협상, 짧은 평화, 다른 협상 24.09.03 142 6 16쪽
24 이청 전투 (2) 24.09.02 125 6 13쪽
23 이청 전투 (1) 24.09.01 135 4 14쪽
22 호랑이들 24.08.31 155 5 17쪽
21 사나이의 약속 24.08.30 152 5 15쪽
20 공산당의 조선인 24.08.29 177 4 13쪽
19 우한의 범 24.08.28 175 3 12쪽
18 미국의 장교 24.08.27 177 5 12쪽
17 국제 정세 24.08.26 176 5 13쪽
16 고된 크리스마스 24.08.25 174 5 12쪽
15 겨울의 우한에 꽃잎이 흩날리고 24.08.24 179 7 11쪽
14 세 가지 물질 24.08.23 201 5 12쪽
13 임시정부 24.08.22 207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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