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멧돼지비행장

무한의 물자로 대한독립전쟁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새글

비행멧돼지
그림/삽화
비행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4.08.15 17:16
최근연재일 :
2024.09.18 07:2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6,735
추천수 :
197
글자수 :
229,941

작성
24.08.22 11:12
조회
199
추천
6
글자
12쪽

임시정부

DUMMY

난닝 전투가 끝나고 5일째 되는 날, 장제스가 비행기를 타고 찾아왔다.


난닝의 시민과 군인들이 그를 환호하며 맞이했고, 장제스는 광장에서 간단히 연설한 후 부대로 들어와 회의를 진행했다.


한참 작전의 전개와 성과, 전리품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회의가 마무리되기 전 장제스가 임태현을 보고 말했다.


“임태현 대장. 보고서에 온통 자네 이름 뿐이더군. 국민당과 국민혁명군의 마음을 모아, 내 자네에게 깊은 감사를 보내는 바이네.”


“작은 전공에 부끄럽습니다. 총통님.”


“작다니 무슨 소리인가. 승리의 주역을 담당하였는데. 그보다 이제 조심하게, 내가 일본군이라면 자네에게 천금의 현상금을 걸 테니.”


장파쿠이 중장이 크게 웃었다. 그는 장제스에게 보내는 문서에 태현의 전공을 과장에 가깝게 묘사해 보냈고, 태현에게는 조선을 해방할 때 군대를 보내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장제스는 그런 장파쿠이를 잠시 쳐다본 후 계속 말한다.


“그런데, 임태현 대장의 부대가··· 지금 지뢰를 철거하고 있다고? 계속?”


“예. 아군이나 민간인에게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회수하고 있습니다.”


“포로들을 시키지 않고. 사지 멀쩡한 일본군만 이천이라 들었는데.”


“하나도 남기지 않기 위해선, 살포한 인원이 회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한가. 알겠네.”


실제로 하나의 지뢰도 남지 않을 것이다. 태현은 만들어낸 물건을 사라지게 하는 것도 가능하므로. 지뢰 같은 물건이 갑자기 사라지면 안 되니 지금은 그럴 수 없을 뿐.


“그래서, 다들 의견을 말해 보겠나. 일본이 재차 난닝을 공격하리라 보나?”


장파쿠이가 가장 먼저 대답한다.


“금번 적의 작전 전개는 수월했고 우리에게 큰 틈을 찔렸을 뿐입니다. 네, 더 많은 군을 보낼 것이 자명해 보입니다.”


“내 생각도 같네. 그러면 임태현 대장,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그대에게 조선인 청년들을 보낼 게야. 그들을 자네 부대에 합류시키고, 이곳을 우리 4전구와 같이 방어하게.”


태현은 내색하지 않았지만 크게 놀랐다. 낭패였다.


‘아, 이런.’


곧 장제스는 대반격을 시작할 것이고, 태현은 그 공격으로 우한을 탈환하게 만들 생각이었다.


그러나 지금 태현이 장제스의 공격 계획을 아는 것은 이상하니 데려가 달라고 제안할 수는 없다.


“예, 총통님. 허나, 다른 전장에도 저희 부대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이 곳은 현재 우리의 유일한 대외 보급로일세. 어느 전장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 장파쿠이 장군을 잘 도와주게.”


회의가 끝나고 장제스는 돌아갔고, 태현은 실망한 채 막사를 나섰다.


중화민국의 우한 탈환은 태현이 가장 오래 준비했고, 현재 시점에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중요한 계획이다.


‘난닝이 중요하긴 중요하지. 그건 맞는데···’


1939년 12월, 동계공세작전에서 장제스는 일본에 빼앗긴 도시 여럿을 공격해 점령하지만 가장 중요하고 큰 목표였던 우한을 얻는 데에는 실패한다.


우한을 수중에 넣으면 장강을 보급에 이용할 수 있으니 멀리는 난징까지 탈환 목표로 잡을 수 있고, 우한 북쪽을 공격할 때 철도를 이용할 수도 있다.


중국군이 우한을 공격하는 건 12월 한 달 동안, 공격이 가장 거센 개전 시점에 중국군이 이기도록 해야 한다. 1940년 1월이 되면 일본군의 반격이 시작되기에.


‘원래 난닝을 탈환했을 군대가 공격에 가세하니 훨씬 낫겠지만, 우한은 투입한 병력 수가 문제가 아니었을 테고.’


우한을 공격하는 중국군은 제 5전구와 9전구의 20만 병력, 우한을 지킨 일본군은 제 11군 10만명 안팎이다. 일본의 방어는 강력했고 중국군은 우한에 발을 들이지 못한다.


그래서 태현은 우한을 지키는 일본군을 혼란에 빠트릴 계획을 짰고, 도시 안에서 싸울 훈련도 진행해왔다.


‘우리 대원의 수가 너무 적긴 해. 전세에 큰 영향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태현의 목표는 중화민국의 존속. 그로 인해 한국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막는 것이다.


1949년 마오쩌둥은 국공내전에서 승리, 중화민국을 대만으로 내쫓는다. 이후 중국공산당에 합류해 전쟁을 치른 병력이 북한으로 귀환하고, 1948년까지 남한보다 오히려 수가 적었던 북한군이 10만 이상으로 늘며 김일성은 남한을 정복하려 한다.


하지만 그 역사가 변해 중화민국이 공산당과 팽팽히 맞선다면 스탈린이 탐탁찮아 하는 중에 김일성과 마오쩌둥이 남한 공격을 강하게 주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전쟁이 일어나도 중국공산당의 인민해방군이 한반도에 들어오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그렇게 미래에 일어날 일을 바꿀 기회는 1939년 12월 지금뿐이다.


‘장제스가 공업지대를 되찾아야 하고, 그러려면 우한을 반드시 뚫어야 하는데. 난징까지 되찾으면 장제스의 중국 내 위상이 강해진다. 상황에 따라 북진해 간도를 칠 수도 있고.’


태현이 막사로 돌아와 고민에 빠져있으니 이송헌이 또 못마땅해한다.


“저번엔 조금 이겼다고 똥 씹은 얼굴이더니 크게 이겨 놓고도 씹고 있네. 뭐가 문제야? 대장.”


“총통이 우리는 여기 남아있으라고 하네.”


“안 데리고 간대? 점수 따려고 여기까지 와서 개고생했는데.”


“그게, 말을 못했어. 여기도 중요하니 잘 지키라고.”


“밀어붙여야지! 꼭 가고 싶다고 해야지!”


“그런데 내가 어디를 공격할 줄 안다고 하면 이상하잖아.”


“모두가 다 아는데? 국민혁명군 모조리 지금 탄약 싣고 기름 채우고 난리인데!... 아, 맞네. 대장은 죽 여기 있었으니 모르지. 대장 말이 맞다.”


“충칭은 많이 부산한가봐.”


“지금 가면 깜짝 놀랄 걸. 아, 맞아. 그렇네. 대장, 치장에 가서 김구 선생님에게 말해 봐.”


“총재님에게?”


“장제스가 선생님 좋아하잖아? 선생님이 부탁하면 우리 데리고 갈 지도 모르지.”


태현은 잠시 생각한 다음 말했다.


“곧 공격할 텐데. 내가 치장에 가는 것만 한세월 걸리고. 돌아와서 부대와 같이 움직이려면···”


“비행기. 정부에 꼭 가야 하니 비행기 태워달라 그래. 지금 노획품 많이 싣더라.”


태현은 그 말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1939년 12월,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치장에 있었다.


치장의 위치는 충칭의 바로 남부. 태현은 충칭에 내린 후 차를 타고 치장으로 왔고, 한밤중인데도 임시정부 인사들이 나와 태현을 맞이했다.


“어서 오게, 임태현 장군!”


지금 태현은 공식적으로 임시정부에 소속된 유일한 군대. 이 시기에 1938년 한커우에서 결성된 김원봉의 조선의용대가 있기는 하나 의용대는 임시정부의 지시를 받으며 싸우지는 않았고, 공산당의 팔로군과 같이 움직인 경우가 많다.


이때의 김원봉과 의열단이 임시정부의 해체를 주장할 정도로 대립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으로, 김원봉이 임시정부와 협력하게 되는 것은 한참 나중인 1942년의 일이다.


그렇기에 태현의 부대가 지금 임시정부가 보유한 유일한 전투 부대라 할 수 있고, 중국군 전체에 화제가 될 만한 전과를 가져오기까지 했다. 그래서 태현은 서울대에 합격한 자식처럼 대접받았다.


“이동녕 주석님은 알다시피, 몸이 불편해 누워 계시네. 주석님은 내일 뵙고··· 들어가지, 장군. 김구 총재님이 기다리고 있네.”


태현은 안으로 들어갔고, 불을 환하게 켜놓은 가장 큰 방에서 김구가 태현을 기다리며 서 있었다.


“임태현 장군.”


“총재님을 뵙습니다.”


백범 김구. 이봉창 의사와 윤봉길 의사 등 수많은 의거를 계획, 지원하고 여러 번 해산 위기를 겪은 임시정부를 지탱한 인물이다.


다른 노선의 독립운동가와 대립하며 몇 건의 암살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하지만, 전쟁 후 임시정부의 주역이 남한으로 돌아오고 대한민국의 헌법에 임시정부의 계승이 명시된 것을 생각하면 이역만리 먼 중국에서 미래의 대한민국을 지킨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둘의 키는 비슷하다. 김구는 팔을 뻗어 임태현을 끌어안고 자신의 옆자리에 앉도록 안내했다.


“이번에 이송헌 군을 통해 보낸 100달러, 잘 받았네. 큰 도움이 되었어.”


“예, 총재님.”


현재 임시정부에 선출된 지도자는 이동녕 주석이지만 그의 건강이 좋지 못해 실질적인 지휘자는 한국국민당 총재 김구이다. 태현은 김구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양 사정을 설명했고, 김구는 태현의 문제를 해결해주기로 했다.


“걱정 마오, 장군. 내일 장제스 총통을 뵙고 건의드리지.”


쌓인 이야기가 많다. 임태현은 하얼빈에서 자신을 살리려고 사망한 세 요원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김구는 유족들을 잘 돌보고 있다고 대답했다.


중국과 일본의 전쟁은 어떤 양상으로 갈 것 같은지, 미국의 참전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각지에 있는 독립운동은 어떻게 전개되고, 광복군 창설 계획은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등.


“미국이 먼저 일본을 공격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좋겠더군.”


“일본이 먼저 미국을 건드리지 않겠습니까.”


“그런 여론도 있고, 우남 형님도 그런 주장을 하지만 미국 정치인들은 회의적이라 하네.”


이 시기 김구와 이승만의 사이는 아직 나쁘지 않고, 김구는 이승만을 형님이라 불렀다.


이야기가 진행되며 음식과 술이 계속 나왔다. 분위기가 한참 좋은 상황이 되자 김구가 태현에게 묻는다.


“임태현 장군. 장군을 따르려는 청년들이 있으나 그 수는 많지는 않네. 우리는 여러 이유로 장군의 부대가 더 성장하길 바라.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것이 있겠는가?”


본래는 이 시기 일본을 상대로 무장투쟁을 하고 있는 세력 대부분은 중국공산당 팔로군의 지휘를 받았고, 조선 북부와 간도의 조선인들이 싸우기 위해 꾸준히 공산당에 합류, 국공내전 시기까지 가면 공산당의 정규군에는 12만의 조선인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6.25 전쟁 당시 인민군의 선봉에 선다.


임시정부와 공산당 휘하의 독립세력은 정치적으로 대립, 경쟁 관계에 있다. 임시정부 입장에서는 일제에 저항하는 조선인들이 공산당에만 집중되는 것은 크게 우려할 문제다.


그런 이유로 임시정부 입장에서는 태현의 부대가 공산당에 비견할 만큼 커질 필요가 있고, 싸우고자 하는 조선인을 합류시킬 경로가 간절하다. 태현도 그 사실을 잘 알았고, 그래서 태현은 오랜 시간 간도에서 활동한 이유 중 하나를 대며 대답했다.


“조선인 부대를 충원하려면 간도 방면의 전선에 참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럴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마는. 베이핑(베이징)마저 적이 점령하고 있으니.”


“우한을 되찾고 나면 북진할 방책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구를 포함한 모두의 얼굴이 어둡다. 이번에 우한을 지키는 일본군은 10만, 공격하는 중국군은 20만이다. 충분해 보일 지 모르지만, 작년 중국군은 우한에서 110만의 병력으로 35만명의 일본군을 막아내지 못하고 퇴각한 일이 있다.


그리고 전쟁에서 공격은 방어보다 훨씬 어려운 걸 생각하면 우한을 탈환할 병력은 너무도 적어보인다.


하지만 태현은 성공할거란 확신이 있었다.


“제게 승리할 계획이 있습니다. 다만··· 그 후 일본군이 반격해 올 상황까지는 모르겠습니다.”


김구는 태현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가 미소지었다.


“그렇군. 알겠네, 장군. 무운을 비네.”


태현도 웃었다.


“감사합니다. 총재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한의 물자로 대한독립전쟁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작품 내 오류 수정 내역입니다. 24.09.02 111 0 -
40 북아프리카 전역 (1) NEW 11시간 전 33 3 12쪽
39 1942년부터 43년, 과달카날에서 파푸아까지 24.09.17 53 3 12쪽
38 나치 독일에 드리운 그림자 24.09.16 59 3 16쪽
37 필리핀 탈출 24.09.15 76 3 14쪽
36 탈출 계획 24.09.14 81 4 13쪽
35 악전고투 24.09.13 83 3 15쪽
34 필리핀 침공 24.09.12 95 3 14쪽
33 필리핀으로 24.09.11 96 4 13쪽
32 철과 화약은 생명과 같이 비산하고 24.09.10 97 4 13쪽
31 신임 장교 24.09.09 99 3 12쪽
30 때로는 싸우지 않는 것이 24.09.08 102 4 12쪽
29 조선의용대 24.09.07 107 4 13쪽
28 우한 방어전 (2) 24.09.06 102 4 15쪽
27 우한 방어전 (1) 24.09.05 113 4 15쪽
26 모두는 서로 다른 미래를 꿈꾸고 24.09.04 120 5 13쪽
25 협상, 짧은 평화, 다른 협상 24.09.03 136 6 16쪽
24 이청 전투 (2) 24.09.02 119 6 13쪽
23 이청 전투 (1) 24.09.01 130 4 14쪽
22 호랑이들 24.08.31 147 5 17쪽
21 사나이의 약속 24.08.30 147 4 15쪽
20 공산당의 조선인 24.08.29 167 4 13쪽
19 우한의 범 24.08.28 170 3 12쪽
18 미국의 장교 24.08.27 171 5 12쪽
17 국제 정세 24.08.26 171 5 13쪽
16 고된 크리스마스 24.08.25 170 5 12쪽
15 겨울의 우한에 꽃잎이 흩날리고 24.08.24 175 7 11쪽
14 세 가지 물질 24.08.23 196 5 12쪽
» 임시정부 24.08.22 200 6 12쪽
12 난닝 전투 (4) 24.08.21 200 5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