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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비행장

무한의 물자로 대한독립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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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멧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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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4.08.15 17:16
최근연재일 :
2024.09.18 07:20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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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9,941

작성
24.08.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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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준비된 병사들

DUMMY

1939년 8월 23일, 대사건이 일어난다. 당장 전쟁을 벌여도 이상하지 않았을 독일과 소련이 불가침조약을 맺고, 그후 9월 1일에는 독일이 폴란드 침공을 시작한다. 유럽 방면 2차 세계 대전의 시작이었다.


소련은 조약이 성립된 후 중국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중단했고, 그런 악조건 가운데 국민당군은 일본의 창사 공격에 대한 대응을 준비했다.


창사를 공격할 일본군의 규모는 약 10만, 창사의 방어를 지휘할 자는 제 9전구 총사령관 쉐웨 장군.


중원대전에서는 반란군의 군인이었으나 장제스에 합류한 뒤에는 공산당의 홍군을 상대로 전과를 남겼으며, 상하이 전투 중 일본군 1개 사단을 섬멸하는 등 능력이 증명된 지휘관이다.


한국에서는 그의 딸이 유한양행을 세운 유일한 박사의 장남과 결혼한 사실이 알려져있다.


태현은 여러 이유로로 난닝 전역에 투입되려 했지만, 창사의 전투가 다가오자 쉐웨의 군단급 지휘 전술을 볼 기회도 탐났다.


물론 부대에는 태현의 허튼 생각을 잘 분쇄할 사람이 있었다.


“뭐, 부대를 둘로 쪼갤까요? 네? 300명도 너무 많은가봐요? 각개격파 당하라고?”


“그냥 해본 말이야.”


“난닝에 갈 준비도 지금 빠듯한데 창사? 차앙사아? 둘 다 가고 싶거든 가서 도술이나 배워와요, 네? 분신술 같은 거!”


병두 외에 태현의 비밀을 아는 한 명, 보급관 나석웅이다. 국민당에게는 태현보다 먼저 이름과 얼굴이 알려졌는데, 태현이 생성한 물자를 국민당에게 전달하는 일을 맡아서였다.


어쨌든 태현도 장제스에게 난닝에 가겠다고 해 둔 상태고, 원래의 역사에서 창사 전투는 중화민국이 방어에 성공하지만 난닝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그런 관계로 태현은 난닝에 집중하기로 하고 그 방면의 지도를 펼쳤다.


“문제는 여기, 난닝의 남쪽에 있는 항구 도시 친저우. 적 해군 탓에 이 곳의 함락은 막을 수 없고, 거기서 북쪽 난닝으로 이어지는 약 80km 도로. 여기가 우리의 첫 번째 전장. 두 번째는 당연히··· 난닝 주변과 시 내부까지. 첫 번째 전장에서 전투하는 동안 최대의 피해를 입히고, 두 번째로 넘어간 상황에서는 최소한의 피해로 적을 괴롭히는 게 우리 일이야.”


나석웅은 머리를 박박 긁으며 짜증을 낸다.


“적 비행기가 아주 그냥 쌩쌩 날아오겠네. 항공모함은 안 온대요? 뭘로 떨어트리지, 그것들.”


“난닝에 프랑스 대공포가 계속 들어온다고는 하는데, 유럽 상황이 달라졌으니 이제 많이 오진 않을 거야.”


“히틀러, 히틀러, 히틀러. 하, 누가 그 놈 머리에 구멍 좀 안 내나. 총질하고 싶으면 지 머리나 쏴버리지, X새끼.”


나석웅은 눈을 부릅뜨고 지도 곳곳을 살피고 도로 주변의 등고선, 도시의 구조를 본 다음 말했다.


“대공포 200문쯤 있으면 좋겠지만 없으니까, 뭐··· 하던 대로 꾸준히 밤마다 두들기는 방법뿐이네요. 보급 장소, 잘 만들어 놓겠슴다. 수레 많이 필요하겠네. 난닝 가서 구해놓죠.”


“알았어.”


“적이 충칭의 입구를 두들기는데 난닝 파견 허용이라니. 총통도 대장이랑 같은 생각인 거예요?”


“우리가 간도에 있을 때 암호문에도 적혀 있었잖아. 일본의 다음 목표는 창사와 난닝일 거라고.”


“제가 무식해서 하는 소리일 순 있는데, 제아무리 일본이라도 난닝은 무리 아닌지. 거기 다 산인데 유격전 더럽게 못하는 것들이 말이죠.”


“밀어붙이면 어떻게 될 거라 믿는 놈들이니까···”


일본이 광저우를 점령한 것은 중화민국에 들어가는 물자를 차단하기 위해서였고, 그후 장제스가 지금의 베트남과 난닝 사이에 만든 보급선이 하노이 루트다. 당연히 일본의 주요 공격 목표일 수밖에 없다.


장제스는 태현의 부대가 산악전에 능하다는 걸 잘 알았기에 난닝이 창사보다 태현에게 적합한 전장이라 판단했다.


9월 10일, 태현은 부대를 이끌고 충칭을 떠났다. 그리고 9월 17일에 일본군이 충칭으로 통하는 길목인 창사를 공격한다.


태현의 부대가 난닝에 도착할 때쯤 중국군이 일본군을 조금씩 격퇴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그 소식은 난닝에 있는 모두를 들뜨게 하고 있었다.


그렇게 덜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태현은 난닝에서 대기 중인 프랑스의 물자를 하나하나 살폈다. 아직 프랑스의 지원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지만 1940년 5월이 되면 끊기고 말 것이다.


‘이게 그 르노 FT전차. 상태는 괜찮아 보이지만 역시 너무 오래 된 물건이야. 그리고 대공포는···’


캐논 75mm 대공포는 운용하기 어려운 물건이고, 그나마 호치키스 25mm 대공포가 최신 기종으로 좋은 성능을 가졌지만 그만큼 많이 나갔는지 스무 문도 남아있지 않다.


별로 의미 없는 참고이지만 일본 제국이 이 25mm 대공포의 라이센스를 구매해 생산한 것이 96식 대공포로 그 생산 대수가 3만 3천정에 달한다.


‘너무 적어. 곤란한데.’


필요한 만큼 태현이 마구 찍어내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들통나면 마술사 취급을 받아 총 맞아 죽거나 물건 찍어내는 인간 공장으로 감금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을 뿐.


태현은 프랑스제 장비를 한 종류씩 두 눈으로 익힌 후 막사로 돌아와 병두와 나석웅 두 명과 의논했다.


“장비는 꽤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게 부족해. 간도에서는 일본 장교를 매수했니, 소련과 밀수했니 같은 핑계만 있으면 됐는데··· 이제는 어렵겠지.”


나석웅도 같은 고민 중이었다. 그가 생각하기에도 대공포가 많고 봐야 부대원을 보호할 수 있었다.


“난닝 맞는 거 보고 인도차이나에서 다급히 준 물자가 있다, 뭐 그런 식도 가능하긴 하죠? 그래도 열 문 남짓이 한계이려나?”


병두는 가만히 생각하다가 태현에게 말했다.


“대장, 지도 좀.”


한번 본 적이 있는 지도와 똑같은 걸 만들어내는 건 태현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병두는 한참 지도를 보다가 말한다.


“75mm 는 내가 대원들을 훈련시킬 자신이 없고, 25mm 를 셋씩 삼각 배치로 여섯 지점.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총 열 여덟 문만 확보하면 내가 어떻게 해 볼게. ”


“알았어. 국민당군을 구워삶던 내가 찍어내건 할게.”


나석웅은 질색한다.


“아무리 잘 분해해도 엄청 무거울텐데, 여기 이 높이까지요?”


병두는 무덤덤하게 대답한다.


“이빨까지 써서라도 옮겨야지. 필요하면.”


“하아, 알았어요. 대장, 나중에 수레 튼튼한 거나 만들어 줘요. 옮기다 사고 안 나야하는데···”


태현이 논의를 정리했다.


“대공포 확보는 해 두겠어. 공격이 가까워지면 송헌이가 홍콩에서 정보를 줄 테니 그때엔 반드시. 자···그럼, 이제.”


다음에 나올 말은 익숙했다. 병두는 휴 하고 체념하는 한숨을, 나석웅은 싱글거렸다.


“나가서 훈련하자. 석웅, 오늘은 너도 뛰고.”


석웅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확 사라졌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군사 전문가가 강조하는 것. 높은 사기를 유지할 것, 그것을 위해 보급을 충분히 할 것.


태현이 이끌고 있는 독립군은 모두 잘 먹었다. 특히 1930년대의 간도의 상황을 생각하면 정말, 아주 잘 먹은 편이었다.


그렇게 3년간 잘 먹고 게속 훈련한 부대원 모두는 산악전에 필요한 모든 행동을 수월히 해냈다.


한 코스의 훈련을 종료하고 잠시 쉬는 시간. 태현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병두에게 말을 걸었다.


“불만이 하나 있는데.”


“무엇?”


“이제 다들 잘 해서 뭐 훈련할 이유가 없는 것 같네.”


“의미는 있어. 몸은 안 움직이면 낡아.”


“그런가···”


태현은 웃었다.


“그럼 한 코스 더 하고 갈까.”


부대원들은 눈을 찌푸리고 병두를 보았지만, 그는 언제나처럼 무표정할 뿐이다.


멀지 않은 곳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총소리가 들린다. 전투가 벌어진 것은 아니고, 몇 명의 재능 있는 사수들이 심윤기에게 저격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태현 본인도 심윤기에게 교육받는다는 것이 가능하긴 한 건지 궁금했지만 실제로 그 일은 벌어지고 있다.


부대는 더 잘 준비되어 있을 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처음 겪는 대규모 전투고, 지금껏 해온 것처럼 유리한 위치를 확보한 채 끝까지 싸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앞으로 두 달···’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태현이 중국과 일본 간의 전쟁에 영향을 미치려면, 반드시 밟고 올라서야 하는 단계였다.


그런 점에서 태현은 모두가 싫어하는 능선 주파 훈련으로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10월 6일, 쉐웨 장군의 9전구가 사창에서 일본군을 물리친다.


중일전쟁 이후 빼앗기기만 한 중국군이 얻은 두 번째의 큰 승리로, 중국 전역에 희망이 퍼져나가는 계기가 되었다.


반면 프랑스에서 오는 물자는 점점 줄어들던 어느 날 홍콩의 이송헌에게서 예상했던 소식이 날아왔다.


‘일본 육해군 동시 대규모 작전 징후 뚜렷. 목표는 난닝 추정. 복귀하겠음.’


그동안 얼굴을 튼 국민당군의 교관급 장교는 벌벌 떨며 태현에게 몇 번이고 비슷한 내용의 질문을 했다. 확인받으려는 듯.


“아니, 조선인 동지. 설마 여기겠는가? 이곳은 일본의 주력에서 너무 멀지 않나. 해군까지 같이 움직인다면 더욱.”


“하지만 중교(중령)님, 일본이 광저우를 빼앗은 이상 다른 항구도시의 선점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본의 제1목표가 창사, 2목표가 난닝일 거란 예상은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창사처럼 10만의 군대가 쳐들어온다면 난닝은 버티지 못하네! 부끄럽지만, 이 곳의 병사는 약해. 우리의 절반은 평범한 보급대란 말이네. 기술자들과.”


국민당군 중교의 말에는 일리가 있다. 아무래도 여기보다는 북부의 중국군이 실전경험도 많고.


태현은 중교를 안심시키기 위해 태연한 얼굴로 답했다.


“총통께서 병력을 보내지 않겠습니까. 저희도 전력으로 돕겠습니다.”


“자네 부대의 솜씨엔 나도 의심이 없어. 그러나, 자네들은··· 자네들은, 조선인이잖은가.”


중간에 고민하다 말을 바꿨지만, 원래 나올 말은 300명밖에 안 된다는 말일 것이다.


9월에 창사에 들이닥친 일본군은 10만. 아직 정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일본이 난닝에 대규모 공격을 한다면 그에 준하는 병력이 들이닥칠 거란 생각은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태현은 10만이 넘는 병력이 와도 할 일을 할 생각이었다.


“약속합니다, 중교님. 저희는 난닝의 최후까지 싸우겠습니다.”


중교는 눈을 몇 번 깜빡이며 태현을 보다가 이를 꽉 물고 답했다.


“그래··· 알겠네. 내 장파쿠이 장군에게 전달하지.”


“예, 알겠습니다.”


국민당군에게 알렸으니 이제 부대원들에게 알릴 차례다. 태현은 호흡을 가다듬은 다음 막사에 들어가 간부와 분대장을 모은 후 전파했다.


“예상대로, 적이 온다. 내일부터는 국민당군과 합동 훈련이다.”


분대장들의 얼굴에 두 감정이 떠올랐다. 하나는 드디어 일본군과 싸운다는 희열, 다른 하나는 이번 훈련이 얼마나 지독할까 하는 좌절. 두려움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태현은 복잡한 감정으로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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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북아프리카 전역 (1) NEW 11시간 전 33 3 12쪽
39 1942년부터 43년, 과달카날에서 파푸아까지 24.09.17 53 3 12쪽
38 나치 독일에 드리운 그림자 24.09.16 59 3 16쪽
37 필리핀 탈출 24.09.15 76 3 14쪽
36 탈출 계획 24.09.14 80 4 13쪽
35 악전고투 24.09.13 83 3 15쪽
34 필리핀 침공 24.09.12 95 3 14쪽
33 필리핀으로 24.09.11 96 4 13쪽
32 철과 화약은 생명과 같이 비산하고 24.09.10 96 4 13쪽
31 신임 장교 24.09.09 98 3 12쪽
30 때로는 싸우지 않는 것이 24.09.08 101 4 12쪽
29 조선의용대 24.09.07 107 4 13쪽
28 우한 방어전 (2) 24.09.06 101 4 15쪽
27 우한 방어전 (1) 24.09.05 112 4 15쪽
26 모두는 서로 다른 미래를 꿈꾸고 24.09.04 119 5 13쪽
25 협상, 짧은 평화, 다른 협상 24.09.03 135 6 16쪽
24 이청 전투 (2) 24.09.02 118 6 13쪽
23 이청 전투 (1) 24.09.01 129 4 14쪽
22 호랑이들 24.08.31 146 5 17쪽
21 사나이의 약속 24.08.30 145 4 15쪽
20 공산당의 조선인 24.08.29 166 4 13쪽
19 우한의 범 24.08.28 168 3 12쪽
18 미국의 장교 24.08.27 170 5 12쪽
17 국제 정세 24.08.26 169 5 13쪽
16 고된 크리스마스 24.08.25 169 5 12쪽
15 겨울의 우한에 꽃잎이 흩날리고 24.08.24 174 7 11쪽
14 세 가지 물질 24.08.23 195 5 12쪽
13 임시정부 24.08.22 199 6 12쪽
12 난닝 전투 (4) 24.08.21 199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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