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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의 서재

만렙게임캐와 삼국지 정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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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조르주
작품등록일 :
2020.05.11 10:03
최근연재일 :
2020.09.29 19:15
연재수 :
1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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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468
추천수 :
3,338
글자수 :
759,402

작성
20.05.2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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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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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글자
12쪽

방황기사로 살아가는 법(1)

DUMMY

남피성 내의 숙소. 공손찬에게서 탈출한 만총 일행이 묵고 있다. 그리고 전예가 잠들어 있는 곳으로 어두운 그림자 두 개가 천천히 다가간다.


“전예 장군님!”


잠들어 있는 전예를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흔들어 깨운다. 전예는 몸을 뒤척이는 듯하더니 이내 흠칫 놀라며 두 그림자를 경계한다.


“누. 누구냐!!”

“쉿. 납니다. 하현민.”


현민은 자신의 검지를 입에 갖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하현민?”


전예는 어둠 속에서 현민을 자세히 보려고 노력한다. 어둠 속에서도 보이는 형편없는 생김새. 현민이 확실하다.


“전예 아저씨 꿀잠 잤네.”


그 뒤에는 어둠 속에서 보니 더욱 거대한 현랑이 있다.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다. 아마 다른 사람이 깨지 않았는지 살펴보고 있는 것 같다.


“이 밤중에 무슨 일이십니까?”

“나랑 현랑은 지금 떠날 겁니다. 서주로 갈 건데 전예님도 같이 가시겠습니까?”


전예를 데리고 가고 싶다. 나이도 동갑이고 생각도 깊으니 친구로 괜찮을 것 같다. 무엇보다 그의 능력이 쓸만할 것이다.


괴력의 무장 하현랑. 그를 서포트하는 현민. 그리고 군을 지휘하며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는 전예. 이 셋이 함께라면 최강의 트리오가 될 것이다.


“지금 바로 말입니까?”

“네. 지금이 아니면 만총 아저씨한테서 도망가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이 인간 완전 찐드기더라구요.”


만총은 형제가 떠날 것을 걱정해서 아까부터 감시하고 있었다. 밤늦게까지 감시를 하다가 현랑의 코 고는 소리를 듣고서야 방으로 들어갔다. 인재 영입에 있어서는 집념의 사나이 만총.


“전예 아저씨 같이 가자!”


현랑이 손을 내민다. 전예는 불안한 듯 한숨을 쉰다. 그의 마음은 이미 굳어진 듯하다. 그는 현랑의 손을 잡지 않는다.


“저는 따라가지 않겠습니다. 이대로 조조님께 가볼까 합니다.”

“음.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생각보다 현민의 포기는 빨랐다. 전예가 그런 선택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만총에게 도움받은 것이 미안해서라도 조조에게 갈 사람이다.


그리고 전예를 동료로 얻고 싶어도 설득할 명분이 없다. 전예 입장에서 현민과 현랑은 그저 떠돌이 형제일 뿐. 영입하더라도 기반을 잡고 나서 제안해야 한다.


“네. 두 분을 만나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정말 재밌는 분들입니다. 어디서도 항상 건강히 지내십시오.”

“음. 그래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함께합시다.”

“네. 알겠습니다.”


* * *


며칠 뒤. 거구의 남자와 왜소한 남자가 숲속 길을 터덜터덜 걷고 있다. 기운이 없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 몸이 축 늘어진 채 걷고 있다. 그들은 바로 현민과 현랑 형제.


“형. 여기가 어디야?”

“나도 몰라. 말 시키지 마. 기운 없으니까.”


현민, 현랑 형제는 길을 헤매고 있다. 아니, 심지어 길도 아닌 곳을 걷고 있다. 우거진 숲속에서 큰 나무들 사이로 요리조리 걷고 있는 형제.


‘와···. 스마트폰 없이 길 찾기 더럽게 어렵네.’


평소 밖에 잘 다니지도 않던 방구석 폐인 현민. 어쩌다 밖을 나갈 때는 스마트폰 지도 어플을 이용해 손쉽게 길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세계에서 지도도 없이 길을 찾으려니 막막하기만 하다.


“아까 그 아줌마가 이쪽으로 가면 된다고 한 거 맞지?”

“응! 확실해.”


게다가 이곳은 한국도 아니고 중국도 아닌 한나라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길을 찾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알려준 방향으로 가다 보면 자꾸 산이 나오고 낭떠러지가 나온다. 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그렇게 길을 헤매기를 수일 째. 가진 돈도 없는 형제는 배가 고프다.


꼬르륵


“아니 여기에는 산적이나 도적도 없냐?”

“산적이나 도적은 왜?”

“저번에 공손찬 찾으러 갈 때 기억나? 그때처럼 나쁜 놈들 털어먹는 거 어때?”

“응 좋아!”


산적들을 혼내주고 그들의 돈을 빼앗아서 연명했던 형제. 꽤 쏠쏠했었다. 무고한 사람들의 것을 뺏는 게 아니니까 죄책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오히려 나쁜 놈들을 혼내주는 거니까 뿌듯하기까지 하다.


“산적이라면 보통 깊은 산 속에 있지.”


형제는 산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 본다. 그리고 한참 헤매며 산적들이 있을 만한 곳을 뒤져본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아무리 찾아도 산적이나 도적 떼들이 보이지 않는다. 현랑의 거대한 덩치를 보고 무서워서 산적들이 숨어버린 것일까.


“안 되겠다. 현랑 너는 한참 뒤에서 쫓아와.”


미끼가 되어 혼자 걸어 다녀 보지만 어디에서도 산적은 나타나지 않는다. 만약 산적이 있었다면 고급 비단옷을 입은 현민을 그냥 놔둘 리가 없다. 이곳에는 산적이 없는 것 같다.


“형 배고파···.”

“나도···.”


오늘도 아침부터 아무것도 못 먹었다. 어젯밤에 우연히 발견한 토끼를 한 마리 잡아먹은 게 전부다. 그마저도 현랑이 거의 다 먹어버렸다.


“한 18시간 정도 굶은 것 같은데.”


해를 보니 점심때도 훨씬 지났다. 산적들의 산채가 있을 만한 곳을 여기저기 뒤져봤지만,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다. 그렇게 치안이 좋은 시대가 아닐 것인데 왜 안 나타나는 걸까. 그 많은 산적, 도적들은 대체 어디에 가 있는 걸까?


“제발 한 놈만이라도 걸려라.”


물론 산적을 말하는 거다. 지친 발걸음을 이끌고 산에서 내려가고 있을 무렵.


“오늘은 수확이 좋구먼.”

“그러게 말이야. 아까 내 말에 꼼짝 못 하고 고개 끄덕이는 거 봤지?”


반대쪽 숲길에서 세 명의 남자들이 걸어오고 있다. 모두 무기를 들고 있다. 동물 가죽으로 만든 옷, 얼굴 곳곳의 상처. 입은 행색이나 걷는 모습이 영락없는 산적이다.


‘드디어 찾았다. 산적 놈들.’


현민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드디어 사냥감을 찾았다. 사냥감들은 오늘의 수확에 관해 이야기하며 웃고 있다. 잠시 후 일어날 일은 모른 채.


“오늘도 배불리 먹겠구나, 하하하.”

“고생한 보람이 있네. 좋아좋아.”

“두목님이 좋아하시겠어.”


두목이라. 확실히 산적들이 맞는 것 같다. 이야기를 대충 들어보니 좀 전에 사람들을 약탈한 것 같다. 그렇다면 가지고 있는 게 많을 터. 모두 다 회수해 주리라. 현민은 뛰어나가 남자들의 앞을 막는다.


“거기서 이 양아치들아.”

“뭐. 뭐냐?”


놀란 사내들이 현민을 위아래로 훑어본다.


“뭐긴 뭐야. 네놈들 혼내주러 온 정의의 사도지.”

“우릴 혼내? 네놈이?”


남자들은 현민을 비웃는다. 상대는 검을 든 장정 셋. 모두 현민보다 덩치가 크다. 자신들보다 작은 남자 하나가 무기도 들지 않은 채 시비를 걸어 온 것. 남자들의 비웃음에 현민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믿는 구석이 있으니까.


“현랑!”

“우오오!”


현랑이 수풀 속에서 뛰어나온다. 거구의 현랑이 뛰니 바닥에 진동이 느껴진다. 갑자기 나온 현랑 때문에 산적들의 입이 벌어진다. 이 정도로 큰 사람은 난생처음 보겠지.


“타이탄월드 랭킹 1위 하현랑이다! 다 죽었어!”


현랑이 클레이모어를 든다.


“이. 이 덩치는 뭐야?”

“공격해온다. 모두 무기를 들어!”


산적들이 모두 무기를 든다. 그들의 손은 가늘게 떨리고 있다. 이미 기세에서부터 산적들의 패배가 점쳐진다.


세 명 대 두 명. 심지어 현민은 비전투원. 숫자는 산적들이 많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 현랑에게 이 정도 숫자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대체 네놈들은 누군데 우리를 갑자기 공격하는 것이냐?”

“우리?”


현민이 양팔을 들어 올리며 으쓱한다. 그는 산적들을 보며 냉소를 보낸다. 산적들은 검을 들고 형제를 경계한다. 여전히 검은 떨리고 있다.


“우리는 정의로운 도적이다. 현랑 조져!”

“응!”


현랑이 클레이모어를 들고 산적들에게 다가간다. 저벅저벅 걸어오는 모습에 산적들은 다리까지 떨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이렇게 무기를 들고만 있을 수는 없다.


“에이! 그냥 한꺼번에 덮쳐!”


산적들이 일제히 현랑에게 달려든다. 꼭 저렇게 한꺼번에 덮치면 당하더라.


‘짜식들 그냥 항복하지. 괜히 여기저기 다치겠구만’


현민은 이미 승리감에 도취해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적중했다.


카앙! 퍽!


제일 앞에 있던 사내가 현랑의 클레이모어를 막아보지만 무지막지한 힘을 견디지 못한다. 뒤로 날아가더니 나무에 부딪힌다. 나머지 두 사내가 날아가는 첫 번째 사내를 멍하니 쳐다본다.


짝! 짝!


현랑이 검을 잡지 않은 반대쪽 손으로 두 남자의 싸대기를 후려친다.


“윽...”


다행히 현랑이 힘 조절을 해서 죽지는 않을 것이다. 저들을 죽여서는 안 된다. 분명 두목이 있다고 했다. 두목을 찾아서 더 많은 돈을 빼앗아야 한다.


“이···. 도적놈들. 나쁜···. 놈···. 들.”


가장 먼저 공격당한 산적 한 명이 형제를 노려본다. 쓰러져 있는 산적에게 현민이 다가간다. 그들이 약탈한 것들을 다시 약탈하기 위해. 그가 가지고 있던 짐들을 뒤지며 현민이 말한다.


“뭐? 나쁘다고? 우리가?”

“그래. 이 나쁜 놈들아. 이렇게 힘든 시기에 우리 백성들 것이나 약탈해가는 나쁜 놈들이니 말이다.”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자기소개를 정말 참신하게 하네.”


현민이 코웃음을 친다. 산적한테 나쁜 놈들이라는 말을 들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여전히 짐을 뒤지는 현민.


“신께 천벌을 받을 것이다. 이 나쁜 놈들아.”

“천벌은 너 같은 산적 놈들이 받아야지. 우리는 나쁜 놈들을 혼내주고 조금의 보상을 취하는 것뿐이라고.”


현민이 무언가 찾아낸 듯 요리조리 본다. 처음 보는 풀 데기다. 그 풀 데기를 바닥에 던져버린다.


“무슨 말이냐. 우리는 산적이 아니야. 우리는 아무 죄 없는 백성들이란 말이다.”

“뭐? 아무 죄 없는 백성?”


현민이 쓰러져 있는 남자를 본다. 이곳저곳에 나 있는 베인 상처. 험악한 인상. 들고 있던 낡은 도끼. 어딜 봐도 산적이다. 그런데 아무 죄 없는 백성이라니. 거짓말도 참 참신하게 하는구나 싶다.


“우리한테 왜 이러는 겁니까? 우린 산적이 아닙니다···.”


현랑에게 두 번째로 싸대기를 맞은 남자가 눈물을 흘리며 힘겹게 말한다. 말을 끝낸 남자는 결국 의식을 잃는다. 그의 눈물에는 간절함이 배어있었다. 설마 하는 생각에 현민이 아직 의식을 잃지 않은 남자를 보며 묻는다.


“저. 정말로 당신들 산적 아니···. 에요?”


현민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사실이라면 현민은 무고한 사람들을 공격하고 금품을 갈취하려고 한 것이다. 진짜 도적은 이들이 아니라 현민과 현랑인 것이다.


“그렇다니까. 우리는 산 위에 있는 마을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그럼 아까 수확이 좋다느니. 두목님이 좋아하시겠다느니. 그건 다 무슨 소리···. 에요?”


분명 그렇게 말했었다. 똑똑히 들었다. 지금은 겨울인데 농작물을 수확할 리는 없고. 두목이 있다고 그랬는데. 혹시 이 자들이 살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산에서 약초를 구해서 아랫마을 사람들의 병을 낫게 해준다. 그렇게 하고 받는 사례를 수확이라고 말한 거라고. 그리고 두목님은 우리 마을을 이끄는 분이야. 우리에게 이것저것 가르쳐 주시는···. 딱히 부를 말이 없어서 두목님이라고 부르는 거라고.”


거짓말 같지가 않다. 그들의 짐에서도 약초와 사례로 받은 듯한 식량들이 있다. 아까 던져버린 풀 데기도 약초였던 것 같다.


‘젠장. 이거 좆됐네...’


아무래도 정말 무고한 사람들을 공격한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하지. 실수라고 하기에는 늦은 것 같다.


“형. 어떻게 해? 이 사람들 산적 아니야?”

“자. 잠깐만 생각 좀 하고.”


현민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그냥 이대로 놔두고 튈까? 아니면 사과를 할까? 사과하면 받아는 주려나? 이렇게 묵사발을 만들어 놨는데. 심지어 다른 두 명은 기절해 있다. 관청에 신고라도 하면 어떻게 하지? 이렇게 범죄자가 되는 건가? 온갖 안 좋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작가의말

제가 좋아하는 웹소설의 제목을 따라해봤습니다.

혹시 문제가 된다면 바꾸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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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사머니즘 시대(2) +9 20.05.29 1,327 26 13쪽
28 샤머니즘 시대(1) +5 20.05.28 1,356 29 13쪽
27 방황기사로 살아가는 법(2) +12 20.05.27 1,408 25 13쪽
» 방황기사로 살아가는 법(1) +10 20.05.27 1,432 32 12쪽
25 스카우터 만총(2) +19 20.05.26 1,518 37 15쪽
24 스카우터 만총(1) +10 20.05.26 1,534 30 13쪽
23 계 전투(5) +19 20.05.25 1,510 30 13쪽
22 계 전투(4) +8 20.05.24 1,572 31 15쪽
21 계 전투(3) +3 20.05.23 1,590 31 13쪽
20 계 전투(2) +3 20.05.22 1,693 33 13쪽
19 계 전투(1) +3 20.05.21 1,802 33 13쪽
18 현민의 첫 승리 +4 20.05.20 1,950 35 13쪽
17 첫 경험(상상하는 그거 아님) +7 20.05.19 1,945 36 13쪽
16 오로지 보스만! +4 20.05.19 1,921 31 13쪽
15 백마장군 공손찬(2) +13 20.05.18 2,042 32 13쪽
14 백마장군 공손찬(1) +9 20.05.17 2,179 33 13쪽
13 백마 탈 왕자 +9 20.05.16 2,454 40 13쪽
12 뜻밖의 여정 +7 20.05.15 2,580 4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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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무관선발대회(3) +8 20.05.14 2,836 43 13쪽
9 무관선발대회(2) +7 20.05.13 3,040 55 15쪽
8 무관선발대회(1) +13 20.05.13 3,341 5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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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산적 토벌전(2) +9 20.05.12 3,828 80 12쪽
5 산적 토벌전(1) +3 20.05.11 4,234 89 13쪽
4 그의 능력은 어디까지인가(2) +7 20.05.11 4,628 85 13쪽
3 그의 능력은 어디까지인가(1) +12 20.05.11 5,332 9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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