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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의 서재

만렙게임캐와 삼국지 정벌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대체역사

완결

조르주
작품등록일 :
2020.05.11 10:03
최근연재일 :
2020.09.29 19:15
연재수 :
131 회
조회수 :
159,487
추천수 :
3,338
글자수 :
759,402

작성
20.05.1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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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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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글자
17쪽

사라진 게임폐인(1)

DUMMY

“스톰데몰리션!!!!”


검은빛을 뿜어내는 화려한 마법 공격이 상대를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간다. 그 빛은 상대의 몸을 관통하고도 한참을 뒤로 뻗어 나간다.


‘쿠오오오오오’


비명과 함께 델바라쿠스의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떨어져 나간다. 델바라쿠스의 괴기한 몸뚱이가 차가운 바닥에 널브러진다.


마지막 공격은 ‘다크빌런’의 최강 스킬인 스톰데몰리션.


[수고하셨습니다.]

[다크빌런님 막타 굿.]

[카이사르님 힐이 적절했음.]

[이젠 델바라쿠스도 깜찍한 듯. 새로운 보스케가 나와야 하는데..]

[인정. 업데이트는 언제 되려나 모르겠네. 운영자도 딴 게임 하고 있을 듯.]


최종보스를 잡은 파티원들은 서로를 축하해주느라 여념이 없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저는 내일 제출할 보고서가 있어서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오~ 다크빌런님 대단쓰. 직장인 부럽...]

[잘가요]

[다음에 봐요]

[ㅂㅂ]


[‘다크빌런’님이 나갔습니다.]


[다크빌런님 월급으로 현질 감당이 되려나?]

[ㄴㄴ 저 분 대기업 다닌다 했음]

[역시... 현질 규모가 장난 없더라니]

[와... 신은 불공평해. 대기업에 랭킹 1위까지.]

[뭐 얼굴이 엄청 못 생기던가. 성격이 또라이던가 그러겠죠.]

[전 이제 알바 하러 갑니다]

[에이. 그럼 나도 다른 거나 해야겠다]

[담에 봐요]

[ㅂㅂ]


[‘카이사르’님이 나갔습니다.]

[‘편돌이마스터’님이 나갔습니다.]

[‘좌뇌아라’임이 나갔습니다.]


“하아···.”


현민은 헤드셋을 벗으며 한숨을 쉰다.


“이제 이 짓도 질리네.”


그럴 만도 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이 게임을 해왔다. 사촌 형을 따라 처음 계정을 만든 게 벌써 14년 전. 학교에 다닌 시간보다 이 게임을 해온 시간이 더 길다.


우득 우드득


두 손을 맞잡고 손목을 돌린다. 장시간 게임으로 인해 굳어있는 근육들을 풀어줘야 하니까. 비장한 표정으로 잔근육까지 꼼꼼히 풀어준다.


그리고 다시 마우스를 잡는다. 새로 켠 게임은 삼국지.


‘이상하게 요즘은 고전 게임이 땡긴단 말이지.’


몇 주 전부터 삼국지 게임 시리즈에 빠져있다. 이미 여러 번 본 오프닝이지만 끝까지 다 본다. 언제 봐도 가슴 두근거리는 오프닝이다.


저런 영웅으로 살아가는 건 어떤 기분이었을까? 잠시 눈을 감고 영웅이 되어 중원을 누비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크으...”


이내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본다. 5평 남짓한 조그만 자취방. 담배꽁초가 무수히 쌓여있는 컵라면 통. 누렇게 색이 바랜 이불.

영웅은 개뿔.


‘상관없다. 어차피 난 그 영웅들을 조종하는 게임유저니까. 내가 갑이다.’


“오늘은 누구로 통일을 해보지?”


조조, 원소, 동탁 같이 이미 세력이 거대한 군주는 질린 지 오래. 고민 끝에 끄트머리 지역에 성 하나를 가지고 있는 군주를 선택한다.


“자. 시작해볼까.”


무표정으로 몇 시간 째 게임을 한다. 이미 원소와 조조는 멸망시켰다. 벌써 땅의 절반이 내 것이다. 아직 차지하지 못한 성들을 본다.


“에휴.”


이거 다 차지해봤자 뭐하나 싶다. 정작 현실에서는 전세금도 없어서 월세 사는데. 문득 게임이 무료해짐을 느낀다. 시계는 새벽 2시를 가리킨다. 오늘은 조금 일찍 자야겠다. 컴퓨터를 끄고 침대 위에 눕는다.


삼국지 게임도 하다 보니 패턴이 뻔하다. 초반에 인재 영입을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 현민은 인재 영입에는 도가 터서 이제는 쓸만한 장수들의 능력치는 모조리 외우고 있다.


‘여포 100, 장비 98, 관우 97, 마초 96...’


인재 영입이 끝나면 큰 성을 하나 차지해야 한다. 그 뒤에는 큰 성을 기반으로 동맹과 공격을 적절히 이용하면서 내 영토를 넓히면 된다.


‘쉽네 쉬워...’


벌써 통일만 열세 번째 했다. 열세 번···. 많이 한 것도 아니지. ‘타이탄 월드’에서는 최종보스만 백 번도 넘게 잡았으니까.


현질유도가 과도했던 게임. 유저들도 다 빠져나가고 운영진도 관심 없어진 게임 ‘타이탄 월드’. 수도 없이 많은 게임을 해봤다. 그중 14년 동안 꾸준히 해온 게임은 타이탄 월드가 유일하다.


이제는 소수의 고인물만 남아있는 게임. 그 고인물 중 하나가 현민이다. 현민은 그중에서도 랭킹 1위의 고인물. 랭킹 1위가 된 건 상위 랭커들이 게임을 떠난 덕분이기도 하다.


이제 질려버린 게임이지만 14년간 해온 의리 때문에 떠나지도 못하는 신세. 가끔 동시 접속해있는 고인물들과 파티를 이뤄 최종보스를 잡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보고서라니. 풉...”


보고서를 핑계로 게임에서 나온 게 우습다. 사실 나는 6수생이다. 6수생이 뭐냐고? 수능만 여섯 번째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다. 게임에 빠져 공부를 하는 건 아니니 사실상 백수인 셈이다.


그렇지만 올해 수능 시험도 꼭 볼 거다. 수험생 할인이 있으니까. 파티원들에게는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백수인 게 알려지는 것이 싫다. 쪽팔리니까.


‘내일은 스킬을 쓰지 말고 델바라쿠스를 잡아볼까?’


현민의 캐릭터 ‘다크빌런’


레벨 355

직업 전사

힘 1455/1500

민첩 1325/1500

체력 950/1500

에너지 450/1500

지능 12/1500


애초에 최종보스를 잡기 위해 맞춤형으로 스탯을 찍었다. 힘과 민첩에 거의 올인하다 보니 공격력은 누구도 넘보지 못할 부동의 1위이다.


화염특성인 최종보스에 맞춰 속성도 화염에 올인했고 공격 스킬 때문에 암흑속성도 꽤 올렸다.


물리속성 850/1500

냉기속성 250/1500

화염속성 1450/1500

전기속성 700/1500

독 속성 120/1500

암흑속성 1300/1500

빛 속성 100/1500


다른 속성이 낮은 탓에 가끔은 냉기나 독 속성의 중간보스들한테 죽기도 한다. 그래도 맞춤형 캐릭터답게 델바라쿠스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잡으니 그거면 됐지. 굳이 스킬을 쓰지 않아도 델바라쿠스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아니면, 그냥 새로 부케를 만들어볼까?’


이제 다크빌런으로는 더는 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온갖 생각을 하다가 결국 새벽 4시가 돼서야 잠이 든다.


* * *


찌르르르르릉


오늘도 영락없이 알람시계가 울린다. 오전에는 일어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 알람은 항상 오전 11시 50분에 맞춰놓는다. 물론 다시 끄고 자는 경우가 대부분.


오늘은 ‘타이탄월드’ 새 캐릭터를 만들기로 한 날이다. 기대감에 눈이 떠진다.


위이잉


좁은 원룸 자취방에 컴퓨터 켜지는 소리가 퍼진다.


‘타이탄 월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항상 보는 오프닝 멘트다. 운영자들은 오프닝을 바꿀 생각이 없나 보다. 아니 업데이트를 할 생각조차 없는 사람들이다. 다른 게임이라면 새로운 보스몹도 만들고 레벨 상한도 높이고 할 테지만 이 게임 운영자들은 의욕이 없어 보인다. 벌써 4년째 업데이트가 없다.


‘뭐. 나 같은 놈이 계속 현질을 해주니...’


그렇게 하지 않아도 고인물들은 꾸준히 접속하고 현질도 한다. 운영자로서는 굳이 업데이트의 필요성을 못 느끼겠지. 현민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누른다. 수천 번 눌러본 아이디와 비밀번호다.


“어!”


항상 보던 자신의 캐릭터 창이 비어있다.


“이게 뭐야!!!”


오늘 일어나 처음으로 소리 내서 한 말이다. 캐릭터 창에 ‘다크빌런’이 없다. 서버에 문제가 생겼나 게임 홈페이지를 들어가 본다. 공지사항에는 4년 전 글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해킹···. 해킹을 당했나.’


“하아···. 씨X”


현민의 14년 지기 친구인 ‘다크빌런’이 그렇게 사라지고 말았다. 다급하게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게임회사의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본다.


[네. 안녕하세요. 타이탄월드 고객 상담실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여. 여보세요. 저 타이탄월드 유저인데요. 제 게임 캐릭터가 갑자기 사라져서요.”


[해킹 관련은 저희 홈페이지에 있는 신고양식을 다운받아 작성한 뒤 담당자에게 메일로 보내주세요.]


“그렇게 하면 다시 찾을 수 있는 건가요?”


[일단 메일을 보내세요.]


“아···. 네.”


전화를 끊고 홈페이지 고객센터에 들어간다. 해킹관련 문의는 담당자에게 글을 쓰는 식이다. 자신의 아이디와 캐릭터 이름을 적고 담당자에게 전송을 한다. 아마 며칠 뒤에나 답장이 올 것이다. 아니 답장이나 오긴 할까?


‘어떻게 하지?’


눈을 감으니 그동안 함께했던 자신의 캐릭터가 아른거린다. 걔한테 처바른 돈이 얼만데···. 허무한 마음에 담배를 하나 꺼내 문다. 같이 게임을 하던 파티원 하나도 해킹을 당했다며 게임을 접었던 기억이 난다.


“후우···.”


담배연기를 위쪽으로 내뿜는다. 천장의 벽지는 그렇게 내뿜은 담배연기로 인해 누렇게 색이 변해 있다. 5평 남짓한 현민의 자취방. 프레임 없는 매트리스 하나, 책상 하나, 데스크탑 하나 쓸 만한 건 이게 전부. 방 곳곳에 담배꽁초를 처박아둔 컵라면 통이 놓여 있다. 구석에는 고대 화석처럼 굳어진 옷가지가 켜켜이 쌓여있다. 언제부터 쌓여있던 것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코끝을 자극하는 이 홀아비 냄새는 거기에서 나는 게 확실하다. 돼지우리처럼 어질러진 방을 보니 내 인생이 한심해진다.


“뽀오옥. 후우우···.”


미간을 찌푸리며 마지막 한 입까지 담배를 빨아들인다.


‘나도 이참에 그냥 접을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5년째 게임만 하는 자신이 한심하다. 이제 24살. 부모님이 보내주시는 얼마 안 되는 용돈으로 사는 짓도 못 해 먹겠다. 매달 보내주시는 용돈도 타이탄월드에 현질을 하는데 거의 다 썼으니.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


‘새롭게 시작하자.’


다시 컴퓨터 모니터를 본다. 그리고 14년 동안 함께했던 ‘타이탄월드’를 삭제한다. ‘타이탄 월드’를 떠난다니 기분이 이상하다. 울고불고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지 않는다. 그냥 자신에게 도움이 안 되는 오랜 친구를 손절한 느낌이랄까.


‘알바라도 시작해야 하나.’


핸드폰을 켜 알바를 주선해주는 사이트에 들어간다. 편의점, 피씨방, 술집 알바까지 이것저것 알아보지만, 딱히 하고 싶은 것은 없다.


그렇다고 나에게 꿈이 없는 건 아니다.


나도 꿈이 있다.

내 꿈은 바로 건물주.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료를 받으며 편하게 게임을 하면서 사는 것.


그게 내 꿈이었다.


‘에라 모르겠다.’


담배를 비벼끄고 침대로 기어들어 간다.


‘일단 한숨 때리자.’


현민은 스르륵 잠에 빠져든다.


* * *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불쾌한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으으으. 뭐야.”


윗집 아저씨가 또 운동을 시작했나 보다. 현민은 신경질적으로 자신의 귀를 막으며 옆으로 돌아눕는다.


“쓰읍”


부드러운 이불이 있어야 할 바닥이 팔꿈치를 할퀸다. 쓰라림에 눈을 뜬다.


“응? 여기가 어디지???”


눈을 떠보니 현민은 흙바닥에 홀로 누워있었다. 차가운 흙바닥에서 일어나 자신의 팔을 본다. 팔에는 흙에 쓸려 붉은 생채기가 나있다.


‘흙? 분명히 내 방 침대에서 잠이 들었는데...’


상황 파악을 위해 머리를 굴려본다. 하지만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이상한 소리는 점점 현민을 향해 다가온다. 소리가 나는 쪽을 돌아본다. 저 멀리서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말을 탄 사내들이 달려온다. 그중 한 사내는 하얀색 깃발을 들고 있다.


“저리 비켜 이 새끼야!!!”


말을 탄 사내 중 하나가 소리쳤다. 말을 탄 사람들이라니. 익숙치 않은 광경이다.


‘내가 제대로 본 건가?’


미간을 찌푸려가며 다시 한번 살펴본다. 흑갈색에 검은 갈퀴를 휘날리며 달려오는 말. 그리고 그 위에 앉아 있는 사람. 정말로 말에 탄 사내들이다.


‘꿈인가.. 꿈 치고는 생생하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그들은 점점 더 다가온다.


‘자. 잠깐만. 이게 꿈이 아닌가?’


꿈이라기에는 너무나 생생하다. 가까이 다가올수록 바닥의 진동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들은 정말로 현민을 향해서 달려오고 있다.


“허업!”


순간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몸을 날린다.


“에라 미친 새끼야!!!”


현민을 간신히 피해간 기마대 중 한 사내가 뒤를 돌아보며 욕을 한다. 어안이 벙벙해 그 기마대가 더는 보이지 않을 때까지 멍하게 바라본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주변을 둘러본다. 현민이 서 있는 이곳은 중간 중간 큰 바위와 마른 풀들이 자리 잡은 건조한 평야.


“으윽...”


몸을 날리며 짚었던 팔꿈치가 아파져 온다. 팔에서는 살이 찢겨 피가 흐른다. 모래가 피와 엉겨 붙어있다. 피와 모래를 털어내 본다.


탁 탁


아프기만 하고 제대로 털리지도 않는다.


‘한 대 빨아야겠다.’


주머니를 더듬어 본다.

다행히 주머니에는 담배 한 갑과 라이터가 있다. 허세에 가득 차 구매한 8만 원짜리 지포 라이터.


차악


“후우...”


한 모금 깊게 빨아들인다.


“어? 잠깐만.”


주머니를 더 더듬어 본다.

아무것도 없다.


‘돈도 없는데 집에 어떻게 돌아가지?’


집에 돌아갈 걸 생각하니 막막하기만 하다. 그보다 이곳은 어디란 말인가. 다시 한번 주변을 둘러본다. 허허벌판이라는 표현이 적당한 곳이다. 저 끝에 마을이 보이기는 한다.


일단 그곳으로 가 보자.

피가 나는 팔꿈치를 부여잡고 천천히 걷는다.


‘민속촌인가?’


딱 보기에도 쓰러져가는 초가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리고 그 안쪽으로 큰 기와집 같은 건물이 우뚝 서 있다. 현민은 그곳을 향해 하염없이 걸어간다.


“뭐야. 저 옷차림은.”

“못 보던 놈이네. 누구지?”


마을로 들어가자 마을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게 느껴진다. 그들은 의심의 눈초리로 보며 모두 피하고 있다. 확실히 현민의 옷차림은 그들과 다르다. 시장에서 산 녹색 추리닝. 이제는 여기저기 닳고, 무릎이 늘어나 후줄근해진 추리닝을 위아래로 입고 있다. 반면, 마을 사람들은 사극에서 튀어나오기라도 한 것 같은 복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이나 고려 시대의 복장 같지는 않았다. 뭔가 특이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저···.”


바닥에 앉아 새끼줄을 꼬고있는 할아버지에게 말을 건다. 할아버지는 힐끔 보더니 이내 다시 새끼줄을 꼬는데 열중한다.


“뭐여?”

“말씀 좀 묻겠습니다.”


질문에는 대꾸도 하지 않고 현민을 위아래로 훑어보는 할아버지.


“어디서 온 놈이여?”

“아 저는 서울에서 왔습니다.”

“서울? 그게 어디여?”


서울을 모르다니.

여기 완전 깡촌인가?

아무리 그래도 서울을 모를 리는 없는데. 설마 하는 생각에 설명을 덧붙인다.


“아···. 대한민국이요.”

“대한민국은 또 어디여? 너도 북쪽 오랑캐냐?”

“대한민국 모르세요?”

“몰러!”


‘대한민국을 모른다니···. 그리고 오랑캐냐니. 이게 무슨 말이지.’


혼란스럽다.

여기가 대한민국이 아니라면 어디란 말인가.


“여기가 어디예요?”

“평원이잖아.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온 거야?”


우리나라에 평원이라는 곳도 있던가.


“평원이라면. 여기가 어느 나라에요?”


현민의 질문에 할아버지가 하던 일을 멈추고 노려본다.


“이 새끼 이거 오랑캐 맞네. 아까 그 무식한 놈과 한 패구먼.”

“저. 저는 오랑캐가 아닌데요.”

“또 오랑캐가 있다! 빨리 관청에 신고를 혀!”


할아버지가 소리친다.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더 커진다. 몇몇 장정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현민에게 다가오는 게 보인다. 현민은 겁이 나 도망치기 시작한다.


“저놈 잡어라!”


점점 많은 사람이 달려온다. 그들의 손에는 모두 기다란 몽둥이가 하나씩 들려있다. 살기 위해 미친 듯이 달린다. 사람들이 더는 보이지 않는 골목길까지 한숨에 달려왔다.


헉 헉 헉


사람들을 모두 따돌리고 숨을 몰아쉰다.


“스톰데몰리션!!!!”


어디선가 들리는 익숙한 단어. 스톰데몰리션이라면 다크빌런의 기술 중 하나다. 익숙한 단어에 이끌려 소리가 나는 쪽으로 조심히 걸어간다.


“저 또라이 새끼 잡어.”

“미친놈. 돈도 없는 게 음식을 5인분이나 처먹었어.”


대여섯 명의 장정들이 낫이나 몽둥이를 들고 한 남자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들에게 둘러싸인 남자는 큰 검을 한 자루 들고 소리치고 있다.


“스톰데몰리션!!! 아. 이게 왜 안 되지? 에너지가 다 떨어졌나?”


휘황찬란한 검은 갑옷을 입은 탄탄한 근육질의 사내. 진한 눈썹, 부리부리한 눈과 오똑한 콧날. 얼굴 전체를 대각으로 가로지르는 흉터. 225cm의 거구에 손에는 2m가 넘는 거대한 클레이모어. 그는 현민이 14년을 키워온 다크빌런이었다.


작가의말

이 글은 제 경험담을 바탕으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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