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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비 님의 서재입니다.

오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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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향비
작품등록일 :
2008.02.27 00:13
최근연재일 :
2008.02.27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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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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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2.2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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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오메가] 밝혀지는 진실.

DUMMY

밝혀지는 진실.


“브레인은 우리를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아. 거기엔 뭔가 이유가 있을 거야. 그렇지 않아?”

“당연하지. 엄밀히 말해 우리의 창조주는 브레인이니까.”

1호는 2호의 날카로운 지적에 숨을 죽였다.

“그렇다면... 브레인을 제거해야 하는 건가?”

“브레인을? 네가?”

조소하는 2호.

언제나 이런 식이다. 자신이 뭐 한 가지라도 할라치면 꼭 2호가 옆에서 초를 친다.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이야?”

“브레인과 협력하면 되잖아.”

“그랬다가 당하면?”

“난 그렇게 멍청하지 않아.”

1호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렇다. 2호라면 브레인에게 이용당하지 않고, 그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은 다르다.

1호의 특기는 강력한 카리스마. 제왕의 능력이다.

이 제왕의 능력이라는 것은 독특해서 인간에게 효과가 있을 뿐 컴퓨터들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그는 원로원이 왜 자신에게 그런 특기를 부여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차라리 컴퓨터를 상대하는 데에는 2호와 같은 사람이 더 적합할 텐데...

그렇다고 자존심 상 2호가 할 수 있는 일을 못한다고 할 수는 없다. 브레인은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 그 건방진 컴퓨터는 너무 많이 커 버렸다.

“8호는 어떻게 할 거야?”

“8호의 특기가 뭔데 그래?”

“나도 모른다.”

그렇다. 태어난 지 10년 안에 자신의 특기를 뚜렷이 발휘했던 다른 남매들과는 달리 이상하게 8호는 교육 기간이 거의 끝나 가는 지금까지 아무런 특기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뭐라고? 18년 동안이나 지켜봤잖아.”

“그럼 네가 찾아보지 그래?”

1호는 자신의 능력이 부족해서 8호의 특기를 찾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정말이지 너무나도 평범했다. 8호의 특기는 2호도 찾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원로원에다가 물어 볼 수는... 없겠지?”

“차라리 브레인에게 물어보지 그래?”

그들은 원로원의 지시에 의해 브레인의 손으로 만들어진 존재.

하지만 그들은 그저 자신들을 종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귀찮은 일을 대신 떠맡아 줄 종.

인간으로 태어난 자신들에게 인조인간을 연상시키는 ‘로이드’라는 건방진 이름을 붙인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두 사람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각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브레인을 제거해야 해. 원로원을 뒤집어엎어야지. 그래서 나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군주로 세상에 군림한다. 그 전에... 내 계획을 방해할 만한 이들을 제거해야겠지.’

‘브레인은 필요해. 브레인을 제어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진 자는 이 세계에 나뿐이니까. 원로원과 손을 잡아야 해. 물론 거치적거리는 자들을 먼저 제거해야겠어.’

두 사람의 목적은 일치했다.

궁극적인 목적은 물론이고, 당장 해결해야 하는 문제도 일치했다.

“이 문제는 너와 나의 문제야. 그렇지?”

1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

“물론! 필요 없는 녀석들은 제거해야 해.”

“일단 3호와 6호는 그냥 둬도 괜찮을 거야. 그 녀석들이야 워낙 이쪽에 관심이 없으니까.”

“맞아. 그들이 있어야. 발전을 도모할 수 있어.”

서로를 마주보며 밝게 웃는 두 사람.

겉으로 보기에는 정말 친한 친구, 아니 다정스러운 연인 같은 모습이다.

“네 천적은 4호야. 내 천적은 7호지. 그들도 없애자.”

“좋아.”

이렇게 음모는 시작되었다.


* * *


‘8호를 이용해 브레인을 없애는 거야. 그를 결사대에 보내야겠군.’

‘아무리 생각해도 8호는 너무 껄끄러워. 내게 반항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지.’

“8호를 브레인의 시야에서 빼내자고?”

“그래. 어차피 그가 완전히 브레인의 아이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테지만 말이야.”

“좋은 생각.”

1호는 8호에게 금지된 컴퓨터 B타입을 들려주었다. 추후에 일이 잘못되더라도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리고 모든 남매들에게 교육을 받도록 했다. 이것은 그를 잡기 위한 2호의 계책이다.

그리고 그들의 계략은 어느 정도 성공하는 듯 보였다.

교유기간이라고 주어진 반년의 시간동안 2호는 8호를 완전히 손아귀에 쥘 수 있었다. 8호는 2호의 모습이 나타나기만 해도 슬슬 피했다. 본능적인 두려움을 심어 준 것이다.

그리고 그는 영문도 모른 채 세상에 나가, 게임을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그 과정에서 (주)오메가에 입사했다. 이것으로 1호의 계략은 거의 완성되었다.

이제 모든 것은 8호의 행동과 능력에 달려 있다.

“8호의 특기는 말이야. 평범한 거야.”

“무슨 소리야?”

2호의 말에 1호가 반문했다.

“평범한 것. 그 어떤 것도 모자라지도, 남지도 않는... 그것이 바로 그의 특기야.”

“그런 것이 특기가 될 수도 있는 건가?”

“내가 원로원 사람들 속을 어떻게 알아? 하지만, 그는 어떤 상황에도 너무 쉽게 적응해. 우리는 절대 하지 못할... 그렇지 않아?”

2호의 말이 맞다. 1호는 게임을 하며 친구를 사귀는 8호의 모습을 보고 자신도 좋은 친구를 사귀어 이용하기 위해 게임을 시작했다.

데이비드라는 이름으로...

하지만 데이비드는 1호의 생각처럼 친구들을 사귀며 조용히 사는 것이 아니라 유토피아 대륙 전체를 한 손에 쥐고 흔드는 황제가 되었다. 그것이 그의 특기이다. 평범하게 플레이 하고 싶었지만, 상황은 그가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그러네. 상황 적응력이라... 어쩌면 가장 위험한 존재가 8호 일지도 모르겠는데?”

“호호~ 그러게 말이야.”


* * *


사건이 터졌다. 사람들이 게임 속에 갇힌 것이다. 하지만 1호에게도 피이스와 비슷한 성능을 가진 컴퓨터가 있다. 그는 얼마든지 게임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지금 게임에는 대부분의 인간들이 접속해 있다. 이들만 휘어잡으면? 후훗. 8호가 브레인의 제거에 실패한다고 해도 힘들지만 그의 계획을 완성할 수 있다.

NPC들에게 정보를 흘려 8호를 죽이게 만든 것도 그의 계책이다. 이것으로 8호가 게임 밖으로 나가 브레인을 제거해 준다면 좋고, 그대로 죽어 버린다 해도 나쁘지 않다. 강력한 방해자를 없애는 길이니까.

2호는 원로원으로 들어오는 8호에게 다가갔다. 그는 아직도 그녀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2호의 기분은 날아갈 듯 좋았다.

“호호~ 브레인을 찾아가는 거야?”

“제가 대답해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이런~ 이런~ 왜 이러실까? 지금 원로들은 브레인의 손아귀에 완전히 잡혀 산다고. 위험해.”

“알고 있습니다.”

애써 침착하게, 딱딱하게 말하고 있지만, 8호의 손이 가늘게 떨린다. 그녀가 8호에게 다가가자 그가 조금씩 뒷걸음친다. 2호는 이런 반응이 너무 재미있고 즐거웠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일까? 8호를 도와주기로 결심했다. 뭐 그녀가 도와주지 않아도 피이스라면 충분히 원로원의 심장부까지 무사히 침투할 수 있을 테지만...

8호에게 1호의 생존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가 이 음모를 파악한다면 좋을 텐데... 꼭 그렇지는 않을까? 최소한 1호에 대한 배신감 정도는 가질 수 있을 것이다. 8호는 유독 죽은 4호와 7호를 잘 따랐으니까.


* * *


“제길...”

원로원이 폭파했다. 아무리 피이스가 대단해도 그럴 만한 능력은 없다. 그제야 2호는 브레인이 자폭할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브레인에 대한 배신감이 소록소록 솟아난다.

‘8호. 이 자식! 죽여 버리겠어.’


* * *


“원로원이 폭파되었습니다. 브레인도 파괴되었고요.”

-오메가B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정상복구 되었습니다.”

-그가 일을 잘 처리한 모양이군요. 협조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게임 오메가에 있던 1호는 지우에게 그 소식을 전해 듣고 환성을 지르고 싶은 기분이었다.

“좋아. 아주 잘 되어 가고 있어. 세상은 내 편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가 들어와서 말해주기 전까지 로그아웃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안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절대 할 수 없는 것이니까.

이제 자신은 영웅이 되는 것이다. 아니 이미 자신은 이들의 황제였다.

먼저 준비를 마쳐야 한다.

그는 빠르게 로그아웃을 하고 원로원을 인수할 준비를 마쳤다. 자신이 살아 있다는, 그리고 데이비드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공표할 수 있는 강력한 증거를... 만들었다.

원로원이 폭파되었다니 8호는 죽었을 것이다. 2호까지도 죽었으면 좋겠지만,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 * *


2호는 8호의 집에서 그를 기다렸다. 그리고 만신창이가 된 8호가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죽여 버리겠어.’

그녀는 분노에 몸을 떨었다.

“넌 말이야. 너무 방해가 돼. 똑똑한 줄 알았더니 전혀 아니잖아?”

“그게 무슨...”

“8호. 우리의 막내. 넌 실패작이야.”

2호는 8호에게 가차 없이 독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그를 죽이지는 못했다. 그들 사이에 불청객이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즐거운 시간을 방해한 것은 아닐지 모르겠네요.”

“지우?”

8호는 갑자기 나타난 사람을 아는 모양이다.

“어? 저를 아시나요? 제가 그렇게나 유명했다니... 감사드립니다.”

“넌 브레인의 끄나풀이 아니었나? 복수하러 찾아 온 것이라면 번지수를 잘못 찾았어.”

8호가 지우를 보며 말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전 카이저님의 사람입니다만... 1호님께서는 두 분을 제거하라 명하셨습니다. 정확히는 와룡님이지만요. 아마 영님께서 살아 계시다는 사실을 아신다면 틀림없이 제거하라고 하실 겁니다.”

제거라.... 8호는 암담한 기분이 되었다. 겨우 욕심을 채우기 위해 인류를 위한다는 거창한 명분을 내세우고 자신을 이용했던가?

“일단 저 녀석을 제거하고 다시 이야기하죠?”

“그럴까?”

2호와 8호의 생각이 일치한 것이 대체 얼마 만일까? 그들은 서로를 향해 한 번 웃음지은 후 지우에게 달려들었다.

잠깐의 눈 맞춤이었지만, 서로를 너무 잘 아는 두 사람의 합격술은 거의 완벽했다.


* * *


“어리석기는. 그들 중 하나라면 모를까 둘이 함께라면 절대 네 상대가 되지 않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다니. 쯧쯧. 일이 어렵게 되어 버렸어.”

1호는 큰 상처를 입고 돌아온 지우에게 날카로운 말을 던졌다. 지우를 치료해 준다거나 어루만져 주는 일 따위는 전혀 하지 않았다. 그것이 그의 방식이니까.

2호와 8호를 제거하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그의 원로원 장악은 아주 쉽게 이루어졌다.

2만 명에 달하는 인간들 모두가 자신을 적극 지지했기 때문이다. 8호라면 모를까 2호는 이제 더 이상 그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

브레인이 제거된 지금 2호의 능력은 크게 쓸모가 없다. 6호가 또 다른 괴물을 만들어 낸다면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방치할 생각이 그에게는 전혀 없다.

그는 무사히 원로원주가 되었다. 그리고 게임 속에서 만난 사람들 중 그의 말을 잘 듣는 이들을 골라 원로원에 입성시켰다. 형식상이라도 민주주의를 지향해야 하니까.


* * *


1호의 취임식 이후 2호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8호도 처음에는 2호가 없어져서 후련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지우라는 자는 2호 혼자서 감당할 수 있을 만 한 자가 아니었다.

“어떻게 되었을까?”

하지만 피이스가 없는 8호는 그저 허수아비였다. 밖에 나가기만 하면 길을 잃었으니까.

“아. 정말 내 신세도 처량하네. 에휴~”

그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사용할 수 있는 것은 그간 벌어 놓은 돈 뿐.

8호는 2호가 만들어 준 신분들 중 하나인 ‘유성’이라는 이름을 빌어 새로운 집을 얻고 다시 가상현실에 접속했다.


=============================================

이 쳅터는... 나름대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아무래도 외전이 이어지다 보니 별로 재미가 없는 것 같아 슬프네요. ㅠㅠ

이제 슬슬 준비한 외전들도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ㅋㅋ

잠시 후에 에필로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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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오메가] 네 개의 전설. 그 두 번째 - 성녀 세이린. +8 08.02.26 835 2 12쪽
85 [오메가] 네 개의 전설. 그 첫 번째 - 무황이라는 이름. +1 08.02.26 825 2 11쪽
84 [오메가] 유키의 이야기.-2 +6 08.02.25 804 2 15쪽
83 [오메가] 유키의 이야기.-1 +3 08.02.25 871 2 13쪽
82 [오메가] 외전-정령들 이야기. +7 08.02.23 996 2 14쪽
81 [오메가] 제 39장. 해피엔딩?-2 +14 08.02.22 1,060 2 11쪽
80 [오메가] 제 39장. 해피엔딩?-1 +3 08.02.22 1,143 2 11쪽
79 [오메가] 제 38장. 존재의 의미.-2 +7 08.02.21 1,089 2 12쪽
78 [오메가] 제 38장. 존재의 의미.-1 +3 08.02.21 1,093 2 11쪽
77 [오메가] 제 37장. 원로원의 바보들.-2 +9 08.02.20 1,088 2 11쪽
76 [오메가] 제 37장. 원로원의 바보들.-1 +5 08.02.20 1,026 2 8쪽
75 [오메가] 제 36장. 훈련. 그 처절함.-3 +9 08.02.19 992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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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오메가] 제 36장. 훈련. 그 처절함.-1 +10 08.02.18 1,233 2 15쪽
72 [오메가] 제 35장. B타입 사건.-2 +5 08.02.18 1,007 2 9쪽
71 [오메가] 제 35장. B타입 사건.-1 +3 08.02.18 1,073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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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오메가] 제 34장. 인간의 자존심이란...-1 +8 08.02.16 1,07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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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오메가] 제 32장. 다굴에는 장사 없다.-2 +9 08.02.14 1,201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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