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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비 님의 서재입니다.

오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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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향비
작품등록일 :
2008.02.27 00:13
최근연재일 :
2008.02.27 00:13
연재수 :
88 회
조회수 :
154,093
추천수 :
254
글자수 :
407,516

작성
08.02.26 00:15
조회
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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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오메가] 네 개의 전설. 그 두 번째 - 성녀 세이린.

DUMMY

네 개의 전설. 그 두 번째 이야기 - 성녀 세이린.


“오메가라는 게임이 말이야. 그렇게 재미있데.”

이제 40대에 접어드는 나는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오메가’라는 게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 나이에 무슨 게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딱히 할 일도 없으니 나쁘지는 않겠다 싶기도 하고.

처음 ‘오메가’에 접속했을 때 본 장면은 내게 또 하나의 충격이었다.

이곳은 마치 성서에서나 나오는 천국 같았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활기찬 거리.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 그 모든 이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흉측하게 생긴 몬스터를 잡는 것 보다 내게는 그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이 더 큰 행복이다. 이것이 내가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도와주세요. 누나가 병으로 누워 있어요.”

너무 가엾어 보이는 소년을 발견했다. 그는 병든 누나를 위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구걸하고 있었다. 하지만 초보들이 가득한 이 마을에서 병원비를 줄 만큼 두둑한 주머니를 가진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꼬마야. 너희 집이 어디니? 나도 약간 의술을 배운 적이 있단다.”

그렇게 소년의 집으로 향했다.


* * *


내 실제 직업은 의사이다.

사실 요즘은 거의 필요 없는 직업이긴 하지만... 여전히 의사는 돈을 많이 버는 직업에 속해서 엘리트로 인정받는다.

나는 돈이 많은 집안에서 태어나 유복하게 자랐다. 그래서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에 대해 잘 모른다. 하지만, 게임을 하면서 이쪽 세상에는 부유한 사람보다 가난한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든 그들을 돕고 싶었다. 너무 가엾고 안타까웠다.

그래서 신관이 되었다.

신성마법 중 치료마법이 가장 뛰어나다는 자비의 여신 데스티나를 모시는 여신관이 되었다.


* * *


몇 년을 그렇게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처음 만난 소년의 누나처럼 불쌍한 사람, 가난한 사람들의 병을 고쳐 주고 다녔다. 신성마법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레벨이 올랐기 때문에 별로 힘들지 않았다.

새로 생기는 스텟은 전부 신관들의 특수스텟 신앙에 투자했다. 다른 것은 다 필요 없었다.

정신없이 대륙을 떠돌다가 주변을 돌아보았을 때 사람들은 나를 성녀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때 까지 내 직업은 그저 ‘수련신관’이었다.(신관은 견습생-수련신관-일반신관-고위신관-추기경-교황으로 나간다.)


* * *


=짜악.

“아악! 살려주세요. 제발.”

어느 날. 불량배들에게 끌려가는 소녀를 보았다. 그 불량배들이 왜 소녀를 끌고 가는 것인지... 나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만둬요.”

“뭐냐? 에이~ 신관?”

그들은 나를 째려보았다. 강렬한 적의.

이제껏 나를 존경하는, 내게 고마워하는 사람들만을 보아 왔기에 현실에서도, 게임에서도 저런 시선은 처음으로 받아 보았다.

“ㅌㅞㅅ! 재수가 더럽구먼. 가자!”

그들은 내게 침을 뱉고 소녀를 끌고 사라져 간다.

“안 돼! 자비의 여신 데스티나여. 지금 당신의 딸이...”

=스걱.

귀찮다는 표정으로 나를 향해 다가온 불량배는 검을 들어 내 목을 베었다. 그렇게 첫 번째 죽음을 경험했다.


* * *


치료만으로는 안 돼. 힘이 있어야 한다. 그 어떤 강력한 검이라도 막을 수 있는 힘이.

힘의 필요성을 느낀 나는 전쟁의 신 아레스의 신전으로 찾아갔다.

“무슨 일이신가요?”

아레스 신전의 신관이 내 복장을 살피더니 물어 왔다.

“저는 데스티나 신전의 수련신관입니다. 아레스님의 종이 되고싶습니다.”

“죄송하지만, 한 신관은 두 신을 섬길 수 없습니다. 당신이 아레스님의 종이 되려면, 데스티나님께 받은 모든 은총을 버리셔야 합니다.”

그 신관의 말은 내게 충격이었다. 나는 그냥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이 힘으로 치료했던가? 만일 아레스의 신관이 된다면 병든 사람들을 보고도 그냥 돌아서야 한다.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 때부터 나는 노력했다. 핍박받는 사람들을 몸으로 막아섰다.

사람들은 신관인 내가 앞을 막으면 나를 죽이면서 까지 나쁜 일을 고수하지는 않았다. 내가 정식 신관이 된 이후로는 더욱 더 그랬다.


* * *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평소처럼 아픈 사람들을 치료했다. 끙끙 앓던 사람들이 일어나 밝은 얼굴로 인사하는 모습은 내 인생에 가장 행복한 장면이다.

“저... 이걸 받아 주세요.”

이번에 구한 사람은 기품이 넘치는 부인이었다. 아무리 봐도 빈민가에서 굴러다닐 만한 인물은 아니었다.

“전 사실 로슨 백작가의 여식입니다. 아버님께서 권력투쟁에서 밀려 축출당하시면서 노예로 팔렸죠. 처음에는 신을 원망했었는데 당신을 만나게 하기 위해 제게 이런 시련을 주셨나 봅니다. 받아주세요.”

그녀가 내민 것은 은빛의 예쁜 서클릿이었다. 무작정 예쁘기만 한 것도 아니고, 가느다란 은빛 선이 기이하게 얽혀 있는 모양이 신비하게 느껴졌다.

“이것은 우리 가문이 오랜 시간동안 보관해 오던 것입니다. 우리 가문은 주신 라크네님을 모시는 가문이었습니다. 오래전 선조께서 이 세상의 구세주를 찾으라는 신탁과 함께 이 서클릿을 받으셨죠. 당신이야 말로 주신께서 말씀하신 구세주입니다.”

나는 당황했다. 구세주라니... 내가 어찌 그런 과분한 자리를...

“아닙니다. 전 구세주 같은 사람이 아니에요. 전 그저 힘 없는 신관일 뿐입니다.”

“그간 당신을 지켜보았습니다. 당신이야 말로 진정한 세상의 구원자세요. 성녀로써의 자질이 충분하십니다. 이 서클릿을 받아주세요. 이것이면 당신이 하시는 일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너무 간곡하게 말하는 통에 그 서클릿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정보 서클릿’

-----------------

주신의 서클릿(이벤트)

주신의 축복이 깃들어있다고 알려진 전설의 무구이다. 은빛의 은은한 광택을 띈 얇은 선들이 기하학적인 무늬를 이루며 엉겨 있다. 그 모양은 천지창조를 상징하는 신들의 표식이다. 가운데 박혀 있는 신력석이 푸르른 광체를 내뿜으며 자태를 뽐낸다. 아주 신비로운 자태를 풍긴다.

사용제한: 주신의 선택을 받은 자.

방어력: 0

100%의 확률로 절대방어

내구력: 무한

효과: 신앙 +200

전 스텟 +50

하루 한 번 ‘기적’ 사용가능.

M.P 회복률 100% 증가

-----------------

서클릿의 정보를 확인하고 입을 딱 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절대방어가 100%? 거기다 기적?

세상에 이런 사기 아이템이 존재하다니...

나는 너무 기뻤다. 이 아이템만 있으면 그 어떤 핍박받는 사람도 감싸줄 수 있게 된다. 이것이야 말로...


* * *


오늘도 평소와 같이 핍박받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을 구해 주었다. 칼을 뽑아 나를 찌르던 병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간다. 닭 잡을 힘도 없는 신관 여인 하나를 수십명의 병사들이 해치지 못하고 도망가다니... 아주 재미있는 광경이 아닐 수 없다.

[띠링. 당신은 2000명의 목숨을 구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숨겨진 직업 ‘성녀’로 전직하실 수 있습니다. 전직하시겠습니까?]

“성녀? 그건 뭐하는 직업이지?”

숨겨진 직업!

직감적으로 내가 찾던 것이 바로 이것. 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덜컥 전직을 할 수는 없다.

[성녀는 선행을 많이 하여 주신의 인정을 받은 여인입니다. 모든 신의 신성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며, 교황보다 더 높은 지위를 인정받습니다.]

상세하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 설명이면 꽤 신경 썼다고 볼 수 있다. 이 게임의 도우미가 얼마나 무심한 존재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좋아. 전직하겠어.”

[띠링. 숨겨진 직업 ‘성녀’로 전직하셨습니다. 숨겨진 직업의 경우 타 클레스로 전직하실 수 없습니다. 상위클레스로의 전직은 높은 신앙과 구원한 생명의 수를 통해 가능하게 됩니다.]

하하. 1차 전직에 2000명의 목숨을 요구한 직업이다. 2차, 3차 전직을 하려면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요구할까?

하지만 나는 마냥 즐겁다. 이제 누구도 핍박받지 않는, 고통받지 않는 세상의 만들 수 있다.


********************(여기서 부터 추가된 부분입니다.)


“유저최강전?”

“그래. 거기 참가해요. 우리.”

이벤트 공지가 떴다. 내가 성녀가 된 이후 주신의 교황이 붙여 준 경호원(?) 성기사 슈라가 거기에 가자고 난리다.

“마계에 가서 악의 무리도 뿌리 뽑고 하면 좋지 않습니까?”

“주신의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한 존재일 뿐입니다. 인간들이 나누어 둔 선악의 기준은 중요한 것이 아니지요.”

마계의 마족들이라고 해서 다 악은 아니질 않는가? 주신의 성기사이면서 다른 선신의 성기사마냥 행동하는 저런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네네. 죄송합니다. 아무튼 가십시다.”

결국 그의 고집을 못 이기고 유저최강전에 참가하고 말았다.


* * *


유저최강전은 너무 싱거웠다.

100%의 절대방어와 기적이 있는 데 무엇이 두렵겠는가?

“샤이닝 실드.”

이미 성녀가 되어 있는 내게 신성력을 사용하기 위한 기도는 별로 의미가 없다. 이때의 기도는 마법사들의 주문과 같은 것이기에... 마법사들도 자기 능력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마법을 사용할 때는 주문을 안 외우지 않는가?

“라이팅 스피어.”

상대는 7서클의 마법사인 모양이다. 하지만, 성직자의 샤이닝 실드를 향해 빛 계열의 마법을 사용하다니... 사실 다른 마법이라고 해서 통하라는 보장도 없지만, 저건 좀 아니다. 마법에 대해 무지한 인간이 아니라면 어떻게 저런 어리석은 일을 할까?

=스윽.

저것 봐라. 그의 라이팅 스피어는 내 샤이닝 실드와 만나 내 실드에 흡수되어 버렸다. 마법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학문. 그의 마법이 아무리 강해도 같은 빛 계열이라면 그저 샤이닝 실드의 양분이 될 뿐이다.

“파이어 버스트.”

“인페르노.”

“플레임 스트라이크.”

그는 화염계 특화마법사 인지 계속해서 화염계 마법을 날려 댄다. 확실히 그의 마법 실력이 놀랍기는 하지만, 내 실드를 깨려면, 아니 조금이라도 흔들려면 아직 멀었다. 뭐 실드를 깨 봐도 다시 치면 그만이지만...

“헬 파이어!”

호오~ 8서클의 마법을 쓸 수 있는 자였던가? 이번에는 약간 충격이 예상되는 걸?

“생츄어리.”

난 내가 있는 곳 근처에 생츄어리를 걸었다. 후훗. 이 정도면 헬 파이어가 아니라 메테오 샤워가 떨어진다고 해도 내게 별 타격을 주지 못 한다.

=콰광.

실제로 헬 파이어는 밝은 빛을 내뿜는 샤이닝 실드에 막혀 유명을 달리했다.

“기권입니다. 전 더 이상 무리에요.”

상대 마법사가 기권을 선언했네요. 이것으로 유저최강전 우승인가?

“풋.”

아무도 없는 대기실에 혼자 앉아 있으려니 괜히 웃음이 나온다.

나는 누구에게도, 아주 약간의 공격도 하지 않았다. 신성마법 중 공격마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나로 인해 다치는 것은 싫었기 때문이다.

이제 며칠 후면 타 대륙의 강자들을 만난다. 갑자기 기대가 된다. 그들 중에서는 내 샤이닝 실드를 깰 수 있는 사람이 나올까?


==============================================

하하. 역시 한편만 올리려니까 너무 찔리네요.

그냥 하나 더 올립니다. ^^

저 착하죠? 이뿌죠? (쿨럭!! 죄송합니다.)

그럼 오늘은 정말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내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꾸벅!!

얼마 안 남은 오메가 많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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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오메가] 에필로그. +20 08.02.27 1,205 2 8쪽
87 [오메가] 밝혀지는 진실. +4 08.02.27 910 3 12쪽
» [오메가] 네 개의 전설. 그 두 번째 - 성녀 세이린. +8 08.02.26 835 2 12쪽
85 [오메가] 네 개의 전설. 그 첫 번째 - 무황이라는 이름. +1 08.02.26 825 2 11쪽
84 [오메가] 유키의 이야기.-2 +6 08.02.25 803 2 15쪽
83 [오메가] 유키의 이야기.-1 +3 08.02.25 870 2 13쪽
82 [오메가] 외전-정령들 이야기. +7 08.02.23 995 2 14쪽
81 [오메가] 제 39장. 해피엔딩?-2 +14 08.02.22 1,060 2 11쪽
80 [오메가] 제 39장. 해피엔딩?-1 +3 08.02.22 1,142 2 11쪽
79 [오메가] 제 38장. 존재의 의미.-2 +7 08.02.21 1,089 2 12쪽
78 [오메가] 제 38장. 존재의 의미.-1 +3 08.02.21 1,092 2 11쪽
77 [오메가] 제 37장. 원로원의 바보들.-2 +9 08.02.20 1,088 2 11쪽
76 [오메가] 제 37장. 원로원의 바보들.-1 +5 08.02.20 1,025 2 8쪽
75 [오메가] 제 36장. 훈련. 그 처절함.-3 +9 08.02.19 991 2 9쪽
74 [오메가] 제 36장. 훈련. 그 처절함.-2 +3 08.02.19 1,010 2 10쪽
73 [오메가] 제 36장. 훈련. 그 처절함.-1 +10 08.02.18 1,232 2 15쪽
72 [오메가] 제 35장. B타입 사건.-2 +5 08.02.18 1,007 2 9쪽
71 [오메가] 제 35장. B타입 사건.-1 +3 08.02.18 1,073 2 11쪽
70 [오메가] 제 34장. 인간의 자존심이란...-2 +8 08.02.16 1,169 2 9쪽
69 [오메가] 제 34장. 인간의 자존심이란...-1 +8 08.02.16 1,078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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