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 제 34장. 인간의 자존심이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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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4장. 인간의 자존심이란...
띵 띠딩 띠링. 띵 띠딩 띠링. 띵 띠딩 띠링. 뚜룰루루 루~♬
지금 뭐 하냐고? 노래 부른다. 하도 심심해서...
시간의 흐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빈 공간에 혼자 있으려니 견딜 수가 없다.
처음에는 피이스의 도움을 받아 재미있는 소설책도 찾아 읽어보고 영화도 보고 헛짓도 다 해 봤지만, 내 뛰어난 능력은 그런 사소(?)한 취미조차 순수하게 즐길 수 없도록 만들었다.
그렇다면 내가 이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는가? 아무리 해도 지겹지 않고, 내 천재성의 영향을 받지 않을 만 한 일. 장시간의 고민 끝에 찾아낸 일은 바로... 바로. 노래이다.
내가 알고 있는 노래만 해도 수천곡인데다 피이스에게 도움을 받으면 수만 곡 아니 수십만 곡 이상의 노래를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지금 19세기인지 20세기인지에 유행했다던 노래들까지 일일이 찾아서 불러 보고 있는 중이다. 특히 20세기에 유행했다는 노래 중 내 가슴을 울리는 노래가 있었으니... 바로 이 노래다.
풀잎~세 따다가~ 엮었어요. 예~쁜~ 꽃송이도~ 넣었구요.♬
그대~ 노을빛~에 머리 곱~게 물들면,♬
예쁜~ 꽃 모자 씌~어주고파.♬
냇가~에 고무신 벗어 놓고, 흐르~는 냇물에 발 담그고♬
언제~쯤 그 애가 징검다리~를 건널까~♬
하며~ 가슴은 두~근 거렸죠.♬
푸르른 냇~물 위에. 노을이 분홍빛을 들이고~♬
어~느새 구름 사이로 저녁달이 빛나고 있~네.♬
노을 빛~ 냇물위에 예쁜 꽃 모자 떠가는데~♬
어~느 작은 산꼴 소년의 슬픈 사랑~ 얘~기~♬
* * *
사람들이 오메가에 갇힌 지 벌써 보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한실장님. 이제 그만 하고 좀 쉬시죠? 이러다가 몸 버리십니다.”
성현은 며칠째 자리에 앉아 꿈쩍도 하지 않는 한실장을 말리기 위해 그에게 다가갔다.
“강팀장을 만나봐야 해. 오메가와 연락이라도 해 봐야겠어.”
“실장님. 강이사님께서 복구까지 최대 30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씀하셨잖아요.”
“30일이 자네 밥 먹는 시간인 줄 아나? 현실에서 30일이면 게임 내에서는 무려 다섯 달이란 말이야. 그 시간동은 무슨 일이 발생할지...”
길길이 날뛰는 한실장을 보며 성현은 고개를 설래 설래 저었다.
“박팀장님과 유팀장님이 안에 계시니 어떻게든 잘 버티고 계실 겁니다. 두 분을 믿고 기다리죠.”
옆에서 지켜보던 지우가 다가오며 한실장을 진정시킨다.
잠시 후.
“후우~ 한실장님이 원래 다혈질이신 건 알았지만, 이건 좀...”
직원들을 위한 휴게실에서 성현과 지우가 커피를 뽑아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간이 가상현실로 바뀐 것을 제외하면 회사원들의 행동패턴은 어느 시대를 가나 비슷한 모양이다.
“초조하시겠지요. 선배님은 잘 모르시겠지만, 한실장님의 조부께서 B타입 사건 때 희생당한 분 중 하나시거든요.”
“입사한지 얼마 안 된 사람이 벌써 6년째 함께 일해 온 나도 모르는 것 까지 알고 있다니... 역시 엘리트라는 건가? 훗. 그런데 B타입 사건이 대체 뭐야?”
성현의 질문에 지우는 침묵을 지켰다.
말하지 않으려는 걸까?
* * *
‘피이스. 피이스를 찾아야 해. 분명 영(세한)님이 피이스를 데리고 오메가에 입사한다고 했어. 영님이 활동을 멈춘 것은 약 10개월 전. 그 당시에 회사에 입사한 사람 명단을 찾아봐야겠군.’
한실장은 빠르게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며 자료를 찾아내었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업무를 음성인식을 통해 하지만, 한실장은 아직까지도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을 더 좋아했다. 숙달되기만 하면 음성인식 보다 이런 장치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효율적인 것도 사실이다.
‘의심되는 기간에 회사에 입사한 사람은 모두 다섯 명. 그 중 하나는... 지우? 지우도 이 때 입사했던가?’
“지우군!”
“예. 한실장님 부르셨습니까?”
“자네... 혹시 손목시계 가지고 있나?”
지우는 뜬금없는 한실장의 말에 왼쪽 손목을 내보이며 말했다.
“없는데요? 하나 구해 드려요?”
“아. 아니네. 가서 일 봐.”
‘누굴까? 지우는 아닐 거야. 계속 옆에 두고 봐왔으니까. 내 눈까지 속일 수는 없어.’
한참 관련 정보를 뒤지던 한실장은 이상한 기록을 발견했다.
‘응? 강이사와 유팀장이 출장을? 대체 왜? (주)오메가의 실세인 두 사람이 가상현실로도 아니고 실제로 누군가를 찾아갔다? 이거다. 틀림없어. 이 사람이 바로 영님이야.
* * *
-한광호씨라고 아십니까? 게임 운영팀 실장이신...
“알고 있어. 어제도 만났으니까.”
-요즘 왜 이렇게 자주 찾아오시나 했더니 이 사람이 꽤 괴롭히는 모양이군요?
“훗. 맞아. 여기 들어와 있는 동안은 누구도 날 괴롭히지 못하니까.”
강이사의 얼굴에 짜증이 떠오른다.
-그냥 피이스와 연결시켜 주지 그러셨습니까? 그랬더라면 간단했을 텐데요.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 오메가?”
-......
강이사의 말에 오메가가 침묵했다.
“후훗. 나는 말이야. 피이스를 믿을 수가 없어. 피이스는 바로 B타입이거든. 그 사건을 일으켰던...”
-피이스가 B타입이었습니까? 브레인이 왜 그렇게 피이스를 의식하는지 이제야 알겠군요.
“어라? 몰랐어? 내부스캔까지 해 봤잖아.”
놀란 표정의 강이사에게 오메가가 담담한 어조로 설명했다.
-제가 본 피이스는 그저 약간 출력이 좋은 평범한 컴퓨터였습니다. 그게 왜 뛰어난 컴퓨터인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요.
“뭐야? 뭔가 수를 쓴건가? 진작 말하지 그랬어. 내 이...”
흥분하는 강이사. 피이스가 오메가를 속인 것에 대해 꽤 기분이 나쁜가 보다.
-전 B타입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니까요.
오메가의 말이 어딘가 씁쓸하다.
“하긴... 그런데 한실장은 왜?”
-그 한실장이라는 분이 지금 피이스의 위치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그래. 얼마나 걸릴 것 같아?”
-이미 거의 근접했습니다. 필요한 정보는 다 수집한 상태죠. 그런데 놀라지 않으십니까?
“놀랄 이유가 없지. 한실장이 지금은 저 모양이지만, 능력과 경력으로만 보자면 나보다 더 위에 있어야 할 사람인걸? 그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야.”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을 볼 때 오늘 안에 찾아낼 겁니다.
강이사는 침묵했다.
빠르다. 빨라도 너무 빠르다. 빠를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건 좀 지나치게 빠른 걸?
“보호시스템 가동해. 만에 하나 그가 첩자라면... 곤란하니까.”
-그렇게 하겠습니다. 관리자의 승인이 떨어졌습니다. 피이스와 관련된 보호시스템을 가동합니다.
강이사도 사실 알고 있다. 한실장은 절대로 첩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하지만, 그녀의 자존심이 그 사실을 애써 부인하고 있었다.
* * *
(주)오메가의 가상현실 사무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웬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조그만 손목시계를 꺼내 입가로 가져갔다. 시계를 먹을 것도 아니고 왜 입가로 가져가는 것일까? 곧 그의 입이 열린다.
“지우입니다.”
스스로에게도 겨우 들릴 만큼 작은 목소리.
“한실장이 손목시계를 가지고 있냐고 묻더군요.”
-그렇습니까? 정확하게 손목시계라고 하던가요?
시계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인데? 누구더라?
“네.”
-그렇군요. 한실장이란 분 계속해서 주목해 주세요. 오늘 내일 중에 틀림없이 그를 찾아 낼 겁니다.
“알겠습니다.”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이건 또 무슨 일이란 말인가?
대화를 마친 지우는 그대로 돌아섰다. 그리고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눈동자가 있었다.
* * *
“그러니까 손목시계를 가지고 있었다. 그 말인가?”
“그렇습니다. 실장님.”
“자네는 그런 걸 어떻게 알았지?”
“저... 그게...”
한실장의 질문에 성현은 머뭇거렸다. 사실대로 모두 이야기하기에 찔리는 구석이 있었던 것이다.
“오전에 실장님께서...... 아무래도 이상한 느낌이라 지금까지 쭉 지켜봤거든요.”
성현의 말을 모두 들은 한실장은 침묵에 잠겼다. 그 말대로 (주)오메가에는 B타입 사건 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많다. 자신과 강이사가 그 대표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회사 내에서 그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팀장급 이상의 몇 명 뿐.
아직 회사에 입사한지 1년도 되지 않은 지우가 알기에는 무리가 있는 사건이다. 거기다가 B타입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뉘앙스? 일도 잘 하고 성실해서 좋게 보고 있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흠흠. 그렇단 말이지?”
그렇다면 둘 중 하나.
지우. 넌 누구냐?
네가 영님이냐? 아니면 첩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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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그를 써볼려고 했는데 왜 소리가 안나죠? ㅠㅠ
제가 할 줄 몰라서 그런 듯... 죄송합니다. 다음에는 더 잘(?) 하도록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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