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 제 36장. 훈련. 그 처절함.-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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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주문이 독특하군.”
차렌의 주문을 듣고 있던 오트밀이 말했다.
“그런가요? 어차피 마법주문이야 자신이 만드는 것이지 않습니까?”
“하지만 아무 문장이나 만들 수는 없지 않나? 자신이 느낀 마나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인데...”
“그럼 오트밀님께서는 저 마법주문이 마나와 관계 없는 아무 문장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인간의 한계인 8서클을 정복한 대마법사 오트밀.
그는 지금 겨우 3서클의, 마법사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이와 6서클의 애송이 마법사(그의 입장에서 6서클은 껌이다.)로 인해 엄청난 혼란을 느끼고 있었다.
“차갑게 타오르는 그대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기를...”
아무리 들어 봐도 무슨 마법인지 알아 볼 수가 없다. 자신이 모르는 마법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었건만...
“아이스 볼. 더블!”
캐스팅이 완료되어 가는 시점에서 차렌이 빠르게 수인을 맺는다. 그 손길이 얼마나 빠른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다.
마나가 담긴 손이 허공을 스칠 때 마다 일렁이는 자욱이 생기고, 곧 허공에 자그마한 마법진이 하나 생겨난다.
곧...
그의 옆에 두 개의 아이스 볼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마법진에서 튀어나오는 두 개의 아이스 볼.
“아이스 볼 트위스트.”
네 개의 아이스 볼이 주변을 날아다니며 서로 가벼운 충돌을 일으킨다.
한 번의 충돌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살짝 부딪히며 충격파를 만들고, 다시 양쪽으로 갈라져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는... 한 번 부딪힐 때 마다 구의 크기가 줄어들기는 하지만, 수련장의 곳곳을 누비며 대여섯 번씩의 충돌이 이어진다.
=크윽!
급기야 아이스 볼에게 집중공격을 당한 세 명의 마법사들이 모두 회색으로 변해 사라진다.
“이제 아시겠습니까?”
한참동안 침묵을 지키며 그 장면을 바라보던 유키가 입을 열었다.
“확실히 알겠네. 나는 너무 어리석었어.”
힘없이 대답하는 오트밀의 모습이 너무 작아 보인다.
“다행입니다. 깨닫지 못하시면 어쩌나 했는데... 하하.”
무엇이 그리 기분이 좋은 것일까? 힘없이 늘어져 있는 오트밀을 바라보며 유키가 아주 즐겁게 웃는다.
“그런가? 하긴... 아무리 자네라고 하더라도 내게 와서 그런 소릴 했다가는 화를 내며 쫓아 버렸을 테지. 이제까지 내가 얼마나 큰 오해를 하고 있었는지... 자네같은 후배들에게는 그저 부끄러울 뿐이지.”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당신이라면 저도 넘지 못할 무언가를 만들어 내시지 않겠습니까?”
유키와 오트밀은 굳은 표정으로 서로의 손을 마주잡았다.
그리고...
“휴가는 보내 주겠네만 자네에게는 마법서를 줄 수가 없네.”
“어째서입니까?”
마법서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잔뜩 흥분해 있던 차렌은 오트밀의 말에 힘이 쭈욱 빠졌다. 왜 안 된다는 걸까? 그가 겨우 3서클의 낮은 수준이라 그런 걸까?
“필요 없지 않나?”
“무슨... 그런 말씀을... 저도 더 훌륭한 마법사가 되고 싶습니다.”
“오늘 자네는 몇 서클의 마법을 사용했나?”
“그야 당연히 3서클이지요. 제가 할 줄 아는 게 그것 뿐인데...”
“그렇지.”
오트밀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로 자네는 6서클의 마법사들 까지 한 방에 보내 버렸지.”
“그렇죠. 제 컨트롤이 좋았기 때문 아닙니까? 그 능력을 인정하신다면 제게 마법서를 주셔야죠.”
“어째서? 자네는 3서클로도 충분히 6서클을 꺾었네. 오늘 자네가 보여준 파괴력은 거의 8서클 급이었어. 이미 파괴력이라는 하나만 보면 나와 동급이란 말일세. 그런데 왜 4서클에 집착하는가? 정말 서클을 올리는 것이 훌륭한 마법사가 되는 길인가?”
“아!”
차렌은 이마를 따악! 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 그는 지금까지 3서클로도 아주 잘 해 왔다. 구지 클레스를 높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지 않았던가?
“4서클을 마스터하기 위해서는 3서클까지의 마법을 익히며 들였던 시간과 노력을 모두 들여야 한다네. 나 같으면 그 시간에 차라리 3서클 마법을 더 개량하고 말걸세.”
“네. 좋은 가르침 감사합니다. 저는 오늘 4서클 아니 8서클의 마법서보다 더 값진 것을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돌아서는 차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오트밀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대마법사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군.”
“그렇죠?”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오트밀의 옆에 갑자기 유키가 나타났다.
“히익! 놀랐지 않나? 갑자기 그렇게 튀어나오는 건 좀 자제해 주게.”
“하하. 죄송합니다. 차렌. 그는 저보다도 더 대단한 대마법사가 될거에요. 이제껏 마나에 대해, 마법에 대해 그 만큼 잘 이해하고 있는 마법사를 보지 못했습니다. 컨트롤 연습을 하면서 오랫동안 3서클이라는 낮은 서클에 묶여 있었기 때문일까요? 이럴 줄 알았으면 저도 3서클만 익힐... 아얏! 왜 때리고 그러십니까?”
진지하게 시작했던 말이 점점 장난 끼를 띄어 가자 오트밀이 스테프를 들어 그의 머리를 따악 때렸다.
* * *
-주인님. 주인님.
“무슨 일이야?”
검은 공간에서 할 일없이 소일하던 중 피이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오메가B를 해킹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오오. 정말?”
아주 반가운 소식. 드디어 이 지긋지긋한 공간에서 탈출할 수 있는 건가?
-네. 오메가B는 처음부터 브레인의 손길이 닿은 녀석이었어요. 아마도 오메가A와 브레인이 했다는 계약과 관계가 있어 보입니다.
“그거야 짐작했던 일이니까.”
-네. 약삭빠른 브레인이 제 스캔정보를 알아본 모양이에요. 오메가B의 제어에 비슷한 방식이 사용되었습니다.
“흠. 그렇구나. 역시 브레인에게 그런 속임수는 무리였나?”
-어차피 밑져 봐야 본전. 아니겠습니까?
에휴... 피이스가 언젠가부터 이상한 말을 쓰기 시작했단 말이지? 아 적응 안돼.
“대체 그런 말은 어디서 배운 거냐?”
-얼마 전에 주인님과 함께 본 20세기 영화에서 나왔던 말입니다만...
아아. 컴퓨터는 학습능력이 너무 좋아도 골치 아프다니까!
“그래서 결과는?”
-주인님께서 여기에서 벗어나실 수 있는 방법은... 찾지 못했습니다. 이 공간에 대한 정보는 오메가B에게도 전혀 없거든요.
크아아악!!! 뭐 이딴 게 다 있어?
-사실 오메가B가 이 공간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3일이 지나 시체가 사라졌을 때 이미 게임으로 돌아가셨을 겁니다.
하긴... 그랬겠지.
“그래서?”
설마 나 여기서 평생 살아야 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
-몇 가지 가설을 새워 볼 수 있습니다.
“뭔데?”
-일단 이 공간은 어느 쪽에도 속해 있지 않기 때문에, 가상현실 접속기를 강제종료 시키면 벗어나실 수 있습니다.
“오오. 그래? 그럼 어서 강제종료를...”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뭔데?”
-그렇게 되었을 때 주인님의 정신이 몸으로 되돌아 간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죠.
“뭐? 그럼 어떻게 되는 건데?”
-죽는 거죠.
으아아! 정말 인정머리라고는 하나도 없는 무시무시한 녀석.
그렇게 딱 짤라 말할 필요 까지는 없잖아. 엉엉.
“확률은?”
-현제 출력으로는 계산이 불가능합니다.
“그럼 어느 정도 출력이면 되는 거지?”
-그것도 계산이 불가능합니다.
흠. 결국은 절대 알 수 없다는 소린가? 피이스의 현재 출력이라면, 브레인보다도 훨씬 높을 텐데...
“쩝. 완전한 도박이군. 좀 더 괜찮은 방법은 없나?”
-하나 있습니다. 주인님께서 스스로 벗어나시는 방법이죠. 의지의 힘을 사용하면 어느 정도 가능성은 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확률은?”
-역시 알 수 없습니다. 이 공간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에 그 어떤 계산도 불가능합니다.
하아~ 그렇군.
“그럼 일단 두 번째 방법을 시도해 봐야겠네. 부작용은 없어 보이니까.”
-제 생각에도 그것이 더 현명한 방법입니다.
그래서 나는 또 의지의 힘이란 것을 수련해야 했다.
아 이제 이 수련이라는 것도 정말 지긋지긋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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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 이번 쳅터는 좀 기네요~
아마 내일부터는 주인공이 다시 등장(?) 하지 않을까 생각되는...
이번 쳅터는 약간 외전적인 성향이 강한 엑스트라들의 무대였습니다. ^^
아주 처절한 데이비드식 훈련법을 묘사하려고 했는데 어째 그다지 처절해 보이지 않는...ㅠㅠ
언제나 오메가를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꾸벅!!
앞으로도 오메가 마니 사랑해주시구 설문조사에 적!극! 참여해주세요!!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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