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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눈물의 잔상

미완성교향곡

웹소설 > 작가연재 > 로맨스

완결

홍라온
작품등록일 :
2012.07.25 14:05
최근연재일 :
2012.07.25 14:05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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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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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11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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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미완성교향곡 -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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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23. Ellegarden - No.13


어느 새 습하고도 후덥지근한 바람 대신 청량하고도 상쾌한 공기로 탈바꿈했다. 참 더디다고 생각했던 시간은 의외로 착실하게 흘러가고 있던 모양이었다. 피부에 와 닿는 바람에 시간이 계절의 단위로 넘어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항상 앞만 보고 달리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눈동자에 담은 지가 참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높다랗고도 푸르른 창공이 펼쳐져 있었다.

“9월인가. 가을이구나.”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September 9th It's a sunny day. The smell of summer is still in the air.(9월 9일, 맑은 날이야. 아직은 여름의 향기가 대기 중에 남아있어.)]

예빈이 떠난 지도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소중한 사람이 곁에 없다는 사실은 여전히 가슴 한 구석을 시리게 만든다. 하지만 우현은 예빈의 손을 놓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예빈이 자신의 손을 놓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불안은 존재하지만, 그것을 이겨낼 믿음 또한 확실히 갖고 있다.

교복 차림의 우현은 잠시 멈춰있던 발걸음을 바쁘게 옮기기 시작했다. 3년 째 다니는 통학로의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Your pirate ship has sailed away. I'm not so sure what you've been up to.(네 해적선은 떠났지. 네가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예빈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 지, 궁금해져서 당장이라도 독일로 날아가 예빈을 확 끌어안고 놔주지 않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사실 애써 주위에 티가 나지 않도록 노력을 하고 있지만, 우현은 이미 심각한 예빈 결핍증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곧 정말로 미친 척 독일로 날아갈 지도 모른다.

그리고 예빈을 끌어안고는…….

“……젠장.”

순간 이성을 잃고 진행되던 상상 속의 시뮬레이션을 애써 머리에서 지워보지만, 이미 심장은 제어를 벗어나고 얼굴은 달아올랐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손으로 얼굴을 쓸어보지만, 쉽게 진정될 것 같지는 않다.

“어차피 피 끓는 청춘이라고. 하필 마지막 기억으로 남은 게 ‘그거’였으니 어쩔 수 없잖아.”

괜히 심술 맞게 툴툴거리며 열심히 자기변호를 해본다.

자신은 남자다.

예빈과의 마지막 기억에 남은 것이 뜨거운 키스신이다. 안 그래도 뜨거운 피가 끓어오를 만도 한 것 아닌가. 아니, 당연한 현상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어이, 서우현.”

우현은 자신의 뒤에서 들려오는 활기찬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I give up trying to stop you. Instead I keep watching over your things.(난 널 멈추려고 하는 건 그만뒀어. 대신에 널 지켜보기로 했지.)]

“여어.”

“오늘부터 수시 모집이지?”

우현에게 달려오더니 격하게 어깨동무를 하고 묻는다. 그에 우현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별로 실감하지 못했지만, 대학교 입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정말 자신이 수험생이라고 자각하게 된다.

“그래도 넌 콩쿠르 입상 경력도 있으니까. 짜식, 이 형님의 마음을 졸이게 하더니 철 들어갖고 말이야.”

우현은 자신의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리며 말하는 녀석에게 까분다고 말하며 슬쩍 목 조르기를 날렸지만, 마음 한편에는 틀린 말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 덕분에 교내 음악 콘테스트에 나서며 조금이나마 음악을 마주보게 되었고, 가끔은 정말 친구면서도 형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리고 예빈의 협박 아닌 협박에 넘어가 콩쿠르에 나갔던 것이 지금에 와서는 무척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닫는다. 특히 예빈에 대해 떠올리며 우현은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항상 우현의 뒤에서 우현을 따라오고 있는 것 같다가도, 어느 새 우현의 앞을 걸어가고 있는 것은 치사하다고 생각한다. 안 그래도 평생 좁혀지지 않을 나이 차가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인데 말이다.

[You always have a home here. You won't fail me though you come back with empty hands. (난 언제나 이곳에 집을 가지고 있을 거야. 네가 빈손으로 돌아와도 난 실망하지 않을 거야.)]

“넌 음악교육과 지원이었지?”

우현의 질문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쉽지는 않을 테지만.”

확실히 실기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이론이나 학과 성적은 항상 상위권을 차지했다. 착실하게 수능 준비도 하는 그의 꿈이 음악 교사라고 했을 때,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아닌 것 같으면서도 주위 사람들을 잘 챙기는 성격을 생각했을 때도, 천직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진심으로 응원했다.

“어디서 약한 모습이야. 나한테 꼬장꼬장하게 왈왈 거리던 자식이.”

“어른에겐 애들이 모르는 고민이 있는 법이거든.”

“뭐야?”

서로 해보자는 거냐며 투닥거리기 시작했지만, 사실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고 있는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악의가 섞이지는 않았다.

[I'm waiting here you might not be back. I don't think I'm irrational. I'm waiting here you might not be back. I'm still at No.13.(네가 돌아오지 않더라도 난 여기서 계속 기다릴 거야. 난 내가 바보라고 생각하지 않아. 네가 돌아오지 않더라도 난 여전히 No.13에서 널 기다릴 거야.)]

“그래도 그 누나가 참 대단하긴 하단 말이야.”

학교 건물에 들어서서 함께 반으로 이동하면서 꺼내는 친구의 말에, 우현이 고개를 돌려 시선을 마주했다.

“그 철없던 서우현이 정신 차리게 만들다니 말이야. 레슨에도 열심이고, 입시 지원에도 열심이고, 요새 네 놈이 진짜 내가 알던 서우현이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니까.”

그 말에 우현의 피식 웃었다.

“별 수 없잖아. 저쪽은 훨훨 날아가는데, 나만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으니까. 미친 듯이 쫓아가려고 발악을 할 수밖에.”

“그러니까. 그게 대단하다니까. 그래, 가히 현대판 평강공주라고 칭할 만 해.”

“……그럼 난 바보 온달이라는 거냐.”

“호오, 속뜻을 알아채다니 제법이야.”

“이 자식이 진짜.”

두 사람이 막 2차전에 돌입하기 시작했을 때, 둘의 사이에 끼어드는 존재가 있었다.

“덩치도 큰 사내 녀석 둘이 아침부터 정신 사납게 하지 말고 어서 들어가.”

두 사람의 담임선생님이었다.

다행히 지각은 면했지만, 이미 조회 시간이 가까운 시각이었다. 두 사람은 베시시 웃으며 후다닥 교실 안으로 들어갔고, 그들을 따라 담임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섰다.

[Your sails are full The coast is clear. You have no doubt Your ship won's strand.(너의 돛은 활짝 펼쳐졌고 해안은 맑지. 넌 너의 배가 좌초되지 않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어.)]

우현의 자리는 창가 쪽 맨 뒤였다.

학생들에게는 특등석 취급 받는 자리였고, 그것은 우현도 마찬가지라 우현은 이 자리가 꽤 마음에 들었다.

매일 아침이면 반복되는 의례적인 인사가 이어지며 아침 조회가 시작되었다. 이제 수시 지원이 본격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에 대한 광고가 중심인 내용이었다. 수시 지원이 시작되고, 또 합격 발표가 이어지면 모두들 예비 대학생의 신분이 될 것이다.

교복을 입는 것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이렇게 친구들과 교실에 앉아 함께 할 시간도.

항상 연상인 예빈을 의식하느라, 교복 같은 것은 얼른 벗어버리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그 끝이 다가오기 시작하자 섭섭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The trouble with you is you take too many chances. But that is also your strength.(너의 문제는 너무 많은 기회를 얻은 거야. 하지만 그것도 너의 힘이지.)]

처음엔 예빈의 손을 이끌어주면서, 도움을 주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예빈에게 의지하고 있던 것은 자신이었을 지도 모른다. 약해서 지켜주어야 할 것만 같더니, 어느 새 저 멀리 앞서 나가며 그 등만 보여준다. 흔들리는 것 같으면서도 꿋꿋하고도 고집스럽게 앞을 보고 나아간다.

예빈의 반주를 맡게 되면서, 우현은 점점 자신과 예빈의 사이에 존재하는 재능과 열정의 차이를 여실히 느끼곤 했다. 악조건 속에서 오히려 찬란하게 불타오르는 음악에 매료된 것은 비단 자신만이 아니었다.

콩쿠르가 끝나고 악재를 딛고 일어난 천재의 귀환이라며 한동안 매스컴에서도 시끄러웠고, 무표정한 것이 좀 흠이지만 예쁘장한 외모의 예빈에게 남자들의 관심 또한 몰리는 것에 얼마나 조마조마했던가.

정말 한편으로는 예빈이 독일로 떠난 것이 다행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의외로 본인의 일에는 둔한 면이 있는 예빈은 신경 쓰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 특히 남자들이 예빈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까놓고 말해서 기분이 나쁠 정도로 싫다.

게다가 자신은 발끝에도 못 미치는 대단하신 전 애인을 만나러 간 예빈이 아닌가. 세계를 누비고 다니는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하인리히. 예빈의 마음을 믿고 있지만, 그래도 워낙 거물이다 보니 입안이 타는 것도 사실.

혹시라도 예빈이 다니엘과 다시 시작하는 것을 택하면, 자신은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것이다.

오싹.

상상도 하고 싶지 않은 미래지만.

[I'm often anxious. (난 가끔 걱정스러워.)]

심란해지려는 마음을 다잡으며, 심호흡을 해본다.

오늘 있을 입시 상담 때에 지원 학교를 추려서 교무실로 내려오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조회가 끝났고, 하루의 본격적인 일과가 시작되었다.

대부분은 자습으로 전환된 수업은 수시 지원을 위한 자료를 모으거나 실기 연습을 하는 시간이 되었고, 우현도 자신이 지원하려는 학교에 대한 자료를 살펴보면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그러나 무슨 일을 하던지, 그 언제라도 마음의 한편은 예빈을 향해있다.

혹시나 혼자 힘들어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몸은 건강히 잘 지내고 있을까? 지금은 뭐하고 있을까? 내가 그립지 않을까? 내 생각을 조금은 할까?

예빈답긴 하지만 정말 잔인하게도 연락 한 번 안 오는 덕에 궁금한 것은 끝이 없다.

혹여라도 혼자 눈물을 흘리거나 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괜한 걱정에 혼자 안절부절 하게 된다.

[But I know you will make it through in a high wind. Though you face a dead-end.(하지만 너라면 세찬 바람도 이겨낼 수 있을 거란 걸 알아. 설사 네가 막다른 길에 다다른다고 해도 말이야.)]

아니, 정확하게 불안한 것은 그게 아니다.

힘들어 하는 예빈을 누군가(특히 다니엘이라던가)가 위로해주고 있지 않을까 불안하다.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은 알지만 예빈이 힘들어 할 때, 항상 그 힘이 되어 주는 존재는 자신이 되었으면 좋겠으니까. 그 역할을 그 누구에게도 빼앗기도 싶지 않다.

“……쳇, 열녀문이 아니라 열부문이라도 세워달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몰라.”

이렇게도 지극 정성으로 목이 빠져라 한 곳만 바라보고 있으니, 누가 좀 칭찬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다.

“크큭, 집 지키는 머슴이 아니라 백마 탄 왕자님을 노려.”

우현이 부루퉁 내뱉는 말에 함께 있던 친구가 재밌어 죽겠다는 얼굴로 말했다. 우현이 예빈을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행적을 지켜본 입장에서, 우현이 안쓰러운 한편으로 기특하다 생각했고, 그런 한편으로 또 참 놀려먹기 좋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그러기 위한 발악 중인 것 아니었어? 얌전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백마 타고 공주님 모시러 가려는 거잖아.”

“……물론 그렇지만. 기왕이면 빨리 돌아와 주면 좀 좋냐는 거지.”

“흐음, 하지만 마음 정리라는 것이 그렇게 손바닥 뒤집듯 가능한 것은 아니니까. 특히나 그 누나처럼 가슴에 깊게 남은 상처라면 더더욱. 결국 네 선택지는 집 지키는 머슴이 되던지, 백마 탄 왕자님이 돼서 독일로 날아가던지 둘 중 하나.”

“……제길, 남의 일이다 이거냐.”

“그럼 남의 일이지 내 일이냐.”

화사한 웃음에 심통이 나지만, 뭐라 반박은 못하고 속만 끓는다.

[I'm waiting here you might not be back. I don't think I'm irrational. I'm waiting here you might not be back. I'm still at No.13.(네가 돌아오지 않더라도 난 여기서 계속 기다릴 거야. 난 내가 바보라고 생각하지 않아. 네가 돌아오지 않더라도 난 여전히 No.13에서 널 기다릴 거야.)]

우현은 예빈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게 예빈이 돌아올 때까지 얌전히 기다리고만 있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예빈의 마음을 믿고, 자신의 예빈을 향한 마음을 품고, 당당하게 예빈에게 손을 내밀러 갈 때까지 준비하는 것.

그것이 우현의 예빈을 기다리는 방법이었다.

“내 앞에서 당당하게도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다고 말하던 사람이니까. 게다가 잔인하게도 나한테 연락조차 하지 않겠다고 하더니 정말 연락도 없는 사람이지.”

[Oh you said you're not gonna back.(넌 네가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말했지.)]

“그래도 좋은 건 아무래도 콩깍지가 제대로 씌어버린 모양이지만. 어차피 그건 처음부터 각오했던 바고. 두고 보라지. 나한테 매달리고 싶을 정도로 멋지게 변신해서 날아가 줄 테다.”

주먹을 불끈 쥐고 말하는데 어째 돌아오는 반응이 시원찮다.

“흐음, 내가 볼 때 넌 평생 머슴일 것 같다만.”

“……최소한 기사라고 해주지 않으련?”

“뭐, 어쨌든 지금은 대학부터 들어가야지? 재수라도 하게 되면 최소 1년은 너의 원대한 계획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겠냐?”

“……아예 저주를 퍼붓지 그러냐?”

“무슨 소리야. 이래봬도 난 널 응원한다, 친구.”

어깨를 툭툭 치며 말은 하지만, 눈은 놀려먹느라 재밌어 죽겠다는 감정을 그득 담고 있다. 진짜 싸우자는 건가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할 때, 우현이 담임선생님과의 입학 상담 차례가 되었다며 우현의 앞 번호 학생이 다가왔다.

우현은 낄낄 거리는 친구를 찝찝한 마음으로 남겨둔 채 교무실로 향했다.

[Oh you said you're not gonna back.(넌 네가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말했지.)]

모집요강에 대한 것과 실기 시험 준비 레슨 진행 상황 등을 체크했고, 우현은 소신지원만 하고자 했지만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안전지원도 겸하기로 했다. 우현은 성적보다 실기파였기 때문에, 성적을 보는 곳은 아무래도 가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실기 시험 준비에 만전을 기하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교무실을 나오게 된 우현은 교실로 돌아가다 문득 창문 밖의 하늘에 시선이 닿았다.

특히 하늘을 가로 질러 날아가는 비행기에 시선이 묶였다.

지금은 초조해하기 보다 하나씩 차곡차곡 준비를 해야 하는 때다. 예빈에게 가기 위해, 예빈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을 ‘기다림’으로 삼았지만, 가끔은 다 때려 치고 일단은 예빈에게 달려만 가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것을 예빈은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필사적으로 참으며 버티고 있다.

[I give up trying to stop you. Instead I keep watching over your things.(난 널 멈추려고 하는 건 그만뒀어. 대신에 널 지켜보기로 했지.)]

“기다려요. 데리러 갈 테니까.”

점점 시야에서 사라지는 비행기를 마치 예빈이기라도 한 것처럼 뚫어져라 바라봤다.

“두고 봐요. 이젠 아주 꽁꽁 묶어서 안 놔줄 테니까. 날 혼자 있게 만든 만큼 끌어안고 안 놔줄 거니까, 각오 단단히 하고 있으라구요.”

어차피 예빈에게 닿을 리가 없는 말이지만, 우현은 사라진 비행기 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시선을 돌려 다시 교실로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할 일이 무척 많았다. 일단은 대학에 합격을 해야 했고, 콩쿠르 준비도 해야 했으며, 예빈을 찾아 독일로 떠날 비용을 만들기도 해야 했다. 예빈을 데리러 가면서 부모님께 손을 벌릴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모든 것을 자신의 힘으로 준비해서, 당당하게 예빈의 앞에 서야만 하니까.

[You always have a home here. You won't fail me though you come back with empty hands. (난 언제나 이곳에 집을 가지고 있을 거야. 네가 빈손으로 돌아와도 난 실망하지 않을 거야.)]

사실 예빈이 그저 옆에만 있어주기만 해도 행복했을 거다.

예빈이 신경 쓰고 있는 것은 우현에게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결국 예빈은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켰고, 우현은 그것을 막지 못했다. 야속한 마음이 있지만, ‘100% 차예빈’으로 서우현의 곁에 서겠다는 말은 지금도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로 기쁘다.

결국 평생 차예빈에게 끌려 다닐 운명일 지도 모르겠다 싶지만, 의외로 불쾌하지 않으니까 상관없다. 그렇게 해서 차예빈이 서우현의 곁에 있는 다면, 까짓것 얼마든지 끌려 다녀 주겠다.

[I'm waiting here you might not be back. I don't think I'm irrational. I'm waiting here you might not be back. I'm still at No.13.(네가 돌아오지 않더라도 난 여기서 계속 기다릴 거야. 난 내가 바보라고 생각하지 않아. 네가 돌아오지 않더라도 난 여전히 No.13에서 널 기다릴 거야.)]

“하아, 진짜 상사병이다. 생각했더니 더 보고 싶잖아.”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며 우현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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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훗..?; =_ =?
진정 백만년만입니까? [머언산]

그 사이에 전 백수가 되었다, 다시 백수를 청산했고..(응?)
질풍노도 오춘기를 달렸으며..(으응??)
슈스케의 현장에 직접 다녀오는 경험을 했고..(덜덜)
트위터를 시작했으며.. (어쩌라고)
미라크에서 탭으로 갈아탔다지요..(뭐래)

아무튼 결론은 나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ㅂ=?;

에헤헷?;;;

완결까지 얼마 안남은 아이라..
열심히 달려보고 싶습니다. orz
리메이크를 해보려다 좌절 중인 보늬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다 정체된 월영과는 달리..
미완성은 이미지 곡만 정해지면 나름 금방 쓰는 편이기도 하고;
어서 매듭을 지어 완성본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만;;
덜덜덜덜덜덜;;;;ㅁ;

이 미친 극악 연재에도 함께해 주시는 여러분 ㅠ_ㅠ
그야말로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_(_ _)_



※ 흔적을 남겨주신 분들을 언제나 격하게 애정합니다 *-_-*

꿈을이룬너님, 넵~ 사람에 치여죽는 예선에 나가서..
완벽하게 시트콤(...)을 찍고 왔습니다~ 하하~
요새 방영 중이죠? ^^

앤드류님, 그 친구분도 토 나오게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끼셨겠네요;
그 덕에 질려버린 저는 위탄은 제껴버렸지요, 깔끔하게;
아무튼 오랜만입니다~ ^^
즐겁고도 풍성한 한가위가 되시길~

silverwolf님, 하핫;ㅛ;
이번에도 무척이나 간만에 올라가는 글입니다;
제가 쓰는 글 중에서는 그래도 완결에 가장 가까운 아이인데..;
자꾸 더디게 가게 되네요 ㅠ_ㅠ
후압; 죄송합니다;ㅅ;
암튼! 즐겁고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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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5

  • 작성자
    Lv.13 푸른나래
    작성일
    11.09.11 06:21
    No. 1

    와앙... 선작하고 첨뜨는 새글이에욤.
    종종 새글 기다릴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5 꿈을이룬너
    작성일
    11.09.11 10:42
    No. 2

    명절기념..! 인것인가.... 그렇다고 설날에 올리시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앤드류
    작성일
    11.09.11 18:06
    No. 3

    ㅎㅎ
    친구 한명은 위탄 2등까지 갔더라구요...
    이태권이라고 ㅋㅋㅋ

    잘 읽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앤지
    작성일
    11.09.11 22:47
    No. 4

    저~엉~말 오랜만이세요!
    그래도 완결은 해주시리라 굳게 믿고 기다렸어요....
    (아니면 저주세트 들고 꿈으로 찾아가겠습니다.......저 머리 길어요...얼굴도 하얗구요...예전에 야근할때..경비아저씨 저 보고 거의 기절할뻔 하시더라구요...)

    You always have a home here 의 해석인 "난 언제나 이곳에 집을 가지고 있을 거야"
    가 약간 어색하네요...뜻은 너는 언제나 이곳에 집을 가지고 있을거야..인데..으음..느낌상으로는 여긴 언제나 너의 돌아올 자리가 있다는 뜻인데...으윽...난 국어 못해욧! 글짓기시간은 나의 악몽의 시간..읽는건 좋아해도 쓰는건 싫어하는......(그러면서 댓글 잘 안남기는 핑계....룰루~랄라~)

    그럼 빠른 시일내로 또 뵐수 있기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sard
    작성일
    12.01.23 19:25
    No. 5

    감사히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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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미완성교향곡 - (14) +4 10.10.03 803 7 18쪽
13 미완성교향곡 - (13) +5 10.09.23 879 11 19쪽
12 미완성교향곡 - (12) +6 10.09.19 874 8 18쪽
11 미완성교향곡 - (11) +7 10.09.12 910 9 16쪽
10 미완성교향곡 - (10) +4 10.09.05 920 7 12쪽
9 미완성교향곡 - (9) +6 10.09.01 1,095 8 16쪽
8 미완성교향곡 - (8) +4 10.08.31 1,075 9 13쪽
7 미완성교향곡 - (7) +4 10.08.29 1,043 5 13쪽
6 미완성교향곡 - (6) +5 10.08.26 1,121 7 13쪽
5 미완성교향곡 - (5) +4 10.08.25 1,147 6 9쪽
4 미완성교향곡 - (4) +6 10.08.24 1,298 6 11쪽
3 미완성교향곡 - (3) +6 10.08.23 1,461 9 7쪽
2 미완성교향곡 - (2) +6 10.08.20 1,858 5 14쪽
1 미완성교향곡 - (1) +4 10.08.20 5,275 1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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