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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눈물의 잔상

미완성교향곡

웹소설 > 작가연재 > 로맨스

완결

홍라온
작품등록일 :
2012.07.25 14:05
최근연재일 :
2012.07.25 14:05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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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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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4.04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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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미완성교향곡 -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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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21. Hoobastank -The Reason


바늘 하나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여유가 없었던 마음.

주위를 둘러볼 여력은커녕, 본인 하나 건사하기도 힘겨웠던 마음에 평온이 내려앉기 시작한 것은 분명히 한 사람과의 만남이었다. 처음엔 자꾸 자신답지 않게 만드는 존재를 외면하기도 했지만, 사실 그것은 진실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나게 했던 것일 뿐이라 생각한다.


[I'm not a perfect person. (난 완벽한 사람은 아니야.)]


처음에는 내리는 줄도 모르던 보슬비가 어느 새 옷을 적시는 것처럼.

메마른 대지와 같던 예빈의 마음에 보슬비가 내리더니, 어느 새 그 척박한 땅이 점차 옥토 밭으로 변화되기 시작했다. 마음에는 여유가 생기고, 자신을 돌아볼 수도 있었으며, 동시에 주위를 둘러볼 여유를 되찾게 되었다.

그리고 절실하게 깨달았다.

“새삼스럽지만 내가 얼마나 작고도 작은 마음을 가진 인간인지 생각했어.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과거의 나는 더욱 불완전했고, 정말 인간으로서 부족했다는 걸 말이야. 새삼스럽게 절감했지.”

겨울을 지나고 봄을 지나, 이젠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의 문턱 앞에 서있었다.


[There's many things I wish I didn't do. (내가 하지 말았어야 할 일도 많지.)]


정신없이 달렸던 콩쿠르가 끝난 지 보름 정도가 지난날이었다. 콩쿠르 준비로 한동안 몸도 마음도 피곤했으니, 재충전의 기간처럼 한가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던 예빈은 특유의 침착한 얼굴로 이야기를 꺼냈다.

“사고는 정말 사고였고, 그 후의 일도 누군가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그저 나도 그도 참 어렸구나, 라고. 악에 바쳐서는 그 생각이 날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하고 있는데도 놓지 못하고 기어이 미련스럽게 끌어안고 있었어. 나의 부족함은 생각하지 못하고, 그의 잘못만을 탓했지.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난 내 원망을 쏟아낼 곳이 필요했던 거였다고 생각해. 어찌 보면 참 재수 없게 그는 그 희생양이 되었던 거고 말이야.”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한 얼굴의 예빈이었다.

평소였다면 이런 예빈의 얼굴을 마주하며, 함께 마음이 따스해졌을 것이다. 예빈이 행복해하는 모습에 바보처럼 덩달아 행복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예빈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의 우현은 점점 가슴이 서늘해져갔다. 뭔지 모를 불안감이 심장을 조이기 시작함을 느끼며, 우현은 애써 침착함을 가장했다.


[But I continue learning. (하지만 난 앞으로도 배워갈 테니까.)]


어딘지 모를 먼 곳을 바라보던 예빈의 시선이 다시 우현에게 고정되었다.

“나는 확실히 부족하고, 바보고, 제멋대로에, 신경질적이기까지 하지.”

예빈은 웃었지만, 우현은 따라 웃지 못했다. 우현의 미묘하게 굳은 얼굴을 충분히 눈치 채고 있었지만, 예빈은 다음 말을 이었다.

“하지만 난 분명 변했고, 앞으로는 더욱 변해가고 싶어. 내 자신의 부족한 그릇을 조금이나마 넓히려고 노력할 거야. 언제까지나 도망만 다니다간, 난 그 그림자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테니까.”


[I never meant to do those things to you. (너의 마음을 아프게 하려던 건 아니야.)]


“내가 조금 더 큰 그릇이었다면, 그에게 상처를 줄 것도 없고, 나도 오랫동안 괴로워할 일도 없지 않았을까. 요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 그를 미워하고 원망하고 외면하기 바빴던 내가 말이야. 그 앞에 마주하는 것조차 불가능했는데, 어느 새 나도 모르게 내 자신이 무너지지 않으면서 마주볼 수 있게 되어 있더라.”

어느 샌가 마음의 그릇이 한 뼘쯤은 넓어져 있는 느낌이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생긴 그 여유에 스스로도 놀라면서, 조심스럽게 자신이 필사적으로 외면하던 과거의 상처와 마주하는 작업을 펼쳤다. 가슴 아픈 느낌에서도 도망가지 않고, 똑바로 마주했다. 계속 생각하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뒤 겨우 결심을 할 수 있었다.

“……독일에 가려고 해.”


[And so I have to say before I go. (그러니 떠나기 전에 너에게 꼭 말하고자 해.)]


불안함 마음은 현실이 되어 돌아왔다.

예빈의 말에 우현의 심장은 쿵 내려앉더니, 이내 머리가 멍멍할 정도로 거세게 박동하기 시작했다. 무언가 묻고 싶은 말도 많았고, 하고 싶은 말도 많았는데 그 모든 것은 그저 머리를 맴돌기만 하고 있었다.

우현의 얼굴이 창백해지는 것을 보며 예빈도 씁쓸하게 웃었다. 하지만 자신의 앞에 놓여있던 커피를 한 모금 삼킨 뒤, 깊게 심호흡을 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6개월이 될지, 1년이 될지, 혹은 그 이상이 될지 나도 정확하게는 모르겠어.”


[That I just want you to know. (네가 꼭 알아주었으면 해.)]


“과거의 내가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돌아와 버린 그곳으로 돌아가서, 이번에는 정말 확실하게 마무리를 하고 싶어.”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참 고민했다. 예상대로 우현은 무척이나 상처받은 눈동자로 불안한 얼굴이었고, 우현이 오해하지 않기를 바라며 가능하면 우현에게 이해받고 싶었다.

“너와 만나기 전의 나는 말이야.”


[I've found a reason for me. (난 내 삶의 의미를 찾았어.)]


“아프고 힘든데, 그걸 표출도 못하고, 스스로 감당도 못하고, 그저 그 자리에 멈춰서 있을 뿐이었어. 괴로움에 몸부림치면서도 어찌할 바를 몰랐고, 그곳에서 벗어나야 겠다는 마음조차 먹지 못하고 있었어.”

지독한 한기에 뼛속까지 시리면서도, 따스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는 시도조차 못하고 있었다. 그 느낌은 지금 떠올려 봐도 생생해서, 지금 이렇게 마음이 평화롭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To change who I used to be. (과거의 나를 새롭게 바꾸어 줄 그 무언가를.)]


“그런데 네가 내 앞에 나타났어.”

존재 자체로 이렇게도 마음이 든든한 우현이 예빈의 앞에 나타났다.

“다시는 마주 보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음악과 다시 마주 볼 수 있게 되었지. 다시는 손에 쥐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바이올린을 다시 쥘 수 있게 되었어. 다시는 꿈꾸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길에 대한 희망이 다시 생겼지. 움직이지 않는 새끼손가락이라는 한계를 끌어안고도, 내가 콩쿠르에서 준우승을 하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어둠 속에 빛이 보이기 시작하던 그 환희.

울컥 눈물이 나올 것만 같은 그 감동을 우현이 알아주었으면 했다.


[A reason to start over new. (새롭게 시작할 그 이유.)]


“나를 변하게 했던 것은 너였고, 내가 더욱 변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도 너야. 네가 나에게 변할 수 있는 마음과 힘을 주었고, 지금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있어.”


[And the reason is you. (그건 바로 너야.)]


“……떠난 다면 언제쯤이요?”

“……아무래도 다음 달 안이 되지 않을까 싶어.”

가까스로 입을 연 우현에게 예빈 또한 조금 힘겹게 대답했다. 갑작스러운 데다가, 급하기도 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멍한 얼굴로 다시 입을 다무는 우현을 바라보면서도 이렇게 마음이 흔들리니, 최대한 빨리 떠나야했다.


[I'm sorry that I hurt you. (널 아프게 해서 미안해.)]


“……얼마나 걸릴 것 같아요?”

예빈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스스로도 장담을 할 수가 없었다.

“정확하게는 아니라도, 예상으로라도 괜찮으니까요.”

우현이 재빨리 덧붙이는 말에 예빈은 무거운 마음에 깊게 심호흡을 했다.

“아무리 늦어도 2년 안에는 정리를 하고 싶어, 일단은. 하지만 어떨지 나 자신도 알 수가 없어서……. 마음이라는 게 내가 생각하는 대로 움직여주는 것이 아니다 보니까.”

아무리 사실이라도 곧이곧대로 말하는 예빈이 어쩐지 원망스러워지는 기분이었다. 이럴 때는 빈말이라도 빨리 돌아오겠다고 말하면서 안심을 시켜줘도 좋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우현은 애써 그 마음을 떨쳐냈다.


[It's something I must live with everyday. (네게는 늘 미안한 맘뿐이야.)]


“그래도 한번씩은 볼 수 있는 거죠? 요즘은 인터넷이니 아이폰이니 스마트폰이니 참 많은 시대이기도 하니, 자주 연락하면서 지내고 말이죠.”

애써 밝은 척 꺼내는 우현의 목소리에 예빈은 잠시 우현의 시선을 피했다. 자신도 동요하고 있음에도 예빈을 배려하는 우현의 모습 앞에서, 자신이 잔인한 짓을 하고 있다는 자각이 몰려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물러서고 싶지는 않았다.

“……아니. 만나지 않을 생각이야. 가능하면 연락도 하지 않을 생각이고.”


[And all the pain I put you through. (그리고 내가 준 모든 고통들.)]


“……네?”

잠시 잠잠하던 우현의 심장이 다시 불안한 리듬으로 쿵쿵 울리기 시작했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정말 모든 것을 정리하고, 네 앞에 100 퍼센트 떳떳하게 설 수 있을 때까지. 나는 너와 만나지 않을 생각이고, 연락도…… 하지 않았으면 해.”

“……대체 무슨 소리예요?”

우현의 목소리 톤이 한층 낮아졌다. 서글서글하니 예빈이 무슨 말을 해도, 무슨 짓을 해도 묵묵하게 받아주던 우현의 눈동자에 처음으로 분노라는 감정이 내비쳤다.


[I wish that I could take it all away. (모두 내가 가져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


“누나는 누나가 사랑했던 사람을 향해 떠나고, 정리하러 간다지만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건데.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지도 모르는 체로 전 그냥 기다리기만 하라는 건가요? 지금 누나가 정말 과거를 정리하고 있는지, 그 과거와 다시 시작하게 되었는지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로 그냥 기다리기만 하라는 거예요, 지금?”

우현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또 우현에게 짐을 지우고 있다.


[And be the one who catches all your tears. (그리고 너의 눈물을 거두어 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사람이 되고 싶어.)]


“……바보야.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뭐가 마찬가지인데요? 훌쩍 떠나서 연락도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사람과 뭐가 마찬가지인데요?”

격해지는 우현의 목소리.

“너를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은 내 쪽이니까.”

“…….”

예빈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것과 동시에 우현은 입을 다물었다.


[Thats why I need you to hear. (이게 네가 들어주길 바라는 이유야.)]


“나를 그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절망 속에서 꺼내준 것이 너야. 다시는 꿈꾸지 못할 것만 같았던 꿈을 위해 달릴 수도 있게 되었어.”


[I've found a reason for me. ( 난 내 삶의 의미를 찾았어.)]


“정리되지 않은 과거 때문에 온전하지 못한 내 모습으로 네 앞에 서고 싶지 않아. 나는 백퍼센트의 나 자신으로 너와 마주하고 싶어.”


[To change who I used to be. (과거의 나를 새롭게 바꾸어 줄 그 무언가를.)]


“하지만 너와 만난다면, 너와 연락을 하게 된다면, 난 또 너에게 그냥 기대버리고 말 거야. 난 그렇게도 약한 인간이고, 제멋대로에 이기적인 인간이니까.”


[A reason to start over new. (새롭게 시작할 그 이유.)]


“그러고 싶지 않은 거야. 너의 손을 당당하게 마주잡고 싶으니까. 일말의 거리낌도 없이 차예빈의 모든 마음을 서우현에게 주고 싶으니까.”


[And the reason is you. (그건 바로 너야.)]


항상 애매모호한 입장에 서있던 예빈이 표현하는 모든 말은 이런 상황만 아니었다면, 기뻐서 날뛰게 만들었을 위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게 더욱 마음에 무거운 돌덩이를 얹고 있었다.

“……그냥 있어도 되요. 그 마음 그대로여도 충분해요. 그러니까 그냥 옆에 있어줘요.”

절박한 얼굴로 애원하는 우현을 보며 예빈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나왔다. 이 와중에도 자신을 향하는 우현의 마음이 기쁘다니.

“아직도 모르는 거야?”


[And the reason is you. (그건 바로 너야.)]


예빈은 자리에서 일어나, 반대편에 마주 앉아있는 우현의 얼굴을 손으로 감쌌다.

“네가 없으면 살 수 없는 것은 내 쪽이야.”

어떻게든 놓치지 않기 위해 발악을 하게 되고, 안달을 하게 만든다. 자신보다 어리지만 더욱 어른스럽게 곁을 지켜주는 우현을 필요로 하는 것은 예빈쪽이었다.


[And the reason is you. (그건 바로 너야.)]


“이제 네가 곁에 있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것은 내 쪽이야. 널 두고 떠났다 혹여나 더 어리고 예쁘고 착한 여자애가 나타나 감히 널 채가는 것은 아닐지, 속이 타는 것도 내 쪽이야. 옆자리를 차지하고 아무도 접근 못하게 하고 싶은 것은 내 쪽이라고.”

“……그럼 가지 마요. 가지 마요, 누나.”

애원하는 우현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손으로 우현이 떨리고 있는 감각을 느끼던 예빈은 희미하게 웃으며, 그러나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건 안돼. 그런 건 내가 용납할 수 없어. 이런 모습으로 언제까지나 너한테 기대기만 할 수는 없어.”


[And the reason is you. (그건 바로 너야.)]


“내가 괜찮아요. 그럼 된 거잖아요.”

“내가 괜찮지 않아.”

“……삐뚤어 질 거예요. 어디 가 봐요. 누나처럼 잔인한 여자는 잊고, 귀엽고 애교 많은 애인 만들어 버릴 테니까.”

일부러 툴툴거리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말은 꽤나 신경에 거슬렸다. 그것은 상상만으로도 미칠 듯이 짜증이 나는 그림이니 말이다.

“……누구 맘대로.”

“거야 제…….”

예빈에게서 고개를 돌리며 말하던 우현은 뒷말을 잇지 못했다.

순식간에 예빈이 우현의 고개를 돌리더니, 자신의 입술로 우현의 입술을 막아버렸기 때문이었다.

“……!”

눈을 감고 있는 예빈의 얼굴이 바로 앞에 보이고, 부드러운 감촉의 입술이 주는 감각에 우현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눈을 감을 생각조차 못하던 가운데 천천히 예빈의 입술이 떨어졌고, 여전히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하는 예빈의 눈동자가 자신만만하게 우현을 응시하고 있었다.


[I'm not a perfect person. I never meant to do those things to you. And so I have to say before I go. That I just want you to know. (난 완벽한 사람은 아니야. 너의 마음을 아프게 하려던 건 아니야. 그러니 떠나기전에 너에게 꼭 말하고자 해. 네가 꼭 알아주었으면 해.)]


“……어디 잊을 수 있으면 잊어봐.”

“……치사하게.”

“나 치사한 거 이제 알았니?”

“……익히 알고 있었지만 새삼 절실하게 깨달았어요.”

“……그래서, 그런 내가 싫어?”

“……진짜 치사해요, 누나.”

“치사해져도 좋아. 널 붙잡을 수 있다면. 그 까짓것 별 거 아냐.”

“…….”


[I've found a reason for me. To change who I used to be. A reason to start over new. And the reason is you. (난 내 삶의 의미를 찾았어. 과거의 나를 새롭게 바꾸어 줄 그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할 그 이유. 그건 바로 너야.)]


“난 어차피 제멋대로에 이기적인 인간이니까. 난 네가 없이 살 수 없어. 그러니 널 붙잡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치사해질 수 있어.”

피식 웃으면서도 우현의 얼굴은 여전히 어두웠다. 어쩔 수 없다는 체념의 기색이 떠올라 있기는 했지만, 아직도 완벽히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표정은 아니었다.

“난 널 만나러 오지 않을 거야. 너에게 연락하지도 않을 거고.”

“……저 지금 충분히 만신창이거든요?”

“하지만 너는 날 만나러 와도 좋아.”

“……네?”

“더 노력해서 실력도 더 쌓고, 무사히 대학교도 진학해. 그리고 날 데리러 올 수 있을 정도로 인정을 받는다면, 그 때는 날 만나러 와도 좋아.”


[I've found a reason to show A side of me you didn't know. (네가 몰랐던 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이유를 계속 찾아왔어.)]


“하지만 그 전에는 안돼. 대학도 무사히 들어가고, 나한테 달려올 수 있을 정도로 인정을 받아. 그 때는 날 만나러 와줘. 아마 내가 널 더 애타게 기다릴 거야.”

“……이러기예요? 누나가 먼저 정리하고 돌아와야지, 제가 누나한테 갈 때까지 계속 거기 있겠단 거예요, 지금?”

“나 이기적인 거 이미 알고 있었잖아?”

예빈이 작게 쿡쿡 웃는 모습을 보며, 우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긴장이 풀린 듯 다시 자리에 앉는 예빈이 다시 침착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며, 우현은 지그시 예빈을 응시했다.

“사랑해요.”

“……!”


[A reason for all that I do. (나의 존재 이유.)]


갑작스러운 우현의 대사에 이번엔 예빈의 눈동자가 커졌고, 그 놀라움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우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예빈에게 키스했다. 아주 짧고도 가벼운 입맞춤 뒤에 놀란 예빈의 눈동자를 마주하며 우현은 입을 열었다.

“과거의 남자한테 흔들리지 못하게 못박아둘까 싶어서요. 어디 절 잊을 수 있으면 잊어보시지요, 랄까요.”

예빈이 우현을 잊는 일이 가능할 리가 없는데.

살짝 장난기가 감도는 눈동자로 당당하게 말하는 우현을 바라보며 예빈은 키득거렸다.

그 누구도 우현을 대신할 수 없다.

그게 예빈이 죽음의 위기가 닥치던 순간 필사적으로 감싸려 했던, 과거의 예빈이 사랑하던 다니엘 하인리히라고 해도 말이다.

“내 고백은 다시 만났을 때를 위해 아껴둘게.”

“……역시 치사해요.”

“새삼스러운 이야기라고 했잖아.”

예빈의 팔이 우현의 고개를 잡아끌었다. 그리고 그 초대에 맞춰 우현의 입술이 다시 예빈의 입술 위로 내려앉았고, 이번엔 더욱 깊이 서로를 갈구하는 입맞춤이 이어졌다.


[And the reason is you. (그건 바로 너라는 것을.)]


시간이 멈춰버린 것처럼, 한동안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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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밴드 합주 때마다 절 작아지게 만드는 문제의 곡입니다(...)

남자 목소리에 맞춰 낮게 부르다,
And the reason is you라는 하이라이트 부분은..
언제나 망하고 마는 저입니다 orz

한번 원곡보다 템포를 빠르게 해서 부른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꽤 즐거웠습니다 *-_-*

제가 감당을 못할 뿐이지;
노래는 참 좋은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어흑 ㅠ_ㅠ

그리고 페이스북 링크도 같이 걸어놓겠습니다~
스마트퐁이 제 손에 쥐어진 이후..
급 열심히 들락날락 거리게 된 페이스북입니다 [머언산]

기약이 없는 다음 이미지에 대해서나..
여전히 다음 편의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 보늬에 대해서나..
이미지 되찾기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주셔도 좋고;;

걍 편하게 들어와주셔도 좋고~
페이스북 하시는 분들은 친구추가 해주셔도 좋습니다~ ^^

결론은 같이 놀아주세요, 인 겁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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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3 앤지
    작성일
    11.04.04 07:24
    No. 1

    와우...노래 제가 따악 좋아하는 타입이네요..
    근데 몇가지 해석이랑 가사.....
    As many things I wish I didn't do.
    -> There's many things I wish I didn't do
    가 더 맞을거 같네요...

    And so I have to say before I go. (떠나기 전에 네게 꼭 할 말이 있어.)
    -> 그러니 떠나기전에 너에게 꼭 말하고자 해...

    I've found a reason for me. (그동안 난 계속 찾아왔어.)
    -> 난 내 삶의 의미를 찾았어...

    And be the one who catches all your tears. (그리고 이젠 내가 네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단 한사람이 되고 싶어.)
    -> 그리고 너의 모든 눈물을 거두어 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사람이 되고 싶어.

    좋은 곡이랑 좋은 글 고마와요 홍라온님~
    (근데 보늬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앤드류
    작성일
    11.04.04 18:23
    No. 2

    기분 좋아지는 글을 읽게 해주셔서
    기분 좋아지는 노래를 듣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silverwo..
    작성일
    11.04.04 18:36
    No. 3

    다음편에는 좀 더 길게요^^ 잘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진이아범
    작성일
    11.04.05 07:15
    No. 4

    잘보고갑니다 ^^글만더 자주 올라오면조을껀데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링뚜
    작성일
    11.05.28 12:22
    No. 5

    일화부터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네요..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sard
    작성일
    12.01.23 19:18
    No. 6

    감사히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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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미완성교향곡 - (13) +5 10.09.23 879 11 19쪽
12 미완성교향곡 - (12) +6 10.09.19 873 8 18쪽
11 미완성교향곡 - (11) +7 10.09.12 909 9 16쪽
10 미완성교향곡 - (10) +4 10.09.05 920 7 12쪽
9 미완성교향곡 - (9) +6 10.09.01 1,094 8 16쪽
8 미완성교향곡 - (8) +4 10.08.31 1,074 9 13쪽
7 미완성교향곡 - (7) +4 10.08.29 1,042 5 13쪽
6 미완성교향곡 - (6) +5 10.08.26 1,121 7 13쪽
5 미완성교향곡 - (5) +4 10.08.25 1,146 6 9쪽
4 미완성교향곡 - (4) +6 10.08.24 1,297 6 11쪽
3 미완성교향곡 - (3) +6 10.08.23 1,460 9 7쪽
2 미완성교향곡 - (2) +6 10.08.20 1,858 5 14쪽
1 미완성교향곡 - (1) +4 10.08.20 5,274 1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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