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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눈물의 잔상

미완성교향곡

웹소설 > 작가연재 > 로맨스

완결

홍라온
작품등록일 :
2012.07.25 14:05
최근연재일 :
2012.07.25 14: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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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19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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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미완성교향곡 -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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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12. Tommasso Antonio Vitalli(토마소 안토니오 비탈리) - Chaconne in G minor(샤콘느)


예빈은 우현이 당황하던 말던 다짜고짜 그를 집 안으로 잡아끌었다. 일 때문에 또 집을 비우신 어머니 덕에, 아무도 없는 집 안에 우현을 잡아끌어 손님방에 있는 침대에 눕혔다. 괜찮다고 말하는 우현에게 누우라고 협박을 하고, 부산스럽게 간호 준비를 했다.

“집에 연락은?”

“아, 저기 여행 가셔서…….”

“여행? 그럼 너 이 상태로 계속 혼자 있었던 거야? 아프다고 연락은?”

어색해 하면서도 침대에 눕게 된 우현은 예빈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그리고 그 대답에 예빈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두 분 오랜만에 떠나신 여행이라, 해외여행이기도 하고. 걱정하실 까봐 연락은…….”

“미련하게 착하긴.”

결국 예빈은 우현에게 아버지의 옷을 주며 갈아입으라고 말한 뒤 방을 나섰고, 먹기 편하게 쌀을 갈아 죽을 쑤기 시작했다. 집에 구비된 해열제와 감기약도 챙긴 뒤에 다시 방에 돌아가니, 우현은 예빈의 아버지 옷을 입고 얌전히 누워 있었다.

열에 들떠 몽롱한 눈동자로 예빈을 쫓더니, 힘겹게 일어나는 것을 도운 예빈은 쟁반에 담아온 죽을 내밀었다. 그 따스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죽을 멍하니 바라보며 우현은 심장이 따스해지는 것을 느꼈다.

“넘기기 힘들겠지만, 약 먹으려면 일단 좀 먹어둬.”

게다가 죽을 떠서 입으로 후우 살짝 불더니, 우현의 입 안으로 직접 넣어주기 시작했다. 어미 새가 먹이를 물어다 주듯 넘겨주는 죽을 덥석 물면서, 이미 부을 대로 부어 무언가를 넘기기가 힘든 목을 통해 넘겼다. 따뜻한 꿀물도 한 번씩 넘겨주는 예빈의 정성에 어쩐지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만 같았다.

“몸이 약해지면 마음도 약해지는 법이야. 경험자의 말이야.”

스스로도 바보 같다 생각하지만, 예빈의 상냥함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어떻게든 버티려고 했지만, 무너진 몸이 마음까지 무너뜨리고 있는 것 같았다.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고 싶지는 않아서 참고자 했지만, 몸이 아픈데 아무도 없는 집에서 홀로 버티는 것은 예상보다 더욱 서러운 기분이었다.

그런 와중에 예빈이 이렇게 지극 정성으로 보살펴주자, 자신도 모르게 울컥하고 말았다.

눈시울이 붉어진 우현의 모습을 눈치 챈 예빈은 빙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은 칭찬해 줄게. 목이 많이 아플 텐데 그래도 다 먹은 것도 수고했어. 걱정하지 마. 푹 쉬고 나면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갈 거야.”

그렇게 말한 뒤 쟁반을 다시 갖다 놓기 위해 일어서려는 예빈의 팔을 우현이 잡았다. 무의식적으로 혼자 있기 싫었던 우현의 행동에, 예빈은 희미하게 웃으며 쟁반을 발아래 잠시 내려놓고 다시 침대 곁의 의자에 앉았다.

“넌 참 이상해. 어른스러운 것 같다가도 어린 애 같고, 어린 애다 싶으면 또 어른스럽고.”

예빈이 작게 키득거렸고, 우현은 피식 웃으며 예빈의 손을 꽈악 잡았다. 자신의 손을 잡는 그 힘에 예빈이 우현에게 시선을 고정시키자, 우현은 여전히 한 마디도 하고 싶지 않다고 항의를 하는 목을 열어 입을 열었다.

“딱히 재능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사실 친구한테 쓴소리를 잔뜩 얻어먹었어요. 원래는 그런 녀석이 아닌데 정색하면서 하는 말에 반박을 할 수가 없었죠. 음악이라는 녀석과 마주보려고 노력했어요.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그 음악이라는 녀석이 참 미꾸라지 같은 녀석이란 건 알았어요. 잡힐 듯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못된 녀석이라는 것 정도는요.”

우현이 연주하던 ‘열정’을 떠올렸다. 많은 고민을 하면서, 피아노 앞에 앉아 발악을 했을 우현의 모습이 그려졌다. 아마도 도망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을 것이다. 처음 만났을 때도, 도망치고 싶었던, 외면하고 싶었던 상황 속으로 달려가던 우현이었다. 예빈은 그런 우현의 올곧은 면은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었다.

“이야기는 얼마든지 들어줄게. 그러니 우선은 자. 잠들 때까지 곁에 있을게.”

“아픈 것도 괜찮은데요? 누나한테 간호도 받겠다, 이렇게 다시 얘기도 하게 되었겠다.”

그 말에 예빈은 우현의 볼을 꼬집었다.

“그런 말이 잘도 나오네. 아직 덜 아프다 이거지?”

키득거리던 우현은 뭐라고 더 중얼거리다가, 무거워진 눈꺼풀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굳게 눈을 감았다. 새근거리며 금세 잠에 빠져드는 모습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던 예빈은 깊게 심호흡을 했다. 원래는 우현이 잠들면 나가려고 했는데, 어쩐지 그러고 싶지 않아졌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깊은 밤의 기운이 맴돌기 시작하는 가운데, 예빈은 혼잣말을 하듯 입을 열었다.

“내가…… 얘기한 적 없었지?”

예빈은 잠든 우현이 아직도 손에 쥐고 있는 자신의 왼손으로 시선을 던지더니, 지그시 눈을 감았다.

“새끼손가락이 망가진 것은 맞아. 처음엔 내 의지를 벗어난 경련이 반복되었던 것도 사실이지. 하지만 지금은…….”

예빈은 잠시 말을 멈췄다. 복받치는 감정을 추스른다. 하지만 그 작업은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고, 감고 있는 눈에서 기어코 눈물이 흐르고 말았다.

“나 정신과 치료도 병행하고 있어.”

애써 입술을 웃어 보이려고 해보지만, 마치 예빈의 팔에서 경련이 이는 것처럼 경련이 일어나, 웃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예빈은 고집스럽게 웃어 보이며, 다시 눈을 떴다. 잠들어있는 우현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팔이나 신경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래. 새끼손가락 말고는 괜찮은데, 아무래도 심리적인 문제로 생긴 경련이라는 거지. 나보고 항상 마음을 편하게 먹으라는데, 그럼 괜찮을 거라고 말하는데……. 그건 대체 어떻게 하면 되는 거니?”

사고 이후 반복되었던 재활 치료. 그리고 이어서 시작된 정신과 치료.

망가져 버린 몸과 마음을 치료하고 싶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망가져 버리고 말았다. 어느 순간부터 모든 것을 포기하기 시작했는데, 그런 예빈을 우현은 계속해서 끌어당기고 있다.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냐. 그런데 이 경련은 멋대로야. 그럼에도 내 마음이 문제라고 하는 거지. 대체 뭐야? 응? 대체 뭘까?”

결국 노력을 하는 것을 포기한 것은 예빈이었다. 그리고 그럼에도 미련이 남아 바보처럼 방황하고 있는 것도 예빈이었다.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았지만, 아마도 ‘음악’이라는 것에 선택받은 우현이라는 존재. 그가 깨운 ‘차예빈’은 뼛속깊이 ‘바이올리니스트’라, 예빈은 바로 그 자신과 치열한 싸움을 하는 중이었다.

“나도 참 바보야. 너도 마찬가지이고.”

예빈은 훌쩍이면서도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입술을 꾸욱 깨물던 예빈은 한참만에야 일어나 쟁반을 들고 방을 나섰다. 무언가를 떨쳐내기 위해 더욱 바쁘게 움직이며 부엌을 정리하고, 다시 우현의 방에 들어가 우현의 머리에 차가운 물수건을 얹어두고 다시 나왔다.

왔다갔다 거리는 동안 계속 시야의 끝에 자리 잡아, 예빈을 끌어당기는 녀석이 있었지만 애써 외면했다. 계속 외면하면 그만 이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저 방에서 자고 있는 우현이 깨운 ‘차예빈’은 자꾸 시선을 돌리라고 말한다.

“뭐야, 이제 와서. 갑자기 튀어나온 저 녀석이 뭐라고, 이제 와서 왜 이래.”

뒤돌아보고 싶은 충동을 애써 삼키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려던 것도 실패로 돌아갔다.

미동조차 할 수 없었다. 결국 그 자리에 주저앉는 것을 택한 예빈. 예빈은 초점 없이 풀린 눈동자로 허공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마음과 마음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길을 잃은 채 헤매고 있다.

그 혼란 속에서 결국 고개를 내민 것은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던 ‘진심’이었다.

예빈은 무언가에 이끌리듯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 거실 저편으로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있었다. 버려버리라던 자신의 말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가 손질을 꾸준하게 해두던.

알고 있다. 자신이 정말로 두려워하고 있는 건…….

예빈의 발걸음이 천천히 움직였다.

성스러운 예식이라도 치르는 것처럼, 경건하기 까지 한 발걸음이 시선을 사로잡은 곳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윽고 천천히 예빈의 손에 쥐어진 바이올린의 감촉에 가슴이 울컥한다. 복받쳐 올라오는 눈물을 애써 삼키며, 의식을 치르듯 조심스럽게 어깨에 기댔다. 그 감촉은 자신이 기억하던 그대로라, 결국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처음은 A선부터. 현 위의 활이 천천히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불안하기 짝이 없는, 예전의 예빈이라면 상상도 못했을 엉성한 음이 흘러나왔다.

눈물이 흘렀다. 예빈이 두려워하던 것은 이것이었다. 처음부터, 혹은 그 이하에서부터 다시 쌓아올려야 하는 것이 두려웠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경련도, 움직이지 않는 새끼손가락도 문제가 아니었다. 예빈이 이를 악 물고라도 하고자 했다면, 할 수도 있었다. 그저 예빈은 ‘하지 않고 있을 뿐’이었다.

이렇게도 엉성한 음. 굳어진 팔과 감각. 하지만 어째서일까.

예빈은 A선에서 E선까지 조율을 마치자, 천천히 손가락과 활을 움직여 보았다. 어색하면서도 한없이 익숙한 움직임으로.

바이올린을 처음 배울 때. 정말로 처음으로 익혔던 곡. 바이올린이 익숙한 곡조를 노래하자, 그렇게 신이 날 수가 없어서. 하루 종일 연습하고도 질리지가 않았던 곡.

모차르트의 반짝반짝 작은 별을 연주하며, 예빈은 차오르는 감동에 몸을 떨었다.

엉망진창. 제대로 된 곡의 형태가 아니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예빈은 가슴 가득 차오르는 기쁨을 주체할 수 가 없었다. 이렇게 엉망인데도, 어쩌면 이렇게 가슴 가득 행복이 퍼져나갈까.

바이올린 소리에 이끌려 눈을 뜬 우현이 방에서 나왔지만, 예빈은 그것을 눈치 채지 못했을 만큼 바이올린에 푹 빠져 있었다. 아주 오랜만에 죽마고우와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그 수다에 흠뻑 취해있었다.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했지만, 예빈은 이를 악 물고 끝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겨우 곡을 마치자, 예빈은 바이올린을 아주 소중하게 가슴에 끌어안았다. 마치 땅 속에 묻혀 있던 보물을 캐내기라도 한 것처럼, 다시는 잃고 싶지 않다는 듯, 필사적으로, 온 몸으로 바이올린을 끌어안았다.

입술을 깨물고 오열하는 예빈의 모습을 바라보며, 우현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거봐요. 내 말이 맞죠? 포기할 수 없으면, 차라리 끌어안는 편이 편하죠?”

우현의 목소리에 예빈의 고개가 움직였다. 울고 있는 예빈에게 다가간 우현은, 예빈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바이올린을 끌어안고 있느라 눈물을 닦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예빈을 보며, 작게 웃었다.

잠에 취해 눈을 감고 있던 우현의 귓가에도 닿았던, 애절한 바이올린 음색. 오열을 토하듯 이어지던 소리에 우현의 가슴도 뜨거워졌다. 귀가 아닌 심장이 듣는 그 바이올린 소리에 이끌려 잠에서 깨어나, 방문을 여는 순간, 우현은 확신할 수 있었다.

“좋아하죠, 바이올린? 사실은 포기하고 싶지 않죠? 그렇죠?”

목이 메여 목소리가 나오지 않던 예빈은 우현의 어깨에 기대 입을 달싹이기 시작했다. 최선을 다해 억누르던 마음의 소리. 한 번도 입 밖으로 꺼낼 생각조차 못했던 마음. 그 마음의 소리가 드디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해. 좋아해.”

터져 나오기 시작한 이 마음은 이렇게나 컸다. 어떻게 지금까지 눌러올 수 있었던 건지 그게 더 신기할 정도로, 이렇게나 크고 간절한 마음.

“포기하고 싶지 않아. 바이올린이 좋아. 음악이 좋아. 그만두고 싶지 않았어. 소중하니까, 좋아하니까! 계속 하고 싶었어! 그런데 무서웠어. 다시 시작하는 건 무서웠어. 내가 잃어버린 걸 깨닫게 할까봐. 무서웠어. 그런데도,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었어.”

악을 쓰며 외치는 예빈. 우현은 자신에게 기댄 예빈의 등을 끌어안으며, 예빈이 토해내기 시작하는 진심에 귀를 기울였다.

“하고 싶어! 하고 싶어! 바이올린, 계속 하고 싶어! 그만두고 싶지…… 않아.”

우현은 가만히 예빈의 등을 토닥였다. 한참을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토해내던 예빈은 우현의 토닥임에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했다. 자신의 품 안에 있는 예빈이 점점 안정을 찾아가는 것을 느끼던 우현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

“어때요? 토해내고 나니까 시원하죠?”

그 말에 예빈은 천천히 우현의 품에서 떨어져, 우현을 올려다봤다. 어느 샌가 평소의 우현으로 돌아와 있었다. 아직도 병색이 짙었지만, 어느 정도 기운을 차리기 시작한 듯 보였다.

“환자 주제에.”

예빈은 참 어이없다 싶을 정도로 터져 나온 진심을, 우현에게 모두 보였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낯간지러웠다. 부끄럽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고, 어쩐지 자신의 치부를 모두 들킨 것만 같은 느낌에 예빈은 퉁명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재빨리 눈물의 흔적을 없애고,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는 예빈을 보며 우현은 키득거렸다. 그리고 애써 버텼지만, 흔들거리는 시야에 백기를 흔들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아아, 피아노 치고 싶다.”

하지만 몸을 지탱시킬 힘은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너무나 아쉬운 표정의 우현을 보며, 예빈은 우현의 앞에 털썩 앉았다. 손에 쥐고 있던 바이올린을 그제야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우현과 시선을 맞추고 입을 열었다.

“고마워.”

“…….”

우현은 처음으로 보는 예빈의 활짝 웃는 얼굴이었다. 마음의 짐을 털어낸 예빈이 우현을 향해 보내는 환한 미소. 우현의 시야를 꽉 채우는 그 얼굴이 우현의 심장에 새겨지면서, 얼이 빠져서 멍한 표정이 되고 말았다.

“네 덕분이야. 나 혼자서는 아마 평생이 가도 제자리걸음일 뿐이었겠지. 고마워, 정말.”

예빈이 그렇게 말해도 얼빠진 표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현을 바라보며, 아직 우현의 몸이 좋지 못하기 때문이라 결론을 내린 예빈. 예빈은 자리에서 일어나 우현에게 손을 내밀었다.

“우선은 들어가서 쉬어. 얘기는 내일 이어서 하자. 아, 이젠 시간상 오늘인가?”

얼떨떨한 얼굴로 예빈의 손을 잡고 일어선 우현은 예빈이 이끄는 대로 방으로 돌아가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며 예빈을 바라보았다.

“중요한 걸 까먹을 뻔 했다! 누나! 그럼 이제 저 외면하시면 안 되는 거 아시죠?”

멍하던 우현이 갑자기 엄청난 기세로 물어오자, 흠칫 놀라던 예빈은 질렸다는 얼굴로 대답했다.

“대체 왜 그렇게 난리야? 내가 뭐 얼마나 대단한 존재라고.”

“거야, 왜 있잖아요. 만난 지 얼마 안 되었다고 해도, 내 인생에서 계속 함께 지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

무의식적으로 대답하던 우현은, 자신의 대답에 자신이 놀랐다. 이건 뭔가, 마치 고백처럼 들리는 이 대사는. 당황하고 말았지만, 예빈은 그냥 단순하게 들었던 모양이었다. 그저 어깨를 으쓱하더니 대답하는 것이다.

“영광이긴 한데, 나 네 예상보다 더 삐뚤어진 인간일 텐데? 감당할 자신은 있는 거야?”

“네? 물론이죠. 제 고집도 만만치 않을 거라, 한 번 결심했으면 어지간해서 꺾지 않아요.”

“그건 인정하지. 내 고집보다 더한 녀석이라니, 강적이야.”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예빈은 웃음이 많아졌다. 자신도 모르게 우현을 향해 또다시 환한 미소를 보이자, 우현은 또 멍하니 그 모습에 넋이 나가고 말았다.

“그래. 내가 졌어. 너한테는 아무래도 이기지 못할 것 같아. 그러니 이제 걱정 말고 자. 내일이 놀토인 걸 다행으로 알아.”

예빈이 등을 떠밀자 방으로 들어와 멍하니 침대에 누운 우현은, 그러나 쉽게 잠에 들지 못했다. 너무나 홀가분해진 예빈과 달리 우현은 그제야 이 집에 예빈과 단 둘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망했다. 이러지 말자, 서우현. 예빈 누나는 그런 거 아니잖아.”

몇 번이고 자기 자신에게 다짐시키며 끙끙거리지만, 결국 우현이 잠든 것은 동이 틀 무렵이 된 이후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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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가 부족한데.. -_-

결국 표현하고 싶은 것을 이것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현실에 으허허허허헛, 머언산을 바라봅니다;


글을 다시 쓰기 시작하면서,

그냥 새 글을 쓸 뿐이었는데..

요즘은 봉인시켰던 글들을 꺼내보고 싶어집니다 -_-

제 카페에만 쳐박혀 있는 글들.

그 글들을 다시 마주볼 수 있어지다니,

스스로도 참 신기합니다 ㅋㅋ;;


완결을 보지 못했던, 봉인당한 녀석들을 꺼내..

완성을 시켜보고 싶다는 지극히 충동적인 마음.


뭐, 머리를 식혀야 하겠죠 =_=

일단 질러! 로 작가연재를 질렀다 땅을 파고 있으니;

사람이 충동적으로 살면 안되는 겁니다; [덜덜덜;]

대학교 들어갈 때 전공도 충동적으로 택해 피를 보고도..

여전히 정신을 못차렸다니 참 ㅠ_ㅠ


※ 흔적을 남겨주신 분들을 언제나 격하게 애정합니다 *-_-*


익호자님, 감사합니다, 감동입니다 ㅠ_ㅠ!

그 고통과 마주하면서, 먼저 지지 않도록 더욱 발악을 해보겠습니다!

저도 이 자리에서 끝까지 달려보겠습니다 ^^


철LovE님, 버릴 수 없다면 잡는 겁니다, 하핫.

언제나 함께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카이리시스님, 그러게요. 봉인을 하고..

그게 가능했음 차라리 인생 편했을 텐데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버릴 수 없단 걸 깨달았을 뿐인걸요;


silverwolf님, 언제나 감사합니다! ^^


샵님, 기다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ㅠ_ㅠ

결국 돌아왔습니다;ㅁ;


앤드류님, 감사합니다~ ^^

끝까지 함께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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