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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B.C.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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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갈랑
작품등록일 :
2009.12.31 08:23
최근연재일 :
2009.12.3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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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0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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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B.C.XXX - 56화 올해 추석이 언젠지 알아요? (4) -

DUMMY

- 56화 올해 추석이 언젠지 알아요? -


그날밤 하늘 위에는 탐스러운 둥근달이 떠 올랐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완전한 보름달이 아닌 약간 모자란듯 하여 며칠 사이에 보름달이 될것 같았다.

창문턱에 팔을 괴고 선 민준은 달을 보며 생각했다.

“저 달이 차는 달일까? 아니면 이미 보름이 지난걸까? 그래도 야매로 만든 달력이라도 대충 엇비슷하게는 맞았나 보네.”

잠시 밤하늘에 뜬 달을 보며 멍하니 있던 민준은 이내 찬 바람이 부는 것을 느끼고 창문을 닫았다.

“벌써 밤에는 쌀쌀한걸 보니 겨울도 머지 않은거겠지. 그나저나 내일모레가 추석이니 뭔가 음식이라도 준비 해야 할까? 하다못해 송편이라도 말야.”

민준은 통나무와 흙을 쌓아 올려 만든 침대에 걸터 앉아 손가락으로 침대를 두드리다가 가방에 넣어뒀던 연습장을 다시 꺼내 들었다.

틱틱틱.

깨끗한 연습장을 펴고 샤프를 세 번쯤 눌러 심이 나온것을 확인하고는 침대위에 엎드려 연습장에 써 나갔다.

“일단 송편이 첫 번째, 그다음엔 부침개랑 산적, 과일 … …. 치킨이랑 햄버거는 추석때 먹는 건 아니지만 뭐 어때, 내가 먹고 싶다는데. 자… 됐다.”

민준은 연습장에 세로로 쭉 써진 목록을 들고 일어나 앉았다. 그때 슬쩍 목록을 들여다 보니, 추석에 마련하는 음식은 초반에 몇 개가 전부였고 그 뒤로는 쭉 그동안 먹지 못한 그가 먹고 싶은 음식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그럼 어디 여기서 내가 할수 있는 걸 체크해 볼까?”

“송편은? 죠리퐁을 갈아서 반죽하고 속에 콩을 넣으면 되겠지? 오케이, 이건 할수 있고. 부침개는? 음… 널린게 생선이니 동태전같은것 처럼 하면 될것 같기도 한데 문제는 계란이네. 지금 계절에 알을 낳는 새가 있을것 같진 않고, 있다 해도 찾기 어렵겠지? 아쉽지만 패스. 다음은….”

한참을 그렇게 중얼거리던 민준이 연습장을 내려 놓으며 고개를 떨구곤 한숨을 내쉬었다.

“후유, 치킨도 먹고 싶은데, 새는 어떻게 잡는다 치고 죠리퐁 가루로 밀가루를 대신 한다고 해도 기름이 문제구나. 생선기름으로 튀겼다간 비린내 때문에라도 못먹겠지? 에휴, 결국 할수 있는건 수육이랑 생선, 송편뿐이 없구나. 뭐 평소에 먹던거랑 틀린게 뭐야!.”

기본적인 식재료의 종류가 부족하니 만들어 먹고 싶은게 있어도 불가능했다.

“그래, 뭐 어쩔수 없지. 올해는 일단 이정도로 하고 내년에는 꼭! 제대로된 추석상을 차리고야 말겠어.”

민준은 그렇게 내년을 기약하며 올해는 조촐한 상으로 만족 하기로 했다.


다음날 날이 밝자 민준은 아침 일찍 일어나 부산을 떨었다.

먼저 창고에 들어가 머리만한 대바구니에 죠리퐁을 퍼 담아 나왔다.

“아! 절구가 없구나. 뭐 이가 없으면 잇몸이지. 절구는 없지만 밖에 나가면 사방에 널린게 돌이니 넓적한 돌이 없겠어? 아프리카 원주민들처럼 절구대신 돌판에 비벼서 껍질을 벗기면 되겠지.”

냇가로 나간 민준은 여기저기를 둘러본 끝에 그의 등판만한 돌, 아니 바위를 안아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쿵!

“후! 앞으로도 계속 쓸텐데 이왕이면 큰게 좋겠지.”

밑에 깔을 돌을 구했으니 다음은 손에 쥐고 돌판에 비빌 또 다른 돌이 필요했다.

마찬가지고 냇가로 나가 몇 개를 들었다 놨다 한 끝에 손에 쥐기도 편하고 그리 무겁지도 않으면서 판판한 돌맹이 하나를 집어 들었다.

“음… 이왕 나온김에 물고기도 한 마리 잡아서 갈까?”

그렇게 민준은 돌맹이와 물고기를 양손에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생선을 잠시 치워둔 민준은 바윗돌(?) 위에 죠리퐁을 한줌 붓고 그걸 돌로 비볐다.

치르르, 치르르르.

“잘 안돼네, 역시 절구처럼 찌어야 하나?”

딱, 딱.

“으악, 다 튀잖아. 아씨, 그냥 문대는게 빠르겠다.

그렇게 죠리퐁을 비벼 껍질이 일어나는 것들은 다른 바구니에 담고 다시 한줌씩 올려 껍질을 벗기는데 열중했다.

깔끔하게 벗겨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겉껍질은 대부분 벗겨졌다.

“그래, 원래 쌀도 현미가 몸에 좋다고 하잖아. 이게 바로 웰빙이지.”

1차적으로 돌로 비벼 겉껍질을 일게 만든 죠리퐁들은 한줌씩 손에 쥐고 양손을 비벼 완전히 껍질이 벗겨지게 만들었다. 그리곤 다시 밖으로 나가 대바구니를 위아래로 흔들어 껍질들을 바람에 날려 보냈다.

이번엔 이것들을 빻아 가루로 만들 차례.

하지만 가루가 될정도로 돌맹이로 문지르고 절구처럼 찧으려 하니 사방으로 튕겨져 나가는게 아닌가.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하며 주변을 둘러보던 민준의 눈에 들어온것은 바로 대나무통. 대바구니를 만들기 위해 잘라왔다가 밑동의 굵은 부분만 남았던 것인데 혹시 언제 쓸일이 있을까 싶어 한쪽 구석에 쌓아 두었던 것들이었다.

민준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개중에 가장 굵은 대나무통을 골라 적당한 길이로 잘라낸뒤, 속을 앞뒤로 깨끗이 비운뒤 그 안에 죠리퐁을 한줌 넣고는 돌맹이를 세로로 들고 내리 찧었다.

콱! 콱! 콱!

“오오, 안튄다!”

실험은 성공. 손으로 감싸로 찧을때와는 비교도 할수 없을만큼 편했다. 그냥 대나무통이 쓰러지지 않도록 잡고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민준은 수시로 속을 들여다보며 확인했다. 다행히 죠리퐁들은 점점 부서져 작아지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가루로 만드는 것도 시간문제!


죠리퐁 한바구니를 가루로 만드는 것은 의외로 어려웠다. 겉껍질을 벗겨내면서 부피가 절반으로 확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을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가루를 내려고 하니 그것이 보통 어려운게 아니었다. 그래도 결국엔 모두 가루를 만드는데 성공하고야 말았다.

“아 팔아프다. 옛날 사람들은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한거야? 방앗간이 없었을땐 각자 집에서 해먹었어야 했을텐데. 맷돌이 콩만 가는게 아니라 이런것도 다 가는 거였나?”

민준이 아픈 어깨를 주무르며 투덜거렸다.

“어깨도 아프고 하니 반죽은 좀 있다가 하고, 일단은 생선을 쩌 볼까? 그동안은 맨날 구워서 먹었지만 역시 명절때는 푹 찌는게 맞는 걸거야. 차례상에도 구이를 올리는건 못봤거든.”

그런 의미에서 이번엔 지난번에 만든 토기를 유용하게 쓸 시간이 돌아왔다.

민준은 내장을 빼내고 비늘을 다듬은 물고기에 소금덩어리를 갈아 잘 뿌린후 토기에 담아 불위에 올렸다. 물론 거기에 물을 붓고 가는 대나무들을 잘라 물고기가 직접 물에 잠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습, 이렇게 하는게 맞나? 이건 떡 찔때나 하던건가? 그래, 생선찜은 물에 직접 닿아야해. 이 대나무틀은 아깝지만 송편찔때나 써야겠다.”

이제 생선은 알아서 익는것만 남았다.

“이게 제일 쉽네. 그럼 어디 다음은?”

다음은 편육. 역시 산적은 들어가는 양념도 있으니 어렵고 그나마 편육이 별다른 재료 없이 만들 수 있는 명절 고기 요리중 하나였다.

“고기~ 고기, 맛있고 소화 잘되는 고기.”

민준은 흥얼 거리며 토굴속 창고돌 기어 들어갔다.

“편육이라면 역시 살이 토실해야지. 뭐 돼지고기는 아니지만 어차피 다 먹으면 똥 되는거 이걸로 해도 되겠지.”

민준은 지난번 콩밭에서 자신을 습격했던 짐승의 엉덩이삿을 뚝! 잘라 가지고 나왔다. 다행히 토굴의 창고는 제 역할을 톡톡히 해, 식재료들을 저장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아! 지금은 생선 때문에 못하겠구나. 내가 너무 서둘렀나? 할수 없지. 이건 잠깐 옆에 두고 송편 반죽을 먼저 하자.”

반죽은 어렵지 않았다. 물론 현대의 방앗간에서 나오는 쌀가루 처럼 고운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반죽을 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반죽을 마친 다음, 이번엔 속을 넣어 송편을 만들 차례. 속은 먼저 생각한데로 콩을 넣기로 했다.

“그런데 콩을 한번 삶아서 넣어야 하나 아니면 그냥 넣고 찌면 송편이랑 같이 익나? 에, 뭐 밤도 생으로 넣으니 콩도 비슷하겠지?”

불위에 올린 생선이 아직 다 익은것 같지 않자 민준은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만약 콩까지 익혀야 했다면 모닥불이 하나론 부족했을 것이다.

콩깍를 까낸 콩을 한 개씩 넣어 송편을 빚었다. 생각같아선 더 넣고 싶었지만 새들이 모조리 먹어버리는 바람에 민준이 가져올수 있었던 양은 얼마 되지 않았다.

중간에 생선이 다 익은듯 맛있는 냄새를 풍겼다. 하지만 이것은 내일 추석에 먹을 음식. 침을 닦으며 토굴에 가져다 둘수밖에 없었다. 이미 다 익은것이니 내일은 간단히 데우기만 하면 될 터였다.

마지막으로 편육이 가장 쉬웠다. 사실 재료가 많았다면 이것저것 넣고 함께 삶느라 더 오래 걸렸겠지만 넣을게 없다보니 그냥 물에 고깃덩어리를 뚝 잘라 넣고 기다리면 끝이었다.

물론 중간중간 기름이 뜨는 것은 걷어내 다른 토기에 담았다. 이 짐승도 겨울을 대비해 지방을 비축하고 있었는지 기름을 떠내느라 손을 쉴틈이 없었다.

이로서 민준의 첫 추석 준비가 마무리 되었다. 이제는 내일 아침 송편을 찌는 일만이 남았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그날 밤, 하늘에 뜬 달은 어제보다 좀더 둥근 모양에 가까워지고 있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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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갈랑입니다.

에..좀 우울하네요.

얼마전에 주문했던 코원 i9 mp3플레이어가 오늘 왔는데 포장을 뜯은지 5분만에 먹통이 됐습니다.

한거라고는 한번 켜보고 홈페이지에 나온데로 펌웨어 업데이트 한것뿐이 없는데, 전원도 안켜지고 컴퓨터도 인식을 못하고 충전도 안되네요;;

뭐가 잘못된건지...날이 밝으면 전화해볼 생각입니다. 앞으로 쓰기도 찜찜할것 같은데 새걸로 교환을 해줄까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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