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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B.C.XXX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갈랑
작품등록일 :
2009.12.31 08:23
최근연재일 :
2009.12.3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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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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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09.11.1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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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B.C.XXX - 34화 그대의 이름은 소금 (1) -

DUMMY

- 34화 그대의 이름은 소금 -


민준은 지난 수개월간 강물이 흐르는 방향을 쫓아 서쪽을 향해 걸었다.

그 결과 어디서 시작되었을지 모르는 퇴적물들이 쌓여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퇴적지와 하늘이 지상으로 내려온듯한 파란 바다가 만나는 장소에 이르게 되었다.

민준은 지친 다리를 멈춰 세우고 가슴을 활짝 펼쳤다.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바다. 그리고 여기저기 솟아 있는 작은 섬들 모두가 자연스레 호연지기를 키워주는듯 했다.

“그래, 여기서 어떻게든 소금을 만들어야겠어.”

하지만 바다를 발견했다는 감상도 잠시뿐, 그의 머릿속엔 원래 목적했던 소금의 습득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그만큼 민준은 그동안 먹어온 싱거운 음식들에 질렸던 것이다.

민준은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답게 김치를 좋아했다. 또한 밥도둑이라는 젓갈, 특히 그중에서 게장과 오징어젓을 좋아했다. 그뿐이랴, 간식으로도 밥 대용으로도 충분한 라면과 컵라면또한 민준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선호하는 음식중 하나였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딱 보니 이 음식들의 공통점이 보였다. 바로 소금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무슨소리냐 하면 민준은 평소에 음식들을 조금 짜게 먹었다는 것이다. 원래 우리나라의 1인당 소금 섭취량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았다. 무려 일일 권장량의 6배 이상을 먹던 시절도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것이 과다한 소금의 섭취가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2,3배 정도 많이 섭취하고 있다.

그러던것이 주변에 보이는 것은 산과 들이요 강이니 소금을 구할데가 없어 아무런 양념도 간도 없이 먹다보니 싱거운 고기에 이미 물려 있었던 것이다. 사실 민준에게 다른 먹거리를 구할 능력이 있었더라면 잡기도 어렵고 점점 따뜻해지는 날씨에 보관도 용이하지 않은 고기는 더 이상 먹지 않았을 것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강물에 바닷물이 섞여들어 익힌 고기를 조금씩 물에 찍어 먹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금물을 먹어본 사람은 알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고약한 맛을 내는지. 분명 다른 음식에 들어가면 아주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내는데 일조를 하지만, 소금만 먹거나 물에 타서 먹으려 하면 고약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어쨌든 민준은 이런저런 이유로 소금을 구하는 것을 제 일 과제로 여기고 있었다.


민준은 그동안 바다를 찾기 위해, 소금을 찾기 위해 지나온 날들을 회상하며 바다를 향해 걸어갔다. 지난 겨울을 보냈으며 아무런 준비도 없었던 민준에게 일용할 양식을 내려주었던 고마운 동굴. 그리고 동굴을 떠나 과연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얼마나 가야 하는지도 모르는 바다를 찾아 나무위에 올라 밤을 보내고 짐승의 습격을 받고 또 며칠에 한번씩 자신보다 작은 동물들을 사냥해 굶주린 배를 채우던 나날들. 하지만 역시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바로 동굴에서 지낸 날들일 터였다.

“진짜 아깝네. 그동안 잘라서 말린 장작들이 얼만데….”

민준은 아무래도 고생하며 쌓아놓은 장작들이 아까운 모양이었다.

하지만 투덜거림도 잠시 민준이 무엇인가를 발견한듯 자세를 낮춰 지면에 바짝 엎드렸다. 그러더니 조심스럽게 주변을 둘러본 민준은 방향을 바꿔 포복자세로 기어갔다.

스으윽, 스으윽.

양손에 창을 쥐고 있었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민준은 지난 두달여간 사냥감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또는 사냥감을 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땅바닥을 기어야 했다. 아마 그 거리만해도 십수킬로미터는 될 터였다.

민준은 마치 포복의 베테랑이라도 되는 것처럼 조용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풀밭을 헤쳐 나갔다. 그리곤 이제 되었다 싶었는지 몸을 뒤집으며 숨을 내쉬었다.

“스읍, 스읍.”

하지만 그마저도 소리를 크게 내지 못했다. 민준은 마치 그가 발견한 무엇인가를 두려워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혹시 먹이를 찾는 짐승이라도 발견한 것일까?

“분명 저 움집들, 원시인들이 살고 있는 걸테지?”

아, 민준이 발견한 것은 움집 군락이었던 것이다. 아니 그렇다면 그곳에 있는 것은 무시무시한 짐승도 아니고 고작해야 원시인들일 텐데 그는 무엇을 두려워 하고 있는 것일까?

“날 발견하면 잡아먹을지도 몰라. 위험은 최소화 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

잡아 먹다니, 그럼 원시인들이 식인종이란 말인가? 사실 민준이 그동안 다른 원시인들을 만나지 못했기에 알수 없었지만 그에겐 작은 트라우마가 생겨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이곳에 혼자 남겨진 민준이 처음 만난 생물은 다름아닌 원시인들 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갑작스레 나타난 민준을 공격하려 하였고, 민준을 따라온 거대한 호랑이의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바로 눈앞에서 그러한 장면을 목격한 민준은 제정신이 아닌 와중에서도 기억속에 각인시켰고 그때 자신에게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원시인들에 대한 트라우마가 자리잡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처음, 그러니까 이곳에 온 뒤 두 번째로 원시인들을 보게 되자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 나면서 매우 적대적인 감정이 치솟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민준이 그들을 공격하거나 하려는 생각을 하게된 것은 아니었다. 다만 함께 무엇인가를 공유하거나 가까운 이웃으로서 살아가기를 꺼리게 된것이었다.


잠시 숨을 돌린 민준은 둔덕 너머로 고개를 들고 움직이는 원시인들이 있는지, 또는 그 외에 위험한 짐승들이 있는지를 확인한후 몸을 낮춘채로 재빨리 뛰어 다음 엄폐물을 찾아 몸을 숨겼다.

“제길, 원시인놈들. 내가 뭘 어쨌다고 공격을 하긴 왜 해! 놀랐으면 내가 더 놀랐지 다짜고짜 창질은….”

후다다닥.

“두고 봐 아주. 내가 싸그리 불을 질러서 집 같지도 않은 움집들을 다 태워줄테니까. 흥.”

후다닥닥.

민준은 이리저리로 몸을 숨겨 이동하면서도 투털거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이것은 기회였다. 무미건조하고 재미도 없는 원시 생활에서 누군가를 씹는다는 것은 대단한 유희이자 쾌감을 선사하는 놀이였던 것이다. 민준은 그렇게 머릿속으로 원시인들의 움집을 태우고 어린애들의 엉덩이를 걷어 차거나 도망치는 원시인들의 엉덩이를 창끝으로 찌르는등의 상상을 하며 키득거렸다.

그렇게 몇 번을 뛰고 나서야 민준은 움집과 제법 거리를 벌릴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비록 바다와는 조금 거리가 멀어졌지만 그리 먼 거리도 아니었다. 어차피 원시인들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선 조금 더 걷더라도 움집이 있는 지역을 빙 둘러 가야만 했다.

민준은 움집이 있는 쪽에서 보이지 않도록 나무를 등지고 섰다. 그의 앞으로 산과 나무들이 보였지만 그리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움집을 피해왔다곤 하지만 여전히 채 3~400m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 그정도 거리에 사람을 해칠만한 짐승이 있다면 저들 또한 저곳에 자리를 잡을리 없었다. 분명 근방에 그다지 큰 위협 요소가 없는게 틀림 없었다.

사박사박.

적당히 거리를 벌린 민준은 다시 바다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비록 강가와는 떨어졌지만 문제될것은 없었다. 어차피 바닷물이 섞여들어 마실수도 없는 물, 그동안이야 방향을 잡기 위해 강을 따라 내려왔지만 이미 바다를 발견했으니 구태여 강에 미련을 둘 필요는 없었다. 차라리 신선하고 염분이 없는 물을 찾아 그곳에 임시거처를 마련하는게 나았다.


얼마를 걸었을까, 마침내 파도치며 밀려드는 바닷물을 마주하게된 민준. 하지만 그의 얼굴엔 기쁨이라든가, 앞으로 소금을 먹게될것에 대한 기대감 같은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잔뜩 찌푸려진 얼굴, 뭔가 이해되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가득찬 그의 얼굴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왜,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는가.

“아니, 왜. 왜 바다밑에 풀이 자라고 있는 거지? 게다가 해초도 아니잖아. 완전 육지에 자라고 있는 풀하고 같은 녀석이라고!”

그랬다. 푸른 빛에 물들어 있는 맑고 투명한, 그래서 속까지 훤히 들여다 보이는 바닷물의 푸른 빛의 정체는 바로 ‘풀’ 이었다. 물풀이 아닌 그냥 풀. 미역이나 다시마 같은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 바닷속에 육지의 풀들이 자라고 있는 것일까? 게다가 모래사장이나 갯벌같은것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마치 육지에 누군가 바닷물을 떠올려 물이 빠지지 않게 해 놓은것처럼 육지와 바닷속이 똑같았던 것이다. 다른것이 있다면 짠맛이 나는 바닷물이 전부였다.

민준은 생각했다. 원래 인간은 두발로 걸어서도, 몸에 털이 없어서도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에 인간이라고 하지 않던가.

생각하고 또 기억해냈다. 그리고 결론은 그리 어렵지 않게 도출되었다.

“그러니까 지금은 현대가 아니라 원시시대. 원시시대에는 현대와 다른 지형이었다는게 유명한 학설이고 게다가 내 생각이 맞다면 지금이 소빙하기쯤 이니까 에… 점점 해수면이 높아지는 중인가?”

민준은 그동안 그가 보았던 것들을 가지고 추리를 하였다.

아직 움집에 사는 원시인. 그리고 그들이 사용하는 돌로만든 무기, 흙을 빚어 만든 토기와 엉성한 가죽옷. 뿐만 아니라 지난 겨울 그의 어깨까지 내리던 엄청난 폭설과 그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이상한 바다의 모습까지.

신석기인지 구석기인지 확실하게 구별할수는 없지만 적어도 청동기시대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대충 기원전 10000년 내외로 잡는다면 소빙하기가 끝나갈 무렵정도가 될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여긴 얼마전까지만해도 육지였다가 겨울동안 쌓인 눈이 녹아 바다로 흘러들어가거나 빙하가 녹으면서 불어난 물 때문에 해수면이 상승해서 육지가 물에 잠긴거로군. 신기하네 이거. 그런데 이렇게되면 자다 일어났더니 바다라거나 그런건 아니겠지?”

민준은 문득 걱정이 되었다. 수영을 할줄 모르는 민준으로서는 그런일이 일어나면 오도가도 하지 못하고 고립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민준의 기우였다.

자세히 살피면 풀이 아직 살아있는 부분은 육지와 바다가 맞닿은 부분중에서도 아주 일부였고 나머지는 이미 죽은지 오래되어 보였다. 게다가 한발자국 정도만 들어가도 바다에 잠긴지 오래인듯 살아있는 풀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기껏해야 1년에 한발자국 정도씩 잠기고 있다는 소리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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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갈랑입니다.

음...최근에는 어느분이 추천을 하거나 하는 글이 올라오는 것을 본적이 없는데 꾸준하게 선작수가 늘고 있습니다. 저역시 홍보글은 처음 시작할때 한번 빼고는 쓴적이 없고 말이죠.

아마 장르별 베스트나 이런걸 보고 찾아 오시는것 같습니다. 이래뵈도 퓨전쪽에선 5위랍니다 움하하하!

좋습니다.

게다가 전작인 엘른도전기때와 다르게 이번엔 편당 댓글도 많습니다. 이제 한 c급 정도는 되었나 봅니다. 이전까진 삼류 낭인으로서 맨몸이었다면 이젠 점점 내공이 생기는 걸까요? ㅎㅎ

그건 그렇고 미남이시네요가 이제 5회 분량뿐이 남지 않았습니다 커허헉 ㅜㅜ 앞으로 2주면 끝이라니... 고미남이 삐죽거리는 표정연기를 더 보고 싶은데 ㅜㅡ

에효,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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