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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B.C.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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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갈랑
작품등록일 :
2009.12.31 08:23
최근연재일 :
2009.12.31 08:23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1,886,805
추천수 :
8,304
글자수 :
367,925

작성
09.11.1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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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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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글자
9쪽

B.C.XXX - 36화 그대의 이름은 소금 (3) -

DUMMY

- 36화 그대의 이름은 소금 -


민준은 소금 만들기 작업에 착수했다.

장소는 임시거처 바로 앞 이었다. 바닷물을 끓여 소금을 얻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한두시간으로 될것이라 생각지 않았다. 때문에 잠깐씩 선잠을 자면서라도 불을 지피려면 비교적 안전한 임시거처 앞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장소를 정한 뒤 주변의 마른 나뭇잎들과 나뭇가지 그리고 풀들을 싹 제거한후 근처에서 주어온 돌로 토기를 괸 후, 주변의 마른 가지와 나무들을 모두 쓸어 모아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풀을 지피자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응? 혹시 원시인들이 이걸 보고 찾아오면 어쩌지?”

하지만 다행히 나뭇가지를 통과 하면서 점점 흩어지더니 결국 흔적도 남지 않고 사라져 버렸다.

한시름 덜은 민준은 불이 약해지지 않도록 쉬지 않고 나무를 집어 넣었다.

물은 금방 증발했다. 화력이 강했던 것일까? 아니었다. 민준이 시험삼아 바닷물을 1L정도만 끓였던 것이다.

민준은 예상외로 금방 증발하자 토기 안을 들여다 보았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소금은 보이지 않았다. 물이 너무 적었던 것이다.

하지만 민준은 실망하지 않았다. 어차피 쉽게 얻을수 있으리라 생각지 않았다. 민준은 쉬지 않고 미리 준비해왔던 소금물을 뜨거운 토기 안에 부었다.

틱!

“응?”

와자작!

“에엑!”

토기가 깨졌다.

민준의 실수였다. 원시인들이 만든 조악한 토기를 마치 현대의 냄비를 사용하듯이 한 것이다.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있었던 일이 벌어졌다. 바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토기에 차가운 물을 붓자 한순간도 버티지 못한채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던 것이다.

“아, 내가 미쳐. 뭐야 이게, 중국산도 이것보단 좋겠네.”

자신의 실수는 인정하지 않고 토기의 품질탓을 하는 민준이었다. 하지만 어차피 훔친 물건, 따질 곳도 따질 생각도 없었다.


민준은 그뒤로 며칠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원래는 다시 원시인들을 놀래키고 다른 움집에서 토기를 훔쳐올 생각이었는데 남자들이 바다로 가지를 않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혼자 그들에게 달려들었다간 죽겠다 싶었던 민준은 몰래 숨어서 그들이 떠나기만을 기다렸던 것이다. 그렇다고 같이 훔쳐온 다른 토기를 사용하자니 그나마 1L도 들어가지 않게 생겨서 애초에 포기하였다.

그리고 나흘째 원시인 남자들이 바다로 떠난 사이 다시 나타난 민준은 다른 움집 세곳을 모두 돌아 토기를 겹겹이 쌓아 훔쳐 가지고 돌아왔다.

그 뒤로 다시 원시인 남자들이 근처를 뒤지고 다녔지만 다행히 민준이 있는 방향으로는 가까이 오지 않았다.

다시 토기 세 개를 확보한 민준은 불을 지필 장소를 두 개 더 만들었다. 어차피 토기가 세 개이니 나머지 두 개를 놀릴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또한 그만큼 나무도 많이 필요했다. 민준은 산도 마다하지 않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나무를 모았다. 그러던중 우연히 새 둥지를 발견하였고 그날 민준은 이곳에 온 뒤 처음으로 후라이를 맛 보았다.

토기안에 들은 바닷물은 쉬지 않고 끓었다. 민준은 토기의 바닷물이 1/3쯤으로 줄어들면 바닷물을 퍼와 보충했다. 때문에 좀처럼 물은 줄어들지 않고 소금은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조금씩 조금씩 토기안에 들은 바닷물은 희여멀건한 색을 띄었고 머리가 아플정도로 짠 냄새를 풍기기 시작했다. 이때가 바닷물을 끓인지 이틀이 지났을 때였다.

바닷물은 하루가 다르게 쫄아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바닷물을 퍼 넣었기에 결정적으로 소금이 나오진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점점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바로 근방에 떨어진 마른 나무들이 이제 바닥을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생나무를 잘라 태울수도 있긴 하겠지만 민준은 별로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생나무는 연기는 심한데 화력은 마른나무에 미치지 못하고, 너무 많은 연기는 저 위에서 걸러주고 있는 나무들도 모두 흩어버리지 못해 원시인들이 자신의 위치를 찾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민준은 더 이상 바닷가를 오가며 물을 퍼나르지 않았고 기존의 바닷물을 마저 증발시킬 땔감을 구하러 다니는데 총력을 다하였다.

그렇게 9일째가 되는날 다 녹지도 못하는 소금결정들이 토기 바닥에 쌓여있는게 눈에 보였고 마침내 열흘이 되는날 바닷물이 모두 증발 되면서 하얀 소금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토기가 식기를 기다린 민준은 바닥에 딱딱하게 들러붙은 소금덩어리를 조심스럽게 떼어 손에 쥐었다. 그것은 주먹만한 크기의 원뿔모양의 소금덩어리였다.

“아, 소금이다. 이게 바로 소금이야. 하하하하!”

민준이 그토록 갖고 싶고 먹고 싶어하던 소금을 드디어 손에 넣는 순간이었다.


민준은 나머지 두 개의 토기에서도 마저 소금덩어리들을 빼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민준이 소금을 얻는데 빠져 있어 보관할 방법을 생각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이 소금이라는게 쉽게 물에 녹는 것임을 생각해보면 자칫 아침 이슬이라도 맞으면 순식간에 형체를 잃고 사라져 버릴게 틀림 없었다. 그렇게 된다면 그동안 민준이 해온 고생은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럴수야 없지. 그런데 어떻게 하지? 겨울잠바가 방수천이긴 한데 그렇다고 이걸 찢어서 소금을 감싸면 이번 겨울엔 어떻게해. 그렇다고 이걸 아무데나 넣었다가 다 녹아버리면 그것도 안되고….”

민준은 마땅한 보관 방법이 없을까 싶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때 별로 기대도 하지 않던 그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바로 훔쳐온 작은 토기. 바닷물을 끓이자니 작아서, 바짝 마른 육포를 끓여 먹을 때에는 쓸데없이 커서 용도를 찾지 못해 한쪽에 치워 놓았던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저 크기면 소금덩어리 세 개가 들어가면 적당해 보였다.

민준은 지체없이 안에 흙먼지가 없나 털어내고는 그 안에 소금덩어리를 담았다. 생각보다 빈곳이 많이 생겼지만 괜찮았다. 어차피 딱딱하게 결정화된 소금이 부딧힌다고 문제될것도 없었다.

그렇게 민준은 겨울잠바로 감싼 소금단지를 가방에 소중히 집어 넣었다.

민준의 가방은 순식간에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다. 겨울잠바만 넣어도 두툼할텐데 그 안에 토기를 넣고 그것을 감싸안은 모양이다 보니 부피가 굉장했던 것이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이것이 최선이었다.


필요한 소금을 만들었으니 이제 이곳을 떠날 차례였다.

바다가 지척인 이곳은 그다지 오래 머물곳은 되지 못했다. 바로 옆에는 아직 그의 정체를 모르지만 아마도 알게되면 적대적이지 않을까 생각되는 원시인 부락이 있었고 바다는 점점 밀고 들어와 언제 집을 잠기게 할지 몰랐다.

비록 위험한 짐승은 없는듯 하지만 반대로 사냥할만한 짐승도 쉽게 찾을수 없었다. 아마 감이 뛰어난 짐승들은 언제 바닷물에 잠길지 모르는 이 지역을 떠난게 틀림 없었다. 그나마 남은것이 나무위에 둥지를 튼 새들이었지만 그것들로는 겨울을 날수 없었다. 아마 원시인들이라면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아다 보관할지도 모르지만 민준에겐 수영솜씨도, 물이 새지 않는 배도 없었다. 그러니 그에겐 별다른 선택권 없이 다시 내륙으로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마음을 먹은 민준은 지난 열흘간 소금을 만들며 토막잠을 자느라 쌓인 피로가 풀리느데로 이곳을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이틀후 아침.

따뜻한 육포국을 끓여 먹은 민준은 세장의 가죽과 소금단지, 그리고 토기 몇 개를 챙겨 바다를 떠났다. 물론 그동안 지내온 임시거처와 토기 세 개는 잘 숨겨 두었다. 훗날 소금을 모두 소비하면 다시 돌아와 소금을 만들 터였다. 바다가 그의 임시거처를 삼키지 않는다면 말이다.

어쨌든 소금도 구하고 엉뚱한 대상이었긴 하지만 원시인들에게 나름 복수를 마친 민준은 노래를 부르며 강을 거슬러 올라갔다.

“그대 이름은 소금 소금 소금~, 그대 이름은 소금 소금 소금.”

----------------

안녕하세요 갈랑입니다.

오늘은 우리집 고양이 거세하러 가는 날입니다. .... 크흑 불쌍한것...

괭이 왈: 내가 고자라니...내가 고자라니!

숫놈인데 정말 불쌍합니다;; 써먹어 보지도 못하고 ㅋ

에. 그리고 내일은 쉽니다; 월요일날 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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