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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B.C.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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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갈랑
작품등록일 :
2009.12.31 08:23
최근연재일 :
2009.12.31 08:23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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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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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4
글자수 :
367,925

작성
09.12.0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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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B.C.XXX - 55화 올해 추석이 언젠지 알아요? (3) -

DUMMY

- 55화 올해 추석이 언젠지 알아요? -


대체 무슨 짓을 하려고 그러는 것일까? 혹시 그 많은 것들을 미끼로 새를 잡으려고?

그런데 하는 모양새가 조금 이상하다. 대바구니를 모두 쏟아 부은 민준이 낱알을 훑어낸 짚을 베어다가 그 위에 덮는게 아닌가?

그러더니 다시 낱알을 훑어 대바구니에 담기 시작했다.

“흥, 내가 네놈들한테 질줄 알고?”

민준은 더 속도를 내며 낱알을 훑어 내렸다. 그리고 다시 대바구니가 가득차면 땅에 쏟고 짚으로 덮기를 반복했다.

그러자 새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생존의 위협을 느꼈던 것일까? 몇 마리가 민준이 휘두르는 창을 피해 날아들었다.

“우앗!”

민준이 갑자기 날아든 새를 피해 바구니를 휘둘렀다.

탁!

새로 참 운이 나쁜편인가 보다. 어쩜 놀라서 마구잡이로 휘두른 바구니에 맞아 떨어지다니.

하지만 민준은 땅에 떨어진 새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목을 비틀어 꺾었다.

뚝.

그리곤 덮어놓은 짚 위에 올려 놓았다.

“이렇게 하면 새들이 내려 앉아서 뒤지지 않겠지? 좋아! 다 덤벼라, 네들이 좋아하는 곡식 위에 무덤을 만들어 주마!”


그로부터 한동안은 다시 집을 왕복하며 나르는데 집중했다. 다행히 짚더미 위에 새는 사라졌지만 무언가 그 속에 들어갔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모은것은 이 이름을 알수 없는 곡식 13바구니가 전부였다. 덕분에 전에 만들었던 대바구니들이 모자르게 되었다.

하지만 내년 이맘때까지 먹으려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 민준은 다른것들을 더 찾기 위해 대바구니를 비우기로 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버린것은 아니었다. 대숲에 들어가 대나무를 잘라온 민준은 대바구니를 짜던 방식으로 넓은 장판을 만들었다. 그리곤 그것을 들고 토굴 창고로 들어가 한쪽에 넓게 깔고는 그 위에 낱알들을 쏟아 내었다. 이로서 민준은 다시금 대바구니 13개를 확보할수 있었다.

민준은 다시 방향을 바꿔 북쪽으로 올아가기 시작했다. 계속 강을 따라 가다보면 또 어딘가에 자생지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게되면 거리가 너무 멀어졌다. 왕복 하루, 그것이 민준이 양보할수 있는 최선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또 다른 곡류는 발견할수 없었다.


거의 한달 동안을 밖을 돌아다니며 식량 탐색에 시간을 보낸 민준은 모처럼 집에서 휴식을 취할수 있었다. 게다가 토굴안에는 그동안 모아놓은 이름모를 곡식이 한가득 쌓여 있으니 마음도 편했다.

“아, 좋다. 어쨌든 이번 겨울도 굶어 죽진 않을테고, 뭐 채소같은게 하나도 없긴 하지만 그래도 작년에 비하면 이정도면 많이 발전한거지. 그나저나 이걸 뭐라고 부르지? 나 혼자긴 하지만 그래도 부를수 있는 이름은 있어야 할텐데.”

민준이 손에 들은 낱알을 보며 말했다.

“흠, 생긴것도 죠리퐁처럼 생겼으니 그냥 죠리퐁이라고 하지 뭐. 어차피 나 혼자만 부를건데 저작권 따위 알게 뭐람.”

만약 크라운제과에서 들었더라면 소송이라도 걸었을지 모르지만 민준의 말도 틀리지 않았다.

뒹굴거리며 시간을 보내던 민준은 앞으로 자주 먹게될 곡식에 죠리퐁이란 이름까지 순식간에 붙이고 나자 할 일이 없어졌다.

그동안 쉬지도 못했으니 한동안은 쉬고 싶은데 할것은 없고, 그렇다고 일을 하자니 뭔가 손해보는 느낌이 들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방바닥만 긁던 민준이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그러고 보니 가을인데 추석이 언제지?”

민준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날짜를 계산해 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에… 음력으로 8월 15일 이니까….”

하지만 오늘 날짜도 모르는데 음력까지 계산이 될 리가 없었다.

“달력, 달력! 아, 달력 없지 참. 그럼 어디 달력을 만들어 볼까?”

민준은 가방에서 연습장과 샤프를 꺼내와 달력을 만들기 시작했다.

기준은 마지막으로 가족들을 비롯한 친척들과 보냈던 추석. 그 날짜를 기준으로 연습장에 하루하루 날짜를 써가며 달력을 만들기 시작했다.

“음, 10월이 31일, 11월은 30일, 12월은 31일. 다시 1월이 31일이고 2월이… 2010년 2월이 며칠까지지?”

달력을 만드는 일도 쉽지 않았다.

“분명 2월은 30일 이하일텐데. 아 그놈의 2월은 해마다 날짜수가 바뀌어서 사람 번거롭게 하네. 아 몰라몰라. 어차피 지금이 2010년도 아닌데 무슨 상관이야. 그냥 30일!”

그랬다. 당연히 2009년에서 다음해인 2010년의 달력을 만들려고 했지만 지금은 2010년이 아니었던 것이다. 막상 그런 생각을 하게 되자 짜증이 난 민준은 이래도 저래도 틀릴 달력, 2월을 다른 달처럼 그냥 30일로 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주먹을 쥐고 마디가 솟아오른 달을 31, 그 사이의 달을 30일로 계산하며 2010년도의 달력을 만들어 나갔다.

“그 다음엔 이걸 다시 음력으로 따져야 겠지? 그런데 양력은 30,31일인데 음력은 며칠까진지 모르는데 어쩌지?”

아마 현대의 젊은이들 대부분이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일 것이다. 달력에 친절하게도 작은 글씨로 음력날짜가 써있기 때문에 필요할때만 가까운 날부터 세어 가는게 전부였던 민준 역시 음력달이 며칠씩인지는 알지 못했다.

“에, 음력은 달을 보고 만든 거니까…, 달은 보름때 꽉차고 다시 보름간 작아지지? 그럼 30일이 한달인가? 에이, 그냥 대충해! 그럼 이때가 9월 15일, 10월 15,일 … 7월 15일, 8월 15일. 됐다! 이날이구나 9월 24일.”

민준은 1년 달력을 모두 만든 끝에 마침내 추석 날짜를 계산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정확한 달력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그것은 바로…

“그런데 오늘이 며칠이지?”

그동안 달력도 없이 날짜 상관 없이 살아온 민준. 오늘의 날짜를 알 리가 없었다.

“얼레? 오늘이 며칠이지?”

민준이 황급히 손목시계에 달린 달력을 확인했다.

민준의 시계는 아날로그 시계로 달은 표시되지 않고 날짜만 24시간마다 한칸씩 돌아 한달 31일까지 표시되는 시계였다. 그런데 지금까지 신경도 쓰지 않았으니 몇월인지도 몰랐고, 30일인 달마다 하루씩 넘겨줬어야 하는데 그것도 하지 않았으니 날짜도 맞을 리가 없었다.

“크으으, 쉽지 않네. 후우, 침착하게 생각해보자. 그러니가 동굴에 있던 날짜하고 바다까지 걸어간 날짜, 되돌아 여기까지 온 날짜에 나무하고 집 짓고 토굴 파고 한 날짜들을 다 더하면?”

민준은 황급히 연습장에 날짜들을 나열해 더했다. 그리곤 30일과 31일 단위로 자르며 월을 계산했다.

“…그러니가 8월, 9월. 앗! 지금이 9월이다. 잠깐, 9월 27일? 지났잖아!”

민준이 계산한 결과 오늘의 날짜는 9월 27일. 하지만 추석은 24일. 벌써 3일이나 지난 뒤였다.

사실을 알고난 민준은 갑자기 기운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에이, 뻘짓했네. …잠깐! 뭔가 이상해. 아무래도 동굴을 벗어나 바다를 찾아갈 때 한 5일쯤 더 센것 같아. 그럼 5일을 빼야겠네?”

민준은 연습장에 그린 달력에서 5일을 되돌렸다.

“오오! 그럼 오늘이 22이니까 추석은 내일 모레네? 아싸! 추석 안지났다!”

민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기쁜듯 덩실덩실 하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사실 민준도 알고 있었다. 억지라는 것을. 하지만 생각해보면 처음 달력을 만들때부터 정확한 달력은 아니었다. 게다가 지금가지 지내온 날짜 또한 누가 옆에서 세어놓은것도 아니고 민준도 어디에 적은적도 없었다. 그저 대충 며칠쯤, 또 며칠쯤 하며 날짜를 계산한게 전부였다. 그러니 그까짓 5일쯤 더하든 빼든 무슨 상관이 있으랴.

다만 중요한 것은 정신없이 있는지도 생각할 겨를 없이 넘긴 설날과 달리 이번엔 집도, 먹을것도 있다는 것이었다.

원시 시대에 홀로 남겨진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명절 추석.

민준 자신도 억지로 끼워 맞추기식 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내일모레가 추석이라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그때 한껏 기분을 내던 민준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추석이면 보름달이 떠야 하는데, 어제 무슨 달 이었지?”

-----------------------

음...벌써 완결까지 절반이 조금 못되게 남았네요.

처음 말씀드렸다시피 이번글은 좀 짧습니다. 아마 100편 내외로 되지 않을까 싶은데... 완결이 날때쯤이면 조금 아쉬운감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이어서 쓰자고 하면 못할것도 없지만 주제의 특성상 너무 길게 나가면 읽는 분들도 지루하실것 같아서, 그래서 저 나름대로 적당한 편수를 잡은게 100편 정도입니다.

그래도 아직 그때까진 많이 남았으니 아쉬워하진 마세요(누가!?)

그럼 내일 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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