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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B.C.XXX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갈랑
작품등록일 :
2009.12.31 08:23
최근연재일 :
2009.12.31 08:23
연재수 :
9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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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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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7,925

작성
09.11.1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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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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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글자
10쪽

B.C.XXX - 41화 민준 건설 (2) -

DUMMY

- 41화 민준 건설 -


짹짹 짹짹.

“으음.”

민준은 틈으로 들어오는 뜨거운 햇빛과 귓가에 지져귀는 이름 모를 새소리에 그만 잠이 깨고 말았다.

5시 57분.

아직 6시가 되기에도 3분이 이른 시간이었다. 하지만 갈수록 빨라지는 아침 시간은 민준이 어떻게 할수 없는 것임에 틀림 없었다.

민준은 밤새 무엇인가가 침입하지 못하도록 입구를 막아 놓은 나무 둥치를 발로 밀어 내고는 그 사이를 비집고 밖으로 기어 나왔다.

“흐아암, 아암.”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한 민준은 엉덩이를 긁으며 졸린 눈으로 모닥불 앞에 앉았다.

“또 꺼졌네, 흠냐.”

새벽에 내린 이슬에 모닥불은 꺼져 있었다.

하지만 무엇을 찾는지 타다만 모닥불을 뒤적이던 민준이 꺼낸 것은 팔뚝만한 흙덩이였다.

탁, 탁. 퍼석.

민준이 불이 번지지 않도록 모닥불을 둘러 놓았던 돌중 하나를 집어 들어 내리치니 흙덩이가 깨지면서 그 안에 있던 생선이 모습을 드러냈다.

진흙구이였다.

“좀 비리지만, 냠.”

하지만 식은뒤 시간이 흘렀는지 온기는 아스라이 남아있을 뿐이었고 고소한 냄새보다는 특유의 비린내가 풍겼다.

그래도 마저 발라먹고는 뒤로 휙! 집어던진 민준은 다시 크게 기지게를 피며 하품을 했다.

넓게 펼쳐진 대지위로 내린 새벽이슬이 떠오르는 노오란 태양빛에 반짝였다.

탁탁 손을 털고 바지에 문지르며 몸을 돌린 민준의 눈앞에 있는 것은 그의 시야를 가득 메우고 있는 수많은 통나무들 이었다.

민준은 그것을 바라보며 뿌듯하게 웃음 지었다.

“음, 좋아 좋아.”

때는 유월 중순, 민준이 집을 지을 나무를 베기 시작한지도 벌써 한달이 넘어서고 있었다.


“좋아, 오늘부터는 본격적으로 집을 짓는 거다! 모자라면? 그때 더 베면 되는거지 뭐.”

민준은 몸을 이리저리 풀며 사방에 흩어져 있는 통나무에게로 다가갔다.

처음에는 민준도 나무를 차곡차곡 쌓았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것이 이층까지는 쌓였는데 그 위로는 도저히 무거워서 혼자서는 올릴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냥 일층으로만 늘어놓던 것이 갈수록 번거롭고 귀찮아지면서 되는데로 바닥에 뒹굴리게 되었던 것이다.

각설하고, 민준은 그동안 나무를 하면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나름 어떻게 하면 집을 지을수 있을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였다. 통나무집 이라고는 하지만 그에게 가진것이라곤 멀티툴 하나와 나이프 몇 개가 전부, 그 흔한 못하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현대 같았으면 개집에도 쓰지 않았을 임시거처에 살자니 앞으로 다가올 겨울이 불안했다. 지난 겨울처럼 거의 민준의 키만큼이나 쌓이는 눈이 내린다면 다음해 봄은 영영 멀어질게 틀림 없었던 것이다.

먼저 민준이 한일은 다져 놓았던 집터에 구멍을 파는 일이었다. 구멍이라니? 도대체 어디에 쓰려는 것일까? 게다가 한두개도 아니었다. 집터를 빙 둘러가며 계속해서 파는 것이 분명 어딘가에 쓰려는게 틀림 없었다.

과연 민준은 끝을 깎은 통나무를 굴려 오더니 구멍에 밀어 넣고는 힘껏 일으켜 세웠다. 그러자 뾰족한 부분이 구멍속으로 쏙 들어가며 전봇대처럼 세워지는게 아닌가. 게다가 하나가 끝이 아니었다. 민준은 구멍마다 모두 돌아다니며 준비해 놓은 통나무를 밀어 세웠다. 혹시 기둥인가 싶었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바로 옆자리에 연달아 두 개씩 세우는게 기둥은 아닌것 같았다.

삼일이 지나자 더 이상 굵고 기다란 말뚝을 세우는 일을 멈추었다. 그동안 민준은 말뚝을 세우고 나란히 선 말뚝 위에 올라가 앞의 말뚝을 나무망치로 때려 박았다. 물론 나무망치라고 해봤자 자루도 없는 묵직한 나무였지만 말이다. 그래도 민준은 이 작업을 위해 나무 위로 올라갈수 있도록 사다리도 만들었다.

이 사다리는 아마 민준이 만든 최초의 도구일듯 싶었다.

대나무 숲에서 길고 굵은 대나무 몇 개를 잘라온 민준은 3m쯤 되는 길이로 두 개를 만들어 그 사이사이에 구멍을 뚫었다. 그리곤 다른 대나무를 그 구멍에 끼워 사다리를 만들었던 것이다. 게다가 만든 사다리가 벌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것을 위해 그의 가방끈이 쓰였다. 이제 사다리를 분해하기 전에는 그의 책가방을 메지 못할 것이다.

그 다음에 한일은 다시 통나무들을 굴려와 말뚝 사이로 밀어 넣는 일이었다. 그러자 나란히 박힌 두 개의 말뚝 사이로 차곡차곡 통나무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물론 아래에는 그냥 밀어넣기만 하면 되었지만 위로 갈수록 통나무를 들어올려 쌓아야 했기에 여간 힘든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머리가 안따라주면 몸이 고되다고, 다른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한 민준이 감당해야할 일이었다.

문이 있을 자리도 있었다. 아직 문을 만든것은 아니지만 자리만은 남겨 두었다. 그 방법은 문과 창문이 있을 자리에는 짧은 통나무를 올려 빈칸을 만들고 반대쪽에 또 짧은 통나무를 올려 중간에 공간을 남겨두는 식이었다. 이것 때문에 한쪽 벽에만 커다란 말뚝이 8개 씩이나 필요로 하였다.

한쪽 벽을 완성하면 옆이 아니라 반대쪽 벽을 세웠다. 그리고 반대쪽 벽이 마저 서고 나서야 양 옆의 벽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통나무가 길어 옆으로 삐져나온것을 자르지 않는 민준. 게다가 한두개도 아니고 전부가 그런 모양이었다.

“이렇게 하면 모서리도 최대한 틈이 비지 않겠지? 뭐 깔끔하게 잘린게 아니라 작은 틈들은 있겠지만 그런것들은 다른걸로 막으면 되겠지.”

나름 머리를 쓴 모양이었다. 하긴 몸이 유연한 짐승의 경우 틈을 비집고 들어올수도 있으니 그런 틈을 막지 않는다면 집을 짓는 의미가 무색할수도 있는 노릇 이었다.


이런 식으로 이주가 지나자 네모난 집이 두채가 만들어졌다.

어째서 한 채가 아니라 두 채인 것일까? 사실은 원래 민준의 계획은 남쪽으로 뚫린 ‘ㄷ'자 모양의 집을 짓는것 이었다. 하지만 자재와 노동력의 부족으로 인해 동쪽의 건물이 계획에서 삭제되어 좌우가 뒤집힌 ’ㄱ' 자 모양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이쯤 되자 이미 민준의 살림은 집 안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뭐 살림이래 봤자 모닥불과 책가방 그리고 가죽 세장이 전부였지만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 부터였다.

지붕.

민준은 지붕을 어떻게 올릴 것인가에 대해 무던히도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러나 방법이 없었다. 몸으로 때우는 수밖에.


지붕을 올릴것을 대비해서 인가, 양옆의 벽을 세우고 있는 말뚝은 앞뒤에 비해 조금더 위로 솟아 있었다. 게다가 민준은 세워놓은 벽 위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열심히 톱질을 하였다. 홈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 작업이 일주일이 걸렸다.

“아오, 어차피 혼자 살거 그냥 작게 만들걸 그랬나. 괜히 가구도 없는데 집만 크게 만들어가지고서는….”

민준은 톱질을 하느라 아픈 팔을 주무르며 혼자 투덜거렸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설계에서 시공까지 모두 그의 머리에서 나온 것인데.

지붕에 올릴 통나무에도 마저 홈을 판뒤 하나씩 머리위로 밀어 올려 지붕을 올렸다. 그나마 집의 높이를 2m남짓하게 만든것이 다행이었다. 자재도 아끼고 열손실도 막아보려 집을 낮게 지은것이 이럴때 도움이 되었다.

게다가 지붕에 올리는 통나무들은 벽을 세운것들과 달리 비교적 가는 것들이었다. 그래도 역시 무겁다는 것은 어쩔수 없었지만 스스로 ‘그래도 저런 걸 지붕에 올리지 않는게 어디야.’ 하며 위안을 삼는것이 전부였다.

힘겹게 지붕위로 나무를 올렸지만 끝난것이 아니었다. 미끌어지거나 굴러서 떨어지지 않도록 홈을 파긴 했지만 대나무 막대로 길이를 잰 데다가 정확한 밑그림도 없이 눈대중으로 톱질을 한 것이라 위에서 하나하나 맞춰보며 손을 봐야 했다.

그렇게 집과 창고로 쓸 건물 두채 모두 지붕을 올리는 데만 보름이 걸려 꼭 한달을 채우고서야 통나무 집을 완성할수 있었다.


민준은 마침내 완성된 자신의 집 앞에서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섰다.

“드디어, 드디어 완성했다! 이제 힘든 육체 노동은 그만! 나도 이제 쉬엄쉬엄 놀고 먹자! 만세! 만세!”

비록 통나무로 만든 컨테이너박스처럼 생긴 집일지언정 민준은 마치 독립이라도 한것처럼 두 팔을 들며 만세를 불렀다.

하지만 그런 민준의 눈에 클로즈업 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문. 아직 문을 달지 않았던 것이다.

“아…, 다 끝난줄 알았는데 크흑.”

민준은 그저 주저 앉고 싶을 뿐이었다.

-------------

안녕하세요 갈랑입니다.

음.. 하룻사이에 퓨전란 4위에서 2위로 올랐습니다. 뭐 제 글이 다른분들보다 훨씬 좋다기보다는 다른분들이 천천히 올릴때 제가 일일연재를 하고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퓨전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카니안은 벽이 참 높네요;;; 조횟수가 한 5배는 넘는거 같더군요. 뭐 분량도 분량이지만 그것만으론 그 많은 독자분들을 확보할수는 없었을 겁니다.

에.. 그건 그렇고. 아오! 어제 미남이시네요 보는데 망할 유헤이! 아주 그 투실투실한 볼따구에 가득찬 심술보에 싸다구를 뎀프시롤로 날려버리고 싶은 마음이 !!! 종방까지 3회인데 미남이네좀 괴롭히지 마! 어흑어흑...커험; 잠시 흥분을 ㅎㅎ

아무튼 맘에 안드는 3인방. 유헤이, 모화란, 미남이 고모.. 이런 케릭터들 너무 짜증나요 ㅜㅜ 다음에 이런 케릭터를 소설에 써서 초전박살을 내버릴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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