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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B.C.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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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갈랑
작품등록일 :
2009.12.31 08:23
최근연재일 :
2009.12.31 08:23
연재수 :
9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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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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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4
글자수 :
367,925

작성
09.11.2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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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80
추천
81
글자
9쪽

B.C.XXX - 47화 마데 인 민준 (1) -

DUMMY

- 47화 마데 인 민준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민준은 드디어 평소의 컨디션이 돌아왔음을 알수 있었다. 감기가 나은 것이다.

“뭐 감기 정도야 하루 푹 쉬면 충분하지. 그나저나 아프고 났더니 배가 좀 출출하네. 지겹지만 물고기라도 잡으러 가볼까?”

아침이니 배가 고픈것은 당연. 괜시리 감기 때문이라고 헛소리를 해보는 민준이었다.

어슬렁 어슬렁.

민준은 벽에 기대 놓았던 작살을 집어들고 집 밖으로 나왔다. 작살은 그동안 민준을 먹여살려준 고마운 도구로, 대나무를 잘라 끝을 가르고 사이에 나무토막을 끼워 바깥쪽으로 벌린 것이었다.

집을 나온 민준은 혹시나 어제 그 원시인이 있을까 싶어 주변을 살피고는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나서야 허리를 폈다.

“커험, 거 원시인들은 아무튼 나하곤 뭔가 안맞는것 같아. 언제는 죽일것처럼 하질 않나, 어제는 대뜸 주먹을 날리기까지…. 내가 뭘 잘못했다고?”

투덜 거리던 민준은 냇가에 도착하자 슬쩍 고개를 내밀어 물속을 들여다 보았다.

물속에선 커다란 물고기들이 내를 거슬러 어디론가 헤엄쳐가고 있었다.

“으흐흥, 고기를 잡으러 산으로 갈까나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갈까나….”

물반 고기반인 냇가를 보며 작살을 조준한 민준은 오래 고민하지도 않고 이내 힘껏 찔러 넣었다.

첨벙!

“오예! 원 샷 투킬!”

민준은 한번에 두 마리나 잡히자 환호성을 지르며 작살을 물 밖으로 끄집어 내었다. 크기가 크기인지라 무게도 만만치 않아 대나무 작살이 휘었지만 작살 끝을 짧게 잡고 집으로 들고 왔다.

파닥파닥.

원시의 생명은 뭍으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힘찬 생명력을 뽐내었다.

“에이, 땅에 떨어졌잖아. 후, 후. 안털어지네. 그냥 있다가 칼로 긁어 내야지. 물고기 잡아가지고서 랄라라라 랄라라라 온다야.”

물고기 두 마리를 잡아온 민준은 그대로 토굴로 향했다.

“어디 한번 성능 시험을 해볼까? 한 마리는 지금 먹고, 한 마리는 뒀다가 나중에 먹어봐야지.”

토굴을 기어 창고에 도착한 민준.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에, 어디 담아둘 곳이 없네. 항아리도 없고, 소쿠리 같은것도 없고…. 그러고 보니 앞으로 겨울 준비를 하려면 이것저것 담아놓을 것들이 필요할텐데 통 같은게 많이 필요하겠네. 뭐 이건 일단 그냥 놔둬 보고 아침 먹고 생각해보자.”

민준은 물고기 하나를 한쪽 구석에 잘 내려 놓은후 다시 토굴을 기어 밖으로 나왔다.


가가각. 칵 카가각.

물고기는 그 큰 덩치만큼이나 비늘도 크고 단단했다. 하지만 그것은 민준의 마수로부터 자시의 몸을 보호해 주지 못했다. 그에겐 비늘보다 더 크고 날카로운 칼이 있었던 것이다.

대충 비늘을 긁어 손질한 민준은 그대로 나뭇가지에 꾀어 모닥불에 익히기 시작했다. 내장도 있었지만 어차피 커다란 물고기, 따로 내장을 긁지 않아 배 부분이 씁쓸하다 하더라도 나머지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배불리 먹고도 남았다.

자글자글.

물고기는 이내 기름을 뚝뚝 흘리며 익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기름이 떨어질때마다 불똥이 화륵 솟아 오르며 민준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기름? 기름! 그래 바로 이거야!”

뭐가 이거라는 것일까?

“기름을 모아서 등잔을 만들면 모닥불이 꺼져도 바로 불을 붙일수 있어. 게다가 한여름에도 밤새 모닥불을 지피지 않아도 된다는 거지. 좋아, 등잔. 바로 그거다!”

민준의 생선기름 등잔 만들기 프로젝트!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무료한 생활속에서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임에 틀림 없었다. 게다가 그것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이라면 더욱 그러했다.

불과 빛. 그것은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이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중 하나였다.

불을 일으켜 짐승을 물리치고 어둠을 갈랐다. 또한 인간은 불이 타오르며 생긴 빛으로 인해 좀더 많은 시간을 활용할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민준은 여기저기를 떠도느라, 또는 집과 토굴을 파느라 다른데 정신을 쏟을 여력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가장 힘든 두가지 일을 끝내고 났으니 남는 것이 시간이 되었다. 이제 좀더 풍족하고 편리한 생활을 위해 힘쓸때가 온 것이다.

“나무? 아냐. 나무는 아냐. 등잔하면 역시 호롱이지. 그런데 나무로 호롱을 만들려면 속을 파내야 하는데 여간 어려운게 아닐거란 말야? 게다가 나무가 기름이라도 먹어서 불이라도 붙으면 어떻게해. 그렇담 역시 흙으로 빚는게 답이겠지?”

흙이라면 주변에 널린게 흙이였다. 게다가 그동안 토굴을 파면서 땅속 깊은곳에서부터 퍼낸 흙도 있지 않던가!

민준은 아침을 마저 먹어 치우곤 밖으로 나왔다.

집 한켠엔 멀리다 버리긴 힘들다며 쌓아놓은 흙더미가 덩그러니 있었다.

산처럼 쌓인 흙.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크고 작은 돌맹이들이 여기저기에 섞여 있었던 것이다.

“에…, 공사장에서 쓰는 체라도 있으면 쉽게 할수 있을텐데. 뭐 꿈같은 소리지. 여기에 그런게 어디있겠어? 그런데 원시인들은 뭘로 흙을 고른거지? 설마 돌맹이들을 하나하나 골라낸건가? 아냐, 설마 아무리 원시인들이라도 그렇게 했겠어? 그냥 우연히 잔뜩 만들었다가 돌맹이가 안섞인 몇 개만 멀쩡했겠지. 그래, 뭐 급할게 뭐있어. 천천히, 조금씩 하다보면 언젠가 멋진 결과가 나오겠지. 안그래?”

민준은 마음을 느긋하게 갖기로 했다. 그렇잖아도 그동안 나무를 베고 집을 짓고, 신선하게 보관할 창고를 만든다고 토굴을 파느라 쉴새없이 여기까지 달려온 상태였다. 이제 어느정도 안정이 되었으니 쉬엄쉬엄 해도 될 터였다. 어차피 지금까지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 민준이었다.


그르륵. 그륵 그르륵.

민준은 지금 대나무 숲에 들어와 대나무를 자르고 있었다.

그는 왜 등잔을 만든다면서 대나무를 자르는 것일까?

가늘지만 길다란 대나무를 몇 개 잘라낸 민준은 그것들을 안아들고 집 앞으로 왔다. 그리곤 그것들을 다시 1m 정도의 길이로 토막낸후 하나 하나 세로로 쪼개기 시작했다.

작은 것은 두어번, 굵은 것은 여러번. 파죽지세라는 말이 있듯이 대나무는 세로로 칼을 대로 쭉 밀어 내리니 짝! 하는 소리와 함께 벌어졌다. 가끔 마디가 두꺼워 걸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런것은 미련없이 한쪽에 치웠다. 어차피 재료는 무궁무진하니 굳이 칼날을 상해가면서 자를 필요는 없었다.

“이정도 굵기면 되려나? 아니면 더 촘촘히 짜야 하나?”

민준이 2cm정도 굵기의 대나무살을 들어 보며 머리를 갸웃했다. 현대에서는 워낙 유리 제품과 플라스틱 제품이 널린 반면 대나무 제품은 보기 어려워 민준도 어렷을때 보았던게 전부였다. 그러니 그때 기억이 지금까지 온전할리 없었다.

“그래, 일단 해보고 생각하자. 릴렉스, 릴렉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고.”

민준은 잔뜩 만든 대나무살을 한아름 안아들고 집으로 들어왔다.

“먼저 이걸 밑에 놓고, 그 위에 엇갈려서 하나 더. 그리고 다시 엇갈려서 하나 더.”

차락, 착.

민준은 대나무살 네 개를 서로 엇갈려 지그재그로 끼웠다. 그리고 거기에 살을 하나씩 더하며 점점 촘촘히 만들어갔다.

처음엔 한두번만 끼워 넣으면 되었다. 하지만 점점 살이 늘어가면서 한번 살을 추가할때마다 엮어야 하는 다른 살들이 많아졌다. 시간은 점점 흘렀지만 민준은 느긋했다.

시간이 흘러 밤이 되어서야 대나무살이 촘촘히 짜여진 넓적한 무엇인가가 만들어졌다.

소쿠리라고 하기에는 그냥 판판했고, 그 외에 다른 것이라 말하기엔 테두리 조차 없어 딱히 뭐라고 정의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민준은 뿌듯하기만 했다. 사실 집과 토굴을 만들었을땐 그저 고생했다는 생각과 이제 좀 쉴수 있겠다는 생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만든 것은 왠지 마구 쓰기엔 아까운 기분이 들었다. 그만큼 정성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도 역시 도구는 본래의 용도로 쓰여야 그 효용 가치가 있는 법.

민준은 당장에라도 시험해 보고 싶었지만 이미 해가 진지 오래.

테스트는 내일의 몫으로 남기고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

흐흐, 추천을 받았으면 연참을 하는게 인지상정!

賣談者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읽어주시는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이제 막노동은 끝났습니다. 사실 저도 쓰면서 빨리 끝내고 싶었습니다. 쓰는 사람도 그런데 읽으시는분들은 어떻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앞으론 조금 더 빨리 진행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음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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