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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B.C.XXX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갈랑
작품등록일 :
2009.12.31 08:23
최근연재일 :
2009.12.31 08:23
연재수 :
9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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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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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7,925

작성
09.11.2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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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글자
10쪽

B.C.XXX - 45화 더위야 물렀거라! (3) -

DUMMY

- 45화 더위야 물렀거라!


또독, 툭 툭. 딱! 딱!

이른 아침부터 무엇인가의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자고 있던 민준은 슬며시 눈을 떴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피로해 보이는 그는 새가 창문을 두드리던 말건 신경쓰고 싶지 않았는지 모닥불의 불에 장작을 하나 더 밀어 넣으며 가죽을 목 까지 끌어 덮었다.

응? 벌써 여름이 가고 겨울이 온 것일까? 하지만 분명 밖의 풍경은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낙엽이나 눈이 내린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대체 왜 얼마전 까지만 하더라도 덥다고 투덜대던 민준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으으으, 크으응! 크응! 꿀꺽. 몸도 으슬으슬 하고 콧물만 자꾸 흐르고, 오뉴월엔 개도 감기에 걸리지 않는 다는데 내가 이게 무슨 고생이다냐. 크으응! 하도 콧물을 삼켰더니 배도 안고프네.”

탁, 탁. 탁탁.

“아씨, 어떤 녀석이야! 아주 잡아다가 구이를 해먹을라보다. 딱따구리 같은 녀석이라도 자리잡은건가? 집에 구멍이 나면 안되는데….”

따다다닥! 따닥.

감기에 걸린 민준은 새가 집을 두드리는 소리 때문에 마치 누군가 자신의 머리도 똑같이 두드리고 있는 것 같았다. 한두번이야 어떻게든 참아보려 했지만 쉬지않고 여기저기를 왔다갔다 하며 두드리는 녀석에 결국 힘도 잘 들어가지 않는 몸을 일으켜 창가로 걸어가야 했다.

그는 왜 감기에 걸렸는가? 혹시 고된 노동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린 것일까? 아니면 현대에는 없던 과거의 바이러스에 노출되고 만 것일까? 사실은 이랬다.

이틀전, 마음을 다잡고 토굴을 파던 민준이 드디어 5m에 가까운 토굴을 완성했다. 비록 처음 시작처럼 가로세로 2m의 토굴이 아니라 그의 절반인 1m짜리 였지만 만약 2m로 토굴을 팠다면 언제 완성했을지 모를 노릇이었다. 높이와 너비 각 1m씩 긴 것이지만 넓이로 따지면 네배나 커다란 크기였던 것이다.

어쨌든 5m가량의 토굴을 파낸 민준은 그래도 마지막엔 그럴듯한 창고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다시 가로 세로 높이 각 2m인 방을 하나 만들고야 말았다. 통로가 작아진 탓에 그 안으로 통나무들을 끌고 들어오느라 고생이 말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만들고 나서는 제법 뿌듯한 마음에 자축하며 하룻밤을 보내기로 하였다.

후덥지근한 여름날 집안의 열기를 피해 토굴로 들어온 민준. 그는 토굴 입구에 얼굴만 밖으로 내밀고 몸은 토굴에 집어 넣은채 잠이 들었다. 와중에도 혹시나 입이 돌아가진 않을까 걱정을 한 것이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민준은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고 코는 막히고 머리는 지끈지끈한 감기에 걸렸음을 알게 되었다.

삐질삐질 땀을 흘리며 노동을 하고선 한(寒)데서 잠을 청한 멍청이의 말로였다.

그렇게 감기에 걸리고 만 민준은 몸에서 땀은 나는데 추운, 기현상을 몸소 체험하며 모닥불을 피우고 감기를 떨쳐내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했다.

“으으으으, 안그래도 아파서 서러운데 쉬지도 못하게 하네 저녀석들. 저놈의 새들이 아주 나한테 붙잡혀서 뜨거운 물에 목욕하고 털이 뽑혀봐야 아! 내 살도 닭살이구나 하지.”

민준은 그렇게 혼자 투덜거리며 소리가 나는 창가로 걸어가 창문을 열었다.

튼튼하게만 만드는데 초점을 둬 몸살이 난 민준이 열으려 하니 빡빡한게 쉽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못열정도는 아니었다.

지근지근 쑥!

열렸다!

“아 정말, 어떤 새놈이 자꾸 두드…으아아아악!”

“으아아아악!”

새가 똥이라도 갈긴 것일까?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시간차를 두고 또 다른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린것 같았던건 메아리였을까?

“으아아악!”

“으아아악!”

퍽!

“어이쿠!”

민준이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코를 부여 잡고는 자리에 주저 앉았다.

“아악! 내 코, 코뼈 뿌러져!”

민준이 얼굴을 감싸고는 바닥을 굴렀다.

잠시후 조금 진정이 되었는지 한손으로 코를 감싸고 다른 한손으로 벽을 짚으며 일이선 민준이 창문 너머로 도망가고 있는 누군가를 향해 소리쳤다.

“아오 저 시벨놈! 거, 거기 안서! 아주 그냥 잡히면 확! 코를 그냥 갈아 버릴라. 아고고고, 내 코 정말 부러진건 아니겠지?”

민준은 저멀리 도망가고 있는 원시인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마치 창문으로 라도 뛰쳐 나갈것 처럼 오두방정을 떨었다.

그러다 진정이 되었는지 민준은 다시 엉거주춤한 자세로 코를 문지르며 모닥불가로 걸어와 앉았다.

“…깜짝 놀랐네. 아니 무슨 새가 그렇게 두드리나 했더니 어째 창문을 여니까 그 자리에 딱! 하고 원시인하고 눈이 마주친다냐. 진짜 놀랐네.”

민준은 방금전 원시인과 창문너머로 얼굴을 마주보며 소리지르던 광경을 떠올리며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 없었는지 피식피식 웃었다.

“그래도 나보단 원시인이 낫네. 난 깜짝 놀라서 소리지르느라 아무것도 못했는데 그새 선빵을 날리고 토껴? 아주 다음에 잡히면 주욱었어.”

과연 민준이 그 원시인을 다음에 만날 수 있을지, 아니면 만나고서도 알아볼수는 있을지 모를 일이다.

“어디 이거 부러지진 않았겠지? 어? 조금 흔들리는 것 같은데… 원래 이런건가? 거울이라도 있으면 한번 볼텐데 거울도 없고…. 아!”

한참을 코를 만지작 거리던 민준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가방을 가져와 뒤지더니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휴대폰을 꺼낸 민준의 얼굴엔 슬픔도 절망도 없었다. 그저 안타까움과 그리움이 느껴질 뿐이었다.

“하아, 이 안에 사진도 노래도, 가족과 친구들 전화번호도 모두 들어있는데 켤수가 없구나….”

슬라이드를 밀었다 당겼다 하며 씁쓸히 미소짓던 민준은 이내 마음을 다잡고 검은 화면에 얼굴을 비춰보았다. 이미 돌이킬수 없는 상황, 과거에 사로잡혀 궁상을 떠는 것은 민준에게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검은 화면에 얼굴을 이리저리 비춰보던 민준은 자세히 모습을 확인할 수가 없자 휴대폰을 자세히 살폈다. 그러자 밀려 올라간 슬라이드 뒷면으로 셀카를 찍을때 보는 작은 거울이 눈에 들어왔다. 그동안 8,9개월 정도를 휴대폰 없이 생활하다보니 벌써 그의 휴대폰에 어떤 기능이 있었는지 잊어 버렸던 것이다.

“에, 삐뚤어지진 않았고 주저 앉은거 아니지? 원래 내 코가 이랬던가? 잘 모르겠네.”

민준은 그렇게 그동안 잊고 있었던 자신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세수하는것은 잊지 않았기에 많이 더럽진 않았지만 그래도 자세히 보면 얼룩덜룩하고 검게 그을린 얼굴. 그리고 면도를 하지 못해 길어진 수염. 긴 머리카락. 떡진 머리.

“훗, 원시인이 따로 없네. 누가 날 보면 21세기를 살던 사람이라고 믿을까…. 그나저나 뭐 원시인 주먹도 별거 없네. 코피도 안나고 말이지, 킁. 응? 그런데 콧물이 안나오네? 킁, 킁. 진짜?”

휴대폰을 내려놓고 코를 후벼봤지만 정말로 콧물은 나오지 않았다. 너무 놀라서 감기가 떨어져 나간 것일까?

“으으으, 그래도 으슬으슬 하고 기운없는건 그대로네. 그나저나 움직인 김에 뭐라도 먹어 볼까?”

감기에 걸린 민준은 그렇게 또다시 일상의 생활로 돌아가기 위해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원시인 녀석들, 또 오는건 아니겠지?”

-------------------

안녕하세요 갈랑입니다.

음....지난번 한담란에 인터넷 연재의 장단점에 대해 글이 올라왔던 적이 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읽지 않으셧을까 하는데...

확실히 맞는 말들 이었습니다.

독자와의 피드백이 빠르게 이루어 질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뒤에 나올 이야기를 독자분들이 지적을 한다는 겁니다. 작가는 그걸 알고 또 쓰고 있다 해도 독자 입장에선 그걸 모르고 있기 때문에 그런거죠..

물론 머리로는 그걸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내용의 댓글을 읽고 나면 왠지 기분이 묘해지는건 어쩔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런거죠.

이제 막 방에 들어가서 공부를 하려는 학생이 있는데, 문을 여는 순간 뒤에서 어머니께서 "게임 그만좀 하고 공부좀 해라!"라고 한마디 하시는 겁니다.

그럼 공부하려고 마음먹었던 학생의 기분은 좀 그렇겠죠?

헛! 설마 이런 경험이 없으셨던 겁니까? ㅎㅎㅎㅎ

그냥 문득 생각이 나봐서 한번 써봤습니다.

그리고 연재 초반에 몇번 공지를 하긴 했는데 잊었거나 그냥 지나치신분들이 계신것 같아서 다시 한번 써보겠습니다.


이 글은 '판타지현대퓨전회기생존물'로서 명백한 '환상' 소설이지 절대 논문이 아닙니다.

추가로 이글의 주인공은 '김민준' 으로 절대 자신의 생각과 똑같이 행동할거라고 생각하진 말아주세요. 혹, '나는 이렇게 이렇게 더 잘할수 있을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것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으로 만족해주세요. 주인공에 몰입하는 것은 좋지만 그걸 넘어서 주인공의 심리상태까지 자신과 같게 만들려고는 하지 말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물론 좋은 의도로 그랬다는 것은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한때는 그러곤 했으니까요.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것은 음 뭐랄까.. 이 글은 전문 작가가 쓴 글도 아니고, 돈을 벌어 보려고 쓰는 것도 아닙니다. 전 취미로 제 상상을 쓰는 것이지 누군가의 대변자는 아니라는 겁니다.


음...이거 쓰긴 했는데 왠지 댓글과 선작이 팍 줄을것 같은 안좋은 예감이 드는 이유는 그것이 예감만이 아니라서인 걸까요 ㅎㅎ

혹시 오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예를 들어 아래화의 댓글에 달린 ' 공구좀 추가해 주세요~' 이런걸 말씀드린거는 아닙니다; 저도 댓글 재미있게 보고 있답니다.

어쨌든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리겠습니다.

여기까지 요며칠 슬럼프에 빠진듯한 저의 투덜거림 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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