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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B.C.XXX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갈랑
작품등록일 :
2009.12.31 08:23
최근연재일 :
2009.12.31 08:23
연재수 :
9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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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794
추천수 :
8,304
글자수 :
367,925

작성
09.11.21 12:52
조회
18,640
추천
82
글자
10쪽

B.C.XXX - 43화 더위야 물렀거라! (1) -

DUMMY

- 43화 더위야 물렀거라!


태양은 중천에 올라 뜨거운 햇살을 사방으로 비추고, 그런 햇살을 밭아 산과 들은 날이 갈수록 짙은 녹음이 무성해져갔다.

이렇게 풀과 나무들이 하루가 다르게 커갈 때 민준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한 마음에 어느 산 밑에 위치한 집으로 들어가 살펴보니, 과연 게으름도 이른 게으름뱅이가 없어서 이시간 이때가 되도록 침대위에서 뒹굴고 있는 민준이었다.

도대체 그는 이 좋은 날에 집안에 틀어박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으윽, 허리가 다 아프네. 도대체 내가 며칠이나 이 안에서 뒹굴거리고 있었던 거지?"

민준은 침대에 엎드린 채로 손을 꼽으며 날짜를 세었다.

“하루, 이틀, …아, 일주일이 딱 일주일이 지났네. 더 쉬고 싶어도 힘들어서 더는 못쉬겠다. 원래 쉬는게 이렇게 힘든 거였나?”

무려 일주일이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안에 처박혀 뒹굴거리며 땅바닥만 긁고 있던 민준은 쉬는데 지쳐 밖으로 나가 보기로 했다.

우두둑.

“으허억! 으음, 시원하다. 온 몸의 뼈다귀에서 두둑 소리가 나네.”

침대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을것 같던 민준이 밍기적 밍기적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틀.

“얼레? 내 다리가 왜 이렇게 후들거린다냐….”

민준은 어제 아침만 해도 멀쩡하던 다리가 마치 근육이 없는 사람처럼 후들거리자 두 팔로 무릎을 움켜잡으며 천천히 일어섰다.

한발, 두발.

몇발 걸음을 옮기고 나자 간신히 전과 같이 제 구실을 하는 다리였다. 아마 그동안 너무 누워 있다가 갑자기 활동을 시작한터라 근육이 놀란듯 했다.

“어디 그동안 태양은 잘 있었나?”

민준은 손으로 차양을 만들며 하늘로 고개를 들었다.

하늘엔 언제나 그렇듯 청명한 하늘과 하얀 구름, 그리고 빛나는 태양이 자리하고 있었다.

“으음, 좋다. 따뜻하네.”

민준은 손을 내리고 눈을 감은채 따사로운 햇살을 만끽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으으음, 확실히 날이 더워지긴 했나보네. 이제 광합성도 했으니 다시 집으로 들어가 볼까? 어제 먹던 생선이 남았던가 잘 모르겠네 킁.”

밖에 나온지 얼마나 됐다고 금세 집으로 돌아가는 민준. 이 모습을 누가 보고 있었더라면 분명 혀를 찼을 것이다.

“허억. 집안이 왜 이렇게 더워졌지?”

집으로 다시 들어온 민준은 입구를 통과하자마자 느껴지는 후끈하고 습한 공기와 뜨거운 열기에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누구든 한 여름에 컨테이너박스에 들어가본 사람은 알것이다. 창문은 폼으로 달렸는지 바람은 한점도 느껴지지 않는데다가 특유의 재질 덕분에 달궈진 후라이팬처럼 뜨거운 열기를 발산하는데, 만약 거대한 전자레인지가 있다면 그건 바로 컨테이너박스일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하는 느낌을.

그런데 이 민준이 그동안 고생고생 하며 만든 집이 바로 북쪽으로 기울어진 지붕만 빼면 컨테이너와 똑같았던 것이다. 게다가 뭐가 그리 무섭다고 창문은 꽁꽁 닫아놓았으니 그 안이 찜통이 되는 것도 당연할지 몰랐다.

그리고 사실 민준은 마치 몰랐다는듯 말하였지만 집안이 이렇게 된지는 꽤 시간이 흐른 뒤였다. 그동안 집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두문불출하며 차가운 흙침대에 누워 철썩 들러붙어 있었던 터라 미처 느끼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간 사정 설명은 되었으니 그렇다치고, 막 집안으로 들어오던 민준은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더니 처마밑에 철푸덕 주저 앉아 버렸다.

털썩.

“아아, 어디 시원한 나무그늘 어디 없나? 어째 집앞에 나무 한그루가 없냐.”

태양이 남쪽에 떠있는 상태라 처마 그늘이 겨울 눈밑까지만 가려줄 정도라 코 밑으로는 점점 열을 받아 뜨거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민준은 누굴 탓할 자격이 없었다.

집을 짓기 위해 나무를 베던 시절, 시계청소를 한다며 틈이 날때마다 하나둘 베어버렸던게 바로 민준이었다. 덕분에 정면으로는 시야가 뻥 뚤렸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덥긴 정말 덥네. 지금이 소빙하기가 끝날쯤이 맞긴 맞아? 왜 이렇게 더워?”

민준이 바람도 잘 통하지 않는 겨울에 입던 후드티를 당겨 펄럭 거리며 말했다.

하지만 민준의 말대로 점점 해수면이 상상하고 있는 소빙하기가 틀림 없었다. 다만 너무나도 추웠던 지난 겨울과 봄을 거쳐오면서 이 시대의 기후에 적응해버린 민준의 몸은 현대의 여름보다 훨씬 덥지 않은 기후에도 불구하고 한여름의 그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을 뿐이었다.

“아, 안돼겠다. 어차피 누가 볼사람도 없는데 바지고 뭐고 다 벗어야지, 체면차린다고 다 입고 있다간 당장 쓰러질지도 몰라.”

갑작스런 결심과 갑작스런 탈의. 팬티와 양말 그리고 신발만 신은채 창대에 기대 주저 앉아 있는 민준의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썩 멋지다고는 못할 광경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흉물스런 모습을 하면서까지 옷을 벗은 효과가 있었을까? 답은 ‘아니오’ 였다. 아니, 뜨거운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들이자 오히려 종전보다 더 더웁게 느껴졌다.

“음마, 미치겠네. 도대체 날더러 어떻게 하라고….”

민준은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끈적끈적해진 피부를 문질러 국수를 뽑아 던지며 주변을 둘러 보았다.

하지만 쉴곳은 집 뒤에 있는 산과 숲, 그리고 저기 보이는 냇가. 그러나 그 어떤것도 민준에겐 그림의 떡임에 틀림 없었다.

민준의 생각에는 그 어떤곳도 안심하고 더위를 식히며 휴실을 취할곳이 아니었다.

지난번 산중에서 늑대울을 소리가 들린 이후로는 나무를 할 때에도 계속해서 뒷골이 서늘했었다. 그리고 집을 다 지은뒤로는 한번도 산에 오르지 않았다.

게다가 물가는 더욱 그랬다. 지난 봄, 실제로 한번 습격을 받고 난뒤로는 물을 먹거나 물고기를 잡을 때에도 물속엔 들어가지 않았고 잠시도 경계의 눈초리를 쉬지 않았다. 또한 무슨 일인지 점점 많아지는 물고기 떼는 민준으로 하여금 물속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아아, 빨리 겨울이 됐음 좋겠다. 작년에 있던 그 동굴의 차가운 돌바닥에 누워 얼굴을 찰싹 붙이고 있으면 엄청 시원할 텐데. 아 그립다 동굴아… 동굴, 동굴? 동굴!”

민준은 갑자기 무엇인가 깨달은듯 손가락을 부딪혀 딱! 소리를 내고는 환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원래 계획은 창고 뒤쪽으로 산을 연결해서 동굴을 만들어 냉장고로 쓰는 거였잖아? 어차피 만들기로 했던거 좀 미리 만들어 두면 나중에도 편하고 좋지 않겠어? 그래, 당장 냉장고, 아니 동굴을 파는 거다!”

이리하여 휴식 일주일 만에 민준은 다시 노동의 시간을…

“그런데 아직 일주이 뿐이 못쉬었는데, 3일만 더 놀고 열흘을 채울까….”

…갖지 못하고 다시 게으름의 화신으로 변…

“아냐! 이런식으로 3일을 버텨봤자 손해는 내몫이지. 차라리 할거 하고 그 속에서 시원하게 여름을 나는게 좋겠다.”

….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 갔다 하던 민준은 결국 무거운 몸을 일으켜 산 밑으로 인공 동굴을 파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제 결정을 내렸으니 도구가 필요했다. 이번에도 지난번 집을 지을때와 마찬가지로 튼튼한 나뭇가지와 넓적한 돌이 땅을 파는 도구로 선택되었다. 민준은 아예 이것들을 집안에 들여 놓았다.

그 다음엔 파낸 흙을 집 밖으로 퍼 나를 것이 필요했다. 물론 손수레같은 것이 있다면 손쉽게 흙을 퍼 나를수 있을 테지만 이제와서 만들자니 그러다가는 여름이 다 갈것 같았다. 별수 없이 아껴두었던 가죽 한 장을 챙겼다. 그나마 이것이라도 있어서 손으로 퍼나르지 않게된것은 다행이었다.

벗어 두었던 옷도 다시 챙겨 입었다. 날씨도 더운데다가 육체노동을 하게 되면 땀도 나고 힘들겠지만 다쳐서 고생하는 것 보다는 나았다. 땅굴을 판다는 것은 의외의 상황에 맞닥뜨릴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집 앞 마당. 마당이라기 보다는 그냥 벌판이지만 어쨌든 집 앞이니 마당이라고 하자. 그 마당에 굴러다니고 있는 남은 목재들도 확인했다. 자연석굴이 아닌 맨흙을 파들어가다보면 어쩌면 무너질수도 있는 노릇. 민준은 예전에 뉴스를 통해 보았던 광산이 무너져 인부들이 매몰되었다는 내용을 잊지 않았다. 안전을 위해서라면 번거롭지만 버팀목을 세워 미리 사고를 방지하는것이 최선이었다.

산 밑을 얼마나 파고 들어갈지는 모를 일이지만 집을 짓고 남은 목재는 그다지 많은 양이 아니었다. 물론 거기서 나온 잔가지들은 한데 쌓아둘 엄두를 내지 못할정도로 많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번엔 일단 있는 재료들로 저장창고를 만들다가 목재가 필요하면 그때 다시 나무를 하기로 결정했다. 지금으로선 재료를 먼저 준비해두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땅굴을 파내고 더위를 피하는게 우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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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갈랑입니다.

어제 우연찬게 '한나 몬타나' 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평소 영화는 잘 안보는데 이상하게 손이 가더군요..

결론은 재미있었습니다. ㅎㅎ 내용이 궁금하신분은 검색을 하시면 되겠습니다.

이게 원랜 미드더군요. 그래서 이것도 찾아봤는데...중간부터 자막이 없어서;;ㅜㅜ

그건 그렇고 내일은 일요일 입니다.

주일은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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