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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엘른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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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갈랑
작품등록일 :
2009.09.28 17:31
최근연재일 :
2009.09.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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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5.0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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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34화 스케빈저, 황금마차를 보다.

DUMMY

- 제34화 스케빈저, 황금마차를 보다.


스케빈저는 지금 무척 짜증이 난 상태이다. 왜냐하면 창밖으로 보이는 마을광장에서 보란듯이 장사를 하고 있는 상인 때문이었다. 그들은 제대로 된 상점이 갖춰지지 않았거나 도시와 멀리 떨어진 마을을 돌며 생활에 필요한 모든 종류의 상품을 팔고다니는, 일명 황금마차 였기 때문이다.

지난 두달간 레돔 마을은 많은 발전이 있었다. 첫 번째로 마을이라고 부르기도 힘들 정도로 사람이 적었던 마을에 이주민이 몰려 당당히 마을이라고 말할수 있게 된 것이다. 새로 이주해온 사람들 대부분은 젊은 부부였고 당연하게도 마을에는 꼬맹이들도 늘어났다. 스케빈저는 이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누구는 아직도 솔로인데 자기보다 나이도 어린 것들이 부부랍시고 애들까지 있었던 것이다.

어쨌든 두 번째는 마을에 광장이 생긴 일이다. 사람들이 많아지자 더 이상 레돔 할아버지댁에서 회의를 할수 없게 되어 잡화점 앞 공터, 그러니까 스케빈저가 창문만 열면 바로 보이는 곳에 마을 광장이 생긴 것이다.

셋째로 레돔 할아버지가 비공식에서 공식적으로 마을촌장이 되었다. 이거는 원래 다들 그러리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모두 그러려니 하고 있다. 레돔 할아버지 만이 취임식이다 뭐다 할생각이었던 것 같지만 아직까지도 취임식 비슷한 것도 한적이 없다.

네 번째로 얼마전 레돔 마을에 마물사냥꾼들이 머물다 간 것이다. 여관이 없기 때문에 마을 광장에서 천막을치고 며칠 묵어 가긴 했지만 이건 스케빈저가 볼때 가장큰 일 이었다. 왜냐하면 마물사냥꾼들은 일반 농가보다 돈을 벌고 쓰는 단위가 틀리기 때문이다. 스케빈저의 경험으로 볼때 마물들이 나오는 쏘포르 산맥과 가장 가까운 우리 마을이 마물사냥꾼들에게 알려지게 되면 그들이 우리마을을 거점으로 삼을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마물사냥꾼들을 따라 연금술사나 대장간, 무기점, 방어구점 등도 마을에 들어서게 되어 순식간에 발전하게 될 것이다. 예전에는 혼잡한 것을 떠나 한적한 곳을 찾아 이곳에 정착한 스케빈저로서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요즘에는 왠지 사람들이 가게에 와서 무언가 사가는 것도 재미있었다.

마지막으로 지금 스케빈저의 스트레스 발생 원인 1위인 황금마차의 마을 방문이었다. 한참 잡화점을 운영하는 일에 재미를 느끼고 있던 스케빈저에게 라이벌이 등장한 것이다. 그것도 아주 강력한 라이벌이.

스케빈저의 잡화점이 보통의 잡화들만 취급한다면, 밖에 보이는 황금마차에서는 잡화는 물론이고 각종 옷감에서부터 주문하기만 하면 뭐든 척척 나왔다. 얼마전에는 아리아 마저도 봄에는 못했으니 여름 커튼이라도 마련해야겠다며 재료들을 사가며 스케빈저에게와서 자랑하고 간 것이다.

게다가 마을 사람들도 뭐가 있나 구경하러 왔다가 다른것들을 사면서 잡화까지 사가는 것이다. 분명 바로앞에 스케빈저의 ‘왠만한건 다있다 잡화점’ 에서도 파는 물건인데 말이다. 이게 가장 스케빈저의 열통을 터지게 만들고 있었다.


“참아야 하느니라, 참아야 하느니라. 저건 며칠후면 떠난다. 참아야 하느니라.”


스케빈저가 혼자 끙끙 앓는 소리를 내가며 중얼 거렸다.


“나는 선인이다. 자애롭고 이웃을 이해할줄 아는 사람이다.”


자기암시가 통했는지 붉어진 얼굴로 안절 부절 못하던 스케빈저의 얼굴에 선한 미소가 감돌았다.


“그래, 어차피 그들은 곧 떠날 사람들이야. 내가 여기서 하루이틀 장사할 것도 아니고, 앞으로 쭉 장사를 할건데 그들한테 화를 내서 어디다 쓰겠어. 내 속만 상하지. 그런 의미에서 나도 한번 구경이나 가볼까?”


스케빈저도 잡화점을 나서 광장에 펼쳐진 황금마차로 향했다. 여기저기서 다양한 상품들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당연히 군것질 거리도 판매하고 있었다. 맛있는 꼬치의 양념 냄새가 스케빈저의 코끝을 간질였다.


“아줌마, 이거 닭꼬치죠? 하나 주세요.”


계산을 하고 꼬치를 하나 받아든 스케빈저는 꼬치를 하나씩 쏙쏙 빼 먹으며 둘러 보았다. 쭉 둘러보다 보니 여러 가지 옷감을 팔고있는 포목점이 있었다. 얼마전 아리아가 자랑하고 간것도 있고, 얼마전부터 너무나 따가운 햇살에 아침잠을 설치는 일이 많았던 스케빈저는 이참에 자기도 커튼을 하나 해서 침실에 달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어서 오세요, 한번 골라봐요. 다 이뻐요 아주, 요즘 같이 더울땐 이런게 시원하고 좋죠.”


주인아저씨가 파란색 천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하지만 커튼을 해볼 생각을 가지고 있던 스케빈저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괜찬은게 있나 이것저것 뒤적이다가 결국 집어 든것이 아무 색도 들어가지 않은 얇고 하얀 천 이었다.


“손님이 보는 눈이 있으시네, 역시 여름에는 깔끔하고 시원한 흰색이 딱이죠. 어때, 이걸로 드릴까요?”


아마 주인아저씨는 스케빈저가 그 어떤 색의 천을 골랐더라도 그에 어울리는 말을 지어 냈을 것이다.


“이걸로 커튼을 하고 싶은데, 혹시 재봉도 가능합니까?”

“물론이죠, 포목점에서 재봉을 안하면 문 닫아야죠. 걱정을 마시죠, 제 부인이라서가 아니라 정말로 바느질 솜씨가 기가 막힙니다. 그럼 몇 개나 해드릴까요?”

“하나, 아니 다섯 개 해주세요. 얼마나 걸리나요?”


원래는 침실에만 하려다가 부엌과 잡화점 창문에도 커튼을 달리고 결정했다. 앞으로 더 더워지면 부엌과 잡화점도 창문을 활짝 열어 바람이 통하게 하고 커튼으로 햇빛을 막아볼 생각 이었다.


“내일 이시간에 오시죠, 밤을 새서라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주인의 호언장담에 입바른 소리란걸 알고 있으면서도 왠지 정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스케빈저는 한가지 노하우를 깨달았다.


‘손님에게 말을 할때는 확신있는 말투를 사용해야 하는구나. 어설픈 말투는 손님마저 상품에 믿음을 가지지 못하게 하는거야.’


그리고 스케빈저는 좀더 둘러보며 구경을 하다가 잡화점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스케빈저는 같은 시간에 황금마차로 나갔다.


“어서 오세요 손님. 아, 어제 커튼 맡기셨죠? 잠시만요. 여기 있습니다. 가격은 5실버 되겠습니다.”


가격이 매우 비쌌지만 천이 얇고 하늘하늘한게 비쌀만도 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고운 실을 뽑기 위해선 많은 노동력이 들어갔으리라. 돈을 지불한 스케빈저는 꼬치를 하나 사서 입에 물고 돌아왔다.


“이걸 그냥 달면 심심하지. 어디 한번 염색을 해볼까.”


스케빈저는 파란색 염료를 물에 옅게 타서 가져왔고 실도 가져왔다. 그리고 커튼을 군데군데 찝어 실로 꽁꽁 묶었다. 위로 솟은 부분을 또 한번 실로 묶었다. 그리고 나서 실과 실 사이를 염료에 담궜다 꺼내, 꼭 짰다. 이런 작업을 나머지 다섯 개 커튼에도 똑같이 했다.

실을 풀고 탁탁 털어 펼쳐보니 하늘색 동그라미가 하얀 커튼위에 둥둥 떠다녔다.


“이야, 이쁘다. 잘 나왔는걸. 하아, 신은 어찌하여 나에게 이런 재주를 주셨나이까. 크큭.”


자아도취도 수준급이다. 창문마다 커튼을 달고 창문을 열자 바람이 솔솔 불어오며 커튼이 하늘하늘 날렸다.


“이렇게 해놓으니까 보기 좋다. 할때는 좀 귀찮아도 끝내고 나면 역시 보람이 느껴져.”


스케빈저가 이런 말을 하다니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것 같다. 스케빈저는 원래 에쉬케라는 마물사냥꾼으로부터 활을 배우다가 화살주우러 다니는게 귀찬다고 손도끼로 무기를 바꾼 사나이였다.


이틀후 황금마차는 또 다른 마을을 찾아 레돔 마을을 떠났다. 스케빈저는 그동안 걸어놨던 자기암시를 풀었다. 그리고 아리아가 찾아와 커튼을 보고 자기네 것도 해달라고 졸랐다. 하지만 다행히도 황금마차는 마을을 떠나고 없었다.


--------------

뭐 군대다녀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px가 없는 부대엔 이동식으로 다니는 트럭이 있었죠. 그런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저는 상근출신으로 근무지 앞에 슈퍼가 있었고, 집에서 치킨시켜먹었습니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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