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엘른 도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갈랑
작품등록일 :
2009.09.28 17:31
최근연재일 :
2009.09.28 17:31
연재수 :
153 회
조회수 :
1,513,143
추천수 :
14,448
글자수 :
752,131

작성
09.04.30 15:48
조회
13,041
추천
129
글자
10쪽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22화 스케빈저, 고생길을 걷다.

DUMMY

-제22화 스케빈저, 고생길을 걷다.-


이름도 모르는 할아버지가 톱을 맡기고 가자 스케빈저는 일단 톱을 들고 의자에 앉았다. 스케빈저는 물론 할아버지를 뒤쫒아가 톱을 돌려줄수도 있었으나, 일단은 첫손님이기도 하고 몇안되는 마을사람들에게 안좋은 소문이 퍼지는 것도 찜찜했기 때문에 그 할아버지 말대로 ‘서비스’를 해주기로 했다.

별로 마음에 드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입으로는 궁시렁거렸지만 자리에서 일어나 세워둔 마차에 올라 화물을 뒤졌다. 지나온 마을에서 상품을 보충하며 상자에 뭐가 들어 있는지 일일이 체크를 해뒀기에 줄칼을 찾기위해 모든 상자를 뜯어 보는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되었다. 스케빈저는 쌓여있는 상자중 하나를 내려 덮개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줄칼 몇 개와 못이 들은 작은 상자, 그리고 망치와 같은 공구들이 들어 있었다. 그중에 줄칼 하나를 꺼내 들고 상자는 다시 덮개를 덮어 짐마차에 실었다.

줄칼을 들고 옆에서 기초 토목 공사를 하고 있는 마그스에게 다가가 짜투리 나무토막 두 개를 얻어 돌아왔다. 나무토막과 줄칼을 톱 옆에 두고, 천막에 들어가 깔개를 하나 들고 나왔다. 바닥에 깔개를 깔고 그 위에 철푸덕 주저 앉아 양 발바닥 사이에 나무토막을 누르고 그 사이에 톱을 끼워 톱날이 위로 가게 고정 시켰다. 그리고는 줄칼을 들어 톱날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날을 세웠다.


쓱싹 쓱싹


처음에는 날끝의 구부러진 부분 때문에 줄칼이 나가다 걸려 멈추는 일도 있었지만, 몇 번 힘주어 밀자 뭉그러져 있던 톱날도 점점 날카로운 원래 모습을 찾아갔다. 한시간쯤 톱을 붙들고 씨름을 하자 검게 변한 톱이 톱날 부분만 은회색 빛을 내며 새것 같이 변했다.


“휴, 이정도면 쓸만하겠지. 다행히 톱날이 한쪽에만 있어서 금방 끝났군. 마그스씨들이 쓰는 톱처럼 양쪽에 톱날이 있었으면 시간이 더 걸렸을 거야. 게다가 그런건 톱이 얇아 휘청거려서 톱날세우기도 힘들단 말야.”


한시간동안 주저 않아 있던 스케빈저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털고 뻣뻣해진 목과 어깨를 풀었다. 깔개도 흙을 털어서 둘둘 알아 다시 천막에 넣어 두었다. 줄칼도 나무토막에 두두려 털어내 도로 공구가 들어있는 상자에 집어 넣었다.


“이건 나중에 또 팔아도 되겠지, 설마 쇳가루도 깨끗이 털어놨는데 알아보려구.”


주변을 정리하고 다시 의자에 앉고 보니 어느새 점심때가 되어 있었다. 뱃속에서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나자 스케빈저는 손으로 배를 문지르며 톱을 맡기고 간 할아버지를 기다리며 궁시렁 거렸다.


“이 할아버지는 점심때 찾으러 온다더니, 언제 오는거야. 빨리 톱을 찾아가야 점심을 해먹든 빵을 사러 가든 할텐데 말야. 아, 배고프니까 내집 짓는 소리도 신경 거슬리네 쳇.”


배가고프자 옆에서 마그스가 비그, 조와 같이 뚝딱 거리는 소리도 귀에 거슬리는것 같았다.

잠시후 톱을 맡겼던 할아버지가 뒷짐을 지고 천천히 걸어왔다.


“톱은 다 고쳐놨어? 어디한번 봐바.”


할아버지의 말에 스케빈저는 자리에서 일어나 옆에 놔둔 톱을 들어 넘겨 주었다. 요리조리 톱을 살펴보던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했구먼, 그나저나 점심 아직 안먹었지? 수고비는 점심주는걸로 하세. 이런일로 돈이 왔다갔다하면 정없어 보여, 우리 할멈 닭고기 스튜가 맛있으니까 같이 먹으러 가자고.”


큰 마을에 장이 열릴때에는 톱날을 갈아주는 사람이 있어서 몇십브론즈씩 받고 톱날을 고쳐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마을이라고는 열세가구 뿐이 없는 마을에서, 본래 하는 일이 톱날 갈아주는 것도아니고 마을에 사시는 이름도 모르지만 앞으로 자주 보게될 마을 사람이 톱날을 고쳐달래서 잠시 손을 본 것을 가지고 돈을 받을 생각은 스케빈저도 하지 않았었다.

마침 점심먹기 전인데다가 배가 고팠던 스케빈저는 닭고기 스튜란 말에 얼른 따라 나섰다. 그런 스케빈저의 얼굴엔 좀전까지 궁시렁 거리던 사람은 어디갔는지 싱글벙글한 표정만이 있었다.

할아버지를 따라가며 잠시 이야기를 나눈 스케빈저는 그 할아버지의 이름이 레돔 이라는 것과 이 마을에 제일 처음 온 사람 이란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원래는 프레스 마을에 살았었는데 노년에 할 일도 없고, 스와디라 호수가 보이는 곳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에 이곳을 찾았다는 것이었다.

레돔 할아버지를 따라 간곳은 사거리에서 남쪽에 위치한 집이었다. 뒷마당에 돼지와 닭 오리 등을 키우고 있었는데 그 수가 꾀 많았다. 집에 들어가기전 마당을 둘러보던 스케빈저의 눈에 자기 집을 짓고 있는 터와 마차들이 보였다. 아마도 레돔 할아버지는 여기서 톱이 다 고쳐지는 것을 보고있었을 거라 생각했다.


“레돔 할아버지, 여쭤볼게 하나 있는데요. 여기 마당에서 일직선으로 걸어오시면 제집이 있는 곳인데, 왜 멀리 돌아서 사거리를 지나쳐 오신건가요?”


그 말을 듣고 레돔이 한마디 하며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다.


“자네 눈에는 빵집 모녀가 안보이던가? 에헴.”


스케빈저가 보았던 빵집 소녀인 아리아의 어머니인 일레임도 곱상한 얼굴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쨌든 노인네가 주책이라고 생각한 스케빈저는 레돔 할아버지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테이블 위에는 자리마다 접시가 놓여 있었고 마침 레돔 할아버지의 부인으로 보이는 할머니가 냄비를 들고와 식탁 중앙에 올려놓고 있었다. 스케빈저는 그녀를 보고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스케빈저라고 합니다. 어제 이사왔습니다.”

“어서와요, 난 그램마라고 해요. 자자 거기 서있지 말고 어서 앉아요.”


서로 인사를 나눈후 세명은 식탁에 앉아 식사를 했다. 자신을 그램마라고 소개한 레돔의 부인이 직접 스튜를 덜어주며 말했다.


“많이 들어요, 아침부터 노인네 억지를 들어주느라 고생한거 알아요. 이이가 말은 그렇게 해도 속은 그렇지가 않은 사람이에요. 스케빈저씨와 같이 점심을 먹자고 한 사람도 이사람 이랍니다.”

“괜찬습니다. 어려운 일도 아니었고, 어짜피 하고 있던 일도 없었으니까요.”


셋은 서로 대화를 나누며 점심 식사를 했다. 레돔과 그램마 부부는 이 나이에 농사일을 하자니 고되고 힘들어, 앞으로 돼지와 닭 그리고 오리등을 키워 곡식과 바꿔 먹을 계획이라고 했다.

식사가 끝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가 레돔 할아버지가 일어나 스케빈저를 불렀다.


“닭고기 스튜는 맛있었나?”

“예, 정말 맛있었습니다. 제가 원래 닭고기를 좋아해서 이곳저곳의 닭요리를 많이 먹어봤는데 부인이 만든 닭고기 스튜가 제일 맛있었던것 같네요 하하.”


맛있는 음식을 대접받아 기분이 좋아 있던 스케빈저는 다음에 이어진 레돔의 말에 속에서 울컥하는 뭔가를 느꼈다.


“그럼 따라오게, 뒷 마당에 있는 돼지우리 울타리의 틈을 좀 매꿔주게나. 자꾸 닭하고 오리가 돼지여물통에 날아들어서 돼지한테 물려 죽는단 말야.”

“아니 저 할아버지, 그런 일은 마그스씨한테 맡겨야죠. 저는 오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잡화점 주인이라고요.”

“마그스? 그럼 자네 한번 대답해 보게. 마그스가 지금 뭘 하고 있나?”

“집을 짓고 있죠.”

“누구 집을?”

“그거야...제 집..이죠.”

“그러면 마그스가 바쁜 이유는 누구 때문이지?”

“끙, 저 때문인 것 같군요.”


한숨을 쉬며 대답하는 스케빈저를 끌어 뒷마당으로 가며 레돔이 한마디 했다.


“그러니까 자네가 이 일을 해야하는거네. 게다가 아까 자네 입으로 말했잔은가, 우리집 닭고기 스튜가 제일 맛있다고. 계산을 해보라고 계산을, 전에 내가 살던 마을에선 톱날 갈아주는데 20브론즈에 식당에서 파는 닭고기 스튜가 55브론즈 였으니 35브론즈가 남는거 아닌가. 그러니 잔말말고 저기 판자를 가져다가 돼지우리 구멍을 좀 막아놓게나.”


‘자잘한 일에 돈이 왔다갔다하면 정없어 보인다고, 점심이나 먹으라고 데려온 사람이 누군데! 점심값까지 계산해 가면서 일을 시키려고 드네, 내가 속았지 속았어. 닭고기 스튜에 내가 속았어.’


속으로는 궁시렁 거렸지만 일단 건실한 청년을 표방하는 스케빈저는 점수가 더 깍이기 전에 순순히 레돔할아버지를 따라 뒷마당으로 향했다.

오랫동안 마차 여행을 하며 마차를 수리해본 경험이 있는 스케빈저였기에 돼지우리 문 정도는 순식간에 개조할수 있었다. 뒤에서 뒷짐을 지고 지켜보고 있던 레돔 할아버지도 만족 스러워 하는 눈치였다. 사용한 도구들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은 스케빈저가 자신의 임시 주거 공간인 천막으로 돌아가려고 인사를 하자 레돔 할아버지는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서는 닭 한 마리를 잡아 왔다.


“수고했네, 아주 맘에 드는구먼. 이건 그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가져다가 계란이라도 받아 먹게나, 알낳게 된지 얼마 안되서 알이 좀 작겠지만 금세 클걸세.”


푸드덕 거리는 암탉을 건네자 스케빈저는 이걸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레돔할아버지를 만난진 하루도 안됬지만, 지금까지 돌아가는 상황으로 봐서는 이걸 주고서 나중에 뭘 시킬지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그걸 그렇다고 대놓고 말할수도 없고 자꾸 재촉하는 통에 어쩔수 없이 닭을 넘겨 받고 말았다.


“그럼 다음에 또 보세. 오늘 수고했네.”

“예,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부인께도 안부 전해주시고요.”


그리고는 사거리 쪽으로 발걸음을 돌려 자신의 천막으로 걸어갔다. 중간에 빵집을 슬쩍 보고 지나가는 것을 뒤에서 레돔 할아버지가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을 스케빈저는 꿈에도 몰랐다.


----------------------------

안녕하세요 갈랑입니다.

오늘보니 선작하신분이 5분으로 늘었습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엘른 도전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3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33화 스케빈저, 정리하다, +13 09.05.03 12,727 109 8쪽
32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32화 진실 그리고 선택 +18 09.05.03 12,710 110 12쪽
31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31화 스케빈저, 장작을 패다. +27 09.05.02 12,932 111 7쪽
30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30화 스케빈저, 간판을 달다. +23 09.05.02 12,549 126 13쪽
29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29화 그들의 이야기. +13 09.05.02 12,937 124 16쪽
28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28화 스케빈저, 잡화점을 단장하다.(2) +38 09.05.01 12,920 120 14쪽
27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27화 스케빈저, 잡화점을 단장하다.(1) +14 09.05.01 12,536 127 11쪽
26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26화 스케빈저, 신장개업! +15 09.05.01 13,255 132 16쪽
25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25화 사막에 들어서다. +16 09.05.01 12,908 121 12쪽
24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24화 스케빈저,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루다. +32 09.04.30 13,462 137 9쪽
23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23화 스케빈저, 우물을 파다. +21 09.04.30 12,782 136 7쪽
»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22화 스케빈저, 고생길을 걷다. +22 09.04.30 13,042 129 10쪽
21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21화 스케빈저, 잡화점 주인이 되다. +14 09.04.29 13,384 125 8쪽
20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20화 스케빈저, 정착할 곳을 찾다. +15 09.04.29 13,681 127 15쪽
19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19화 그들도 예심에 갔다.(2) +11 09.04.29 13,517 117 13쪽
18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18화 그들도 예심에 갔다.(1) +13 09.04.28 13,470 127 8쪽
17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17화 빠져나오다. +19 09.04.28 14,023 128 10쪽
16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16화 스케빈저, 득템하다. +17 09.04.28 13,947 149 10쪽
15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15화 스케빈저, 결혼식에 참석하다. +14 09.04.27 13,964 115 13쪽
14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14화 스케빈저, 여유를 즐기다. +10 09.04.27 14,464 134 13쪽
13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13화 스케빈저, 예심에 가다.(2) +15 09.04.27 15,193 132 12쪽
12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12화 스케빈저, 예심에 가다.(1) +16 09.04.19 15,796 121 13쪽
11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11화 뭉치다(2) +25 09.04.19 16,242 133 8쪽
10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10화 뭉치다(1) +12 09.04.19 17,361 126 8쪽
9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9화 동굴 +13 09.04.18 17,687 150 8쪽
8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8화 도망자 +18 09.04.18 19,131 142 8쪽
7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7화 스케빈저, 이상현상을 발견하다. +17 09.04.18 20,510 169 13쪽
6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6화 스케빈저, 동행하다. +26 09.04.17 21,206 172 15쪽
5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5화 스케빈저, 마물사냥꾼을 만나다. +20 09.04.17 23,669 193 9쪽
4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4화 스케빈저는 마법사!? +25 09.04.17 24,380 182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