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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엘른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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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갈랑
작품등록일 :
2009.09.28 17:31
최근연재일 :
2009.09.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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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4.2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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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16화 스케빈저, 득템하다.

DUMMY

『 습득물(A find) : 길을 가다가 눈앞에 주인 없는 돈이 떨어져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가질것인가 그냥 지나칠 것인가.

여행을 오래 하다보면, 아주 가끔 주인 없는 물건을 발견할수도 있다. 누군가가 또 다른 누군가의 습격이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짐을 챙기지 못한 것이다.

이럴땐 자연스럽게 자신의 짐에 집어 넣어도 무방하다. 하지만 마을에서 이것들을 사용하다가 누군가가 알아본다면? 그땐 당신의 판단에 맡기도록 하겠다. 부디 감옥에 가는 일이 없기를... 』


- 제16화 스케빈저, 득템하다. -


다그닥 다그닥


곧게 뻗은 관도 위로 두 마리 말이 끄는 마차 한 대가 천천히 달리고 있다. 쌀쌀한 찬바람이 정면으로 불어왔다. 마차를 몰던 사람은 손과 얼굴을 천으로 감싸고 바람을 헤치며 마차를 몰았다.


휘이이잉


갑작스런 강풍에 얼굴을 감싸고 있던 천이 풀려 나갔다. 마차를 몰던 사람은 고삐를 한손으로 고쳐 잡고 다른 손으론 바람에 날리는 천을 잡아 다시 눈만 남기고 둘둘 감았다. 정면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쉽지는 않았지만 결국엔 얼굴에 모두 감을수 있었다.


“덜덜덜덜, 으으... 춥다 추워. 봄까지 기다렸다가 출발할걸 그랬나, 추.추워서 마차를 못 몰겠네. 어으으.”


온통 얼굴을 싸메어 정체를 알수없던 사람은 바로 보름전 예심을 떠나온 스케빈저였다. 스케빈저는 예심에 있을 당시 예심이 적도와 비교적 가깝기 때문에 겨울이 그리 춥지 않다는 것을 간과하고 스와디로 떠났던 것이다. 그후 예심에서 북서쪽으로 마차를 달리며 스와디에 점점 가까워질 수록 차가워지는 공기에, 방한복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그는 천으로 온몸을 감싸고 마차를 몰았던 것이다.

스와디라 호수에 점점 가까워질 수록 차가워지는 공기. 하지만 이제와서 다시 예심으로 돌아가기는 늦었다고 생각한 스케빈저는 계속해서 마차를 몰았다. 말도 추운듯 말의 입에서도 스케빈저와 같은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지난 3개월 가까이 포트들과 시끌벅적하게 함께 했던 스케빈저는 다시 혼자가 되자 매우 심심했다. 예전처럼 마음대로 바꾼 노래를 부르고 싶어도 차디찬 공기에 입도 뻥긋 하기 어려웠다.

맞바람에 풀어지려는 매듭을 한손으로 붙들고 말을 달린지 얼마 되지 않아 스케빈저의 시야에 말과 마차들 그리고 무엇들인가 바닥에 쓰러져 있는게 보였다.


“저건 뭐야? 누가 싸웠나?”


잠시 말을 멈춘 스케빈저는 고개를 쭈욱 빼고 눈을 가늘게 뜬채 상황을 파악하려 했다. 하지만 거리가 꽤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대략적인 형태로 마차 두 대와 거기에 메여 있는 말들 그리고 그 주변에 누구인지 모를 사람들이 널부러져 있다는 것 정도만 알아볼수 있었다.

마부석에 올라서서 주변을 둘러보고 아무것도 없는 것을 확인한 스케빈저는 주변에 움직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지 조심스럽게 마차를 몰아 다가갔다.

마차들에 점점 가까워 지자 주변에 널부러져 있던 흔적들이 무엇인지 볼수 있었다. 그것은 다섯명의 사람들과 열세마리쯤 되는 고블린들 이었다. 고블린들은 모두 죽어 있었고 사람들 또한 모두 죽어 있었다. 스케빈저는 마차에서 내려 말들을 진정시킨후 시체들에게 다가갔다.

다섯구의 시체중 둘은 갑옷을 입지 안은 평범한 차림이었고 주변에는 죽기전까지 저항한듯 피가 묻은 숏소드가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셋은 급소부분을 철판으로 보강한 가죽갑옷을 입고 있었으며 여러가지 무기들을 장비하고 있었다.


“둘은 마차 주인인것 같고, 이 세명은 용병들인가? 오대 십삼이라... 마차의 흔적을 보아하니 서쪽에서 온것 같은데, 그렇다면 이쪽 사정을 모르고 용병만 고용했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고블린떼에 습격을 당한건가?”


스케빈저가 이번엔 죽어있는 고블린들을 살폈다. 몇몇 고블린의 몸에는 여기저기 비수가 박혀 있었고 대부분의 고블린은 검상을 입고 있었다. 고블린의 발이 굽어져 있는 걸로 보아선 쏘포르 산맥에서 내려온 고블린들로 보였다.


“예전에 우리를 습격했던 고블린과 마찬가지로 산맥에서 내려온 고블린 같군. 도대체 산에 사는 녀석들이 자꾸 산 밑으로 내려오는거지...”


죽어있는 고블린들을 이리저리 발로 뒤집어 보며 미간을 모으며 생각했다. 하지만 스케빈저가 아는 것이라곤 쏘포르 산맥의 마물이 전에 없이 산을 내려와 초원을 지나가는 여행자들을 습격한다는 것과, 잉크 사막에서 거대한 전갈처럼 생긴 마물이 나타나 사막을 넓혀가며 북쪽으로 이동한다는 것이었다.

잠시 생각하던 스케빈저는 고개를 저었다.


“나야 상관없는 일이지 뭐. 큰일 이라도 있으면 누군가 나타나서 해결하지 않겠어? 나서기 좋아하는 녀석들이 한둘도 아니고...그런 생각일랑 그만하고 일단 마차가 지나갈수 있게 이녀석들을 좀 치워볼까.”


스케빈저가 고블린의 사체에서 쓸만한 물건이 있는지 뒤져 보았으나 용병들의 것으로 보이는 비수 외에는 돈이 될만한 물건이 없자, 양손에 한 마리씩 다리를 잡고 끌어다가 길옆 수풀에 던져 버렸다.


“비수집은 있다가 용병들에게서 벗겨내고, 고블린 녀석들한테 독침이 없다니 그게 제일 돈이 되는건데 쩝. 독침도 없는 고블린 놈들이 고작 열셋으로 습격한걸 보니 이미 다른 인간들을 습격 했다가 살아남은 녀석들이 다시 먹을것을 구하려고 인간을 습격한건가? 읏차.”


한번에 두 마리씩 옮기자 순식간에 고블린 사체가 치워졌다. 길옆에서 손을 털며 스케빈저가 걸어 나왔다. 그리고는 상인과 용병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시체 옆으로 다가와 품을 뒤졌다.

상인들에게선 숏소드 두 자루를, 용병들에게선 세자루의 돈주머니와 비수집 그리고 대거 두 개와 장검 세자루를 찾아낼수 있었다.


“이번엔 옷은 벗기지 말아야지. 챙겨가 봤자 빨래 해가며 핏물 빼기만 힘들고 욕이나 얻어먹지 대신 가죽갑옷은 벗겨다가 철판만 떼서 내 갑옷에 옮겨 달아야 겠다. 이제 마물사냥도 그만두고 앞으론 다른 사람들과 시비가 생길지도 모르는데 어느정도 방비는 해야지. 그나저나 이사람은 전투가 끝날때는 살아 있었나 본데 결국엔 치료를 하지 못해서 죽은 것 같군, 어디에 칼침을 맞은거람.”


스케빈저는 혼자 중얼거리며 용병들의 갑옷을 벗겨냈다. 그중 마차 바퀴에 기대어 죽어 있던 용병은 다른 부위엔 상처가 없었으나 왼쪽 겨드랑이 밑으로 고블린 단검이 갈비뼈 사이에 박혀 있었다. 스케빈저가 갑옷을 벗겨내기 위해 단검을 뽑아 냈는데 마치 톱날처럼 생긴 뼈단검 이었다.


“쯧쯧, 이래서 이사람이 혼자 뽑아내 치료도 못하고 죽은건가. 날씨가 춥다고는 하지만 시체 썩는 냄새도 안날 정도라면 전투가 벌어진지 그렇게 오래된 것도 아닌것 같은데 안타깝군, 좀더 일찍 발견했다면 살아 있었을지도 모르겠는데.”


죽은 사람들이 불쌍한건 어쩔수 없는 노릇, 스케빈저는 계속해서 가죽갑옷을 벗겨내 다른 수거품들과 같이 자신의 짐마차에 실었다. 그리고 전투가 벌어져 주인이 죽었는데도 다른곳으로 도망가지 않은, 훈련이 잘된듯한 말들을 다독여 한곳으로 모았다. 그리고 마차 뒷부분의 천막을 옆으로 걷어치고는 마차 위에 올라탔다.

짐마차에는 용병들과 상인의 것으로 보이는 물건들과 봉해져 있는 큰 항아리들, 그리고 나무상자들로 가득차 있었다. 먼저 죽은 사람들의 물건중 돈주머니와 자신이 쓸만한 물건을 챙겼다. 여행자들의 마차답게 노숙할 때 필요한 물품들과 요리도구들, 그리고 보관이 잘된 요리재료들을 자신의 마차로 옮겼다.

뚜껑과 기름종이로 봉해져 있던 항아리를 열자 확 하고 기름냄새가 올라왔다.


“욱, 랜턴에 넣는 기름인가 보군, 많기도 하다. 이것들은 또 뭐야, 엿차. 헤에 깃펜도 있고 잉크도 있고 또 뭐가 있나? 와우, 조그만 자기병들도 있잔아 이건 연금술사들한테 팔려고 가져가던건가. 여기엔 또 뭐가 들었나․․․”


스케빈저는 상자를 하나씩 열어보았다. 두 대의 마차에서 나온 물품들은 종류가 매우 다양했는데, 초와 촛대에서부터 톱과 대패, 양피지, 빗, 거울 등등 잡화점에서 취급하는 다양한 물건들이 가득 있었다.

잡화점을 열 생각을 가지고 있던 스케빈저에게는 매우 큰 행운 이었다.


“오! 신이시여, 그동안 신전에 헌금 한번 하지 않은 자신을 반성합니다. 어쩌다 한번쯤은 꼭 신전에 들러 헌금을 하겠으니 앞으로도 이런 행운이 계속되길 기원합니다. 가이아님, 쌩유!”


감격해하던 스케빈저는 여느때와 같이 죽은사람들을 풍장 해주고는 자신의 마차에 연결했다. 그리고 다른 짐마차에 매여 있던 말들을 풀어 자기 말들과 함께 마차를 끌수 있도록 연결하고는 마차에 올라탔다.


“평소에 착하게 사니까 이런 행운이 있구나, 크크. 죽은 사람들도 장례를 치러 줬으니 저승에 가서도 고맙다고 할테지. 자 그럼 국경도 얼마 안남았으니 속력을 내볼까나, 자 이럇!


여섯 마리의 말이 끄는 스케빈저의 마차들이 떠나자 한때 고블린들과 인간의 전투가 벌어졌던 관도 주변에는 일열로 눕혀져 있는 인간의 시체와 고블린들의 사체만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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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갈랑입니다.

오늘 깜짝 놀랐습니다. 무려 한분 씩이나 선호작을 해주신 겁니다.ㅜㅜ 너무 감사드리고요. 이글을 읽어 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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