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24화 스케빈저,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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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스케빈저,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다.-
우물이 완성된 기념으로 돼지를 잡은 날로부터 이틀이 지났다. 그동안 스케빈저는 허리를 두둘기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어 마그스씨가 집을 짓는 것을 보며 이것저것 주문을 하며 구경을 했다.
그러던중 마그스들이 집과 뒤․옆마당을 두르는 울타리의 마지막 못질을 끝냈다.
“드디어 완성했군. 널 앞으로 레돔마을 마그스12호 라고 부르겠다!”
“무슨 마그스12호에요, 남의 집에 마음대로 이름 붙이지 말라구요.”
최후의 못질을 장식한 마그스씨가 벌떡 이러나 두 팔을 치켜들고 외치자 옆에서 같이 쭈그리고 앉아 지켜보던 스케빈저가 한마디 했다.
“그나저나 세분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그럼 계산을 할까요. 600실버 맞나 확인해 보세요.”
스케빈저가 깔고 앉아 있던 주머니를 마그스씨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분명 600실버가 맞겠지만, 거래라는게 다 그렇지 않나. 잠시만 기다려 보게 험험.”
그러고는 돌아앉아 비그, 조와 같이 돈을 나눠 세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금액이 맞는지 돌아서서 스케빈저에게 손을 내밀었다.
“확실하게 600실버 받았네. 앞으로 1년간은 무료로 하자 보수 해주겠네. 그럼 내집마련을 축하하네 스케빈저.”
마그스씨와 비그, 조는 스케빈저와 악수를 하고는 돌아갔다. 그들은 당분간 마을에 정착할 다음 사람의 집을 짓기 위한 목재 수급을 위해 산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들을 보내고 완성된 집을 바라보는 스케빈저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었다. 스케빈저로서는 처음 가져보는 자기집 이었던 것이다. 과거 에쉬케에게 수업할 당시에는 그녀의 집에 머물렀었고 그뒤로 본격적으로 마물사냥꾼으로 활동할 당시에는 같이 다니던 파티원들과 합숙을 했었던 것이다.
문앞에선 스케빈저는 조심스럽게 발을 털고 잡화점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에서는 아직 사람의 숨결이 섞이지 않은 나무향이 가득차 있었다. 벽에는 동,남,서쪽에 각각 큰 창문이 있었고 북쪽으로는 자신이 살 주거공간으로 통하는 문이 있었다. 그 문 앞으로는 잡화점 손님이 넘어오지 못하면서 자신이 장사를 하게될 카운터가 있었다. 물론 한쪽엔 테이블을 위로 올렸다 내렸다 하며 지나갈수 있는 통로도 설치되어 있음은 물론이었다. 이것들 모두 스케빈저가 따라다니며 감놔라 대추놔라 한 성과였다.
만족스러운 스케빈저가 문을 열고 주거공간으로 들어갔다. 왼쪽으로는 다락방으로 통하는 계단이 있었고 중앙은 거실, 서쪽엔 부엌과 방 그리고 동쪽엔 침실과 또 다른 방이 하나 있었다. 방과 주방 모두 통풍과 채광이 좋게 창문을 크게 만들어 놨다. 계단을 올라 다락방의 바닥에 달린 문을 위로 올리자 깔끔한 방이 하나 보였다. 물론 천장이 낮긴 하지만 남향으로 큰 창문이 있어 답답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계단을 내려와 부엌엘 들어가 보았다. 한쪽엔 굴뚝과 연결된 화덕이 있었다. 그 양쪽 벽에는 붙박이 찬장이 있었고 부엌 중앙엔 테이블이 하나 있었다.
“좋아 좋아, 그러고 보니 화덕에서 무슨 요리를 하려면 장작이 많이 있어야 겠군. 언제 날을 잡아서 산에 다녀와야겠어.”
부엌을 나온 스케빈저는 이번엔 침실문을 열었다. 이곳 역시 붙박이 장이 하나 있었고 동향으로 난 창문 밑으로 침대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작은 테이블이 있었다.
“저 테이블은 서비스인가?”
그뒤로도 나머지 두 개 방도 둘러보고는 다시 침실로 돌아와 바닥에 있는 문을 들어내고 지하실로 내려갔다. 불이 없어 어둡긴 했지만 방에서 들어오는 빛 때문에 주변을 둘러볼 정도는 되었다. 지하실은 땅속이라 그런지 약간 썰렁한 기운이 감돌았다. 바닥은 그냥 흙바닥이었고, 벽과 천장만이 나무로 되어 있었다.
“어흐, 쌀쌀하군. 여기서 연금술과 마법을 연구하려고 했는데 그냥은 안되겠다. 시간날 때 테이블하고 이것저것 가구를 만들어야겠다. 램프도 가져다 놓고 난방도 필요하겠어.”
팔을 쓸며 지하실에서 나온 스케빈저는 다시 북쪽 문을 열고 나갔다. 문 밖으로 뒷마당이 있었다. 뒷마당 서쪽엔 창고가 있었고, 북쪽으로는 마굿간에 말들이 들어가 있었다. 스케빈저는 처음 갖게된 집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제 천막생활은 끝이다! 오늘밤부턴 집에서 잘수 있도록 빨리 짐을 옮겨야 겠다.”
먼저 천막안에서 간단한 요리를 해먹던 작은 화로와 침낭 그리고 여러 잡다한 것들을 들고 침실로 들어왔다.
“부엌엔 화덕이 있으니까 이 화로는 침실에 놓고 난로로 써야겠다. 그리고 이건 테이블에 올려놓고, 옷들은 장에 걸어놓으면 되겠고. 음, 그러고 보니 침대는 있는데 이불하고 침대보가 없네. 끙 잡화점에서 팔 물건을 구할 생각만 했지 내 집을 꾸밀것은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잔아. 할수 없지 당분간은 그냥 침대위에 침낭을 놓고 그 안에 들어가서 자야지, 맨땅보다야 침대위가 덜 춥겠지. 필요한건 모두 적어놨다가 언제 다른 마을에 다녀오던가 해야겠다.”
침실을 대충 정리하고는 요리도구를 가지고 들어와 부엌에 갖다 놓았다. 그리고 전부터 타고다니던 짐마차에서 자신이 쓰던 물건들을 모두 들어다 방에다 쌓았다.
“이걸 한꺼번에 정리하려면 하루이틀로는 소용도없겠어. 나중에 필요한게 있으면 그때그때 꺼내 쓰고 정리를 해야겠다. 그럼 되겠지.”
그리고는 마굿간에서 두 마리 말을 끌고 나와 마차에 연결해 마차를 몰아 창고로 들어갔다. 창고는 스케빈저가 원한대로 넓고 문도 커다래서 마차가 드나들어도 문제가 없었다.
마차를 한쪽 구석에 세워두고 그 안에서 상자들을 꺼내 창고 한쪽부터 상자에 표시된 물품별로 차곡 차곡 분류해 쌓았다. 그리고 다시 말들을 끌고 나와 다른 마차도 똑같이 창고로 몰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짐마차도 끌고와 창고안에 세워 두었다. 그런데 화물을 다 내리고 난 스케빈저의 눈에 이상한점이 들어왔다. 화물이 실려 있던 마차의 바닥이 자신이 끌고 다니던 짐마차보다 매우 두꺼웠던 것이다. 밖에서 봤을땐 마차의 옆면과 뒷면에 가려서 보이지 않던 부분이 화물을 다 내린 상태에서 비교해 보니 이상했던 것이다.
스케빈저는 마차 바닥을 손으로 두둘겨 보았다.
텅텅
“역시 속이 비었군. 여기에 뭘 숨겨논 건가?”
스케빈저는 마차를 유심이 살펴봤다. 그러자 신경쓰지 않았을 때는 보지 못했던 구멍이 보였다. 거기에 손을 넣고 들어 보려고 했지만 살짝 들썩거리기만 할뿐 완전히 들리지는 않았다. 상자의 못을 뜯을때 쓰는 도구를 가져와 구멍에 집어넣고 들어올렸다. 그러자 마차 바닥이 통째로 들어올려지는 것을 볼수 있었다.
완전히 들어내 땅바닥에 내려놓고 보니 마차 바닥 밑의 공간에 상자들이 가득차 있었다. 상자들을 모두 들어내고는 다른 마차의 바닥도 뜯어 상자를 들어냈다.
“뭐가 들어 있길래 이렇게 꽁꽁 숨겨 놓은거지? 비싼 거면 좋을텐데 말야. 흐흐”
오랜만에 나온 스케빈저의 음침한 웃음. 못박힌 상자의 덮개를 뜯어내니 그 안에는 비싼 솜으로 감싸져 있는 이리저리 구부러져 있는 철판이 들어 있었다.
“이게 뭐지? 고철이라고 하기엔 솜이 아깝잔아. 게다가 광까지 나는걸 보니 확실히 고철은 아니야. 다른 상자도 뜯어 봐야겠다.”
같이 있던 상자를 뜯어 안에 들은 물건들을 바닥에 쭉 깔아보니 철조각들의 정체가 밝혀졌다.
“맙소사, 이건 진짜 대박이다. 풀플레이트아머라니, 그것도 두 개나. 설마 마차에 또 뭔가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니겠지?”
그는 마차 여기저기를 두두려 가며 확인하던중 마부석밑에 또다른 공간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수 있었다. 안장을 위로 올리면 내부가 들어나는 구조였는데 그 안에는 잘 벼린 롱소드 두자루와 투핸드소드가 각각 두자루씩 들어 있었다.
“마차에 실려 있던 잡화 들은 눈속임 이었어. 진짜는 풀플레이트아머와 소드였구나. 분명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위장했던게 틀림없어. 흐흐흐 그 상인들은 죽으면서도 엄청 억울했겠는데, 이걸 가져다 팔기만 하면 살때보다 두배는 받고 팔수 있었을 테니.”
스케빈저는 아머를 다시 상자에 집어 넣고는 들어서 지하실로 옮겼다.
“이건 지하실에 놓고 두고두고 구경해야지. 안그래도 지난번에 예심에서 방어구점에 세워져 있던게 멋있어 보였는데, 난 여기에 검까지 끼워 놓아야겠다. 그리고 이 솜은 내 침대에 넣으면 침낭보다 훨씬 푹신할꺼야.”
지하실에서 나온 스케빈저는 지하실문을 닫고 손을 내밀며 외쳤다.
“[락 lock]"
그러자 지하실문에서 빛이 번쩍였다.
“이제 누가 문을 열라고 해도 열리지 않겠지. 아 피곤하다, 하루종일 이것저것 짐들을 날랐더니 힘드네. 오늘 저녁은 대충 때우고 내일 손님이 없으면 더 늦기전에 나무를 하러 가야겠다.”
스케빈저가 생전 처음 내집마련의 꿈을 이룬 오늘, 평화로운 레돔 마을의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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