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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배우가 마법을 숨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이케요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7.30 20:36
최근연재일 :
2021.09.2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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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88,281

작성
21.08.1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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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나른한 오후에서의 만남(1)

DUMMY

인터뷰 스케줄이 잡혀 이른 아침부터 이동하는 차 안.


루드비히는 일성전자 너튜브 채널에 업로드 된 <하루의 긍정일기>를 보고 있었다.

어느 너튜버의 리액션 영상을 통해서 말이다.


-힝... 어떡해. 우리 해인 오빠 시작부터 개고생한다. 다들 아시죠? 저 숱땡이 엄청 무거운거.

-우리 해인 오빠는 어쩜 새내기 패션도 저렇게 잘 어울릴까? 우리 학교에 저런 새내기 있었으면 이쁘다고 매일 밥 사주고 커피 사주고 다 할 텐데. 여러분도 동의?


루드비히는 <하루의 긍정일기> EP.4을 보며 쉬지 않고 입을 움직이는 너튜버의 말빨에 흠뻑 빠져있었다.

요즘 틈만 나면 여러 너튜버들을 통해 반응을 보는 것이 그의 중요한 일과로 자리 잡았다.


-와. 그런데 다른 웹드랑은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게. 시작부터가 신선해. 무슨 캠퍼스판 완생이냐고. 지금 4화까지 다 봤잖아요. 그런데 해인 오빠가 하루도 고생하지 않은 날이 없어. 매 에피소드마다 달리고 무거운 거 들고 뛰고 새벽같이 일어나고. 어우. 요즘 대학생들 힘들다고 하는데 여러분들도 진짜 이래요?


그러자 실시간 채팅으로 너튜버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는 시청자들 수가 적지 않다.

하루에 알바를 두 개씩이나 뛴다는 시청자도 있었다.


-뜬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긴 하네요. 해인 오빠 얼굴만 봐도 힐링이긴 한데. 뭔가 공감대를 형성하니까 젊은 이십 대한테 열렬한 지지를 받는 거 같습니다.

-진짜 너무너무 재미있다. 하아.... 빨리 다음주 돼서 5, 6편 보고 싶은데 어떻게 기다리죠?


영상 말미에 극한의 아쉬움을 토로하는 너튜버의 표정이 루드비히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칭찬은 대현자도 춤추게 만드는 법이다.

아쉽다는 건 드라마가 재미있다는 뜻이고, 이는 연기를 하는 배우, 드라마의 스토리, 영상 편집. 이 세 박자가 딱딱 맞았다는 증거였다.


단순히 윤해인이란 배우의 몸에 들어와 연기를 시작했지만, 다양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갈증이 생기는 걸로 보아 이제는 연기가 진심으로 좋아진 듯하다.


대륙의 구원자이자 대현자라는 역할로만 살았던 긴 시간에서 벗어나, 루드비히란 이름 대신 짧은 기간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다른 인생을 체험하는 배우라는 직업이 오히려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을 때보다 자극적이었다.


드래곤들이 유희를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은 기분이다.

커다란 만족감을 얻고 있는 지금의 생활을 오래토록 이어나가고 싶다.

때문에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그가 가진 마법과 서번트인 퓨어를 좀 더 은밀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워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그 때, 운전을 하던 재훈이 물었다.


“너 또 너튜브 보고 있지.”

“응. 요즘은 이거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그건 좋은 자세야. 대중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 또한 배우가 응당 해야 할 일이지.”


요즘 너튜브만 본다고 한 소리 들을 줄 알았던 루드비히는 재훈의 반응에 짐짓 당황했다.

슬쩍 재훈의 눈치를 살피는 와중에도 자랑할 건 자랑하는 루드비히다.


“다들 재밌다고 난리다. 이 몸의 얼굴을 보며 힐링이 된다는군.”

“누군가에겐 힐링이 누구한테는 킬링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할 텐데.”

“그건 또 무슨 소리냐?”


해인의 스케줄이 빡세지는 만큼 이를 여실히 체감하는 사람은 함께 움직이는 스탭들이다.

특히나 재훈은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 하지 않았다.


“형 여기 눈 밑에 다크써클 내려온 거 안 보이냐?”

“중간 중간에 차에서 자도 피곤한 것이냐.”

“네가 가서 자랬다고 내가 진짜로 차에 가서 자겠냐?”

“그럼 뭐하느냐.”

“폰이 나를 곱게 재우지 않더라. 광고 제의부터 시작해서 감독님, 작가님들, 그리고 각종 방송 예능에서 출연해줄 수 있냐고 전화가 전화가. 아우. 새벽에는 그래도 잠잠하긴 한데 아침 여섯시만 되도 전화가 끊이질 않는다. 입에 커피를 안 달고 살 수가 없다니까.”


따지고 보면 해인보다 재훈이 수면부족에 가까웠다.

집에 돌아가도 잘 수 있는 시간이 해인이 다섯 시간이면 재훈은 한 세 시간. 많으면 네 시간이 좀 안 됐다.


“오빠. 저는 안 보이시나요.”


옆자리에서 조용히 있던 경아도 슬쩍 대화에 참여했다.


“경아 너는 또 왜 잠을 못자는 것이냐.”

“오빠 스케줄 끝나면 협찬 의상 반납해야하지. 또 촬영 전에 돌아다니면서 의상 받아와야 하지. 중간 중간에 수선도 맡겨야 하지. 도저히 협찬 의상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싶으면 직접 리폼 해야 하지. 그렇다고 월급은 딱 열정 페이 수준에. 전 요즘 블루불 입에 달고 살잖아요. 그거 없으면 쓰러졌을 지도 몰라요.”


미리 대본이라도 짜둔 것 마냥 경아의 하소연은 속사포와 같았다.


“너도 그렇게 힘이 드는 것이냐.”


스타일리스트인 경아의 업무 강도가 그 정도로 빡셀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럼 내가 일을 줄여야 하겠구나."

“오빠.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그건 아니에요. 말이 피곤하다는 거지 지금처럼 일이 재밌었던 적도 없다고요. 부디 제게 일하는 즐거움을 뺏어가지 말아주세요.”

“나도 경아 말에 찬성. 나도 몸은 피곤한데 일이 재밌어. 어디 가서 윤해인 매니저라고 하면 다들 알아서 대우해주는데. 완전 보람 느낀다니까.”

“오빠도요? 저도요. 전엔 ‘윤해인이 누군데?’하면서 무시했는데 요즘은 오빠 이름 석 자만 대면 웬만한 샵이고 브랜드에서 의상 다 협찬해주니까 진짜 일 할 맛 난다니까요.”


사실 행복한 비명이었던 것이다.

지금은 바빠진 지 얼마 안 됐으니 피곤한 거지 적응만 되면 또 일이 없다고 하는 게 이쪽 바닥이다.

재훈과 경아는 얼른 몸이 이 같이 바쁜 일상에 적응하길 바랄 뿐이다.


“형은 하루에 커피 몇 잔이나 마시는 것이냐?”

“나? 아마 다서 여섯 잔 정도?”

“경아 넌 그 블루불은 얼마나 마시는 것이냐?”

“음... 세 캔에서 네 캔 정도?”

“둘 다 그 정도면 내 스케줄 때문에 잠을 못자는 게 아니라 그냥 자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

“그렇게라도 안 먹음 졸음운전할거 같아서 그런다.”

“오빠 그럼 일곱 잔 마시는 건 어때요? 그냥 몸에서 잠을 지워 버리는 거예요.”

“어. 그건 좀 아니야.”


어딘가 나사 하나 풀린 것 같은 두 사람의 대화에 루드비히는 뭔가 방법이 없을까 고민에 빠졌다.

마침 차 안으로 아침 햇살이 드리운다.


“그레이트 힐.”

"해인아 뭔 힐?"

"오빠 미안해요. 너무 작아서 못 들었었요. 다시 한 번 말해줄래요?"

"아무 것도 아니다. 그냥 혼잣말이었다."


루드비히가 고개를 젓는 그 때, 그의 손끝에서 뻗어나간 두 줄기의 마력이 환한 햇살에 숨어 재훈과 경아의 몸을 감쌌다.

따뜻하며 포근한 그 마력이 떨어진 체력을 회복시킨다.

짙었던 다크써클은 조금 옅어졌고, 퀭했던 두 눈에 생기가 돌았다.

하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데.


‘진짜 집에 연금술 공방이라도 차려야 하나.’


연금술이 전문분야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충분히 제조할만한 실력을 지녔다.

간단한 회복물약정도는 눈감고도 만들지만 장복을 위한 용도로 제조하려면 마도구가 필요하다.

한번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겠다.


*


인터뷰 장소에 도착한 곳은 어느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한 카페였다.

평일 오전이란 이른 시각이 무색하게 카페 안은 이미 손님들로 다 찬 상태였다.

해인의 등장에 카페 안은 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머? 저 사람 윤해인 아니야?”

“대박. 윤해인이다.”

“미친. 아침인데 어떻게 저렇게 완벽하게 생겼지?”

“연예인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구나 진짜.”


사람들의 소곤거림이 들릴 정도였지만, 루드비히와 일행은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아무렇지 않았다.

세 사람은 아침부터 사람들로 꽉 찬 카페에 대해 이야기했다.


“카페 이름이 나른한 오후라. 좀 특이하네?”

“재훈 오빠. 여기가 햇살 맛집으로 유명하잖아요. 아침부터 사람들이 엄청 많다고 들었는데. 역시나 핫플레이스는 다르네요.”

“그럼 저 사람들이 다 햇살을 먹어보려고 왔다는 것이로구나. 경아 넌 햇살을 먹어본 적 있느냐? 이 빛줄기의 맛을 상상해서 팔 생각을 하다니. 역시나 인간의 상상력은 무한하구나.”


그러자 경아가 ‘이 오빠 또 왜이래?’하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그 때 1층의 어수선함을 느꼈는지, 2층 계단에서 옴므스타일 에디터가 급하게 내려왔다.


“해인 씨 반가워요. 옴므스타일 에디터 한새롬입니다.”

“반갑습니다. 배우 윤해인입니다.”

“매니저 박재훈입니다.”

“저랑 통화하셨던 분이시죠?”

“네. 맞습니다.”

“반가워요. 일단 위로 올라가실 까요?”

“네. 그러죠.”


한새롬의 안내를 받아 카페 2층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계단으로 올라가 전.

묘한 감각이 루드비히의 시선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이내 그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저건.”


젊은 남자가 능숙하게 음료를 만들고 있었다.

아마도 바리스타인 듯 했다.

사장이라고 보기엔 너무 젊기에.

그를 유심히 보던 루드비히는 묘한 익숙함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째서 익숙한 거지?'


그 때, 음료를 만들던 바리스타가 해인의 시선을 느껴서인지 고개를 들어 그가 서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은 허공에서 부딪혔고, 루드비히는 깨달았다.


‘저 사람.’


바리스타의 몸속엔 매우 작지만 뚜렷한 마나의 집합체가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과 같은 마법사로 보이진 않았다.


마법사는 마법사를 알아보는 법.

법칙을 다루는 그들은 서로를 보면 본능처럼 서로의 존재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바리스타를 봤을 땐 그런 느낌이 없었다.

단지 일반인 보다 좀 더 많은 마나를 품고 있다는 것 밖에.


‘아닌가?’


너무 과한 추측인가 싶어 이내 고개를 돌려 걸음을 옮겼다.


*


해인이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 이은호는 숨이 멎는 기분이었다.

그를 만나야 한다고 알바생한테 말했던 게 불과 며칠 전이다.

이렇게나 빨리 그를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는데.


"사장님 직접 찾아갈 필요가 없겠는데요?"


그런데 단골손님의 부탁으로 2층을 대관해준 일이 윤해인과의 인터뷰였다니.


음료를 만드는 손이 다 떨릴 정도다.

무슨 정신으로 음료를 만드는 건지 모르는 와중 뜨꺼운 시선이 느껴졌다.


'뭐지?'하고 고개를 들었을 때, 은호는 마른침을 삼키고 말았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서 윤해인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은호는 순간 온갖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강렬한 눈빛 때문에 은호는 그의 시선을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가 없었다.


‘설마 알아본 건가?’


혹여 자신의 정체가 들킨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오히려 그건 자신이 그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었다.


‘윤해인 당신 정체가 뭐죠?’라고 물었다가 정신병자 취급은 받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어질 것만 같았던 눈 맞춤은 해인이 흥미를 잃고 2층으로 올라가면서 끝이 났다.

그제야 은호는 참았던 숨을 쉴 수가 있었다.


잠시 후.

2층으로 올라갔던 에디터가 내려와 음료를 주문했고, 은호는 귀신같은 속도로 주문한 음료를 만들어 직접 쟁반에 올려 서빙을 했다.


2층으로 올라가기 전, 이은호는 심호흡을 한번하며 계단을 올라가려고 위를 올려다봤다.

그런데.


“헙.”


당황한 은호는 숨을 들이킬 수밖에 없었다.

계단의 끝에 윤해인이 서있었다.


작가의말

목요일 잘 보내셨나요.

저는 바쁘게 살아가고 있지만, 글을 쓰는 요즘 나름 빡세지만 재밌게 살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하고는 합니다.

물론 저한테만 재밌는 글일 수 있겠지만, 부디 넓은 아량으로 부족한 제 글을 포용해주셨으면 합니다.


오늘도 제 글을 봐주신 독자님들께 감사드리며, 전 내일 이 시간에 찾아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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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제주도에서(3) +6 21.09.01 3,055 91 12쪽
30 제주도에서(2) +6 21.08.31 3,171 87 11쪽
29 제주도에서(1) +8 21.08.28 3,395 85 12쪽
28 일성기획(3) +5 21.08.28 3,295 88 12쪽
27 일성기획(2) +7 21.08.26 3,323 91 12쪽
26 일성기획(1) +6 21.08.24 3,539 94 12쪽
25 서교동 연금술사(2) +6 21.08.24 3,300 87 12쪽
24 서교동 연금술사(1) +5 21.08.23 3,448 94 13쪽
23 첫 리딩(2) +6 21.08.22 3,538 102 13쪽
22 첫 리딩(1) +4 21.08.21 3,715 113 13쪽
21 나른한 오후에서의 만남(2) +5 21.08.20 3,790 10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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