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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배우가 마법을 숨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이케요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7.30 20:36
최근연재일 :
2021.09.25 23:57
연재수 :
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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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06
추천수 :
5,010
글자수 :
288,281

작성
21.08.24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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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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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글자
12쪽

일성기획(1)

DUMMY

청담동에서도 손꼽히는 일식집 어가(漁家).

프라이빗 룸으로만 되어 있어 기업가들과 사적인 모임을 원하는 이들에게 유명한 곳이기도 했다.


해인의 소속사 대표 황만복은 짐짓 긴장한 얼굴로 직원의 안내를 받아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내가 가도 되는 자리인가.’


처음 AO엔터 대표의 연락을 받았을 때만 해도 가벼운 저녁 약속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나중에 함께 자리할 사람들의 이름을 듣고 난 후로부터 여간 심란한 것이 괜히 승낙했다 후회가 되었다.


“이쪽입니다. 손님.”


직원이 문을 열어주며 안으로 들어서자.


“어. 황 대표.”


친분이 있던 AO엔터 대표 김자감이 그를 반갑게 반겨주었다.

황만복은 그의 옆으로 가 원탁을 빙 두르고 앉은 이들에게 인사를 올렸다.


“안녕하십니까. GM엔터 황만복입니다.”


황만복의 인사에 자리하고 있던 사람들도 각자 자기소개를 하며 인사를 이어나갔다.


“오. 요즘 가장 핫한 윤해인의 대표구만. 반갑네. CS엔터 대표 장효중일세.”

“반갑습니다. SC엔터 대표 구본효입니다.”

“GH엔터 대표 자숙희에요.”

“WK엔터 대표 조용우요.”

“MJ엔터···.”

···


모두 대한민국의 열손가락 안에 드는 연예기획사의 대표들이었다.

대한민국의 연예계를 움직이는 이들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쏟아지는 시선에 황만복은 긴장을 숨기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그가 자리에 앉자 그들은 멈췄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황만복 넌 알아서 이야기에 합류해’란 것처럼 느껴졌다.


“이번에 KDS에 우리 애들 예능 하나 하는데 출연시키는 조건으로 신인 그룹 애들 좀 끼워 넣으려고 하니까 글쎄 홍 피디 그 새파란 게 뭐라고 하는지 알아요?”


KDS 홍 피디면 방송가에서도 유명한 인물이었다.

야생버라이어티 예능으로 대박을 터트리더니, 그 자리를 후배에게 물려주고 그 다음에 또 시도한 여행 버라이어티도 대박, 그 후에도 런칭하는 예능 프로마다 대박을 치며 예능에 출연한 연예인들을 단숨에 탑으로 띄운 예능계의 불패신화로 통하는 인물이 바로 홍의수 피디였다.

황만복을 비롯한 다른 엔터 대표들도 두 사람이 하는 얘기를 흥미롭게 듣고 있었다.


“애들 가지고 장사하지 말래지?”

“어머. 오빠는 어떻게 아신데?”

“요즘이 어떤 세상이냐고 끼워 팔기 하냐고. 그럴 거면 예능 접자고 하지 않디?”

“오빠도 홍 피디 그 놈한테 당했구나?”

“그 예능 너희한테 가기 전에 우리한테 먼저 왔던 거라.”

“그래? 홍 피디 그 놈. 입만 산 놈이 감히 나를 물로 본 거야?”

“어이. 조 대표. 흥분 좀 가라앉혀. 나도 그 새끼 말하는 싸가지가 재수 없어서 캔슬 놨어. 너도 아니다 싶으면 그냥 까. 방송국 예능이 거기 하나만 있나.”


그 때 SC엔터 구본효 대표가 끼어들었다.


“방송국은 많아도 KDS의 홍의수는 하나지.”


그의 말 한마디로 끝이었다.

모두가 반박할 수 없었다.

아무리 그가 싸가지를 밥 말아먹었어도 그의 불패신화는 부정할 수 없었다.

흔히들 예능프로를 볼 때 어떤 연예인이 나오느냐를 보고 시청률 보증수표다 말을 떠들곤 하지만.

홍의수의 예능프로는 달랐다.

그가 연출한 예능프로에선 홍의수가 바로 시청률 보증수표였다.

출연한 연예인들의 인기 상승은 덤이었다.


듣고 있던 가장 연장자이자 가장 큰 기획사를 운영하는 CS엔터의 장효중이 입을 열었다.


“조 대표. 우선 이카루스 애들부터 확실하게 자리 잡은 다음에 신인 애들 생각하는 게 어때? 신인 애들 제트네이션 말하는 거지?”

“오라버리가 우리 애들을 어떻게 아셔요? 우리 엔터에 관심이 많으신가 봐?”

“어디 거기뿐이겠어? 다른 데도 다 관심가지고 있지. 아무튼 홍 피디가 아무리 호랑말코 같아도 그만한 KTX는 없으니까 같이 가자고 할 때 타.”

“그래야겠죠? 에휴. 오라버니 말씀대로 해야지.”

“이카루스 애들도 올해는 연말시상식에서 대상 타야지. 안 그래?”

“에휴. 내가 우리 애들만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니까. 우리 애들도 올해는 탑 찍어야하는데.”

“또 죽는 소리하지. 올해는 이카루스 애들한테 밀어주기로 다들 이야기 끝났잖아. 왜 또 그래.”

“올해는 확실히 우리 이카루스 애들인 거 맞죠?”

“그렇대도 그러네. 내가 조 대표 성격 몰라? 올해는 이카루스가 받고. 내년엔 올림푸스가 받고.”

“연말 되서 딴 소리하기만 해요. 그땐 오라버니 바짓가랑이 잡고 늘어질 테니까.”


듣다보니 또 이상하다.

연말시상식 대상을 밀어준다고?

그게 가능한 일이었나?

같은 연예계여도 가수와 배우 업계는 다르기에 자세히는 알지 못했다.

다만, 그런 소문은 돌아서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코앞에서 그런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광경을 보니 소름이 끼쳤다.


그 이후로도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연예계를 움직이는 거물들이니 하는 이야기들의 수준도 황만복의 상상 이상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들의 관심이 황대표에게로 향했다.

정확히는 GM엔터의 윤해인이었다.


“그건 그렇고 황 대표는 좋겠어요.”

“네?”

“일성전자에서 해인 씨 찍었잖아.”

“아. 광고요? 찍었죠. 웹드라마가 예상보다 훨씬 더 잘 돼서 광고까지 찍게 됐습니다.”

“해인 씨 전에 우리 해준이 꺼였던 거 알죠?”


MJ엔터 공민재 대표가 아쉽다는 듯 말을 이었다.


“그래서 해인 씨는 누가 찍었대요?”

“네?”

“아이구. 우리끼리 있는 자리니까 맘 편하게 얘기해도 되요. 우리 해준인 그 일성기획 김화영 대표 이거라 꽂았던 거고. 해인 씨는 누가 꽂아준 거예요?”


뭔가 돌아가는 내용이 심상치가 않다.

나름 이쪽 바닥에서 눈칫밥 꽤나 먹어본 황만복은 공민재가 새끼손가락을 흔드는 꼬락서니가 대충 뭔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박해준 스폰이 김화영 대표일 줄이야.’


그런데 해인이 뒤에 누가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황만복 자신 밖에 없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인기가 올라서 찍은 거라 생각했는데 이들이 생각하는 내막은 또 그게 아닌 건가 보다.


“글쎄요... 우리 해인이는 그런 거물이랑은 만난 적이 없어서.”

“에이. 황 대표 몰래 해인 씨가 개인적으로 만나는 건 아니고?”


황만복이 고개를 저었다.


“우리 애는 아직 그럴 여력도 안돼요. 그냥 운이 따라준 거죠.”

“이 양반이 별나라에서 오셨나. 운이 따라준다고 일성전자 광고를 찍어? 어떻게 이런 분이 여태 이 바닥에서 잘 버티셨대.”

“운이 따라준게 윤해인이 아니고 황대표였나 보네요. 호호.”


조숙희의 농담에 다들 웃음을 터트렸다.

WK엔터 조용우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듣기론 그 김우리 팀장인가? 그 여자가 처음 해인 씨랑 컨택했다면서요.”

“맞아요. 이번에 광고 모델도 그 분이 추천했다고 듣긴 했어요.”

“어머 그럼 그 소문이 사실인가?”


조숙희는 김우리 팀장의 이름을 듣고 뭔가를 아는 듯 유난을 떨었다.


“뭔 소문?”

“김건의 회장이 죽고 못 사는 손녀가 있다는 소문 못 들어 보셨어들?”

“나도 듣기는 했는데. 그게 팀장인가 하는 그 여자를 말하는 걸까?”

“일개 팀장이 밀어서 어떻게 광고 모델이 되겠어요. 회장 손녀니까 파워가 있는 거지. 혹시 알아요? 그 팀장이 해인 씨 마음에 들어서 김건의 회장한테 다이렉트로 말했을지.”

“오. 그게 더 설득력이 있네.”

“황 대표님. 그 팀장 이름이 뭐랬다고요?”


조숙희의 물음에 황만복이 답했다.


“김우리 팀장이요.”

“오케이.”


공민재가 못 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또 조숙희 대표 레이더망이 돌아가기 시작했네.”

“오라버니들. 내가 또 이 바닥 안테나 아니겠어? 그 김우린가 뭔가 하는 여자한테서 냄새가 나.”

“무슨 냄새?”

“진한 우리 신사임당 언니의 냄새가.”


그렇게 해인에 대한 이야기가 무난하게 지나가고부터는 별 다른 이슈 없이 저녁 식사 자리를 무사히 끝이 났다.

앞으로는 다시는 얽히고 싶지 않은 불편한 자리였지만, 왠지 자주 보게 될 것 같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회사로 돌아오는 차안.

황만복은 조숙희가 눈빛을 반짝이며 진지한 표정이 아직도 눈앞에 아른 거리는 것만 같았다.

아무래도 그 나름대로 조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


“좋습니다. 아주 좋아요. 좀 더 과감하게 포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해인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한껏 차려 입은 그는 포토그래퍼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그와 중간 중간 눈을 마주치며 기억을 읽어내 그가 원하는 포즈가 무엇인지 캐치해냈던 것이다.


“너무 좋아요! 어쩜 내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포즈를 취한데. 해인 씨 완전 포즈 장인이야 뭐야.”


포토그래퍼의 입에선 해인에 대한 칭찬이 쉴 새 없이 흘러나왔다.

한동안 이어지던 촬영은 다음 컨셉 진행을 위해 잠시 멈췄다.


“이번 컨셉은 이쯤이면 완벽할 거 같으니까 빨리 다음 컨셉으로 체인지 해주세요!”


해인은 의상을 갈아입기 위해 탈의실 안으로 들어갔고, 스태프들은 다음 컨셉 촬영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금세 의상을 갈아입은 해인이 헤어와 메이크업을 수정하기 위해 거울 앞에 앉았다.

그 옆으로 재훈이 다가와 물었다.


“해인아 힘들지. 이거 좀 마셔.”


홍삼 피로회복제 스틱 위로 엄지를 세운 해인의 얼굴이 보였다.

이번에 새로 계약한 업체의 제품이었다.


“이것도 계속 먹다보니까 맛있는 거 같아.”


처음엔 써서 별로였던 것이 먹다보니 점점 입맛에 맞았다.

그 때 화보 촬영을 담당하는 직원이 다가와 걱정스레 물었다.


“해인 씨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우리 이번만 잘 버텨요. 마지막 컨셉이니까.”

“전 더 찍을 수 있는데요? 보세요. 아직도 팔팔한 거.”


벌써 세 번째 컨셉이었지만 해인의 얼굴에선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밝은 해인의 표정에 담당직원도 덩달아 감동을 받은 표정을 지었다.

이쯤 되면 아무리 신인이더라도 피곤한 기색을 대놓고는 아니더라도 은근히 비추기 마련인데, 해인한테선 그런 기색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럼 해인 씨만 믿을게요. 다음 컨셉도 잘 부탁드려요.”

“저만 믿으세요.”


담당직원이 나가고 재훈이 물었다.


“이젠 사람 상대도 할 줄 알고. 우리 해인이 많이 컸네?”

“내가 전에도 말했지. 키는 내가 원래 형보다 컸다고.”

“쩝. 또 그 놈의 키 소리냐.”


그렇게 재훈과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나가는데 밖이 부산스러워졌다.

해인이 재훈에게 물었다.


“밖에 무슨 일 있나? 갑자기 사람들이 바빠진 거 같은데?”

“그치? 나만 느낀 거 아니지? 실장님이 보기에도 그렇죠?”

“네.”

“해인아. 잠깐 나가서 뭔 일 있나 보고 올 테니까 헤메 잘 받고 있어.”

“오케이.”


그런데 그 때 조금 전 나갔던 담당 직원이 다시 들어오며 재훈이 할 일을 대신 해주었다.


“지금 밖에 대표님 오셔서 좀 부산스러웠죠?”


재훈이 깜짝 놀라서 되물었다.


“대표님이요?”

“네. 지금 대표님이 갑자기 방문하셔서 저희도 당황하는 중이에요.”


그 옆에서 해인의 머리를 만져주던 실장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대표면... 일성기획 김화영 대표?”


해인의 화보 촬영장에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일성기획의 대표이자 일성전자 회장 김건의의 둘째 딸인 김화영이 깜짝 방문을 한 것이다.


작가의말

와... 오늘로 스토리아레나의 여정이 끝이 났네요.

정말 오랜만에 매일 연재에 도전을 한 거였는데 쓰면 또 쓰게 되네요.

물론 재밌게 잘 써야하겠지만 ㅜㅜ

앞으로도 저의 도전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니까 지켜봐주시고요.


오늘도 재밌게 보셨다면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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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저승차사의 비밀(1) +7 21.09.05 3,197 85 12쪽
33 제주도에서(5) +8 21.09.04 3,063 91 14쪽
32 제주도에서(4) +7 21.09.02 3,070 84 12쪽
31 제주도에서(3) +6 21.09.01 3,054 91 12쪽
30 제주도에서(2) +6 21.08.31 3,171 87 11쪽
29 제주도에서(1) +8 21.08.28 3,395 85 12쪽
28 일성기획(3) +5 21.08.28 3,294 88 12쪽
27 일성기획(2) +7 21.08.26 3,323 91 12쪽
» 일성기획(1) +6 21.08.24 3,539 94 12쪽
25 서교동 연금술사(2) +6 21.08.24 3,300 87 12쪽
24 서교동 연금술사(1) +5 21.08.23 3,447 94 13쪽
23 첫 리딩(2) +6 21.08.22 3,538 102 13쪽
22 첫 리딩(1) +4 21.08.21 3,715 113 13쪽
21 나른한 오후에서의 만남(2) +5 21.08.20 3,790 10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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