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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배우가 마법을 숨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이케요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7.30 20:36
최근연재일 :
2021.09.25 23:57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96,903
추천수 :
5,010
글자수 :
288,281

작성
21.09.15 03:51
조회
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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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글자
11쪽

예능 출연(3)

DUMMY

재석은 스스로 판단하여 결정을 내린다고 생각했지만, 해인의 마리오네트가 된 재석에겐 자유의지는 없었다.

재석의 판단이 곧 해인의 오더였다는 것을 그는 과연 알까?


-3초 후 게임을 재개합니다.


재석은 두 사람의 표정을 살폈다.

침묵하는 준영과 달리 뒤돌아 재석을 바라보는 해인의 표정엔 자신감이 충만했다.

마치 뗄 테면 떼라는 듯한 뉘앙스가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설마 반사 같은 거라도 있나? 아니면 목숨이 여러 개?’


방송국놈들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녀석들이다.

자신의 능력도 이렇게 말도 안 되게 만들었지 않은가.

재석의 본능이 해인보다는 준영부터 처리하라고 말하는 듯 했다.


-3, 2, 1. 게임 스타트!


잠시 멈췄던 게임을 다시 재개하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고, 재석은 재빨리 해인의 이름표에서 손을 떼고 있는 힘껏 준영의 이름표를 뗐다.

아니 떼려고 했다.

그런데.


“윽! 이게 왜 안 떨어지는 거야!”


재석이 아무리 안간힘을 쓰며 잡아 뜯으려 해도 준영의 이름표는 옷에 착 달라붙어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몰랐던 재석의 의문을 해인이 풀어주었다,


“절대 방패의 소유자.”

“절대 방패?”

“이름표를 아예 박아버려 오직 종훈 선배가 아니고선 뗄 수 없도록 만든 겁니다.”


제작진이 힘케 종훈의 대항마로 작정하고 만든 능력이었던 것이다.

그것이 준영의 손에 들어갔고, 이를 알게 된 은진이 데스사이드를 이용해 종훈을 처리했던 것이다.

재석이 다급히 해인을 불렀다.


“해인아! 우선 준영이부터 처리하고 우리끼리 다시 붙던가 하자.”

“알았어요!”


해인도 준영에게 달려들었다.

이를 본 은진이 소리치며 뛰어왔다.


“안 돼!!”


그대로 재석에게 달려들었다.

재석은 자신의 이름표를 보호하기 위해 결국 준영의 이름표에서 손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회심의 미소를 머금을 준영이 해인에게 말했다.


“해인아 우리 그러지 말고 재석 선배부터 보내버리는 게 어때? 우리끼리 싸워서 득 될게 없잖아.”

“제가 합세해서 재석 선배 아웃시키면 은진이랑 같이 저 아웃시키려고 하는 거 모를까 봐요? 저 아웃되고 나면 은진이는 어떻게 요리하실 셈이에요?”

“어떻게 요리하긴. 대기실로 잘 보내드려야지.”

“그럴 줄 알았다니까요?”

“어쩔 수 없이 너부터 대기실로 보내드릴게!”


체급이 비슷한 두 사람의 접전은 치열했다.

거리낄 것이 없는 준영의 공격을 저돌적이었고, 그런 그의 공격을 해인은 요리조리 피하며 재석이 얼른 도와주길 기다리는 척했다.


“재석 선배님! 얼른요!”

“알았어! 좀만 기다려!”

“흥! 선배님 제가 이래봬도 한 악바리 하거든요. 쉽게 아웃되지는 않을 겁니다.”


두 사람도 나름 치열해 보였다.

그리고 그들 뒤로 기둥 뒤에 숨어있는 혜성이 보였다.

해인은 그가 알아볼 수 있게 슬쩍 고개를 끄덕였고, 동시에 해인은 자연스럽게 준영이 자신의 이름표를 뜯을 수 있게 다리가 꼬인 척 준영 쪽으로 쓰러졌다.

준영이 이게 웬 횡재냐 하는 표정으로 거침없이 해인의 이름표를 뜯었다.


“엥? 반사? 이게 뭐에요?”


준영이 VJ에게 물었지만 이미 늦었다.


-최준영 아웃! 최준영 아웃!


무려 김종훈의 대항마로 떠오르며 최종 승자로 점쳐지던 준영의 탈락은 정신없이 몸싸움을 벌이던 은진과 재석을 당황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갑자기?”

“감독님 준영 오빠가 갑자기 왜요?”


둘은 싸우다 말고 벙져선 해인을 쳐다봤다.

그는 뒤돌아 이름표를 보여줬다.


[반사]


“진짜 반사가 웬 말이냐고!”


스태프들에게 연행되는 준영이 억울한 듯 소리쳤고.

그 사이 어느새 재석의 뒤에 접근한 혜성이 재석의 이름표를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잡아 뜯었다.


촥!


“악! 뭐야!”


재석이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고.


-윤재석 아웃! 윤재석 아웃!


“혜성 오빠! 뭐야!”


아웃된 줄 알았던 혜성이 버젓이 나타나 재석의 이름표를 떼자 너무 놀란 은진이다.

너무 놀라면 순간 사고가 정지된다고 하는데 은진이 딱 그러했다.

해인이 바로 뒤에까지 왔는데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은진아 미안.”


촥!


해인이 은진의 이름표를 뜯었다.


-김은진 아웃! 김은진 아웃!


준영부터 은진까지 너무 순식간에 아웃되자 대기실에서 쉬고 있던 출연진들도 꽤나 당황한 눈치였다.

그들은 바깥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있었다.

이제 남은 사람은 해인과 혜성.


“이제 우리끼리 승부를 가려볼까?”


해인은 기세등등하게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하더니 막상 그에게 다가가 등을 내밀었다.


“형?”


그러자 해인이 언제 준비했는지 낯익은 안경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초인대전을 찍으며 항상 썼던 이원의 마스코트와도 같은 안경이었다.

해인은 안경을 쓰고는 말했다.


“은결 씨? 제가 말하지 않았나요?”

“갑자기?”

“전 언제나 은결 씨 편이라는 거?”


순식간에 달라진 분위기.

말투까지 완벽한 이원이 된 해인이 마지막 촬영 때 지었던 슬픈 미소를 머금었다.

혜성은 저도 모르게 그 분위기에 휩쓸려 해인의 이름표를 뜯었고.


-윤해인 아웃! 윤해인 아웃!


해인은 혜성에게 아웃을 당해주며 고고맨 초인대전 특집의 최종 승자는 혜성에게로 돌아갔다.


*


고고맨 초인대전 특집방송이 나가고 예상 외로 해인이 욕을 먹기 시작했다.

초인특집이면 특집답게 능력도 있는 데로 다 쓰면서 흥미를 유발하지는 못할망정 마지막에 해인이 이름표를 자진납세하며 노잼을 선사했다나 뭐래나.


“와... 난 처음에 네가 욕 먹는 거 보고 식겁했잖아.”


운전을 하던 재훈이 말했다.


“나도 다 생각이 있었지. 괜히 욕 먹을 짓 했겠어?”


해인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커뮤니티 반응을 찾아봤다.


-와... 씨... 난 고고맨에서 윤해인이 뜬금없이 혜성한테 왜 져주나 했다.

└아무리 대본이 개연성 갔다 버렸다지만 정말 어이가 없었는데.

└볼 때는 몰랐지. 은결이 손에 이원이 죽을지.

└윤해인 일부로 고고맨에서 스포 한 거였네.

└초인대전 제작진 고고맨 봤을 때 식겁했을 듯.

-그런데 윤해인 저렇게 스포해도 됨?

└드라마 감독이나 작가한테 한 소리 듣지 않았을까?

└백퍼 한 소리 들었겠지.

-그런데 고고맨에서 마지막 윤해인이 안경 꺼냈을 때 설마 한 사람 나뿐임?

└액세서리 하나로 사람이 분위기가 확 달리질 수 있다는 거 윤해인 보고 암.

└확실히 연기에 물 오른 듯.

└강혜성도 순간 몰입한 거 같지 않음? 나만 그렇게 느낌?

└어쨌든 윤해인이 큰 그림 그린 거 인정.


고고맨 초인대전 특집이 나가고 그리고 바로 다음 주에 방영된 초인대전2에서 해인이 혜성의 손에 죽임을 당하자 고고맨과 초인대전 시청자 게시판은 난리가 났다.

월요일 방송 후 나간 예고편에서 이원의 죽음을 암시하는 장면이 스쳐지나가듯 나갔는데, 어떤 너튜버가 고고맨과의 상관관계를 찾아내며 해인이 뿌린 떡밥을 제대로 회수한 것이다.


“나 작가님이 뭐라셔?”

“너무 감동적이어서 펑펑 우셨대.”

“뭐? 진짜?”


재훈은 백미러로 해인이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며 나희정 작가의 감수성에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펑펑 울 정도라니.

작가도 진짜 아무나 하는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왜 그랬냐?”

“큰 그림이었다고나 할까?”

“혜성이때문이냐?”

“아니거든.”

“맞네. 맞어. 혜성이 그 한 마디에 마음이 바뀌었네. 이럴 때 보면 너도 참 맑아. 아주 잘 보여.”

“뭐래. 운전이나 잘 하셔.”


해인은 차마 일말의 망설임 없이 토설하는 혜성에게 감동 받아 그러했다고 말할 수 없었다.

너무 부끄러우니까.

판테아 대륙에서 황제와 동료들에게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보니 내심 사람에 대한 기대감이란 게 없었던 모양이다.


‘그런 작은 걸로 감동이나 받다니. 나이 먹고 주책이군.’


해인은 앞으로 남은 영화촬영에서 혜성을 만나면 잘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형. 카페까지 얼마나 남았어?”

“곧 도착. 그런데 해인이 너 그 카페 진짜 마음에 들었나 보다?”



해인은 저녁 미팅 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아 나른한 오후에 들릴 생각이었다.

얼마 전에 은호로부터 온 메시지도 한몫했다.


[그동안의 성과를 보여드리고 싶은데 시간 되시면 한 번 놀러오세요. 커피는 서비스입니다.]


나름의 유의미한 성과를 본 모양이다.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이유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동안의 열공으로 실력이 늘면 얼마나 늘었겠나 싶지만, 한편으론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물론 커피도 맛있고 말이다.


“거기 커피 맛있잖아.”

“미안. 내가 커피 맛을 잘 몰라서.”

“어. 그래. 어여 가자.”


삼십 분 후, 카페 나른한 오후.

해인이 들어서자 무엇이 그리도 신이 났는지 은호는 해인을 데리고 지하 연구실로 향했다.


“이게 이번에 새로 만든 중급회복물약이라고요?”


해인은 마치 햇살이 담긴 듯한 주홍빛깔 물약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하임에도 불구하고 은은한 광채를 내뿜는 것이 연금술서에서 정한 효력보다 적어도 배는 좋아보였다.

이 짧은 시간에 성과를 보이자 은호가 달라보였다.

그의 수준을 생각하면 충분히 자신만만할 만했다.


“확실한 건 기존 물약보다 효능이 좋을 거 같네요. 축하해요. 이로써 한 발 더 나갔네요.”

“그래도 아직 갈 길이 구만리에요.”


은호가 주홍 물약을 들어 해인에게 건넸다.


“혹시 촬영 중에 말 못할 부상이라도 입게 되면 꼭 사용해주세요. 제가 직접 다 실험해봐서 효력은 보증합니다.”

“고마워요. 그런데 이렇게 막 받아도 될까요? 그래도 은호 씨한테 중요한 의미가 있는 포션일 텐데.”

“해인 씨가 가르쳐 주지 않았다면 지금 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겠죠.

“정말 고마워요. 그렇지 않아도 영화촬영다보면 어떤 사고가 어떻게 벌어질지 몰라서.


은호에게 물약을 건 내받은 해인은 계단을 올라가는 사이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그 후 은호와 알바, 재훈, 경아까지 더해서 다섯이서 대화를 나누며 맛있는 커피까지 마시며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형 오늘 저녁에 무슨 스케줄 있어요?

“응. 오늘 로맨스 패키지에 1화가 방영하는 날이거든. 그래서 모여서 다 같이 보고 밥이나 한 끼 하자고 그래서.”


불과 한 달 만에 보는 거지만 나름 정도 많이 들었던 얼굴을 보러갈 생각에 기대가 되었다.


*


해인이 방송국 근처 고깃집으로 유명한 우설에 도착하자 오랜만에 보는 스태프들이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었다.


“이리와요!”

“해인 씨 그동안 잘 지냈어?”


감독 주변엔 주연 배우들이 빙 둘러 앉아있었다.


“오랜만이에요.”

“해인아 잘 지냈냐?”

“해인 배우님 오랜만이에요!”


그간 나누지 못했던 토크를 나누다 보니 1회 방영까진 어느새 30분정도 남아있었다.

스태프들은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인지 테이블만 집중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에 질세라 해인이 큰 소리로 외쳤다.


“사장님! 여기 한우 살치살 3인분 더요!”


금강산도 식후경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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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제주도에서(2) +6 21.08.31 3,171 87 11쪽
29 제주도에서(1) +8 21.08.28 3,395 85 12쪽
28 일성기획(3) +5 21.08.28 3,293 8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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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일성기획(1) +6 21.08.24 3,538 94 12쪽
25 서교동 연금술사(2) +6 21.08.24 3,299 8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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